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청량산(870m)
0 위치 : 경북 봉화군 명호면
0 코스 : 입석-응진전-자소봉-연적봉-뒤실고개-하늘다리-장인봉-뒤실고개-청량사-선학정
0 일시 : 2009. 3. 22(일)
0 시간 : 4시간 30분 /비.흐림
낙동정맥에서 가지친 덕산지맥이 서쪽으로 뻗어 내리며
낙동강 물줄기와 만나는 곳에 담처럼 둘러진 청량산은
걸출한 인물이 많이 거쳐 간 곳이다.
그다지 장엄한 산세는 아니지만 연이어 솟은 암봉과 기암절벽이
서로 어우러져 예로부터 소금강으로 꼽힐 만큼 경관이 수려하다.
12봉(峰)과 12대(臺), 8굴(窟) 및 4우물(井)로도 유명한 이 산은
본래 수산(水山)으로 불리다가 조선조에 이르러
청량사 주변의 산세가 절승을 이루므로 청량산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단다.
영천지(榮川誌)의 기록에 따르면 낙타 타 자를 쓴 타자산으로,
이는 곧 청량산에 솟은 연봉들이 낙타의 등과 흡사한
암봉들로 형성된 것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싶다.
원효와 의상이 청량사를 세운 것을 시작으로 자장, 원효 등
고승을 비롯해 명필 김생은 10년 동안 이 산에서 먹을 갈았고,
최치원이 이 산을 찾아 수도 정진했다
고려 말 공민왕이 노국공주와 친위대를 이끌고
홍건적의 침입을 피해 머물던 곳이며, 대문장가 이규보도 찾았다.
조선조에 이르러 이황, 주세붕, 남사고 등
이름 있는 명사들이 이 산을 찾아 학문을 연구하기도 했다.
특히 퇴계 이황은 13세 때 이곳을 찾아 청량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많은 시문을 남기고 평생을 한결같이 사랑했다.
스스로 '청량산인'이란 호를 쓸 만큼 몸소 닮고 싶어 했던 산이 청량산이었다.
산을 휘감아 안동으로 흘러가는 낙동강을 따라
배움의 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그는
양진암과 한서암, 도산서당 등을 세우고
'시냇가에 비로소 살 곳을 마련하니
흐르는 물가에서 날로 새롭게 반성함이 있으리'라는 시를 지었다.
청송 주왕산, 영암 월출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기악(寄嶽)으로 알려진 전형적인 바위산이다.
중생대 백악기에 퇴적된 역암, 사암, 이암층이
융기, 풍화, 차별침식 등의 작용으로 다양한 지형이 만들어져
특별한 경관을 보여줄 뿐 아니라 학술적 가치 또한 뛰어나다고 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
‘밖에서 바라보면 다만 흙묏부리 두어 송이뿐이다.
그러나 강을 건너 골 안에 들어가면 사면에 석벽이 둘러 있고,
모두 만 길이나 높아서 험하고 기이한 것이 형용할 수 없다’고 적고 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청량교를 건넌다.
다리 아래로 낙동강이 흐르는데
옛날에는 광석나루에서 나룻배를 타고 건넜다는 곳이다.
한자로 새겨진 ‘도립공원 청량산’ 표지석을 지나 매표소를 뒤로하면
퇴계 선생의 ‘讀書如遊山(독서여유산)’ 시비가 있다.
포장도로를 따라 도립공원에 들어섰지만
청량산은 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짙은 안무속에 워낙 좁은 면적에
골은 깊고 봉우리들이 빼곡하기 때문일 터이다.
길가 오른편에 입석 바위가 있고, 왼편에는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산허리를 끼고 완만하게 돌아 오르는 산길은 숲속으로 이어진다.
발길에는 방금 내린 비로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응진전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면서 이정표가 있다.
청량사로 이어지는 직진 길을 버리고,
오른편 산길로 올라서서 채마밭 사이를 지나면 응진전이다.
절벽의 암봉 아래에 자리 잡은 응진전은 외청량사로,
신라 문무왕 3년(663)에 원효대사가 청량사와 더불어 창건한 암자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2차 침입으로 이곳에 피난 왔을 때
노국공주가 16나한을 모시고 불공을 드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금탑봉(620m)을 등지고 터를 잡은 건물 앞쪽은
천길 낭떠러지로 절벽을 이룬다.
이 일대의 풍치는 아름답고 조망 또한 시원하지만
골짜기 건너편의 축융봉(845.2m)은 짙은 운무로 보이지도 않는다
어풍대
치원암이 있던 풍혈대를 지나면
최치원 선생이 이 물을 마시고 머리가 좋아졌다는 총명수,
다시 걸음을 옮기면 청량산 최고의 전망대인 어풍대다.
일명 고운대라고도 일컫는 이곳
병풍처럼 펼쳐진 청량산 일대와 청량사를 감상할 수 있다.
날씨가 좋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김생굴
곧이어 만나는 허물어진 굴은 신라시대 명필 김생이
글씨공부를 했던 곳으로 전설의 현장이다.
김생이 9년만에 하산하려 하자 청량봉녀라는 여인이 굴속에서
불을 끄고 길쌈솜씨와 글씨솜씨를 겨루어보자고 제의하였는데
부족함을 깨닫고 1년을 더 연마하여 10년을 채워 명필이 되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폭포, 샘터를 연이어 지난다
경일봉 갈림길
숨이 턱에 닿을 정도로 가파른 오르막길 중간에 로프가 설치돼 있다.
오른편 된비알로 30분 정도 올라치면 경일봉에 이르게 된다.
경일봉은 ‘아침에 뜨는 해를 경건한 예로
손님을 맞듯이 한다(寅賓旭日)’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상봉에는 표석과 묘지 한 기가 자리 잡고 있다.
날씨가 흐린탓에 포기하고 왼쪽 절벽을 돌아나간다
오작교
작은 계곡을 가로지르는 철다리
이름과는 다르게 운치는 별로
주능선
이제부터 봉우리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심한 등로를 잇게 된다.
그렇지만 능선 좌측의 바위전망대에서
청량산의 여러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는 구간이지만
오늘은 포기하고 숨이 턱에 차도록 오른다
자소봉(845m)
미끄러운 철계단을 올라서면
수직절벽으로 이루어진 자소봉 턱밑의 테라스는 전망대다.
표석이 서있고, 40~50명은 너끈히 머물 만한
널찍한 공간에 난간이 둘러져 있다.
사방은 온통 흰색뿐..
탁필봉
자소봉에서 내려서서 남쪽 절벽 아래로 에돌아 안부로 내려서면 갈림길.
우측의 비탈길로 이어가면 탁필봉에 이른다.
‘뾰족하고 빼어난 것이 필(尖秀者爲筆)’이라 했듯이
봉우리의 또 다른 이름은 문필봉.
연적봉
바위봉 아래 길섶에 서있는 표석을 지나
곧이어 연적봉을 만난다.
철계단을 올라서면 사방팔방 전망이 툭 트이는 연적봉
암봉과 어우러진 노송의 조화가 이곳 풍치를 더욱 멋있게 꾸미고 있다.
바로 앞의 탁필봉이 운무에 가려 희미하게 흔적만 보인다
뒤실고개
연적봉에서 고도를 낮추면 안부 갈림길인 연적고개에 닿고,
다시 나지막한 봉우리 하나를 넘어
조심스레 철계단을 내려서면 청량사 갈림길인 뒤실고개다.
좌측 계곡을 따라 청량사까지는 0.6km로 30분이면 내려갈 수 있다.
하늘다리
눈앞에 구름다리가 장관이다
봉화군에서 약25여억원의 공사비가 들었단다
해발800m에 길이90m, 다리폭1.2m 높이가70m라니 명물은 명물이다
이곳에서 청량산 상봉인 의상봉(장인봉)까지 산길은
생각과는 달리 만만치 않은 난코스로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철계단을 오르내리고,
경사가 심한 오르막과 내리막도 두서너 차례 만난다.
선학봉
능선을 따라 직진하여 갈림길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건너편에 선학봉이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한다.
선학봉을 눈앞에 두고 왼편으로 우회하여 오르는 길은
로프와 파이프 계단이 설치된 바위협곡이다.
선학봉은 마치 학이 공중으로 솟구쳐 날아오르는 듯해서 붙은 이름.
장인고개
좌측 청량폭포로 하산하는 안부는 급경사 하산길이다.
우측으로 진진해 안부에서 조금 내려갔다가 철계단을 오른다
장인봉
청량산 최고봉으로 의상봉, 또는 장인봉으로 부른다.
케언과 삼각점, 정상표지석, 등산안내판이 설치돼 있는
넓은 공터지만 숲에 가려 조망은 시원찮은 편이다.
의상대사가 수도하던 의상대와
그가 기거하던 의상굴이 있어 의상봉으로 불린다는 이곳에서
서쪽 숲길로 조금 나아가면 철난간이 쳐진 멋진 전망대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짙은 안개뿐. 그냥 돌아서고...
다시 뒤실고개까지 되돌아가야 한다.
청량산에 들러 청량사를 둘러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사이 하늘다리를 찾는 등산객으로 산길은 줄을 잇는다
이들 역시 청량산의 명물을 찾아 나선 길이다
뒤실고개
계곡은 사람들로 채워졌다
다소 지루한 계단과 너덜길을 내려서면
청량사
오른편 연화봉과 왼편에 경일봉이 있다.
흡사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이 아름답다.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663)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법당인 유리보전은 창건연대가 오래되고
짜임새 있는 건축물로 도유형문화재 제47호다.
이곳에 모셔져 있는 약사여래불은 지불(紙佛)이고,
유리보전(琉璃寶殿)이라는 편액은 공민왕의 친필로 전해진다.
응진전 뒤로는 거대한 금탑봉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주변의 산들이 36개 연잎에 둘러싼 형상의 명당터로
연꽃 한가운데 연밥의 자리가 바로 연대의 탑이다
종이로 만든 지불위에 금빛으로 도색한 부처님과
삼각우총의 전설 그리고 하늘에 걸린 것 같은 탑과
두루 바라 뵈는 9개의 봉우리와 그 바깥쪽 3개봉우리를 합한 6.6봉(12봉)등
좁은 공간에 무수한 암봉들이 몸을 비비대며 들어앉으며
아기자기한 경관을 자랑한다
범종각
청량산의 진가를 모두 둘러보려면 하루해가 짧기만 하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는 시멘트로 이어지는 길
계곡으로 폭포소리가 봄을 부른다
일주문
현판글씨가 세로로 바뀌었다
지나면 길옆으로 멋진 정자하나
선학정
하늘은 개이고 운무에 쌓인 청량산
훠이 돌아본 아쉬움으로 떠난다
/내용중일부월산 산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