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백두옹)
Pulsatilla koreana
할미꽃(Pulsatilla Koreana NAKAI.)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숙근초로
한국적 정취를 가장 잘 풍기는 야생화다.
새봄 차가운 대지위를 살포시 솟구치는 역동의 모습,
꽃봉오리가 굽어서 피는 겸손한 모습,
그리고 새하얀 머리처럼 부풀어지는 솜털 모습에서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의 추억을 느낄 수 있다.
한국 전역의 산과 들에 자란다.
키는 40㎝ 정도이고 전체에 흰색의 털이 밀생한다.
적자색의 꽃은 4~5월경 포엽(苞葉)의 중심에서 나온 긴 꽃줄기의 끝에 1송이씩 핀다.
겉에는 털이 있지만 안쪽에는 없다.수술은 많고 꽃밥은 황색이며 암술도 많다.
뿌리를 백두옹(白頭翁)이라 하여 한방에서 건위제·소염제·수렴제·지사제·지혈제·진통제로 쓰거나
민간에서는 학질과 신경통에 사용한다.
70∼80년대만해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할미꽃은
생태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뿌리에서 발견된 항암성분과 민간약제(천식치료) 사용을 위해
무분별하게 채취되어 자생지에서 점차 소멸되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특히 호광성이므로 종자가 비산되어 발아되어도
산야는 잡초가 우점된 탓으로 생육이 곤란하고 번식은 더욱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야생화 재배붐이 조성되면서 할미꽃은 그 특이한 개화모습 때문에
고향을 그리는 40대 수요층뿐만 아니라 어린이 학습용,
생태조경용으로 그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할미꽃은 실생, 근삽 등으로 번식하는데 종자는 발아가 잘 되지만
일반 노지나 상자번식시 밀파되어 이식 후 활착율이 극히 낮다.
할미꽃 뿌리를 잘 법제해서 사용하면 뇌종양을 비롯, 갖가지 암을 고칠 수 있다.
실제로 할미꽃 뿌리를 주재로 약을 만들어
뇌암·간암·신장암·위암 같은 암을 호전시킨 사례가 있다.
할미꽃 뿌리는 독이 있으므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절대로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어서는 안 된다. 또, 임산부가 복용하면 낙태할 수가 있다.
옛날에 할미꽃 뿌리를 사약으로 쓰거나 음독 자살할 때 달여 먹기도 했다.
동아시아와 유럽에 약 30여종이 자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에 자생하는 가는잎할미꽃(P.cenua 4∼5월),
북한에 있는 분홍할미꽃(P.davurica 5월. 분홍색),
산할미꽃(P.nivalis 7월. 암적자색)등 4종이 자생되고 있다.
전설
옛날 어느 마을에 한 젊은이가 배가 몹시 아팠다.
젊은이는 급히 의원에게 달려갔으나 마침 의원은 집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지팡이를 짚은 머리가 하얀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머리에 하얗게 털이 난 풀을 가리키면서 ‘이 풀의 뿌리를 캐서 먹으라’고 하였다.
젊은이가 그 식물의 뿌리를 캐서 세 번을 먹으니 복통이 멎었다.
그 뒤로 젊은이는 마을에서 배가 아프고 설 사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풀을 캐어 아픈 사람에게 주었다.
과연 배가 아파 고생하던 사람들이 그 풀뿌리를 달인 물을 마시고 모두 나았다.
사람들은 그 젊은이가 어떻게 해서 그 약초를 알게 되었는지 물었다.
젊은이는 백발 노인에게 들은 것을 그대로 이야기했다.
젊은이는 그 백발 노인을 만나 감사의 인사라도 하고 싶어
처음 노인을 만났던 장소에 가 보았지만 만날 수가 없었다.
그 일대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물어 보았지만
그 노인을 보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젊은이가 실망하여 길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때 눈에 털이 하얗게 달린 풀이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는 것이 보였다.
그 모양은 마치 백발 노인 같았다.
그 젊은이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래 그 노인은 신선이야. 내게 약을 가르쳐 주시려고 오신 것이 틀림없어.
여러 사람으로 이것을 기억할 수 있도록 이 약초를 백두옹이라고 하자.”
이렇게 해서 백두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