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봉화산
0 위치 : 양구군 남면 구암리
0 코스 : 농장~바람의언덕~평화의언덕~방화선~정상~구암삼거리~수림펜션
0 시간 : 4시간 /개임
백두대간이 금강산 비로봉에서 남진하여 내려와 매자봉에서 우측으로
매봉,가칠봉,대우산,도솔산,대암산등 1,000m이상의 산들을 일구고
이곳 봉화산에 이르러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사명산,죽엽산,부용산,오봉산을 지나
다시 방향을 남쪽으로 바꿔 수리봉을 올린 후 소양강이 합류하는
춘천의 우두산까지 이어지는 도솔지맥의 중심에 봉화산이 있습니다
능선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물이 파로호 북한강 본류로 들고
동쪽으로 흐르는 물은 소양강으로 흘러들어 춘천에서 합류합니다.
봉화산은 1604년(선조37년)에 봉화대가 설치된데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경사가 완만하고 길어서 스키장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논쟁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머지않은 산기슭에 한반도 국토의 OMPHALOS인 휘몰이 탑이 있습니다
봉화산은 분단이후 사격장으로 사용되어 속살이 드러나고 숲은 헤쳐진채 버려져 있습니다
사격장이란 명목으로 ‘빼앗긴 땅’이 되어 우리가 사는 곳이지만 갈 수 없는
봉화산의 가을풍경을 찾아 숨어들었습니다
바람의언덕
양구읍이 내려다보이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바람의 언덕’을 지나
커다란 바위가 대지를 지키는 ‘평화의언덕’을 오르면
붉은 흙이 들어난 채 사람은 물론 새소리조차 사라진지 오래된 사격장이 있습니다
평화의언덕
사격장을 지나 숲을 베어내고 대지를 둘로 갈라놓은 방화선을 오릅니다
별다른 볼거리가 없는 급경사 길이지만
바위들과 소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는 시원한 능선을 오르면
사방이 일망무제로 확 터지며 환상의 파노라마가 펼쳐집니다
전위봉
칼잎용담
뿌리가 마치 용의 쓸개처럼 쓰다는...
햇빛이 비치면 줄기 끝과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청자색의 꽃이 위를 향해 핍니다
가을 날씨가 쌀쌀한 오후가 되면 벌들은 용담꽃으로 들어가
쌀쌀한 추운 밤을 꽃속에서 지내고 이튿날 오전이면 꽃잎을 열어주는데
밤새도록 온 몸에 꽃가루를 묻혀 이꽃 저꽃으로 옮겨가며 교접을 이룹니다.
꽃말은 슬픈 그대가 좋아. 정의
용담의 영어명인 'Gentian'는 왕 젠테우스의 이름에서 유래합니다.
일류리아의 왕이었던 젠테우스는 백성들이 흑사병으로 죽어 가자
산으로 피해 들어가 신에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제발 특효약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며 화살을 쏘자 용담의 뿌리에 맞아 약으로 썼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용담은 그 빛깔 자체가 슬픔의 채색입니다.
사격장의 아픔을 아는지 여기저기서 꽃대를 세우고 시위를 합니다
사격장으로 사라져가는 생명을 구할 ‘특효약을 가르쳐 주세요’ 라고 하는 듯 합니다
새며느리밥풀
꽃부리의 중앙에 있는 2개의 밥알무늬와 연관하여 전해오는 슬픈 전설에서 유래합니다.
옛날 제삿밥을 짓던 며느리가 밥의 뜸이 잘 들었나를 확인하려고
밥알 몇 개를 입에 넣었다가 때마침 부엌에 들어온 시어머니에게 들켜
조상에게 올리기 전에 제삿밥을 훔쳐 먹었다는 오해를 받고 맞아 죽은 뒤
며느리의 무덤가에 피어난 꽃이 바로 꽃며느리밥풀인데
그 며느리의 억울함과 한 때문에 꽃부리에는 밥알 두개가 그대로 새겨져 있습니다.
식물도감의 색인을 찾아보면 '며느리밥풀'은 없습니다.
대신 꽃며느리밥풀, 애기며느리밥풀, 알며느리밥풀, 수염며느리밥풀, 새며느리밥풀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면 이들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우리는 그냥 통틀어 며느리밥풀이거니 하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꽃 모양은 거의 같으니까요.
투구꽃
사격장을 내려다보며 피어있는 짙은 보라색 투구꽃을 만납니다
사격장이 무서운지 군벙커 주변으로 겨우 머리만 내밀고 여기저기 숨어있습니다
풀숲사이로 용케도 꽃을 피워냈습니다
가는 줄기 위에 매달린 꽃송이들이 가을바람 따라 하늘하늘 춤을 추며
생명 노래를 들려주는 가을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꽃입니다.
영문이름인 Monk’s hood는 ‘수도승의 두건’을 뜻합니다.
주능선
일찍이 백두대간을 오르내리고, 100명산을 휘돌아 다녔지만
이곳보다 더 좋은 전망처를 본적이 없습니다
조망의 산행지가 따로 없습니다. 그저 놀라울 뿐...
영서내륙의 산군들이 뺑둘러 분지를 이루고 그 중심에 봉화산이 있습니다
동쪽으로 설악산 서북능이 하늘금을 이루고, 소양호 물줄기 너머 길게 이어져 보이는 방태산 산군들
서쪽으로 가리산과 대룡산이 보이고, 희미하게 보이는 능선은 공작산과 응봉산
북으로는 양구읍을 지나 대암산, 도솔산이 펼쳐지고, 건너로 사명산이 바로 앞이고...
언제까지나 머무르고 싶은 순간으로 한없이 돌아보고, 그리고 산행의 기쁨을 만끽합니다
양구시내를 지나 인공습지 중심에 한반도 지형이 보이는 정상에서
그냥 버려진 벌판, 빼앗긴 땅이 되어버린 사격장을 내려다보며
우리가 마음 놓고 이 길을 오갈 수 있는 그날을 기원해 봅니다
양구사람들은 눈만 뜨면 쾅쾅울리는 봉화산을 바라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봉화산은 원래 사격장이 아닙니다.
이제 포성을 멈추게하고 국토정중앙 봉화산을 중심으로
델포이시를 만들고 한국인의 태동이 이곳임을 알려야 합니다
봉화산은 지금 많이 아픕니다. 시름시름 앓고 있습니다
국토의 정중앙 배꼽에 대고 대포를 쏘아대니 세상이 조용할 날이 없는가 봅니다
정말 억울합니다
조상대대로 내려온 우리의 고향을 되돌려 달라는데 오히려 몽니를 부립니다.
봉화산에 생명이 깃드는 평화의 그 날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산행시간>
11:50 출발
12:10 바람의언덕
12:40 평화의언덕
13:00 계곡
13:15 방화선
13:30 전위봉
14:20 능선
14:30 정상 /15:05 출발
15:25 구암리 갈림길
16:00 수림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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