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천국 춘천]

/ms투데이

 

 

 
상.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캠핑 산업
국내 캠핑 산업 규모 5조8000억원
코로나19 이후 2배 가까이 급성장
춘천 캠핑장 42곳, 지역경제 '효자'
자연‧접근성 우수한 춘천 경쟁력↑

춘천이 코로나19 이후 캠핑 성지로 떠올랐다. 교통이 편리하고 자연 풍광이 훌륭해 수도권 캠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수요가 몰리자 지역 캠핑 산업과 문화도 동반 성장 중이다. 춘천에 있는 캠핑장은 40여곳이다. 넓은 부지의 캠핑용품점과 카라반‧캠핑카 대여 업체도 생겨났다. 캠핑요리로 이름난 유튜버는 춘천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편집자 주>

▶코로나 우울 속 ‘힐링’ 캠핑
캠핑은 자신의 거주지 밖에서 텐트나 트레일러, 캠핑카 중 1개 이상의 장비를 이용해 다양한 야외 활동 또는 휴식을 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한 ‘캠핑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강원지역은 캠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 2위에 꼽혔다. ‘최근 방문한 캠핑지역’ 질문에 대해 강원(18.5%)을 꼽은 답변은 경기(26.2%)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컸다. 조사가 이뤄진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화되며, 거리 두기 여행이 가능한 캠핑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캠퍼들은 주로 바비큐(63.0%), 모닥불 놀이(62.6%), 휴식(52.5%), 요리(41.9%), 걷기‧하이킹(32.8%) 등의 활동을 하며 캠핑을 즐겼다.

 

이들이 캠핑을 가는 이유로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34.5%)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외에도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31.6%)와 ‘스트레스 감소를 위해’(18.3%), ‘정서적 안정을 위해’(14.1%) 등을 꼽았다. 캠핑은 휴식과 힐링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캠핑산업. (자료=한국관광공사)

‘코로나 우울’ 속 늘어난 캠핑 수요로 관련 산업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 2020년 기준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캠핑장의 추정 매출액은 3325억원으로 전년(3068억원) 대비 8.4%(257억원) 성장했다.

캠핑장 운영과 캠핑 장비 생산‧유통 등을 포함한 국내 캠핑 관련 산업 규모는 5조8336억원이다. 지난 2019년(3조689억원)과 비교해 90.1%(2조7647억원) 폭등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다. 캠핑인구 역시 같은 기간 399만명에서 534만명으로 32.0%(135만명) 늘었다.

캠퍼들의 씀씀이도 커졌다. 캠퍼 1인당 연간 캠핑 비용은 62만7938원으로 2019년(33만5629원) 대비 87.1%(29만2309원) 증가했다.

▶‘캠핑 성지’로 부상한 춘천
춘천은 급성장한 캠핑 산업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지역이다. 우선 캠핑장 수가 확대됐다. 춘천시야영장협회에 따르면 현재 춘천에서 운영 중인 캠핑장은 42곳이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일반야영장업(야영에 적합한 시설 및 설비 등을 갖추고 야영 편의를 제공하는 업소) 영업허가를 받은 춘천 내 캠핑장은 37곳에 달한다. 이중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허가를 받은 캠핑장만 8곳(21.6%)이다.

 

자동차야영장업(자동차를 이용하는 여행자의 야영‧취사 및 주차에 적합한 시설을 갖춰 관광객에게 이용을 제공하는 업소) 허가를 받은 사업체도 4곳이다. 이 중 1곳은 지난해 영업허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종합휴양업으로 허가를 받은 엘리시안 강촌 리조트에서도 캠핑 시설을 갖추고 있다.

 

▶북한강 바라보는 즐기는 낭만 캠핑
춘천에 캠퍼들이 가장 많이 몰려오는 시기는 봄부터 초여름까지인 4~6월과 가을철인 9~11월 사이다. 특히 꽃이 피는 봄철은 캠핑에 가장 적합한 시기다.

북한강변에 자리 잡은 호반캠핑장을 방문하면 봄철 흐드러진 벚꽃과 진홍색의 사과꽃 아래서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홍윤표(59) 대표가 운영하는 5000㎡(약 1500평) 규모의 호반캠핑장은 신동에 위치해 춘천에서 유일하게 동 단위 지역에 있는 캠핑장이다. 스페셜 스카이라운지와 글램핑, 오토 캠핑, 카라반 시설을 갖췄다.

이용객의 60%는 외지인, 40%는 춘천주민이다. ITX나 전철, 자전거를 이용한 수도권 방문객이 많고, 춘천지역 내에서 캠핑을 즐기려는 주민들의 수요도 상당하다.

 

강변 자전거길에 인접해 춘천댐 하류의 북한강과 고슴도치섬을 바라보며 캠핑을 즐길 수 있지만, 음식 배달과 대리운전까지 가능할 정도로 시내와 가깝다.

캠핑을 위해 춘천을 찾은 이들이 쇼핑과 외식을 하면서 지역경제에도 기여하고 있다.

횟집과 카페, 양어장 등으로 사용되던 토지를 경매로 낙찰받아 홍 대표가 직접 하나하나 시설물을 만들어 캠핑장을 조성했다. 2018년 5월 영업을 시작한 첫해 매출은 4000만원에 그쳤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 이후 SNS 상에서 유명세를 타며 캠핑장의 연 매출은 1억5000만원~2억원 수준으로 급증, 5배 가까이 늘어났다.

홍윤표 호반캠핑장 대표는 춘천지역 캠핑의 저력으로 교통 편의성과 접근성, 우수한 자연경관을 꼽았다.

 

▶지역에서 먼저 사랑받는 캠핑 산업
춘천지역 17곳의 캠핑장은 뜻을 모아 지난 2020년 춘천시야영장협회를 창립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캠핑 산업이 성장하면서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조직화할 필요성을 느껴서다.

강원도 내 7개 시‧군에 지부를 둔 강원도야영장협회도 지난해 발족했다. 춘천시의원으로 활동했던 홍윤표 호반캠핑장 대표가 강원도야영장협회와 춘천시야영장협회의 회장직을 맡았다.

팬데믹 이후 춘천을 비롯한 강원지역 캠핑 산업이 성장하자 지난해 강원도의회에서 ‘강원도 야영장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의결하는 등 행정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도 발 빠르게 마련됐다.

 

춘천지역 캠핑장들은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캠핑 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올바른 캠핑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달 춘천시야영장협회는 강원대학교병원(원장 남우동)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지역 주민과 동행하는 캠핑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에 참여한 야영장은 춘천 11곳, 인제 1곳 등 총 12곳이다. 향후 강원대, 한림대 등 지역 대학과 업무협약을 통해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춘천지역 캠핑 문화 확산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홍윤표 강원도야영장협회 회장은 “넓은 부지가 필요한 캠핑장 사업은 그만큼 사업의 리스크가 크고, 최근에는 관련 규제도 강화되면서 허가받기 어려워진 만큼 시장에 대한 공부가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면서도 “캠핑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춘천시 차원의 적극적인 산업 육성 의지와 행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중. 춘천의 자연에서 먹고 마시다⋯20만 유튜버 ‘캠핑한끼’

김종훈 사진작가 '캠핑한끼' 유튜브 활동
카누로 춘천 호수 여행하며 캠핑에 입문
영상미, 섬세한 소리로 시청자 오감 만족
춘천의 자연 캠핑, 영상 통해 간접 체험

한겨울 단단한 얼음을 깨 계곡물에 소주 한 병을 넣어두고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캠핑용 화로에 불을 붙인다.

두껍게 썬 삼겹살에 소금을 뿌리고 칼집을 낸다. 달궈진 철판에 고기를 올린 후 겉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구워낸다. 한입 크기로 잘라 아직 분홍빛이 도는 고기를 대파와 함께 천천히 익히면 끝. 이제 계곡 얼음물에서 알맞게 온도를 맞춘 소주병을 꺼낼 시간이다.

‘아웃도어에서 즐기는 캠핑요리’ 콘텐츠를 선보이는 유튜버 ‘캠핑한끼’에서 가장 조회 수가 높은 ‘숯불 삼겹살 구이’ 영상이다.

한겨울 자연의 풍경과 지글지글 삼겹살이 익는 장면, 섬세한 고기 굽기 기술과 부딪치는 소주잔의 소리가 만나 예술 작품이 탄생했다. 이 영상은 3년 전 업로드 돼 조회 수 289만회를 넘어섰다.

 
 
캠핑한끼 채널을 운영하는 김종훈(43)씨의 본업은 사진작가다. 유튜브에서는 ‘한끼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서울에서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인물 프로필, 상품 등 상업 사진을 다뤘던 그는 춘천에서 카누를 만드는 조선기 카노아 대표와의 인연으로 처음 캠핑에 취미를 붙였다.

카누로 춘천의 호수와 강 곳곳을 누비며 캠핑 장소를 찾아다녔고, 취미를 기록하는 용도로 2015년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는 보유하고 있던 DSLR 카메라를 활용해 혼자 떠나는 캠핑에서의 풍경을 영상으로 담았다.

당시에는 캠핑을 주제로 한 국내 유튜버가 많지 않았다. 이후 평소 취미인 요리 실력을 살려 캠핑에서의 한 끼 식사라는 주제에 집중했다. 지난 2019년 2월에는 구독자 10만명을 넘어서며 ‘실버 버튼’ 보유자가 됐다. 이달 기준 구독자 수는 20만9000여명 정도다.

작가 활동과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병행하던 중, 유튜브에 집중하기 위해 김 작가는 지난 2020년 춘천으로 이주했다.

덕분에 캠핑한끼 영상 곳곳에는 춘천의 비경이 가득하다. 카누를 타고 춘천의 호수를 가로지르는 영상에는 ‘이곳의 장소가 아마존인지’라고 묻는 댓글도 달렸다.

 

유튜브 영상에 등장하는 노을 진 저녁 하늘과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 안개 낀 도시 등 대부분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카누를 타고 찍은 춘천의 호수는 강변이나 다리 위에서 바라본 것과 달리 야생적이고 더 울창하다.

숲이나 산에서 허가받지 않은 취사 행위는 불법이기 때문에, 캠핑요리 레시피 영상은 대부분 허가를 받은 홍천 내촌면의 한 사유지에서 촬영한다.

캠핑한끼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뉴는 캠핑요리의 대명사인 바비큐 등 육류다. 하지만 대중이 좋아할 다양한 메뉴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계절감과 트렌드다. 봄철에는 나물과 두릅을 이용한 음식을 선보인다. 가을에는 대하, 겨울에는 석화로 요리한다. SNS에서 유행하는 식재료를 캠핑 환경에 맞춰 재해석하기도 한다.

 

캠핑한끼의 영상미에는 사진작가로서의 시선이 담겨있다.

상대적으로 정적인 카메라의 움직임과 자연을 화면에 담는 방식은 사진가의 정체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영상 전문가들이 많이 쓰는 촬영 장비인 ND필터(중성 농도 필터) 대신 CPL필터(편광필터)를 쓰는 점 역시 사진작가 출신의 특징이다. 빛 반사를 잡아주는 편광필터는 영상 촬영에 주로 사용하는 ND필터와는 달리 섬세한 효과를 낸다.

캠핑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적 시도를 해보는 것은 앞으로 남은 캠핑한끼의 과제다. 숲과 해변에서 자연을 노래하는 음악가와 함께 하는 영상을 제작하는 등 구독자들이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지난해에는 가수 카더가든(Car the garden)의 ‘가까운 듯 먼 그대여’라는 곡을 삽입한 차박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지역 내 활발한 활동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2월에는 호반의 도시 춘천이 가진 ‘물’의 이미지를 주제로 지역 작가 및 창업기업과 협업한 ‘물의 감정’ 전시를 선보였다.

김종훈 작가는 “캠핑한끼 영상에 등장하는 풍경 대부분을 춘천에서 촬영하지만, ‘여기가 한국이 맞느냐’는 댓글이 자주 달릴 정도로 시청자분들이 이색적으로 느끼신다”며 “익숙한 것도 달리 볼 수 있도록, 항상 변화를 모색하며 ‘힐링’을 전하는 크리에이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 캠핑에서 한 발 더⋯IT 접목·사회적 가치 담아

 

 

ICT 기업이 전산 기술로 캠핑장 운영
제로 웨이스트 지향하는 캠핑 경험
캠핑카 회사에서는 기상 데이터 활용
캠핑 기반 이동식 공간 솔루션 제안

최근 캠핑 업계의 화두는 ‘친환경’이다. 이는 자연 속에서 위안을 얻기 때문이다.

인간이 숲에 머무르게 되면 필연적으로 오물과 쓰레기가 발생한다. 때문에 ‘제로웨이스트’는 캠퍼들의 영원한 숙제다.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한 ‘캠핑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캠퍼들이 느끼는 친환경 캠핑의 실천 중요성은 5점 만점에 평균 4.14점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천 의향은 이보다 낮은 4.06점을 보였다.

항목별로는 분리수거(4.53점)와 잔여 음식물 줄이기(4.27점) 등을 캠퍼들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일회용품 사용(3.73점)과 주변 쓰레기 줍기(3.67점), 화석연료 사용 최소화(3.44점), 현지 마트 이용(3.18점) 등에 대한 행동은 부진했다. 택배 배송 대신 현지 마트를 이용할 경우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탄소 발자국을 낮출 수 있다.

 

▶‘벤처 정신’ 녹아든 캠핑장
춘천지역 ICT 창업기업 임팩시스(대표 신승렬)는 ‘착한 캠핑’을 전면에 내세워 지난해 6월부터 인제 기린면 진동리 국민 여가 캠핑장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부지면적 1만4400㎡(약 4400평)에 44곳의 텐트 설치 공간을 갖췄다.

ICT 기반 솔루션을 제시하는 임팩시스는 캠핑장 운영대행 서비스인 ‘잡자(Zapza)’ 브랜드를 출범했다.

캠핑장에는 청년 창업가 신승렬 대표의 인생철학과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담겼다.

동시에 진동리 캠핑장은 임팩시스가 보유한 기술을 적용해 구현하는 ‘테스트 베드(Test Bed)’의 기능도 수행한다.

캠핑장의 모든 예약과 설비를 전산화해 이용객의 사용 접근성을 강화했다. 캠핑장 방문 전후와 여행이 끝난 후까지 모든 정보가 포스 기기를 통해 관리된다. 특히 예약과 관련된 행동 알고리즘과 매점 재고 관리 등을 인공지능으로 학습, 경영 전략 수립에 활용한다. 전문가의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홈페이지 관리 역시 캠퍼들의 주목을 받는다.

‘잡자’의 캠핑장 운영대행 서비스는 캠핑장이 보유한 정체성과 목적성, 배경 등 고유 자원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덧입히는 방식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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