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

골프를 치시는 사람들이 늘 고민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어떻게 하면 공을 똑바로 보내느냐!" 입니다.

다시 말해 내가 목표로 하는 지점까지,

공이 오른쪽(슬라이스)이나 왼쪽(훅)으로 휘지 않고 똑바로 가게 하는 것입니다.

공을 똑바로만 보낼 수 있다면, 골프의 50% 이상은 이미 통달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게 쉽지 않습니다.

특히 초보자일 경우 또는 초보자에서 웬만한 중급 골퍼로 올라갔다고 하는 사람들일수록

'훅이나 슬라이스'로 마음 고생 안 해본 사람이 없을 정도니까요.

골프공에 난 작은 보조개, 즉 딤플(dimple)은 몇 개일까요.

적잖은 골퍼들이 108개로 압니다.

골프가 얼마나 까탈스러운지 구멍마저 백팔번뇌를 닮아

108개라는 속설이 그럴듯하게 퍼져 있습니다.

하나 틀린 얘기입니다. 딤플은 대개 350~500개 입니다.

굳이 골프와 백팔번뇌를 연결시키려면 홀이 어울립니다.

규정상 홀 지름은 4.25인치, 정확히 108밀리 입니다.

골프 발상지인 영국 세인트 앤드루스 클럽에서 썼던

홀의 기계 직경이 4.25인치여서 이게 표준이 됐다는 겁니다.

한 해 8억 개 이상 생산되는 골프공은 작은 돌로 시작했습니다.

14세기에 나무를 깎아 만든 게 등장했고

300년 후 가죽 주머니에 거위털을 채운 ‘페더리볼(feathery ball)’이 나왔습니다.

이후 1848년 고무나무 수액으로 만든 ‘구타볼(Gutta ball)’이 발명되면서 골프는 전기를 맞습니다.

수작업으로 생산되는 페더리볼은 하루 3개 만드는 게 고작이었지만

구타볼은 대량생산이 가능했다. 대중 스포츠의 길이 열린 셈입니다.

그러다 1905년 영국 기술자 윌리엄 테일러는

표면에 작은 구멍을 파 공기저항을 줄여줌으로써

획기적으로 비거리를 늘린 골프공을 선보입니다

흠집 난 공이 더 멀리 간다는 관찰에 착안한 개가였습니다.

그 뒤로도 골프공을 둘러싼 기술경쟁은 쉴 틈이 없었습니다.

비거리 증가는 물론이고 쉽게 찾기 위해 특별한 반사광,

독특한 냄새를 내뿜는 공에다 GPS까지 달린 제품도 나왔습니다

이러니 단순해 보이는 골프공 관련 특허가 1500개를 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자연 기술 분쟁도 잦습니다다.

최근엔 업계 거인인 타이틀리스트와 캘러웨이 간 법정싸움이 5년째 이빈다.

2006년 캘러웨이는 타이틀리스트가 신제품 ‘Pro V1’을 개발하면서

자신들의 특허 4개를 침해했다고 고소했습니다. 최경주가 쓰는 게 바로 이 공입니다.

그러나 기술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영·미 골프협회는 클럽과 함께 골프공의 성능을 제한합니다.

지정된 기계로 쳐 271.4m 이상 날아가면 실격입니다.

인간의 노력이 아닌 장비 개량만으로 기록이 나아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믿음에서 입니다.

최근 빗맞아도 똑바로 나간다는 ‘폴라라 공’이 논란을 부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오늘 외신에 들어온 소식은 바로 "훅이나 슬라이스가 나지않게

똑바로 목표지점까지 보내주는 골프공"이 화제라는 소식입니다.

바로사진에 나오는 골프공입니다.

이 골프공의 이름은 '폴라라(Polara)' 라고 합니다.

이 골프공의 비밀은 이렇습니다. 아래는 폴라라 공을 확대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위 사진을 보면 전형적인 골프공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표면이 옴폭옴폭하게 패여 있습니다.

골프공의 표면이 다른 스포츠 종목의 공들과 달리 매끄럽지 않고 옴폭하게 패인 이유는

공을 쳤을 때 공기중에서 생기는 저항을 줄여서 공을 더 멀리 날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골프공에 옴폭하게 패인 둥근 자국들을 영어로 '딤플(dimple)'이라고 하는데,

이 딤플에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공을 휘지 않고 똑바로 가게하는 폴라라공의 원리는 무엇이냐? 아래 사진을 다시 봐주시기 바랍니다.




빨간색으로 동그라미 친 부분을 봐주셨으면 합니다.

폴라라 볼의 경우 골프공 가운데에 있는 딤플 사이 사이에 작은 크기의 옴폭 패인 딤플들을 또다시 만든 게 특징입니다.

작은 딤플들이 공의 측면회전을 감소시키면서 좌우로 휘어져 나가는 것을 줄인다는 것입니다.

수치로는 훅이나 슬라이스가 날 확률을 75% 이상 감소하도록 공이 설계됐다고 합니다.

폴라라 골프공은 1970년대에 처음 개발됐는데, '데이브 펠커'라는 골프공 엔지니어가

폴라라공의 성능과 디자인을 더욱 개선했다고 합니다.

펠커 씨는 캘러웨이사의 골프공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11년 전 그만두고, 폴라라공을 개발해왔다고 합니다.


<데이브 펠커씨>

그러나 미국 골프협회(United States Golf Association)는 공식 골프대회에서

폴라라공의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마스터스' 대회는 물론 모든 대회에서 폴라라공을 사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유는 골프공을 똑바로 보내는 것도 골퍼의 실력이기 때문일 것입니다만,

신사의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골프에서 폴라라 공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간주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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