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슬로프 보존한 야마노우치정…

연간 400만 관광객 북적이는 도시로

 

(상) `나가노' 실패한 개최지서 새로운 관광지 변신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주역인 정선 알파인경기장을 둘러싸고 `복원이냐' `보존이냐'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알파인경기장은 산림청 소유 가리왕산 국유림 101㏊를 도가 사후 생태 복원 등을 조건으로 2019년 3월까지 사용하기로 하고 조성됐다.

환경부와 땅 주인인 산림청, 환경단체는 약속대로 `복원'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도와 정선군, 체육계 및 지역사회단체는 올림픽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며 `보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복원과 보존을 놓고 새로운 갈등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정선 알파인경기장의 해법을 찾기 위해

정선군과 함께 일본의 동계올림픽 개최도시와 스키장을 찾았다.

 일본은 1972삿포로동계올림픽과 1998나가노동계올림픽을 개최했다.

 

 

사상 최대 205억 달러 투입 불구 대회 직후 관광 효과 미미
초교생 스키체험·올림픽 기념 달리기 등 개최지 홍보 주력
올림픽 기념관 설치·각종 국제대회 유치로 유산 적극 활용


1998나가노동계올림픽은 역대 동계올림픽 중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장 실패한 사례로 꼽힌다.

시설 57억8,000만 달러와 인프라 205억2,000만 달러 등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올림픽 이후 수익 창출 및 관광객 유치 효과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가노동계올림픽 설상경기가 치러진 히가시타테야마 스키장이 위치한 나가노현 시모타카이군 야마노우치정은 나리타공항에서 고속도로를 이용, 자동차로 4시간을 가야 한다. 히가시타테야마 스키장은 올림픽 당시 알파인 스키 대회전이 열렸다.

야마노우치정 총무과 사카구치씨는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당시 올림픽 관람객은 9만5,000명에 불과했다”며 “올림픽 이후 전문부서가 해체되고 이제는 총무과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나가노올림픽 추진위와 조직위에서 근무하며 올림픽을 전담했던 유모토씨는 “올림픽에 관광객이 많이 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올림픽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스키 인기가 시들해지며 관광객은 더욱 줄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야마노우치정은 초등학생들에게 리프트와 교통비, 레슨비 등 2,500엔(한화 2만5,000원)씩 지원하는 스키체험과 올림픽 개최 기념 달리기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올림픽 개최지에 대한 홍보와 스키붐 확산에 주력했다. 히가시타테야마 스키장을 비롯해 21개 스키장이 몰려 있는 시가고원에는 올림픽기념관을 설치했다. 또 올림픽 경기가 치러진 슬로프를 보존, 올림픽 당시 스타트와 골인지점을 표시해 기념했으며 월드컵 등 각종 국제대회도 유치했다.

이와 함께 2017년에는 나가노현과 함께 동계올림픽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는 등 올림픽 유산을 활용해 개최지에 대한 자긍심도 키워갔다.

그 결과 인구 1만3,000명에 불과한 야마노우치정은 연간 4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등 관광산업이 도시를 재도약시키고 있다.

유모토씨는 “올림픽 개최 이후 초기에는 힘들었지만 올림픽을 위해 확충된 신칸센 철도와 고속도로 등 기반시설과 접근성을 바탕으로 올림픽 유산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관광산업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고 했다.

 

 

“올림픽 코스 즐기자” 몰려드는 스키어

 

(하·完) `삿포로' 미래 자산이 된 올림픽 레거시

 

 

 


◇위부터 1972삿포로동계올림픽의 중심으로 남녀 알파인스키가 펼쳐졌던 테이네 스키장 전경.

삿포로 테이네 스키장 타쿠야미와카와 영업팀장이 전정환 정선군수를 비롯한 방문단에게 올림픽 코스를 설명하고 있다.

 

 

 

동계올림픽·AG 무대 `테이네 스키장' 연간 30만명 발길
성화대·대회 슬로프 보존 명소로 … 일본 최고 스키장 꼽혀
日 관계자들 “지역 신성장 동력 활용 위한 혜안 필요” 조언


1998나가노동계올림픽이 역대 동계올림픽 중 가장 실패한 올림픽 이었다면 1972삿포로동계올림픽은 가장 성공한 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삿포로올림픽은 동계올림픽 레거시가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 가는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이전부터 삿포로올림픽을 평창동계올림픽의 내일로 삼아야 한다며 올림픽 레거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삿포로올림픽의 중심으로 남녀 알파인스키가 펼쳐졌던 테이네 스키장은 삿포로시 중심인 삿포로역에서 자동차로 30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1972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알파인 스키 남녀 대회전 코스가 올림픽 유산으로 보존되고 있으며 지금도 스키장 입구에는 성화대가 서 있다. 2017년에는 동계아시안게임도 이곳에서 열렸다. 올림픽 레거시가 단순한 기념 시설에서 벗어나 최고의 명소로 자리매김, 새로운 이벤트를 창출하고 미래의 비전까지 제시하는 자원으로 활용되는 대표적 사례다.

테이네 스키장도 나가노와 마찬가지로 스키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2008년 인근 스키장과 통합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통합된 이후에도 삿포로올림픽 당시 여자 대회전과 남녀 회전 경기가 펼쳐졌던 슬로프는 폐쇄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해 현재 스키장을 대표하는 최고의 인기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올림픽 코스는 테이네 스키장이 일본 스키 전문잡지 선정 `최고의 스키장'이 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됐다.

타쿠야미와카와 테이네 스키장 영업팀장은 “스키 전문잡지 설문조사 결과 설질, 전망, 경사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며 “그 중에서도 올림픽 코스 등에 대한 평이 좋았다”고 했다.

이어 “올림픽 코스를 즐기기 위해 연간 30만여명의 스키어가 찾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권과 유럽, 미국 등 해외 관광객도 해마다 20% 이상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이네 스키장의 성공 비결에 대해 타쿠야미와카와 팀장은 “올림픽 코스가 상징적인 이미지를 가지며 인근 스키장과의 차별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며 “스키장을 찾은 사람들은 올림픽 코스를 직접 타보면서 세계적인 선수들의 스케일을 연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선 알파인경기장의 복원을 위해서는 최소 1,000억여원의 비용과 수십년에 걸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가리왕산의 산림을 복원하는 것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한다.

일본 나가노와 삿포로올림픽 관계자들은 “올림픽 레거시를 유물이 아닌 현재의 자산과 미래의 가치를 창출하는 살아 있는 유산으로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선 알파인경기장도 복구와 보존의 대립과 갈등이 아닌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혜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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