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다리'라는 꽃을 말하면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솜다리가 아닌 '에델바이스'라고 하면 그제야 "아, 그 꽃이 우리나라에도 있어요?"라 반문한다.

그리고 "글로벌 시대에 웬 솜다리"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

에델바이스라야 맞는 표현이라고 하는 사람은

우리 땅 우리 강산에 피는 모든 들꽃들을 모두 그렇게 불러야 직성이 풀릴 것이다.

바람꽃은 아네모네로, 털개회나무나 정향나무는

미스킴나무나, 미스킴라일락으로 불러야 직성이 풀릴 것이다.


솜다리는 설악산의 꽃이다. 지리산과 소백산 국망봉에도 솜다리가 있다고 하지만

그건 같은 국화과인 외솜다리다.

 

솜다리가 한창 남설악을 포함해 설악산의 공룡능선이나 칠선봉, 용아릉에 필 때

외솜다리는 암릉의 척박한 환경이 아닌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며 비교적 뿌리 내리기 좋은 토양에서 잎을 낸다.

솜다리가 씨앗을 맺은 다음인 6~7월에야 외솜다리는 꽃이 피니 꽃 피는 시기도 다르다.

세상에 알려지기로는 눈 속에 피는 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렇지 않다.

솜다리는 5월10일이 되어야 개화한다. 그런데 왜 눈 속에 핀다고 했을까?

 

그건 스위스의 만년설을 연상하여 알프스의 꽃이라고 하니 그런 듯싶다.

알프스에서도 눈 속에서 피지는 않는다.

물론 솜다리가 자생하는 지대가 해발 1000미터 정도 되는 위치라 꽃이 만개한 5월 하순에도 눈이 내릴 수 있는 환경이다.

 

솜다리를 상징으로 하는 단체가 있다. 한국산악회나 한국등산학교가 그렇고

대한산악연맹과 대한산악연맹 구조대도 솜다리를 상징으로 한 로고를 사용한다.

 

 등산을 터키어인 알피니즘(alpinizm)으로 쓰고,

산악인을 '알프스를 오르는 사람'을 의미하는 알피니스트(alpinist)라 하니

알프스와 자연스럽게 연결 지어 스위스 국화인 에델바이스(edelweiss)를

등산관련 단체에서 차용해 사용하는 것은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당연히 우리 산의 우리 토종식물인 솜다리를 비슷하다고 해서

무작정 에델바이스로 불러야 한다는 건 이상한 논리다.

 

솜다리에 대해 백과사전엔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유럽과 남아메리카의 고산지대가 원산지이다.

 2~10개의 노란 꽃이 두상(頭狀)꽃차례를 이루며 바로 밑에 6~9장의 잎이 달린다.

창 모양의 잎은 부드러운 털로 덮여 하얗게 보이는데 별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다.

키가 5~30㎝이다. 많은 변종들이 있으며 이중 대부분은 관상용으로 쓰인다. 

한국에서는 자라지 않으나, 이와 비슷한 식물로 같은 속에 속하는

산솜다리(L.leiolepis)·솜다리(L.coreanum)·한라솜다리(L.hallaisanense) 등이

설악산과 한라산 등의 고산지대에서 자라고 있다.

 

설악산에 자생하는 솜다리는 최근 학계에서

'설악솜다리'로 별도의 개체로 독립시켰다고 작업에 참여하신 신현철님께서 알려왔다. 

일반적으로 외솜다리로 불리는 꽃은 백과사전에는 정확한 설명도 없다.

 다만 식물분류학상 부여된 학명을 찾아보면 '외솜다리(Leontopodium japonicum)'라 된 걸 확인할 수 있다.

 

위의 솜다리에 붙여진 학명에서 유럽이나 남미의 에델바이스와는 다른 영어로 표기는 되어 있으나

한국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 'corea'나 'halla'도 아닌 'japonicum'인 걸로 미뤄

 일본인이 이 식물도 처음 발견했다고 한 모양이다. 이런 통탄할 일들이 어디 솜다리 하나뿐인가. 

 


솜다리는 사실 인공적인 재배는 불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외솜다리는 토양을 제대로 관리만 하면 얼마든지 인공적인 재배가 가능하다.

 

 솜다리에 몰입된 이들의 눈길을 외솜다리로 돌릴 필요가 있다.

꽃이 피는 시기만 차이가 날 뿐 꽃의 매력이 솜다리에 크게 뒤지지 않으니 얼마나 좋은가.

희소성 운운하면 미친 짓이다. 영원히 간직할 수 없음에야 희소성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반면, 외솜다리는 한 번 심으면 지속적으로 자연번식을 하고 매년 꽃도 만날 수 있다.

바로 이런 들꽃을 번식시켜 자연으로도 돌려주고 마을의 미래를 살리는 방향으로 전개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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