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멘토' 한승수, UN 특사하며 민간기업 억대 보수

[단독] SC에 이어 UN 윤리강령 위반 논란... 반기문은 묵묵부답

 

/글: 김종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한승수 총리  한승수 전 총리가 지난 2009년 8월 11일 오후 세종로 정부 청사에서 방한중인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을 접견,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09.8.11

 

 한승수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진은 2009년 8월 11일 반 총장의 방한 때 모습.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멘토'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2013년 'UN 재해위험감소와 물 관련 사무총장 특사'로 임명된 후

금융그룹 스탠다드차타드(SC)에서 15억여 원을 받은 것에 이어

발광다이오드(LED) 전문기업 서울반도체에서도 1억3천여만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오마이TV> 취재 결과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한 전 총리는 두산인프라코어에서도 2015년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된 뒤 1억여 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외부 고용활동에 대해 "UN에서의 역할과 충돌할 수 있으니 지양해야 한다"고 명시한 UN 윤리강령 위반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 전 총장이 한 전 총리를 UN 특사로 임명하는 과정에서 한 전 총리가 민간기업으로부터 보수를 받는 사외이사 활동을 한다는 점을 알고도 묵인했다면 그 자체로 도덕성 비판을 피할 수 없다.

ad 서울반도체 1억3000여만 원, 두산인프라코어 1억여 원 

2011년 3월 서울반도체 사외이사로 선임된 한 전 총리는 2013년 12월 UN 특사로 임명된 이후에도 사외이사직을 유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서울반도체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4800여만 원, 2016년 3분기까지 3700여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마이TV>는 한 전 총리가 수령한 보수를 정확히 알기 위해 서울반도체에 수차례 확인 요청을 했으나 서울반도체 측은 "내규라 말해줄 수 없다"며 거부했다.

한승수 전 총리는 2015년 3월 27일 두산인프라코어 사외이사로도 선임됐다. SC와 서울반도체에 이어, UN 특사로 재직 중 민간기업 사외이사를 또 맡은 것이다. 한 전 총리는 두산인프라코어에서 2016년 3분기까지 1억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내부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한 전 총리는 2015년엔 5000여만 원, 2016년에는 9월까지 5000만 원을 받았다. 두산인프라코어 사외이사로 선임된 후 약 1년 6개월 동안 1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한 전 총리가 정확히 얼마의 보수를 받았느냐'는 <오마이TV>의 질문에 "사업보고서 이상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 "당사자의 동의 하에서만 구체적 내역을 공개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한 전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2009년 10월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복귀'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초대 총리로 내정되기 전까지 고문으로 있었던 김앤장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논란 속에 김앤장으로 복귀한 한 전 총리는 UN 사무총장 특사 활동을 하는 지난 3년 간 보수를 얼마나 받았을까. 국회 법사위 소속 백혜련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김앤장에 한 전 총리의 고문 보수를 문의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다만, 2008년 당시 민병두 통합민주당 의원이 한 전 총리의 2007년 김앤장 보수를 1억2천만 원이라고 밝힌 것에 비춰보면 한 전 총리는 UN 특사 활동 기간에도 김앤장 고문으로 수억 원의 보수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한승수 전 총리는 2011년 03월 25일 서울반도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출처 : 서울반도체 홈페이지 캡쳐 

 한승수 전 총리는 2011년 03월 25일 서울반도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출처 : 서울반도체 홈페이지 캡쳐 한승수 "UN에 물어보라"... 반기문 묵묵부답

정확한 액수를 알기 위해 당사자인 한 전 총리 측에 'UN 특사 임명 이후 민간기업 사외이사 보수와 김앤장 고문 보수 자료'를 요청했지만, "개인정보 보호법에 의거하여 개인정보 및 개인신상에 관한 내용은 알려드릴 수가 없다"며 자료 제공을 거부했다.

또한 한 전 총리는 서울반도체와 두산인프라코어 사외이사 활동 그리고 김앤장 고문 활동의 UN 윤리강령 위반 논란에 대해서는 "자세한 사항들은 UN에 직접 확인을 부탁드린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SC 사외이사 활동의 UN 윤리강령 위반 논란에 대해서는 지난 23일 <오마이TV>에 "반 전 유엔 사무총장의 허가를 받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오마이TV>는 반 전 총장 측에 이번 논란에 대해 거듭 해명을 요청했지만, 반 전 총장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반 전 총장의 구체적인 해명 없이는 UN 윤리강령 위반을 묵인하고 한 전 총리의 특사 임명을 강행했다는 의혹은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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