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꽃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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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날
억새, 갈대, 달뿌리풀 구분법
억새, 갈대, 달뿌리풀 구분법
전국에는 억새평원이라 해서 산꼭대기가 평평하게 생긴 곳에 억새가 모여 장관을 이루는 곳이 여럿 있다. 그 중에 밀양 사자평, 창녕 화왕산, 장흥 천관산, 포천 명성산, 그리고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 등이 유명하다.
갈대는 주로 강이나 하천에서 많이 살기에 우리나라 웬만한 강에 가면 그 장관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중에 유명한 것이 국가정원인 전남 순천만 갈대밭과 영화 'JSA공동경비구역' 촬영지로 더 유명해진 금강유역인 충남 서천 신성리 갈대밭이다.
억새와 갈대는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달뿌리풀은 좀 다르게 생겼다. 갈대와 억새가 땅속 뿌리줄기에서 긴 잎들이 빽빽하게 뭉쳐 나와 자란다면, 달뿌리풀은 곧은 줄기가 있고 거기에 어긋나게 잎들이 줄기를 감싸며 나와 자란다. 그래서 달뿌리풀은 키가 커 보인다.
옛날에 억새와 갈대와 그리고 달뿌리풀이 각자 살고 싶은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 억새는 높은 곳을 좋아했다. 산마루로 올라가니 멀리까지 시원하게 볼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이 좋았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갈대와 달뿌리풀은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억새는 억세기에 버틸 수 있었다. 그렇게 억센 억새는 산마루에 자리를 잡았다.
억새와 헤어진 갈대와 달뿌리풀은 갈림길에 다다랐다. 앞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 달뿌리풀은 물을 거슬러 위로 달려갔다. 한참을 달리다 다다른 곳이 물의 상류 계곡 근처, 물을 좋아하는 달뿌리풀은 그렇게 계곡에 뿌리를 내렸다.
두 친구와 헤어진 갈대는 물의 흐름을 따라 갈 때까지 가보기로 했다. 작은 냇가를 지나 큰 강을 만났다. 그렇게 넓은 물을 만나는 것이 갈대는 좋았다. 이젠 그만 가기로 하고 강가에 자리를 잡았다.
메마른 산에서 보는 건 대부분 억새이고, 계곡이나 작은 냇가 상류에서 보는 건 달뿌리풀이고, 물이 많이 합쳐져 넓은 냇가와 큰 강에서는 갈대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갈대와 같은 장소에서 사는 억새 종류도 있다. 이를 물억새라고 부른다.
억새는 잎 가운데 잎맥이 흰색으로 곧게 나있어 이름 느낌대로 좀 억세 보인다. 반면 갈대는 그냥 초록색 긴 잎이다. 달뿌리풀은 줄기를 감싸고 있어 구분이 확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