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릿발 속 피어난 칼꽃’ 필법에 서린 구국의지

 
김진우 창검체 묵죽도

영월 출생 독립운동가·서화가
임시의정원 도 대표 의원 활동작품 2점 강원광복기념관 전시

 

 

◀ 이정동 전 강원도의원이 소장한 독립운동가 김진우 작품 ‘쌍청’(사진 왼쪽)과 ‘고수청풍’.
김진우 독립운동가의 항일의지가 담긴 작품으로 강원광복기념관 개관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의정원 강원도 대표 의원으로 활동한 김진우 독립유공가(1883∼1950)의 친필 서화를 강원광복기념관 개관전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원주 대곡고미술회 이정동(69) 회장이 소장품 김진우의 ‘고수청풍’ ‘쌍청’ 2점을 무상 임대하기로 하고, 최근중 광복회 강원특별자치도지부장과 만났다.

독립운동가이자 서화가로 유명한 김진우는 영월 후탄리 출생으로 류인석 휘하에서 항일의병으로 투신한 아버지 김준경을 따라 만주로 들어가 청소년기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서울에서 서화상을 운영하던 중 3·1운동을 계기로 다시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지금의 국회의원 격인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선출됐다. 1921년 국내 활동을 위해 들어오던 중 신의주에서 붙들려 징역 3년 형을 받아 옥고를 치렀다.

출옥 후 전문서화가로 항일 정신과 독립 의지를 담은 묵죽을 주로 그리며 작품으로 사회활동 및 교육기관 육성에 기여했다. 그림 제목으로 승병을 이끌었던 서산대사의 시를 쓰거나 단기를 사용하는 등 작품에 적극적으로 구국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강경하고 예리한 대나무는 금속제의 도검과 창날, 도끼, 능침 등 살상용 병장기에 비유돼 연구자 최완수는 ‘서릿발 속에서 피어난 칼꽃’으로, 최열은 ‘창검체’라는 독자 필법으로 규정했다.

강원광복기념관에 전시될 작품 크기는 가로 31㎝에 세로 130㎝이다. 김규선 선문대 교수는 호 ‘금강산인’을 쓰는 일주 김진우 작품으로 각기 ‘우뚝한 수(壽)에 청정한 기풍’ ‘쌍(난초와 대나무)을 이룬 청정’이라는 뜻의 화제로 여러 폭의 병풍 중 일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제9대 강원도의회 의원을 역임한 이정동 회장은 “독립운동가의 항일정신을 담은 작품을 관람객과 같이 나눌 수 있게 돼 보람이 크다”라고 말했다. 수십 여 년간 사재를 들여 한 점 두 점 모은 소장품이 서화, 고문서, 도자, 민속품 등을 망라해 2000여 점에 달한다. 이정동 회장은 “소장품 전체를 지방자치단체에 희사해 박물관을 통해 시민들과 공유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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