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하우스 만들기

농장을 관리하다보면 아~ 이럴 때 비닐하우스 하나 있었으면...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이른 봄 좁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파종상자에 키우느라 불편한 점

작업 중 비가 오는 날 작업을 중지하고 돌아서야 하는 불편

농장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공구를 수납하는 일

돌아 올때면 야외탁자와 평상을 비닐로 꼭 덮어두어야 하는 번거러움

겨울이면 보온이 필요한 식물의 보관문제 등 나름대로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시골에 나가보면 여기저기 쉽게 많이 보이는 것이 비닐하우스이기 때문에

그냥 생각하기엔 아주 쉽게 만들것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해

파이프 하나 어디서 사는지도 모르는 문외한이라

인터넷을 이용하여 비닐하우스에 대해 알아보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모두 전문 설치업자들이 한다는 이야기 뿐입니다.

하우스 주인에게 물어봐도 업자가 지어서 잘 모른답니다.

농협에 들어가서 물어보니 자재만 팔지 시내 가서 알아보라는데

자재를 구입해도 실어다 주지를 않으니 승용차로는 싣고 갈 방법이 없습니다

잘라서 가져 갈 수는 더욱 없는 것이니, 난감합니다

면사무소에서 최소 못자리용으로 50평에 300만원을 지원하는 일도 있다는데

아직 시골에 터잡지 못한 내게 그 차례가 돌아오기란 불가 한 일입니다

업자 가격이 평당 6만원 정도..

농업용이 아닌 텃밭관리용 비닐하우스에 투자하기엔 망설이던 터라

평수를 줄이기로 생각을 바꾸지만, 작은 평수는 업자조차도 외면하는 바람에

결국 작업장이 없는 생활용 미니 비닐하우스를 만들기로 합니다

옆 마을에 사는 이종사촌 동생에게 농번기 전에 하나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동네 친구들과 함께 파이프를 실어다 밭에다 내려 놓았습니다.

소 달구지같이 생긴 파이프를 휘는 틀까지 가져와

자르고 휘고 조립을 시작하더니 두 시간여 만에 반듯하게 설치를 합니다

그런데 골조를 세웠다고 다 되는 게 아닙니다

지원군은 농사일 바쁘다며 나머지는 둘이서 할 수 있다고 다 떠나버렸습니다

비닐을 붙이기 위한 부속자재를 돌아가며 설치하는데도 시간이 꽤 걸립니다

우선 더위를 막도록 차광막을 안에 씌우고 그 위에 비닐을 덮기로 하는데

그렇게 조용하던 바람이 불어대는데 바람이 멈추기를 기다려 서두르는 바람에

비닐이 여러곳 찢어졌는데 그걸 메우는 테이프가 있다는 것도 첨 알았습니다

구불구불한 철선을 이용해 비닐을 붙이는 일

측면으로 창문처럼 개폐를 하는 장치도 달고

고랑을 파고 비닐 끝을 파고 묻는 일.

출입문은 한쪽은 트렉터가 드나들게 양문으로 크게 하고,

한쪽은 출입문을 내는 등 번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일입니다

서툰 솜씨로 하나하나 배워 가며 반듯하진 않지만

비닐하우스를 만들었다는 만족감으로 해질녘까지 열심히 해냈습니다

텃밭관리에 적당한 폭5m, 길이 12m, 높이 2m20㎝의

작은 비닐하우스가 별거 아닐지 몰라도

초보농군에겐 힘들고도 보람된 하루였습니다

어쨌거나 비를 피하고 물건을 넣어두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

이제 농기구도 찾기 편하게 정리도 할 수 있고

비료도 정리해 쌓을 수 있고, 앵글을 이용하여 선반도 만들고,

파레트를 구입해서 야외용 탁자를 올려놓으면 됩니다

방문하는 사람들이 일일이 신발을 벗지 않아도 식사도 대접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입니다

이래서 작지만 쓸모가 있는 ‘비닐로 만들 집’ 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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