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일자리에서 답을 찾다]
1. 프롤로그 - 소리 없는 재앙,인구감소
너도 나도 ‘ 탈 강원’ 일자리 사라지면 강원도 사라진다
#들어가며
2018년.한국 경제의 화두는 단연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다.
최저임금은 올해 16.4% 인상된데 이어 내년에는 10.9%오른다.
2년 사이 최저임금 인상률만 30%에 육박한다.근로시간도 이슈다.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으로 축소된다.
이 두가지 이슈가 사회갈등을 야기하며 온 국민의 관심사가 이곳에 쏠리고 있다.
그러면서 인구감소 문제는 뒷전으로 밀렸다.
어쩌면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현재가 행복할지도 모른다.
2040년.인구 문제를 간과한다면 20여년 후 다가올 미래는 충격을 뛰어넘는
재난의 연속이 될 것으로 미래학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증가하던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국가 전체에 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농어촌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될 ‘지방 소멸’은 ‘국가 소멸’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지방 소멸’은 안타깝게도 일본에 국한된 예측이며 우리에게는 먼 미래라고 여기는 사이
강원도 곳곳에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버스노선 축소’ 문제다.버스업체들이
농어촌 인구가 감소하면서 적자가 발생하자 이들 벽지노선을 줄이고 있다.
시장 경제에서 이미 농어촌지역이 소외되기 시작한 것이다.
인구 감소와 저출산 문제를 대응하기 위한 대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기대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내 신생아수는 2015년을 기점으로 하향세로 전환됐으며 2016년 1만명선이 무너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난해 7만8655명이 ‘탈강원’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41.6%인 3만2755명이 일자리를 찾아 타시도로 이주했다.
결국 인구 증감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요인이 ‘일자리’다.
이에 본지는 강원도를 중심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처방전 가운데 하나인 ‘일자리’ 해법에 대한 기획기사를 보도한다.
도내 농어촌지역 인구급감 심화
2039년까지 상승후 하락세 지속
철원· 삼척 등 일부지역 소멸 진행
지난해 신생아 ‘1만명선’ 붕괴
무상보육·아동수당 등 효과미미
자연 감소·타 지역 인구 유출 영향
생산가능인구 2040년 ‘ 절반’ 수준
20∼30대 45% 일자리 요인 이탈
지역특색 일자리모델 구축 시급
농임업 산업화· 관광 고도화
유출방지·유입유도 ‘ 일석이조’
■ 2040년,강원도 인구 변곡점
강원도는 산업화를 거치면서 인구가 크게 줄어든 이후 현재 150만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1970년 184만명에서 1995년 147만명까지 감소한 이후
2010년까지 큰 변화없이 유지해오다 2015년 152만명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또 장래인구수를 예측하는 강원도 인구성장률에서는 2035년에는 158만명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2039년까지 158만5000명선을 유지하던 강원도 인구는
2040년 처음으로 158만3000명으로 감소하기 시작한다.
또 2045년에는 156만7000명으로 인구감소가 속도를 낼 것으로 추산됐다.
지역별로 보면 인구 변곡점이 더 빨리 다가올 것으로 예측됐다.
강원도가 지난해 분석한 시군단위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35년까지
춘천,원주,홍천,횡성,영월 등 5개 시군은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강릉,태백,삼척 등은 인구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일부 도내 시군의 면지역은 인구 감소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강원연구원이 10년간 인구추세를 반영한 인구지표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월말 기준
도내 지자체 중 소멸위험지수가 높은 곳으로 철원 근북,춘천 북산,삼척 노곡·가곡·신기 등이 지목됐다.
또 원주 부론,횡성 청일,강릉 왕산,영월 중동,홍천 내면 등도 소멸 위험이 높은 곳으로 분류됐다.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 소멸 문제가 먼 미래의 일인 것 같지만 강원도 곳곳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 저출산 현상 심화
인구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저출산 현상’이 꼽힌다.지
금의 저출산은 20~30년 후 인구감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그만큼 국내 총인구의 변곡점을 찍는 시기가 더 앞당겨지기 때문이다.
이미 강원도는 ‘저출산 공포’가 현실로 다가왔다.도내 신생아수는
2014년 1만775명에서 2015년 1만1023명으로 증가하다
2016년 1만208명을 쪼그라들었으며 지난해는 9127명으로 신생아수 1만명대가 붕괴됐다.
또 2016년 전국 1670개 읍면 지역 중 신생아가 단 한명도 태어나지 않은 곳이 총 15곳으로
이 가운데 강릉 왕산,삼척 노곡,철원 근북 등 강원도 3곳이 포함됐다.
출산율을 결정짓는 가임여성 수도 비관적이다.
강원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강원도 인구구조 실태와 대응’에 따르면
강원도의 가임여성 비율은 10.97%로 전국 13.35%보다 낮았다.
또 가임 여성비율이 11.7% 이하인 지역이 2000년 4개 시군에서
2015년 춘천과 원주를 제외한 나머지 16개 시군으로 확대됐다.
결혼을 기피하는 비혼(非婚),만혼(晩婚) 등의 사회현상도 나아지질 않고 있다.
결국 역대 정부가 무상보육과 출산휴가제,단축근로제,아동수당 등
저출산 극복에 쏟아부은 예산이 126조원에 이르지만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저출산 극복프로젝트가 ‘지방 소멸’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아니라는 게 분명해졌다.
■ 생산가능인구와 경제
더 큰 문제는 ‘일 할 사람’을 의미하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가 급격히 줄면 투자와 소비가 줄고 내수가 위축된다.
특히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기업 활력이 떨어지고 경제성장에 큰 리스크로 작용하게 된다.
강원도가 조사한 2015년 기준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강원도의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107만명(70.4%)을 정점으로 감소해 2035년에는 87만명(54.7%),
2040년에는 80만명(50.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시군별로는 원주와 홍천,영월이 2019년 정점을 이룬 후 2020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으로 2년 후부터 ‘일할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는 뜻이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자연적인 인구감소에도 영향이 있지만
타 시도로 유출되는 인구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강원도를 떠난 인구는 지난해 7만8655명으로
이중 41.6%인 3만2755명이 직업을 찾아 타시도로 이주했다.
2016년에도 강원도를 떠난 8만671명 중 41.1%인 3만3229명이,
2015년에도 8만2334명 중 41.6%인 3만4270명이 일자리 문제로 타 시도로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강원도를 떠난 인구 7만8655명 중 3만5542명(45.1%)이 20~30대로
젊은 세대에서 일자리를 찾아 ‘탈강원’을 선택했다.인구 감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대로 된 일자리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 인구 급감에 대한 처방전 모색
지금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지방 소멸’ 우려 때문에
자연적인 인구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저출산 대책에 매달려왔지만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이제부터 강원도는 중앙정부와는 다른 인구정책을 수립해야 하고
생산가능인구 특히 젊은 세대들이 타시도로 유출되지 않도록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 처방전 중에 하나로 강원도와 도내 시군은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모델’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한국보다 10여년 일찍 ‘지방 소멸’ 위기가 닥친 일본의 경우 지방에서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인구정책과 일자리 정책을 동시에 펴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방 소멸 위기에 있던 지자체들이 일자리 위주의 생존전략을 세워
위기에서 탈출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일자리가 있어야 인구가 유입된다는 단순한 논리다.
강원도와 도내 지자체들도 기간 산업인 농업과 임업의 산업화,관광 산업의 고도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 규모는 작아도 일자리 때문에 오히려 수도권 젊은 세대들이 유입될 수 있는 처방전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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