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은 다년생 식물입니다. 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고 줄기는 살아남습니다.

줄기는 해마다 굵어집니다. 풀 같지만 굵어지는 줄기 때문에 칡은 나무로 분류합니다.

 

칡은 예전 배고팠던 시절에는 구황작물이었습니다.

봄에 새로 돋은 어린 순은 나물로 쌀에 넣어 밥을 지어먹었습니다.

 

칡뿌리에서 걸러낸 가루에 녹두가루를 섞어

칡국수를 만들거나 쌀가루를 섞어 죽을 끓여먹었습니다.

 

칡뿌리로 생즙을 내 먹으면 씁쓰름한 맛에 달콤한 맛이 깊게 느껴집니다.

칡즙은 술 먹은 다음 날 숙취해소에도 좋습니다.

 

칡덩굴로 삼태기, 광주리, 바구니 등을 만들어 쓰기도 하였지요.

칡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여 아주 친숙한 식물로 이모저모 유용하게 활용되었습니다.

 

칡은 주로 나지막한 야산에서 군락을 이뤄 자랍니다.

그런데 요즘은 칡도 하산을 한 모양입니다. 밭이며 들에서도 흔히 목격합니다.

 

칡은 주로 야산에서 덩굴지면서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갑니다.

다른 나무의 가지를 감고 올라간 덩굴은 무섭게 기어오릅니다.

 

칡덩굴 속에서 피어난 꽃이 눈에 띕니다. 칡꽃입니다.

나비 모양의 붉은 자주색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피어났습니다.

긴 꽃대에 여러 개의 꽃이 다닥다닥 붙어서 아래부터 피어오릅니다.

 

녹색의 잎과 우거진 덩굴 숲속에 피어난 칡꽃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매혹적입니다.

고고한 자태에 향기가 은은합니다.

 

봄에 피는 라일락향보다 더 진한 향기가 기분을 맑게 합니다.

꼬인 칡덩굴 속에서 어떻게 이런 예쁜 꽃을 피우고

향기를 뿜어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칡은 한자로 칡 '()'자를 씁니다.

또 칡과 같이 무섭게 감고 올라나는 나무가 또 있습니다.

등나무죠. 한자 '()'자는 등나무를 뜻합니다.

 

칡은 시계반대방향으로 감아 오르고, 등나무는 시계방향으로 감고 오르니

두 녀석이 만나면 얼마나 꼬이겠습니까? 갈등을 빚겠죠.

'갈등(葛藤)'이라는 말이 칡하고 등나무가 서로 얽혀있는 형상에서 나온 말입니다.

 

꼬인 칡덩굴 속에 고고한 자태로 피어난 향기로운 칡꽃.

그 칡꽃의 향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향기로 작용하여

우리 사회가 겪는 갈등들을 풀어내는 열쇄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사는이야기 > 꽃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높아진 하늘, 벌써 가을?  (0) 2016.08.04
배꼽축제  (0) 2016.08.01
메리골드와 금잔화  (0) 2016.08.01
농장의 여름  (0) 2016.07.30
중복  (0) 2016.07.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