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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박새, 동백꽃의 정령같은 새

지금 우리나라 남단의 도서지방과 해안 지역에는 동박새가 나뭇가지에 앉아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영어로는 'a white(silver) eye'라 하고, 학명으로는 동박새과에 속하는 몸길이 11㎝정도의 참새만한 새로, 동작이 참새보다 날쌔다.
등은 녹색이고 날개와 꼬리는 녹갈색이며, 턱 밑과 목 아래, 꼬리를 덮고 있는 깃은 선명한 황색 또는 황록색이다. 배와 나머지 아래쪽은 백색이며, 옆구리는 황갈색이다.
눈 둘레는 백색이다. 눈 둘레에 은색의 뚜렷한 태를 두르고 있어서 접안(接眼)새라 하기도 한다. 아마도 이런 모습 때문에 영어 이름도 '흰(은)색의 눈'이라 붙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텃새로서 제주도와 울릉도, 남해안의 도서지방에서 눈에 띈다. 봄이면 매화나무와 벚나무에 앉아 꿀을 따 먹기도 한다. 주로 나무 위에서 생활하며, 낙엽수의 무성한 가지나 칡덩굴이 감겨 있는 나무 사이를 옮겨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요즘은 우리 주변 공원에서 조경수나 울타리용으로 가꾸는 나무나 파라칸타스나무 아래서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백꽃 중에서도 우리나라 토종 동백꽃의 꿀을 좋아하며 개화기에는 동백 숲에 모여든다. 동백나무 아래에 동백꽃이 깨끗한 상태로 떨어져 있으면 이곳에 동박새가 날아와서 꿀을 따 먹다가 꽃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면 된다. 그런데 동백새의 색깔이 동백나무 잎의 색깔과 흡사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별이 잘 되지 않는다. 간혹 바깥 쪽으로 나와서 잠깐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위험한지를 관찰한 뒤 꽃에 대롱대롱 달려서 꿀을 빨아먹는다. 바람이 불지 않는데 동백나무 안쪽에서 작은 움직임이 보이면 동백새가 와서 꿀을 따 먹고 있는 중이라고 여기면 된다.



작은 새가 날아오를 때나 먹이를 찾을 때는 "찌이 찌이" 높은 소리를 내며, 경계시에는 "찔찔 킬 킬 킬" 소리를 낸다. 그러나 자세히 듣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는다. 참새나 직박구리는 소리가 아주 크게 들리지만, 동백새는 마치 쥐들이 작은 소리로 신호를 보내며 음식물을 훔쳐 먹을 때 내는 소리와 유사하다. "쮸 쮸 , 찌이, 찌이" 하고 점차 빠른 장단으로 되풀이하여 길게 지저귀는데, 참새들이 아주 요란스럽게 짹짹거리는 소리와는 사뭇 달라서 그 소리의 주파수가 인간의 귀에는 분명하게 들리지는 않는 것 같다.



3월부터 5~6월까지 아침 일찍부터 먹이를 잡아먹기 위해 벌레들이 움직이는 시각과 맞추어서 활동이 활발하며 이때 더욱 많은 소리를 낸다. 동백새가 매화에 앉아 있는 모습은 마치 옛날 우리 조상들이 문인화에 즐겨 소재로 사용하던 매조도(梅鳥圖), 바로 그 그림이다. 이런 연유로 요즘 많은 사진애호가들이 동백새를 찍으려고 기다리며 애를 태우는 모습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잡목이나 교목의 아래 가지에 감겨있는 칡덩굴 등에 집짓기를 하며, 5~6월경 한 배에 4~5개의 알을 낳는다. 11~12일간 알을 품어 부화한 뒤 11~13일간 알에서 난 새끼를 기르고 둥지를 떠난다.
거미류 곤충류 진드기류 등이 주식이고, 매화꽃과 식물 열매도 즐겨 먹는다. 동백새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빌려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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