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피어난 꽃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는 계절입니다.
소임을 다한 나뭇잎이 땅에 내려와 쉬는 계절,
그들은 다시 흙이 되어 나무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억새가 은빛물결을 이룰 무렵이면 들판에서 흔히 만나던 꽃들이 있습니다.
구절초, 쑥부쟁이, 감국, 산국, 수크령, 물봉선, 진득찰, 도깨비바늘, 꽃향유,여뀌....
흔히 못생긴 꽃들, 잡초라고 불리던 것들은 변방으로 밀려났고
조금 화사하고 잘난 것들은 원예종으로 바뀌거나
애호가들의 비싼 소장품 정도로 전락되어 본래의 들꽃 됨을 상실했습니다.
그나마 흔하디 흔하게 만날 수 있었던 서민을 닮은 꽃들,
위에서 이름 한 번씩 불러주었던 꽃들은
이제 미국쑥부쟁이나 가시박이나 서양등골나물 같은 것들에 밀려나고 있습니다.
들국화
가을철 전국의 산과 들판을 향기롭고 소담스럽게 수놓는 꽃을
우린 들국화라고 흔히 부릅니다.
사전적인 용어로는 '야생하는 국화科 식물의 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이는 재배되는 원예종의 국화와 대조되는 의미로 쓰이는 말입니다.
실제로 '들국화'라는 식물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가을철 향기 그윽하게 피는 야생의 국화과 식물들을 총칭하는 용어로 쓰입니다.
들국화 무리들을 크게 세 종류로 나누면
쑥부쟁이류, 구절초류, 개미취류 정도로 분류를 할 수 있습니다.
들국화 무리들 중에서는 아무래도 쑥부쟁이류의 종류가 가장 많다고 할 수가 있는데,
기본종인 쑥부쟁이를 비롯해서 가는쑥부쟁이, 가새쑥부쟁이, 개쑥부쟁이, 흰개쑥부쟁이,
눈개쑥부쟁이, 섬쑥부쟁이, 까실쑥부쟁이, 흰까실쑥부쟁이, 버드쟁이나물, 갯쑥부쟁이,
민쑥부쟁이, 구름국화, 옹굿나물, 쑥방망이, 금방망이, 삼잎방망이, 금불초, 솜방망이,
산솜방망이, 물솜방망이, 민산솜방망이, 솜나물, 미국쑥부쟁이, 빗자루국화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식물 공부에 관심을 갖는 초보자들은
흔히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분하기 어렵다고들 하는데,
이에 대한 간략한 구분법을 소개합니다.
쑥부쟁이는 우선 잎의 모양이 선형 또는 피침형이거나 길쭉한 타원형으로서
잎의 가장자리에 톱니가 조금 있거나 밋밋하면서 갈라지지 않는 반면에,
구절초는 잎이 난형이거나 둥근 타원형이면서 아주 깊게 갈라지며,
대개는 우상으로 갈라진 열편조차도 선형 또는 피침형일 정도로
끝이 아주 뾰족뾰족한 편입니다.
미국쑥부쟁이
요즘 교외로 나가보면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하얀 가을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미국쑥부쟁이' 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에서 수입된 곡물 어딘가에 씨앗을 숨기고 있다가
우리나라 지천에 퍼지게 된 꽃입니다. 꽃말은 '그리움'.
산과 들뿐만 아니라 도심의 콘크리트 좁은 틈새에서도 피어나는..
조금 먼 곳에서 바라보면 하얀 안개꽃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2009년 생태계교란식물로 지정이 되어 지자체에서 제거를 위해 애를 쓰고 있으며
1950년 한국전당시 미군수물자에 딸려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꽃은 1970년 춘천 중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중도국화'라고 불리는 꽃입니다.
미국은 공작이라던지 백작이라는 귀족 계층이 없는데
왜 이꽃에다 '백공작'이라는 호칭을 주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눈엔 '미국개망초'라고 하고 싶은데...
쑥부쟁이는 '쑥+불쟁이(대장장이)'의 합친 말로
쑥을 캐던 대장장이 딸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입니다.
"마을에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대장장이) 딸이 있었다.
사람들은 ‘쑥 캐는 불쟁이네 딸’이라 해 ‘쑥부쟁이’로 불렀고,
그는 산에서 우연히 위험에 빠진 젊은 사냥꾼을 구해 주게 된다.
하지만 다시 만나자고 굳게 약속했던 사냥꾼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기다리다 지쳐 버린 쑥부쟁이는 그만 절벽에서 떨어져 생을 마감하고 만다.
얼마 뒤 그 자리에는 여태 못 보던 보랏빛 꽃이 피어났는데,
사람들은 이를 쑥부쟁이라 불렀다.
수크령
강변을 따라 8월 말부터 '수크령'이 피어나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수크령은 언뜻 보면 강아지풀 같아 보이지만 그보다 키나 크기가 훨씬 크고
땅에 뿌리를 내리는 힘이 강하며 수수하면서도 운치 있는 모습이
공지천 가을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길가에 잘 자라나 ‘길갱이’,
이리의 꼬리를 닮았다고 하여 ‘랑미초’라고도 불립니다.
어렸을적 친구들과 들길을 걷다가 앞으로 먼저 달려가
양옆의 풀을 서로 묶어 놓고 능청스럽게 기다리면
뒤에 오던 사람이 영낙 없이 넘어 집니다. 개구장이 시절이지요.
문득 동심의 지나간 세월이 그려집니다.
작은이삭을 둘러싼 털의 색깔이 연한 것을 청수크령(for. viridescens),
붉은빛이 도는 것을 붉은수크령(for. erythrochaetum)이라고 합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나오는결초보은과 관련된 풀이
바로 수크령이라고 한다지요.
진나라에 살았던 위무라는 사람이 병에 걸리자
아들 위과에게 자기가 죽으면 자신의 첩을 다른 사람에게 개가를 시키라고 하였다.
그런데 죽기 얼마 전에는 정신을 잃고 그 여인을 순장시키라고 유언하였다.
위과는 부친이 죽은 후 정신이 있을 때의 명령을 좇아서 서모(庶母)를 순장시키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개가시켜 목숨을 구했다. 후에 위과가 전쟁에 나가 큰 위험에 처했는데,
적장이 풀에 걸려 넘어져 위과가 뜻밖에도 큰 전공을 세우게 되었다.
그날 밤, 위과의 꿈속에 한 노인이 나타나는데,
그는 서모의 아버지의 혼령으로, 위과가 자신의 딸을 순장시키지 않고
출가시켜 준 데에 대해 이제야 그 은혜를 갚았다고 하였다.
도깨비바늘
길가에 흔하디 흔하던 도깨비바늘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잘 익은 씨앗들이 반갑다고 옷에 달라붙습니다.
귀찮으면서도 정감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릴적 놀잇감이었기 때문입니다.
도깨비바늘을 따서 던지면 옷에 척척 달라붙었죠.
종자가 바늘처럼 생기고 짐승의 털에 도깨비처럼 잘 붙어 도깨비바늘이라고 합니다.
속명은 bi(2,둘)+dens(이빨)의 합성어로 가장자리가 두개로 갈라지는
열매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식물체 전체에 사포닌, 타닌 등의 성분이 있어 약용으로 사용합니다.
이른 봄 어린순을 캐서 나물로 먹으며,
가을에 줄기와 잎을 따서 그늘에 말린 귀침초(鬼針草)는
독을 지닌 거미·뱀·곤충에 물렸을 때 해독제로 쓰입니다.
벨로크, 일명 찍찍이도 도깨비바늘에서 착안해서 만들어 졌다는군요.
까치발(B.parviflora)은 도깨비바늘과 유사하지만
열매에 가시처럼 생긴 돌기를 2개 지니는데,
그 용도는 도깨비바늘과 비슷합니다
밤나무
모든 농산물은 제철에 먹어야 가장 맛이 있는 법입니다.
요즘처럼 밤이 갓 생산된 시기에는 생으로 먹기가 좋습니다.
특히 옥광, 병고란 품종은
생으로 먹기 좋아서 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에 이용하면 좋습니다.
곧 다가오는 겨울에는 군밤만한 군것질 거리도 없습니다.
군밤으로 즐기고 싶을 때는 대보, 단택이라는 품종을 구입해 김치 냉장고에 보관하면
다가오는 긴 겨울밤을 가족과 함께 군밤을 까먹으며 달달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밤 속살에 있는 베타카로틴이라는 색소는 체내에 흡수되면서
비타민 A로 변하며. 비타민 B1이 쌀보다 4배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학습 능력이 떨어지고 충동적이거나 화를 잘 내는 아이들에게 좋은 식품입니다.
쐐기풀
들깨 잎과 매우 흡사한 잎을 가지고 있는 쐐기풀을
생각없이 만졌다가 찔리면 그 아픔은 거의 죽음입니다.
그러니까 반드시 눈으로 확인하고 만지세요. 무조건 만진 후에 살피지 말고요.
마법에 걸린 열한 마리의 백조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쐐기풀과는 전 세계에 40속 500종 가량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10속 25종 이상이 자라고 있습니다.
쐐기풀속에는 가는잎쐐기풀, 애기쐐기풀, 쐐기풀이 자라고 있고
큰쐐기풀속에는 큰쐐기풀이, 혹쐐기풀속에는 혹쐐기풀이 자라고 있습니다.
잎의 양면에 보드라운 털이 나 있고 드물게 사람을 찌르는
가시 모양의 털이 나 있는 독특한 식물입니다.
이 바늘과 같은 가시에 찔리면 마치 쐐기에 쏘인것처럼
따끔거리면서 아픈탓으로 '쐐기풀'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본초강목>에는
쐐기풀은 냇가, 검(黔)의 곳곳에 매우 많이 있다.
줄기에는 가시가 있고 높이는 2~3자이며 잎은 화상(花桑)과 비슷하고
청색과 자줏빛이 있는데 뒷면이 자줏빛인 것을 약용으로 쓴다.
가시같은 털에 찔리면 아프다.
꽃은 피나 열매는 열리지 않고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다.
손으로 비벼 물에 넣으면 물고기가 중독되어 죽는다
물봉선
한해살이 풀로 산지의 계곡 물가나 습한 곳을 좋아합니다.
봉선화를 닮았는데 물을 좋아해서 물봉선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손대면 톡~하고 터질것만 같은 그대.. 봉선화라 부르리....
계곡의 물이 흐르는 비탈에 아직도 피어있습니다.
물봉선은 여름 제철을 지나 가을까지 피며 산 속의 습한 곳에서 자라며
봉선화의 씨방은 통통한 항아리 모양이지만 물봉선 씨앗은 작고 가는 꼬투리 모양입니다.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란 꽃말이나
'만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라는 노랫말로도 감당이 되지 않을 만치,
손이 닿았는가 싶은 순간에 '후르륵 팍'. 빛의 속도입니다.
꼬투리가 도르륵 용수철 말리듯 말리면서 씨방이 터집니다.
유사종으로
노랑물봉선(I. nolitangere L.)
미색물봉선(I. noli-tangere L. for. pallida Herman)
가야물봉선(I. texrorii Miq. for. atrosanguinea T. Lee ) : 흑자색 꽃이 핀다.
흰물봉선(I. textorii Miq. pallescens Hara)등이다
긴병꽃풀
금전초를 우리말로는 긴병꽃풀이라고 부릅니다.
활혈단, 연전초 등의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자라는데 대개 물기 많고 햇볕이 잘 드는 양지 쪽에 흔합니다.
꽃에 꿀이 많아 벌들이 많이 모입니다.
바위취와 비슷해 초보자들을 헷갈리게 합니다.
마디마디 땅에 뿌리를 내리며 퍼지고 뿌리내리면서 잎을 내고
또 뿌리내리면서 잎을 내고,
그렇게 병처럼 길게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가 봅니다.
봄에 피는 꽃은 이미 지고 없습니다.
음지에서도 잘 자라며 금방 군락을 이루고 향도 좋아 관상용으로도 많이 심는다고 합니다.
당뇨병에는 금전초 달인 물과 함께 우무를 한 그릇씩 먹으면 매우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신장결석이나 방광결석, 요로결석에는 말린 것으로
하루 30∼50그램쯤 금전초 달인 물을 먹으면
오줌이 산성으로 되어 알칼리성인 결석을 녹인다고 합니다.
옛날 금실이 아주 좋은 한 젊은 부부가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갑자기 옆구리가 몹시 아프다고 하더니
며칠 뒤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남편이 갑자기 죽은 이유를 조사하기 의해 의원이 남편의 시체를 해부하자
쓸개에 단단한 돌멩이(담석)가 가득 들어 있었다.
아내는 담석을 실로 꿰어 목에 걸고 다니면서 남편을 그리워했다.
어느 날 산에 땔감을 구하러 올라갔다가 풀을 베어 묶어 집으로 가져왔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목에 걸린 담석이 녹아서 반쯤으로 줄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그 풀을 뜯어 많은 담석 환자를 치료하였다.
그러나 그때까지 그 풀의 이름이 없었으므로
풀잎의 모양이 동전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을 금전초라 지었다고 한다.
꽃향유
향기 나는 기름을 빚는 보랏빛 꽃향유, 가을의 향입니다,
가을이 다가와 쓸쓸한 남자들의 어깨위에 고독으로 흘러내릴 때
꽃 향유는 남자들을 위한 마지막 피난처의 보금자리입니다,
간단한 차림으로 뒹구는 낙엽을 밟으며 산으로 오르면
제일 먼저 반기는 이가 바로 꽃향유의 수선스런 냄새입니다,
꿀풀과라서 꿀주머니 같은 보라색 꽃을 강아지풀처럼 피워 올리고 있습니다.
꽃향유만큼 곤충이 많이 찾는 가을꽃은 없을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꿀이기에 질펀한 향연을 벌릴까요
꽃향유는 배초향과 달리 한쪽으로만 꽃을 피웁니다
중심에서 바깥 쪽을 향해 원심성의 꽃대를 세웁니다
그래서 관찰자는 언제나 꽃의 정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얼마나 지혜롭고 멋진 조화인가요
작은 꽃이 모여 하나의 꽃이삭을,
꽃이삭들이 협력하여 우주 모양을 이루는 고효율의 꽃입니다
<향유>
꽃향유와 향유는 많이 비슷합니다
꽃향유는 잎 가장자리의 톱니모양이 크고 잎맥이 뚜렷하며
꽃색이 더 진하고 풍성해보입니다.
향유는 잎 가장자리의 톱니모양이 비교적 고르며
잎맥도 덜 뚜렷하며 꽃색은 옅은 분홍색에 가깝고 덜 풍성해보입니다.
배초향
향유와 꽃향유가 한해살이 풀인데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한국이 원산지이며 중국, 대만, 일본에서도 자랍니다.
지역에 따라 방아, 방앳잎, 방아잎, 중개풀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도 불리며.
풀 전체에서 특유의 향기가 진하게 납니다.
한방에서는 곽향(藿香)이라는 약재로 쓰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특유의 향 때문에 찌개나 전골에 향신료처럼 쓰기도 합니다.
배초향은 꽃이 돌려피구요, 꽃향유는 한쪽방향으로 핍니다.
꽃이 돌려핀듯이 보이지만, 수술을 보면 한쪽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향유는 잎자루로 내려가며 "날개" 배초향 잎은 잎자루있는곳이 "심장저"^^
그럼요. 아무리봐도 헷갈립니다. 저도 갑자기 물으면머뭇할 정도니까요
털진득찰
가을철에 노란꽃이 핍니다. 각지의 산과 들판에 자생합니다.
꽃이나 열매를 둘러싸고 끈적거리는 액이 묻어 있어서
나중에 옷에 붙은걸 떼려고 하면 끈적거림을 알 수 있습니다.
만지면 샘털이 있어 찐득찐득 하기 때문에 진득찰이라 합니다.
민간에서는 진득찰,털진득찰,제주진득찰의 뿌리를 제외한 전초를 개화기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것을 희첨(稀簽)이라 하여 약용합니다,
찬성질과 쓴맛이 있어 심경, 신경, 간경에 작용하여 거풍습, 진통,
강혈압, 소종의 효능이 있어 류마티즘관절염, 풍습동통, 중풍, 고혈압,
급성간염, 황달, 종기, 피부가려움증, 습진을 다스리고,
뱀에게 물린 독성을 제거하는데 특효가 있답니다.
꽃말은 신비, 요술입니다
진득진득한 꽃이나 열매가 옷이나 동물 털에 찰싹 달라붙어서 진득찰이라고 하고
털이 많아서 털진득찰이라고 합니다.
진득찰은 줄기나 잎 양면에 누운 털이 있고
털진득찰은 잎에는 누운 털, 줄기에는 선 털이 많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함경도 함흥 지방에 의원이 한명 있었는데 어느 날 길주 지방을 지나다
산비탈 바위에 쉬고 있던 중 족제비와 뱀이 싸우고 있었다.
싸움은 거의 끝나 있었고 족제비의 치독에 뱀은 죽어 있었다.
족제비는 뱀의 뱃속에서 세 마리의 죽은 새끼를 꺼내
이상한 풀잎으로 씹어서 나온 즙을 새끼들의 콧가에 발라주는 것이었다.
얼마쯤 지나자 놀랍게도 죽은 새끼들이 기적적으로 소생하는 것이었다.
그는 그 기적의 풀을 주워서 품속에 간직한 채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그날 밤 그는 어느 주막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주막 주인이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혹시 독사에 물렸을 때 쓰는 좋은 약이라도 갖고 계신지요?"
의원은 즉각 품속에 간직해두었던 그 풀잎을 꺼내어
환부에 붙여주었더니 환부의 독이 풀리고 환자가 소생했다.
이렇게 해서 발견해 내었다는 약초가 바로'진득찰'이라고 한다.
주름조개풀
조릿대 어린잎의 가장자리를 주름잡아 놓은 것처럼 보이는
여러해살이풀이며 응달에서 흔히 자랍니다.
조개풀 종류는 천연염색약으로, 소와 양의 먹이로 이용합니다
까락에 점액이 생겨서 열매가 들어 있는 작은 이삭은 옷에 잘 붙습니다.
털이 적고 꽃이삭의 중축에 긴 털이 없는 것을 민주름조개풀(var. japonicus),
가지의 길이가 2∼3cm인 것을 참주름조개풀(for. elongatus)
여뀌집안 4형제
여뀌의 계절입니다. 여뀌는 마디풀과 마디풀 속의 풀꽃입니다.
무리지어 흔들리는 여뀌군락을 보셨나요?
여뀌는 종류도 많지만 참 귀여운 꽃이지요.
여뀌집안은 꽤나 많아 복잡합니다. 여뀌, 개여뀌, 바보여뀌, 이삭여뀌..
<개여뀌>
여뀌
여뀌종류를 대표하는 여뀌입니다.
여뀌(Persicaria hydropiper)는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로
주로 물기가 많은 습지 또는 냇가에서 자랍니다.
잎이 버들잎과 닮았다 하여 버들여뀌라고도 하고,
잎 등 전체에서 매운 맛이 나기 때문에 매운여뀌, 맵쟁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잎과 줄기를 짓찧어 냇물에 띄우면 물고기들이 기절해서
저절로 물 위로 떠오르기 때문에 ‘어독초’라고도 부릅니다.
영어식 이름도 ‘water pepper'라 하여 그 매운맛을 이름으로 삼고 있습니다.
여뀌를 한자로는 료(蓼)라 하는데, 그 자생지 특성에 빗대어
수료(水蓼), 택료(澤蓼), 천료(川蓼)라고도 합니다.
동아시아가 원산인 귀화식물이지만,
여뀌 종류는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기능이 매우 뛰어나다고 합니다.
땅을 비옥하게 해 주어 초기 정착식물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주로 씨앗으로 번식하고, 씨앗이 흙 속에서 오랜 기간 생존합니다.
<여뀌>
개여뀌
개여뀌는 기본종인 ‘여뀌’와 그 생김새나 쓰임새가 비슷합니다.
우리 눈에 많이 띄는 것은 대개 개여뀌 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개여뀌는 맵지 않다는 것이 아닐까요?
개여뀌꽃 차는 식중독에 유효하며, 이뇨작용, 항균 작용이 있습니다.
빨간 꽃이 강아지풀처럼 빼곡히 올라오고 잎에는 털이 없습니다
<개여뀌>
이삭여뀌
줄기에 선명한 붉은 꽃을 다닥다닥 붙이고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습니다.
가느다란 줄기 가득 좁쌀처럼 붙은 꽃에 비해 잎은 큰 둥근 타원형 입니다.
아마도 여뀌 집안에서 가장 넓은 잎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빨간 꽃을 단 긴 줄기는 쇠꼬챙이 하나들 힘도 없는 듯, 땅에 머리를 곤두박고 있습니다
<이삭여뀌>
기생여뀌
여느 여뀌와 다르지 않게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그만의 독특한 향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잎과 줄기, 꽃 모두에서 강한 향기를 뽑냅니다.
줄기와 잎에는 아주 부드러운 털이 있지요.
햇빛에 반사되어 하얗게 보이는 털은 장관입니다.
<기생여뀌>
바보여뀌
원줄기에 털이 있고 잎에 흑색의 반점이 있으며,
매운 맛이 없고 씨앗이 세모진 것이 다릅니다
바보여뀌라는 말은 일본 이름을 번역한 것인데,
매운맛이 없기 때문에 맛에 대하여 둔하다는 뜻입니다.
<바보여뀌>
정리하면
꽃이삭이 제법 투실투실 아래로 쳐지며 피는 '명아주 여뀌'
넓은 타원형 잎에 가시 같은 섬모가 돋아있어 '가시여뀌'
잎은 긴 피침형이며 촘촘하게 꽃피는 '개여뀌'
여뀌꽃 중에서 가장 작은 꽃이 피는 '이삭여뀌'
꽃빛깔이 희어서 '흰여뀌'
잎은 달걀형이며 진분홍색으로 향기가 좋으며 하얀 잔털이 나있는 '기생여뀌'
잎은 긴 달걀형이고 가늘고 연분홍 꽃이 조금씩 피어나는 키가 큰 '장대여뀌'
잎은 넓은 달걀형이고 몸 전체에 솜털이 가득하지만 향이 없는 '털여뀌'
이상으로 여뀌꽃들을 만나봤습니다
잘 봐두었다가 들판에서 산길에서 꽃들을 만나면 이름을 불러주세요
산딸나무
가을이면 유독 산딸나무의 열매가 눈에 들어옵니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긴 열매가 빨갛게 익었습니다.
하나를 따서 만지는데 물컹합니다.
열매가 마치 딸기처럼 생겨 산에서 나는 딸기나무라 해서 산딸나무라 이름지었다 합니다.
열매는 먹을 수는 있으나 맛은 별로....
향토수종이며 초여름부터 피는 꽃과 가을의 빨간열매
그리고 단풍이 아름다운 나무입니다
<덜꿩나무>
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
지금쯤이면 붉은빛의 열매를 우산살 모양으로
다닥다닥 다는 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
이 두 나무는 흰빛의 꽃과 붉은빛의 열매가 보기에 좋아
공원이나 정원에 관상수 또는 조경수로 많이 심고 있습니다.
붉은 열매가 참 탐스럽게 주절이 주절이 달렸습니다.
원산지는 한국이고, 일본과 중국에도 분포해 있습니다.
나무의 높이는 2m정도. 꽃은 흰색으로 5월에 핍니다.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는 아무리보아도 똑 같으니 구별이 쉽질 않은데.
덜꿩나무의 잎의 앞면은 만져보면 융단처럼 부드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열매가 거의 잎의 아래로 쳐져서 엉성하게 달립니다.
<가막살나무>
두 나무 가운데 최근 조경수로 많이 심어 기르는 나무는 덜꿩나무 입니다.
꽃과 열매의 모양이나 생육 특성이 비슷한데도 가막살나무보다
덜꿩나무를 많이 심는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억지스런 이유라도 들라면 아마도 덜꿩나무가 가막살나무보다 흔해
열매 채취가 쉽기 때문일 것으로 보이지만 확신은 없습니다.
잎모양이나 열매모양도 꽃모양도 구별이 어렵습니다.
쉬운 방법은 엽병의 길이로 확인하면 됩니다
덜꿩나무는 잎자루(엽병)가 2~6mm정도이고
가막살나무는 잎자루가 6~20mm정도 입니다.
잎이 작고 흔히 갈라지는 것을 가새덜꿩나무(var. taquetii),
잎이 원형에 가깝고 갈라지며 전체가 대형인 것을 개덜꿩나무(var. vegetum).
목화
문익점이 추앙받는 것은 의생활에 혁신을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고려인들 가운데 상류층은 비단과 모시를 즐긴 반면 백성들은 삼베 일색이었으므로.
구멍 숭숭 뚫린 삼베로 겨울을 나는 것은 살을 에는 고통이 었을겁니다.
그래서 문익점 이후 생산된 솜은 최고의 방한복이었으니,
목화는 불의 발견처럼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목화는 세 번 꽃을 피웁니다.
처음에 연노랑이었다가, 가루받이가 끝나면 붉어지고,
다래가 익어 터지면 하얀 솜꽃입니다.
덜 익어 푸른 다래는 어린이의 간식거리였습니다.
목화가 자라면 어른 키만 했으니,
가수 ‘하사와 병장’의 노래처럼 사랑의 장소로 쓰였습니다.
목화는 솜과 실을 만듭니다. 다래가 익으면 씨앗과 솜털이 분리됩니다.
솜털로 솜을 만들고, 솜에서 실을 뽑아 짠 옷감이 무명(綿)입니다.
광목과 옥양목도 무명의 종류다. 질기고 부드러워 사철 입었습니다.
백의민족이라는 말도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1950년대에 나일론이 등장하고
수입 면이 들어오면서 목화밭은 관상용으로 남았습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깊어가는 가을인데 내 삶도 깊어지는 것인지 돌아봅니다.
어느 곳에 피든 자기의 모습, 자기의 속성,
그저 자기의 모습 그대로 피어나는 들꽃,
어느 곳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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