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대신 종이·쌀 빨대 어때요?

에너지 대전환, 재활용 현황과 과제 (상)

 

/장은미

 

13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 부근의 스타벅스 범계로데오점. 1,2층 100석 규모 매장이

젊은 회사원과 대학생 등으로 거의 꽉 찬 가운데, 유리컵에 담긴 음료를 하얀 빨대로 마시는 사람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지난달 26일부터 국내 스타벅스 매장 1230여곳에서 초록색 플라스틱빨대를 밀어내고 등장한 종이빨대다.

예전엔 용기 반환대에 플라스틱 빨대와 막대(스틱)가 한 다발씩 꽂혀 있었지만 이젠 사라졌고,

손님이 요청하면 개별 포장된 종이빨대를 하나씩 나눠주고 있다.

연간 '지구 한바퀴' 분량 빨대를 종이성분으로 교체

찬음료를 마시던 박진우(29·경기도 안양시)씨는 "처음엔 종이가 닿는 느낌이 이상했지만

계속 먹다보니 플라스틱과 큰 차이가 없다"며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하니,

다른 카페도 종이빨대로 바꾸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매출 1위인 스타벅스가 지난해 국내 매장에서 사용한 플라스틱 빨대는 약 1억8천만개로,

21센티미터(㎝) 길이를 이어붙이면 약 3만7800킬로미터(km)가 된다.

지구 한바퀴(약 4만km) 길이와 거의 맞먹는다.

 

하지만 이젠 자연 분해되는 종이를 원료로 써서, '썩지 않는 환경 골칫덩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그만큼 줄이게 됐다.

스타벅스는 또 얼음이 들어가는 음료를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컵 뚜껑을 도입했고,

음료를 젓는 플라스틱 막대도 나무재질로 바꿨다. 

스타벅스 코리아 사회공헌팀 하지은 파트너는 13일 <단비뉴스> 전화인터뷰에서

"지난 7월 '그리너 (Greener) 스타벅스 코리아' 캠페인을 시작한 후 개인용기 음료 할인,

종이 대신 전자영수증 발급, 비닐 대신 친환경 포장재 도입, 커피찌꺼기 퇴비 활용 등 친환경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마다 10월 말부터 내놓던 크리스마스용 붉은 종이컵도 올해부터는

재활용이 가능한 흰색 종이컵에 빨간 컵홀더를 끼우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빨대와 막대가 꽂혀 있던 원통이 텅 비어있는 스타벅스의 반환대의 모습.

  플라스틱 빨대와 막대가 꽂혀 있던 원통이 텅 비어있는 스타벅스의 반환대의 모습. 쌀로 만든 빨대와 숟가락·포크에 관심 급증

석유화학 제품인 플라스틱, 비닐 등을 줄임으로써 기후변화 원인인 탄소배출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친환경 대체상품을 개발·사용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쌀빨대'를 개발한 중소기업 연지곤지의 김광필(42) 대표는 요즘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다.

지난달 10일 '서울 카페쇼'가 한창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단비뉴스>와 만난 그는

"해외에서 해조류로 컵을 만드는 것을 보고 '그럼 빨대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제품 개발을 시작했고

약 1년 8개월 만에 완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달 3억5000개 정도의 쌀빨대를 만들어

호텔과 카페 등에 납품하고 있는데 내년 초까지 월 10억개 이상 생산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플라스틱빨대가 개당 5~15원인데 종이빨대는 대략 3~5배, 쌀빨대는 10배 가량인 50원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도 친환경 식품소재를 쓰겠다는 구매처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쌀 빨대는 쌀 70%와 태국산 타피오카(식용녹말) 30%를 섞어 만든다.

밀봉 상태에서 보관하면 유통기한이 1년 정도지만 습기에 약하고 갈라지는 문제가 있어

1년 내내 고른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있다.

 

쌀빨대의 장점은 약 2시간에서 10시간이면 자연 분해가 된다는 점이다.

식품위생관리체제인 해썹(HACCP) 인증도 받았다.

김 대표는 "앞으로 빨대 생산량을 늘리면서 컵, 숟가락, 포크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하이그린도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피엘에이(PLA)를 주원료로

빨대와 숟가락 등을 만들어 오설록 카페, 닥터로빈 등에 납품하고 있다.

 

PLA는 1년 정도면 자연분해가 된다. 김범래(36) 대표는 "얼마 전 플라스틱 빨대를 잔뜩 삼키고

고통당하던 거북이 모습이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변화를 도운 것 같다"며

 "기업들도 소비자의 인식변화를 바탕으로 친환경 활동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카페쇼’에서 ㈜하이그린의 정태호 과장이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PLA 제품을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지난 10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카페쇼’에서 ㈜하이그린의 정태호 과장이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PLA 제품을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한국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 세계 1위

"지난 60년간 플라스틱 사용량은 20배 증가했고 대한민국의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세계 1위입니다.

 플라스틱은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세플라스틱 관리 및 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자원순환사회연대 김미화 이사장은 이렇게 지적했다.

 

유럽플라스틱제조자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킬로그램(kg)으로,

미국(93.8㎏), 프랑스(65.9kg), 일본(65.8㎏), 중국(57.9㎏) 등 주요국보다 월등히 높다.

이렇게 쓰고 버린 플라스틱을 수거해 중국으로 '수출'했던 국내 재활용업체들은

중국이 올 들어 24종의 고체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자 지난 4월 '수거 거부'를 선언했다.

 

그래서 일어난 것이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다.

이 사건은 1회용품 등을 '쉽게 쓰고 버리는' 우리 현실에 대한 반성을 불렀다.

 

환경부 추정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연간 1회용 컵 사용량은 257억 개로 하루 약 7000만 개 수준이다.

비닐봉지는 연간 약 216억 개다.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약 132㎏으로 세계 1위다. 충북 제천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고객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플라스틱 빨대와 비닐 포장지 등이 비치돼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약 132㎏으로 세계 1위다.

충북 제천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고객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플라스틱 빨대와 비닐 포장지 등이 비치돼 있다.

 

정부 '자원순환기본계획' 수립, 기업도 전환 시급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10개 부처는 지난 9월

'제1차 자원순환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언했다.

 

2016년 기준 국내총생산량(GDP) 10억원 당 95.5톤(t)인 폐기물 발생량을 2027년까지 76.4t으로 20%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70% 수준인 실질 재활용률을 82%까지 높이기로 했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전완 행정사무관은 지난 10일 <단비뉴스> 전화인터뷰에서

"이 계획은 자원의 효율적 이용, 폐기물의 발생 억제 및 순환이용 촉진에 대한

10년 단위(2018~2027)의 국가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계획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생산단계에서 폐기물 자체를 원천적으로 줄이고

재활용이 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다.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에 분담금을 더 물리고,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통해

자원순환형 소재나 디자인 개발을 지원하는 정책이 포함됐다.

이런 정책에 많은 기업들이 적극 호응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롯데칠성, 빙그레, 엘지(LG)생활건강, 씨제이(CJ)제일제당 등은

올해 중 자사의 일부 형광색 페트병 제품을 재활용이 가능한 무색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코카콜라와 애경도 2019년까지 무색 제품으로 전환 완료할 예정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지난 10월 25일 <단비뉴스> 전화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유색 용기인) 마운틴듀, 트로피카나 용기를 무색으로 전환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외선에 변질 우려가 있는 맥주용기는 갈색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친환경 제품 제조업체들은 정부 정책에 특히 반색하고 있다.

친환경 종이컵 생산업체 리페이퍼 손은혜 마케팅팀장은 지난 10월 25일 <단비뉴스> 이메일 인터뷰에서

"분리수거 대란 이전에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인식이 낮아 시장진입이 쉽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많은 식음료업체 및 포장재업체에서 문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코팅성분 때문에 재활용이 어려운 다른 종이컵과 달리 ‘100% 재원료화가 가능한 종이컵’임을 강조하는 리페이퍼의 친환경 인증 제품.

  코팅성분 때문에 재활용이 어려운 다른 종이컵과 달리 ‘100% 재원료화가 가능한

종이컵’임을 강조하는 리페이퍼의 친환경 인증 제품.

 

반면 일회용 플라스틱 및 비닐 제조업계는 빠른 속도로 전환되는 정책에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

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 나근대(72) 전무는 지난달 2일 <단비뉴스> 인터뷰에서

"현재 플라스틱에 대한 시장수요가 20~30% 정도 줄어 재고가 쌓이고,

영세한 플라스틱 생산업체들은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전완 사무관은 "기존 업계에서는 어려움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10년의 장기적 방향을 제시한 것이므로 업체들이 잘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43) 소장은 "기존업체에 대비할 시간을 주지 않으면

관련 산업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대부분의 일회용품 제조업체는 중소기업이라 기술력이 낮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 스스로도 친환경 제품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친환경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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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봉투 달라며 상품 던졌지만... 이젠 고객들도 달라졌다"

에너지 대전환, 내일을 위한 선택 41] 재활용 현황과 과제 (중)

 

지난 14일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의 파리바게뜨 의왕오전점. 하루 평균 150여 명이 찾아오는 중소 규모 가맹점이다.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가량 관찰한 결과, 고객 20여 명 모두 일회용 비닐봉투를 쓰지 않고 가방에 상품을 넣거나 손으로 들고 갔다.

그 중 세 명은 개당 100원에 파는 재생종이봉투를 사용했다.



초기엔 '공짜 봉지 왜 안주나' 욕하는 고객도 

 

 


      경기도 의왕시의 파리바게뜨 의왕오전점. ‘자원절약을 위해 봉투를 유상판매한다’는 안내문이 매장 내에 붙어 있다. 1회용 비닐봉투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간간이 재생종이봉투를 찾는 고객들이 있었다.

  경기도 의왕시의 파리바게뜨 의왕오전점. ‘자원절약을 위해 봉투를 유상판매한다’는 안내문이 매장 내에 붙어 있다.

 

1회용 비닐봉투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간간이 재생종이봉투를 찾는 고객들이 있었다.

프랜차이즈 빵집 파리바게뜨에서 비닐봉투가 거의 사라진 건

지난 10월 1일부터 전 매장에서 벌이고 있는 '1회용품 줄이기' 캠페인 덕분이다.

 

고객들에게 장바구니 사용을 권장하고 필요한 경우 재생종이봉투를 판매한다.

공짜로 주던 일회용 비닐봉투는 병에 든 잼 등 무거운 제품을 살 때에 한해 50원에 판매하고 있다.

시행 초기에는 고객들의 반발도 있었다.

계산대 앞쪽에 봉투 유상판매 안내문을 붙여놨지만 어떤 사람은 막무가내였다.

 

점주 임성은(35·여)씨는 "욕하거나 상품을 집어 던지는 고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환경오염에 관한 기사나 보도자료를 직접 보여주며 설명하기도 했다"며

"지금은 고객들도 익숙해져서 장바구니 등에 직접 (구매한 제품을) 들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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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씨는 "10년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작은 가게에서도

일회용품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 게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돈을 벌고 안 벌고를 떠나 환경오염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정부가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친환경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장을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이용한다는 주부 이지연(47·경기도 의왕시)씨는

"처음에는 갑자기 봉툿값을 받는다고 하니 불만스러웠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장바구니를 챙긴다"며 "환경오염 해결에도 도움 된다니까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슈퍼마켓에서 자취 감춘 비닐봉투

환경부는 관련 업계와의 협약을 통해 1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파리바게뜨 또한 지난 7월 환경부와 자율협약을 맺었다.

올해 말까지 비닐봉투 소비량을 90% 줄이는 내용이다.

 

제과점 뚜레쥬르도 내년 1월까지 비닐봉투 사용량을 80% 줄이는 내용의 자율협약을 맺었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 2000여 곳과 슈퍼마켓 1만1000여 곳은 그동안 비닐봉투를 유상 제공해 왔으나,

지난 11월부터는 아예 비닐봉지 사용 자체가 금지됐다. 

 

 

 


      서울 한남동의 한 동네 슈퍼에 “서울시 시민실천운동으로 검정비닐봉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으니 개인 장바구니를 준비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서울 한남동의 한 동네 슈퍼에 “서울시 시민실천운동으로 검정비닐봉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으니

개인 장바구니를 준비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민관협력기구인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의 '온실가스 1인 1톤(t) 줄이기 실천수칙 자료집(2016년)'에 따르면

 석유화학제품인 비닐봉투는 생산에서 폐기까지 1장당 47.5그램(g)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국내 주요 제과업체들은 연간 비닐봉투 2억3000천만 장을 쓴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를 줄이면 30년생 소나무 165만 그루를 심는 효과(온실가스 1만925t 감축)를 기대할 수 있다.

환경부는 지난 5월 스타벅스, 엔젤리너스, 파스쿠찌 등 16개 커피전문점과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등 5개 패스트푸드점과도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업체들은

▲ 1회용품 사용을 줄일 것 

▲ 페트(PET)와 폴리스티렌(PS)이 섞여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용기의 재질을 단일화할 것

▲ 유색 종이컵을 단색으로 바꿔 재활용률을 높일 것 등을 약속했다.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1회용품 줄이기도 성과

이런 노력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지난 8월 21일부터 이틀간 수도권 지역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1052개 매장을 모니터링한 결과,

매장에서 사용된 1만2847개 컵 중 머그잔 등 다회용컵이 81.4%를 차지했다.

 

특히 634개(60.1%) 매장에서는 다회용컵만 사용했다. 이에 앞서 6~7월 조사 때는

226개 매장 중 66개 매장만이 100% 다회용컵을 사용해 29.2%에 그쳤다.

1회용컵 수거업체의 수거량도 6월 대비 63%로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 엇갈린다. 김근원(32·부산 사하구 괴정동)씨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 나오는 경우도 많은데 주문과 함께 마시고 갈지 결정해야 하니 난감할 때도 있다"며

 "그동안 쉽게 1회용 잔을 썼는데 카페에서 잘 안 주니 불편함이 있다"고 했다.

이성민(31·부산시 남구 대연동)씨는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익숙해지니 크게 상관없는 것 같다"며

"다만 중국발 쓰레기 대란 이후로 급하게 진행되는 느낌이어서

기업이나 직원들은 좀 힘들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시 스타벅스 범계로데오점에서 고객이 주문한 음료가 유리잔에 종이빨대를 꽂은 채 나와 있다. 커피전문점들이 환경 캠페인을 본격화하면서 매장에서는 1회용컵에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기 어렵게 됐다.

  경기도 안양시 스타벅스 범계로데오점에서 고객이 주문한 음료가 유리잔에 종이빨대를 꽂은 채 나와 있다.

 

커피전문점들이 환경 캠페인을 본격화하면서 매장에서는

1회용컵에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기 어렵게 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 1회용컵 사용량은 260억 개다.

회용컵 1개를 만들고 폐기하는 데 11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연간 사용량을 계산해보면 25만7400t의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셈이다.

이를 줄이면 30년생 소나무 5380만 그루를 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리나라는 종이컵과 비닐, 페트병 등 1회용품 사용량이 세계 최고수준인 반면, 재활용률은 매우 낮다.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KPRC)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출고된 페트병 가운데

재활용이 용이한 1등급 판정을 받은 것은 연간 1.5%에 불과했다.

 

또 국내 종이컵 재활용률은 10%, 플라스틱은 34% 수준이다.

재활용이 어려운 이유는 단일 재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금속 캔, 유리병 등은 재활용이 비교적 쉽기 때문에 전체 분리수거 재활용 비율은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KPRC연구소 기술개발팀 권오준(37) 대리는 지난 11월 12일 <단비뉴스>와 인터뷰에서

"2, 3등급 포장재의 경우 복합재질이라 재질별로 분류하는 등 추가공정을 거치는데 그러면 추가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속 캔이나 유리병은 80~90% 정도가 애초에 1등급인데

페트병은 1등급 비율이 현저히 낮아 현재 여러 업체와 협력을 통해 1등급 비율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5대 편의점 업체는 이와 관련, 각사 로고가 새겨진 아이스컵 대신 민무늬 아이스컵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 6월 세븐일레븐이, 8월엔 업계 1위인 씨유(CU)가 아이스컵 도안을 바꿨다.

 

이어 10월에는 지에스(GS)25, 미니스탑, 이마트24도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연간 4만 개의 편의점 아이스컵을 재활용할 수 있다. 

 

 


      플라스틱 재질이라도 제품 홍보를 위해 접착제로 라벨을 붙이거나 글자를 새기면 재사용이 어렵다. 환경부는 제조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각종 용기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플라스틱 재질이라도 제품 홍보를 위해 접착제로 라벨을 붙이거나 글자를 새기면 재사용이 어렵다.

 환경부는 제조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각종 용기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순환자원 회수 로봇 '네프론' 실험

 

 

 캔이나 페트병을 구멍에 넣으면 기계가 자동으로 인식해 포인트를 적립한다. 사용자가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고 네프론 회사인 수퍼빈 홈페이지에 가입해 계좌번호를 남기면 송금해 준다. 1포인트가 1원인데, 캔은 1개당 15포인트, 페트병은 10포인트다.
1회용품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에는 인공지능 로봇 등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직원 13명의 벤처기업 수퍼빈은 '네프론'이라는 인공지능 자원순환 로봇을 개발했다. 서울 과천 구미 등 전국 36곳에서 네프론을 가동하고 있다.

기존 재활용 용기 회수장치는 모양이 찌그러지거나 바코드가 훼손되면 기계가 인식을 못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네프론은 3D 물체인식을 통해 재활용 용기를 감지, 분류하고 가격 환산과 적립도 해낸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수퍼빈 도현탁(35) 매니저는 지난 10일 <단비뉴스> 전화인터뷰에서 "우리가 기기 설치에서부터 관리, 수거까지 총괄하고 있어 강점이 있다"며 "앞으로 전국 확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프론에서 수거한 캔, 페트병 등은 수도권에 2곳, 지방 2곳에 있는 수거 업체에서 처리한다.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숲박스'에 지난해 11월 설치된 네프론 기계는 자원순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교육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네프론을 관리하는 수퍼빈 손서연 책임은 "대공원에 축제가 참 많은데 말 그대로 쓰레기가 넘쳐난다"며 "재활용이 더 즐겁고 일상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네프론을 자주 이용하러 온다는 주민 박승순(70·서울시 능동)씨는 "동네마다 있으면 재활용을 독려하는 데 도움이 될 텐데 주변에 많이 없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설치된 수퍼빈의 숲박스. 인공지능 자원순환 회수 로봇인 네프론을 체험하면서 재활용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설치된 수퍼빈의 숲박스.

 

인공지능 자원순환 회수 로봇인 네프론을 체험하면서 재활용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다.

네프론 외에 공익법인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2015년 말부터 전국 대형마트 등 108곳에

무인회수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지만 기기점검과 운영비 등 부담으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연구소인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43) 소장은 지난 11월 5일 <단비뉴스> 이메일 인터뷰에서

환경부의 재활용 정책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일관성 있게 마련된 만큼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과거에 보여주기식 대책을 급조해서 무조건 높은 목표치를 제시하고

실제 집행을 하지 않는 악습도 많았던 만큼 언론이나 시민단체, 학계 등에서

환경부 정책에 집요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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