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나무와 생강나무

 

이른 봄에 피는 산수유나무와 생강나무를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

꽃이 피는 시기가 아직 잎이 나기 전 이른 봄이고

꽃색깔이 두 나무 모두 노랗게 피기 때문이다.

 

등산을 즐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봄철 산행에서 만나는 노란 꽃을

무심결에 산수유라고들 부른다.

하지만 이들이 산수유라고 부르는 나무는 십중팔구 산수유가 아니다.

 

생강나무를 산수유라 부르는 이유는 생강나무라는 이름보다

산수유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기 때문이다.

생강나무와 산수유는 봄에 가장 일찍 노란색 꽃을 피운다.

 

생강나무는 우리나라 산에 자생하는 나무들 중에서 매우 일찍 꽃이 피는 식물의 하나다.

개암나무류, 자작나무류, 오리나무류의 식물들처럼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피는데,

꽃이 노란 색이어서 다른 종류들보다 우리 눈에 잘 띈다.

 

이제 봄기운이 완연하여지는 이 때에 집안을 벗어나

생강나무와 산수유나무를 찾아 구별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산수유 Cornus officinalis Siebold et Zucc.

 

산수유는 비교적 기후가 따뜻하고 북서풍이 막힌, 햇볕이 잘 드는 사질양토에 잘 자란다.

 

중국원산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중남부 지방인 경기도의 이천, 경상도의 봉화와 하동,

전라도의 구례, 영광 등지에서 많이 심고 있다.

 

특히 구레군 산동면에서는 농가의 대부분이 농가 소득의 일환으로 산수유를 재배하고 있다.

중국원산이 아니고 우리나라에도 원래 자생하고 있었다고 하는 일부 학자들도 있다.

일본에는 원래 없었으나 1722년에 들어가서 재배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산수유(山茱萸)를 석조(石棗), 촉조(蜀棗), 촉산조(蜀酸棗), 실조아(實棗兒),

육조(肉棗), 계족(鷄足), 서시(鼠矢), 야춘계(野春桂) 등으로 쓰고 있다.

 

()와 아()가 들어간 것은 열매를 뜻한다.

일본인은 춘황금화(春黃金花)로 쓰기도 하고 하루고가네바다로 발음한다.

영명은 japanese cornelian cherry, japanese cornel 이다.

 

수유라는 말은 산수유, 식수유, 약수유 등 여러 가지 이름이 있는데

식수유와 약수유는 오수유(吳茱萸)를 말하는 별명이다.

 

산수유와 오수유는 모두 약용수목이면서도 생김새가 다르다.

산수유나무는 잎이 단엽(單葉)인데 오수유나무는 가중나무처럼 기수우상복엽이다.

 

꽃만 하더라도 산수유는 산형화서인데 오수유는 산방화서이다.

산수유의 꽃은 이른 봄에 잎보다 노란 꽃이 먼저 피고

오수유는 잎이 난 뒤 6-7월에 흰꽃으로 핀다.

 

산수유는 꽃꽂이 소재와 관상수로 이용되어 지금은 많이 재배되고 있으나

오수유는 경주 지방에 약용수목으로 재배하고 있을 뿐이다.

 

 

 

이른 봄 가장 일찍 노란색 꽃이 피고 가을에 타원형의 붉은 열매가 무수히 달린다.

열매는 길이 1.5-2cm의 타원형으로 붉게 익는다.

열매는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고 달려 있어서 조수류의 먹이가 된다.

 

산수유 열매는 타원형으로 생겼고 과육은 쓴맛이 강한 편이다.

산수유의 열매는 속에 든 씨를 빼고 볕에 말려서 약재로 한다.

열매껍질은 뜨거운 물에 담그거나 불에 쪼여 씨를 뺀다.

 

동의학에서는 산수유의 과피를 보혈(補血), 자양 강장제로 쓰고,

콩팥을 보하며, 땀을 자주 흘리고 오줌이 조금씩 자주 마려울 때나 허리 아픈데 쓴다고 한다.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며, 소변을 잘 통하게 하고 이명을 다스린다고 적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수유를 약재로 쓰기 위해서는 과육 말린 것을 끓여

차로 마시는 것이 복용하기 쉽다.

또 잘 말린 산수유 과피를 술병의 5분의 1정도 넣고

여기에 25도 짜리 소주를 가득 채워 약 50일 익혀서 마신다.

 

민간에서는 산수유열매를 짓이겨서 여기에다 꿀을 넣어서 죽을 쑤어서 먹으면

오줌싸개도 고치고 어른들은 콩팥기능을 향상시켜주고 눈을 맑게 하고

정력이 과도하게 낭비되었을 때, 이것을 먹으면 대부분 회복이 된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약방의 감초만큼 필요했던 상비약이었다.

 

 

 

 

 

 

생강나무 Lindera obtusiloba Blume

 

생강나무는 가지를 꺾으면 약한 생강냄새가 난다고 하여 생강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생강나무는 지방에 따라 이름도 갖가지이다.

 

또 동백나무라고 부르는데 상록활엽수인 동백나무가 분포하지 않았던 지역에서

동백나무처럼 열매를 짜서 머릿기름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 본다.

 

또한 이른 봄에 꽃이 핀다고 매화나무라고도 한다.

그 외 새양나무, 단향매, 산동백, 개동백, 아그사리, 아기나무, 황매목(黃梅木)으로 부른다.

 

 

 

정선 아리랑에 아주까리 올동백은 다 떨어지고...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올동백이 바로 생강나무요,

 

김유정의 동백꽃에 나오는 ....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 버렸다는

그 노란 동백꽃도 바로 생강나무이다

 

 

단편소설 동백꽃은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데 노란 꽃이 피는 생강나무를

남쪽도서 지방에서 자생하는 동백나무와 혼돈해서는 안 되겠다.

 

중국, 일본에 분포하며 우리나라는 평남북, 함북을 제외한

전국 각지의 해발 100-1,600m의 계곡 그늘에서 다른 활엽수와 섞여 자란다.

우리나라에는 녹나무과식물에는 812종이 있다.

 

그 중 생강나무속에는 비목나무, 털조장나무, 감태나무가 있는데  

모두가 노란 꽃을 피우지만 유일하게 생강나무만이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 

숲의 계곡 낙엽교목 아래서 자라는 아교목으로 암수딴그루이다.

이른 봄 산지의 계곡 초입에 들어서면 아직 얼음이 채 녹지 않았는데

노란 꽃을 매단 생강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아직 잎을 달지 않고 있는 봄 숲 속에서 노랗게 꽃을 피워 멀리서도 식별할 수 있다.

 

노란 동백꽃 숲 속으로 들어가면 꽃향기가 진동한다.

생강나무는 개나리나 벚나무처럼 나무 전체에서 거의 동시에 꽃이 핀다.

 

그리고 3주 이상 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나무들이 잎을 내거나

꽃을 피우기 전에 먼저 화사한 봄소식을 알려준다.

생강나무는 봄에 꽃이 지고 난 후 그 새하얀 잎을 막 터뜨린다.

 

관상가치 면에서 보면, 열매를 볼 수 있는 암나무를 심는 것이 좋다.

그러나 수나무 없이는 열매를 맺지 않으니 수나무도 같이 심거나,

암수나무를 접붙이기를 하면 된다.

 

생강나무는 한국의 자생수종 중 원예화 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나무이다.

우선 키가 5m 정도로 적당해 가로수로 하면 제격이다.

 

생강나무는 노란 꽃 외에도 넓은 잎은 녹음이 좋다.

또 가을에 노랗게 물드는 단풍은 그 어느 수종도 따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공기오염에 약하다는 약점도 있기 때문에

도시와 좀 먼 지역의 가로수로 사용하면 된다.

또 초록색에서 붉은 색을 거쳐, 다시 검은 색으로 익어가는 수많은 열매가 너무나 곱다.

 

방향성 물질을 가지고 있어서 잎이나 줄기에 해충이 잘 타지 않는 유리한 점이 있다.

정원에 생강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 사철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생강나무의 잎과 잔가지에서는 방향성 향유를 뽑아낸다.

또 봄철 돋아나는 어린잎을 따 데쳐서 나물로 하면 향기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또 잎을 한 장씩 따 찹쌀가루에 튀겨내면 향과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녹차는 성질이 차서 몸이 찬 사람들에겐 좋지 않지만 생강나무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 

장복하면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게하고 몸에 쌓인 갖가지 독을 해독해준다.

 

 

생강나무잎은 꽃이 진 후 돋아나는데 새싹이 나와 병아리 혀만큼 자라면 따서 말렸다가 차로 이용하였다. 

북부지방은 차나무 재배가 어려워 차가 대단히 귀했다 

그래서 절에서나 차를 즐겼고 민가에서는 생강나무 차를 작설차라고 부르면서 애용하였다.

 

 

어린 잎은 털이 조금 있고 부드러우며 은은한 생강 향기가 있어  

돼지고기 삼겹살을 싸리나무로 구워서 그것도 생강나무 어린잎으로 쌈으로 먹으면  

곰취잎이나 곤달비 쌈보다 훨씬 맛있다.

 

 

재목은 제사 때 사용하는 향으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가을에 생강나무 열매가 완전히 익으면 딱딱한 겉껍질을 깨고 속에 든 과육으로 기름을 짠다.

 

 

이 향기로운 기름은 예로부터 여인들의 머리기름이나 화장유로 썼다 

동백나무가 자라지 않는 내륙에서는 생강나무 기름을 동백기름이라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가을에 잔가지를 잘라 말린 것을 한방에서는 황매목이라 하여 건위, 복통, 해열, 거담제로 쓴다 

껍질을 벗긴 것을 황매피라고 하는데 햇빛에 말려서 잘게 썰어 사용하는데  

약간 신맛이 있고 복통, 해열, 간을 깨끗이 하는데 효험이 있다고 전해온다 

보통 10g 정도를 달여서 하루에 한 차례 먹으면 효과가 있다 

 

생강나무는 다친 상처나 어혈, 멍들고 삔 데 

여성이 아이를 낳고 몸조리를 잘못해서 생긴 산후풍에도 효력이 있다.

 

허리나 발목을 삐었을 때 이 나무의 잔가지나 뿌리를 잘게 썰어 진하게 달여 마시고 

땀을 푹 내면 통증이 사라지고 어혈도 풀린다.

 

 

이 나무는 삐고 멍들고 타박상으로 인한 두통 오한 등에 효험이 있다 

차처럼 달여서 늘 마시면 두통, 기침, 배아픔, 근육통, 간염, 관절통, 냉증 등에 두루 효험이 있다.

 

 

생강나무 씨앗도 약으로 쓴다. 까맣게 익은 씨앗을 술에 3개월가량 담가 두었다가 조금씩 마시면  

근육과 뼈가 튼튼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열매로 술을 담아 먹을 수 있다.

 

 

생강나무는 간장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황달이나 만성간염에 머루덩굴 35-40g,찔레나무뿌리 10-20g, 생강나무 20-30g을 물 1되에 넣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 밥 먹고 나서 마신다.

 

 

생강나무는 맛이 약간 매우면서 시다. 성질은 따뜻하고 간과 신장과 뼈를 이롭게 한다 

많이 먹어도 부작용이 없으므로 마음 놓고 쓸 수 있다 

(최진규의 약초기행 발췌).

 

 

 

 

가장 늦게 봄을 맞는 산속에서는 생강나무가 노란 꽃을 피워 봄이 시작되었다는  

첫 신호를 함께 사는 산속의 이웃들에게 보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꽃잎이 피어 있는 생강나무를  

숲 속에서 만나면 생강나무라고 불러주지 않고 산수유라고 부른다.

 

 

마른 가지에 잎도 없이 노란 꽃송이들이 매어 달리는 모습을 보고 말이다. 

생강나무는 잎자루도 없이 달리는 꽃을 보면 산수유 꽃과 구별이 된다.

 

 

산수유는 누가 심어야 볼 수 있는 나무가 거의 대부분이어서 마을 근처에 자라는 나무이고 

그야말로 숲 속에서 강인한 생명력으로 누구하나 돌보아 주는 이 없이  

혼자의 힘을 살아가는 나무가 바로 생강나무이다.

 

 

생강나무라는 이름은 잎이나 꽃을 비비면 생강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생강이 아주 귀하던 시절에는 말린 이 잎을 가루로 만들어 생강 대신 쓰기도 했다.

 

 

강원도나 중부이북 지방에서는 산동백 올동백 동박나무 등으로 부른다 

동백나무라고 하면 요즈음은 꽃을 보기 위해 키우지만  

예전에는 열매에서 기름을 짜는 것이 아주 중요한 쓰임새였다.

 

 

하지만 동백나무는 따뜻한 남쪽지방에서만 자라므로  

겨울이 추운 곳에서는 이 생강나무의 씨앗에서 기름을 짜서 긴요하게 썼으니 그런 별명이 붙었다.

 

 

김유정의 동백도 바로 이 생강나무를 말하며 한다 

강원도 정선 아리랑의 한 가락을 들어 보면 "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장철 임 그리워서 나는 못 살겠네"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 역시 아우라지 나룻터에서 강건너 피어 있는 생강나무의 꽃을 보며 

열매를 주으며 만났던 님을 그리워 하는 사연이 담긴 노래이다.

 

 

생강나무는 꽃이 지고 나서 피어 나는 잎도 재미나다 

손바닥만한 생강나무 잎의 모양은 그 향기만큼이나 독특하다.

 

 

잎의 맥은 크게 세 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맥을 중심으로 하여  

잎의 윗부분이 크고 둥글게 세 개로 갈라져 마치 우리의 부드러운 산봉우리를 보는 듯 하다 

 

이 잎에도 향긋한 생강냄새가 나서 연한 잎은 상추처럼 고기를 싸서 먹기도 하고 

더 어린 새순은 산사의 향긋한 작설차로 대접을 받는다.

 

 

한방에서는 생강나무를 황매목이라 한다 

매화처럼 일찍 노란 꽃이 피기에 붙은 이름인 듯하다.

 

 

위를 튼튼히 하는 건위제로 많이 이용되고 그 밖에 복통, 해열에 효과가 있으며  

간을 깨끗이 하거나 심장을 튼튼히 하는 데에도 쓴다고 한다.

 

 

그밖에도 누가 그런 호사를 누렸는지 모르겠지만  

생강나무로 이쑤시개를 만들어 사용하면 그 향기가 일품이라고 한다.

 

 

요즈음 간혹 민트향이 묻어 나는 이쑤시개를 볼 수 있는데  

혹 생강나무를 이용하는 옛 어른들에게서 힌트를 얻은 것은 아닐까?

 

 

산골의 아낙들은 봄에 새순이나 어린 잎을 채취하여 나물로 무치거나 찹쌀 가루에 묻혀 튀기면  

그 상큼한 향기를 입안에서 즐길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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