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 꽃축제의 달이다.

노랑 개나리와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는 벚꽃축제에 이어

4월의 마지막을 화사하게 밝히는 꽃이라면 단연 연분홍 진달래.

마을 안 집집의 울타리마다 개나리꽃이 노랗게 피어나면

먼 산에서는 연분홍 진달래꽃이 점점이 피어난다.

가까운 드름산에도 진달래로 꽃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갔다.

드름산은 춘천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동네 뒷산이다.

삼악산과 동쪽 사면이 서로 마주보는 비록 357미터의 낮은 산이지만

춘천시민들이 애용하는 휴식처로 동쪽에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어 있어

등산로와 함께 주민들의 산책코스로도 인기가 높은 산이다.

가는 길 도중에 노오란 개나리가 도로변으로 가득하다

춘천은 예부터 개나리가 가득한 봄의 도시다.

춘천시화로 지정된 개나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개나리는 순결하고 바르게 사는 시민상을 상징한다

개나리과의 일종으로 강원도가 원산지이며, 생명력이 강인하고 번식력이 강하여

춘천 시민의 불굴의 투지와 단결, 진취적인 자세를 상징한다.

노란색은 평화를 상징하며 시민의 순결, 평화 애호를 나타낸다.

조애희가 부른 노래도 있다

우리고장 춘천 춘천, 개나리꽃피는마을/

집집마다 꽃이핀다. 가슴속에 꽃이 핀다/

노란색을 뒤로하며 벚꽃이 하늘을 가리는 산책길을 오른다

예상대로 드름산 입구엔 진달래가 연분홍색으로 점점이 수를 놓고

노랑 개나리, 하얀 벚꽃까지 어울려 한창 봄의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여러 가지 꽃 가운데 봄꽃의 황제는 뭐니 뭐니 해도 벚꽃이다.

비록 꽃이 피어 있는 시기는 짧지만 완전히 개화했을 때에는

온통 꽃잔치를 벌이듯이 화려하고 탐스러움을 자랑하는 게 벚꽃이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왜 꽃 앞에서는 사람들이 순해지는 지 알 것 같다.

벚꽃은 여한이 없듯이 남김없이 활짝 피어나야 제격이다

벚꽃이 진 자리에

이제 막 물이 오른 연두색 잎사귀들이햇살 아래서 배시시 웃는다.

그래 저게 바로 봄이 오는 색이다.

결코 화려하지 않은 수수함으로

산벚꽃이 숲속을 밝히고 있다

봄날

벚꽃들은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무엇이 그리도 좋아

자지러지게 웃는가!

좀체 입을 다물지 못하고

깔깔대는 웃음으로

피어나고 있다.

보고 있는 사람들도

마음이 기쁜지

행복한 웃음이 피어난다.

용혜원 시인의 '벚꽃'이라는 시다.

어느새 등산로 시작점

봄날이 어수선하니 미쳐 잎도 피어나기 전에

길옆으로 조팝나무가 길게 꽃망울을 달았다


능선에 오르기까지 흰꽃, 보라색꽃이 눈에 띈다.

흰꽃은 개별꽃, 보라색은 붓꽃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들꽃이다


꽃들 사이로 천천히 거닐자니 눈이 즐겁고 오르막이 전혀 힘들지가 않다.

능선 자락을 따라 진달래꽃들이 번져가듯 고운 때깔로 예쁘게 피어나고 있다.

게다가 그 색깔이 연분홍, 진분홍 일색이니 여자들이 탄성을 지르며 좋아할만 하겠다.

멀리서 보기완 다르게 진달래꽃은 가까이 다가가 사진으로 담을땐

벚꽃이나 다른 꽃과 달리 표현하기가 어려운 꽃이다.


언뜻 보고 단순한 분홍색이라고 생각했는데 반투명한 빛이 얇은 꽃잎에 맺혀

하늘하늘한 질감이 느껴지는게 마치 동양의 한지를 연상하게 한다.

진달래의 소박하고 진솔한 자태외에도

척박한 땅에서도 군락을 지어 피어나는 끈질긴 생명력,

게다가 예전엔 부침등으로 먹을 수 있다고 해 '참꽃'이라 하였다니

여러모로 우리나라 꽃이라 할만하다.

등산길은 새들이 지저귀는 한가로운 능선을 따라

진달래들의 축제를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요즘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진달래꽃은 색은 고우나 향기가 없고 그 새털처럼 가볍고

소탈한 모습 때문인지 많은 시인들이 작품을 남겼다.


철 이른 개꽃, 철쭉이 피었다

진달래꽃과 비슷한 모양으로 피어나는 철쭉꽃은 독이 있어 먹을 수 없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진달래꽃을 ‘참꽃’, 철쭉꽃은 ‘개꽃’이라고 했다.

먹지는 못하지만 초록의 잎이 나온 뒤에 꽃이 피는 철쭉은

진달래보다 화려하고 풍요로운 인상을 갖췄다.

이제 바람이 멈추는 날이면 진달래꽃은 사라지고

철쭉길을 따라 새로운 야생화들이 피어날 것이다

산길도 봄빛에 연두색으로 물들기 시작이다

숲속의 나무들은 더 분주했다.

잎을 피워올리랴, 꽃봉오리를 키우랴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들도

모두 모두 바쁜 봄날을 보내고 있었다.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꽃분홍색 앵초가 몇송이 꽃을 피웠다.

목을 길게 빼고 사방으로경계근무를 하듯 봄을 기다리고 있다.

이쁘고 앙징스럽게 피어나는

가녀린 줄기에서 저런 힘이 나오는 것을 보노라면

정말 봄의 힘은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내고 싶다.

꽃말처럼 '행운"이 찾아 준 귀한 만남이었다

나양한 색상과 모양의 꽃잎이 햇살을 받아 비쳐지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하산 길에 따스한 기운이 머무는 묘지 위에서 꿩의밥이 영글어간다

화사하게 드러나지 아니하지만 보아주는 이 없어도

길다란 줄기를 키워내어 소중한 꽃을 피워낸 것이다



아침과 저녁으로는 조금 쌀쌀하지만

한낮에는 아주 따뜻한 날씨를 보이는 완연한 봄이다.

온 산야에는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등 다채로운 봄꽃이 화사하게 피어

계절이 주는 별미를 느끼게 한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는다는 빛깔 고운 4월도 며칠남지 않았다.

생업이 바쁘더라도 잠시 숨을 고르고

벚꽃 등 여러 봄꽃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야외로 나가 보자.

산으로 들로 나가 봄의 정취를 유감없이 느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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