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가로수 도시미관 해쳐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가로수가 아름다운 도시가 참 많다.

특히 담양의 메타쉐콰이어 길이나 섬진강 벚꽃 길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곤 한다.

뿐만 아니라 영동이나 보령은 도로변에 감나무를 심어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함께 선사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와는 전혀 다르게 아름다움은 눈곱만큼도 허용 안 한 가로수를 춘천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춘천 곳곳의 플라타너스나무가 바로 초 봄이면 생뚱맞게 벌거벗은 가로수다.

플라타너스는 키가 30m에 달할 만큼 크고 번식도 쉽고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나무다.

우리말로 ‘버짐나무’ 라고 하는데 살갗의 일부가 하얗게 되는 피부병처럼 나무껍질이 버짐처럼 생겨서 버짐나무라 불린다.

우리 말 이름처럼 플라타너스는 나무껍질만 본다면 그리 아름답지는 않다.

그러나 풍성한 잎이 더운 여름날 그늘을 만들어주고,

푸른 잎은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줘 가로수로 많이 심어졌다.

이런 플라타너스를 완전한 흉물 가로수로 만들어 놓았으니 할 말이 없다.

플라타너스 가지치기는 겨울에 해야 나무 생육에 지장이 없어서

지난 겨울에 가지를 했다는데 겨울이라 원래 저러려니 하고 모른 채 지났나 보다.

그런데 봄이 지나가고 초여름인데 플라타너스 가로수는

나뭇가지가 댕강댕강 잘린 상태로 가지 끝에만 새 잎이 나오고 있다.

커다란 성냥개비에 불을 붙인 것 같기도 하고,

강아지 이발한 모습 같기도 한 게 흉물스럽기 짝이 없다.

이런 플라타너스를 올해 내도록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예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없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시민의 눈과 정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럴 거라면 도시 미관을 아름답게 꾸미지도 말고 회색 도시, 획일화된 도시로 내버려두지

왜 아까운 예산을 낭비해가며 청소도 하고 나무를 심느냐 말이다.

플라타너스가 너무 무성해져서 관리하기 힘들고 넘어질까 걱정되면

아예 가로수 종류를 다른 나무로 바꿔 심으면 되지 않을까?

대답은 뻔하다. 예산이 부족하다고 말하겠지만

올해 나무 가지치기하고, 내년에 또 가지치기 하면 그 돈도 예산에 포함된 걸 왜 모를까?

시민들은 올 한해 내도록 흉물에 가까운 플라타너스를 봐야 하고

내년 초에 또 봐야 하는 악순환만 되풀이 될 걸 왜 모르는 걸까?

기본적인 것을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눈앞에 닥친 것 만 임기응변식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예산이 조금 더 들고, 손이 많이 가더라도 춘천시민의 눈이 행복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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