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게 덤볐다간 낭패…
귀농인 10명 중 1명 짐 싼다
생활 불편, 농촌 적응 힘들게 해
교육 통해 적응력 키우고 치밀한 영농·경영 계획 '필수'
대전서 건축업을 하던 김모(45)씨는 3년 전 아내와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데리고 충북 영동으로 귀농했다.
사업이 신통치 않은 것도 이유였지만, 평소 꿈꾸던 전원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농촌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귀농인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02/02/AKR20170202178700064_01_i.jpg)
그는 1년 가까이 대전∼영동을 오가면서 차근차근 귀농을 준비했다.
허름한 농가주택을 구입해 헐어낸 뒤 새집을 짓고, 제법 큰 포도밭도 사들였다.
그러나 막상 맞닥뜨린 농촌생활의 현실은 예상보다 냉혹했다.
유일한 수입원이나 다름없는 포도농사로 벌어들인 돈이라고 해야 한 해 1천여만원이 전부여서 당장 생활이 궁핍해졌다.
주변 권유로 블루베리 묘목을 심었지만, 돈이 되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했다.
3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농촌에 뿌리내리지 못한 것이다.
도시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계획 없이 사들인 농기구 등은 애물단지가 됐다.
그만큼 경제적 손실을 본 것은 당연하다.
◇ 귀농, 로망 넘어 현실로 접근해야…逆귀농 증가
최근 도시생활을 접고 농사를 짓거나 농촌에 살려고 귀농·귀촌하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2015년 귀농(귀어 포함)은 1만2천950가구, 귀촌은 31만7천409가구로
전년에 비해 10.9%(1천275가구)와 6.0%(1만8천52가구) 늘었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 은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이 분석이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농촌을 찾았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귀농에 대한 환상이나 막연한 기대감은 농촌 정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기 쉽다.
![2016 미래창조 귀농귀촌박람회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02/02/AKR20170202178700064_02_i.jpg)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2012∼2015년 귀농·귀촌한 1천가구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농촌적응에 실패해 다시 도시로 되돌아오거나 계획 중인 경우는 각각 4%와 11.4%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은 다시 농촌을 등지고 역(逆) 귀농한다는 얘기다.
이 조사가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실제 역귀농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자치단체도 귀농·귀촌 성공 사례만 앞세워 전입자를 끌어모으는데 주력할 뿐 실패 사례는 통계조차 내지 않는다.
실패한 사람도 '실패'란 말을 입 밖에 내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김창수 충북 보은군 귀농귀촌계장은 "고립 생활을 하는 귀농·귀촌인의 실패 확률이 높은 데,
이 경우는 역귀농해도 파악이 불가능하다"며 "심지어 이장조차 귀농인이 다시 마을을 뜬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빈약한 농업 소득, 이웃 갈등 등 원인
귀농인들이 꼽은 역 귀농 사유는 소득 부족(37.8%), 농업노동 부적응(18%),
이웃 갈등·고립감(16.9%), 가족 불만(15.3%), 생활불편(12%) 순이다.
귀촌인 역시 소득 부족(44.2%), 생활불편(37.3%), 이웃 갈등·고립감(7.7%),
자녀교육(7.1%) 등을 농촌적응 실패 원인으로 들었다.
귀농 7년 차로 영동군 귀농인협의회장을 맡은 최규찬(61)씨는 "농사는 시행착오 과정을 겪게 되고,
그나마 목돈을 만질 수 있는 과수는 묘목을 심어 가꾸는데 3∼5년이 걸린다"며
"이 기간 생계대책이나 여유자금 등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농식품부 통계에 나타난 농지면적 3.3㎡당 소득은 논농사 2천500원, 밭농사 3천500원, 과수 1만원에 불과하다"며
"현실을 충분히 알고 그에 맞춘 경영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농기계 운전 배우는 예비 귀농인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02/02/AKR20170202178700064_03_i.jpg)
도시에 비해 땅값이 싸다고 해서 지나치게 넓은 농지를 덜컥 사들이거나 비싼 농기계를 장만하는 것도 위험하다.
일정 기간 농업에 적응한다는 마음으로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땅에서 농사를 배우는 게 중요하다.
하영택 농협 밀양시연합사업단장은 "농촌에 정착하려면 자연에 순응하면서 욕심내지 않고 사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며
"무리한 투자나 섣부른 기대는 실패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가족 내 일체감을 형성하고, 이웃과 잘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다.
이방인답게 몸을 낮춰 이웃이나 마을 공동체 속에 파고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안대순 옥천군 귀농인협의회장은 "귀농인은 텃세부린다고 생각하고,
원주민은 외지인이 들어와 마을 분위기를 흐린다고 여기다보니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이라며
"막걸리라도 한 통 들고 마을회관이나 노인정 등을 드나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 실패 없는 귀농…철저한 준비가 중요
귀농을 고민한다면 먼저 농업 관련 기관·단체나 선배 귀농인을 방문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직접 경험한 선배로부터 생생한 경험을 듣는 것은 방향을 잡는 데 매우 중요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마련하는 귀농캠프 등 실제 농촌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다.
서울시는 이달 13일부터 귀농·귀촌 희망 시민을 대상으로 귀촌(전원생활) 과정, 귀농 창업과정,
티칭-팜 귀농과정 등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족 합의를 통해 귀농이 결정되면 영농기술을 충분히 배우고 익힌 뒤
선택한 작목의 재배여건이나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정착지를 선택해야 한다.
![귀농 교육받는 직장인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02/02/AKR20170202178700064_04_i.jpg)
주택과 농지는 작은 규모에서 출발하는 게 좋고, 최소 3∼4군데 후보지를 골라 비교해보고 선택하는 게 좋다.
귀농·귀촌 관련 박람회를 찾아 정보를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시책도 눈여겨봐야 한다.
조건만 맞으면 정부로부터 최고 3억원의 창업자금과 7천500만원의 주택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 최대 1천만원의 소득사업비를 비롯해 집수리 비용, 주택 설계비, 농기계 구입비 등도 준다.
이웃과 친해지라고 집들이 비용까지 대주는 곳도 있다.
농식품부 산하 귀농귀촌종합센터의 송민영 팀장은 귀농·귀촌에 성공하려면
귀농 교육기관이나 농업기술센터나 농협 등에서 마련하는 교육을 반드시 받도록 권하고 있다.
송 팀장은 "오래 준비할수록 실패 가능성이 줄어든다"며
"짧게는 30시간부터 6개월 이상의 심화 교육도 준비돼 있으니
귀농을 고려한다면 자신에게 맡는 교육을 충분히 받아 농촌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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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덕 연구단지 내 국가출원연구소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1980년부터 2012년 6월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연구원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임무를 마치면 한적한 산골에서 영적인 생활을 하면서 일생을 마치겠다고 마음을 정했습니다.
2005년 지금 살고 있는 터를 구입하면서 귀촌 생활을 위한 마스터 플렌(Master plan)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2012년 은퇴 후 귀촌 때까지 준비했습니다.
6.25 동난 전후로 태어난 저희들의 세대는 많은 변화를 겪으며 살았습니다.
폐허의 조국이 다시 일어서는 격동의 세월을 살면서 힘들고 어렵기도 했지만 인생을 역전시킬 수 있는 취업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자고 나면 오르는 부동산 가격 때문에 상당한 부를 비교적 쉽게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격동기를 지나 침체기에 들어선 세상을 살아야 하는 우리들의 자식들이 부담해야 하는 감당하기 힘든 사회적 여건입니다.
취업이 어려워졌습니다. 집을 마련하고 결혼하여 자식을 낳아 길러야 하는 우리들의 자식들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삶의 재미와 희망을 잃고 넋을 놓고 있습니다.
서울과 대도시는 세계와 경쟁해야 할 젊은 사람들이 살아야 할 곳입니다.
이곳은 젊은이에게 물려주고 사회적 임무를 마친 은퇴자들은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 지역 경제를 살리고
생활 전선에서 허덕이는 우리의 자식들을 지원하는 임무를 자청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귀촌성공포인트 및 전략
우리들이 흔히 쓰는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정성을 들이면 이루진다는 뜻입니다.
저는 일을 하고 자식을 기를 동안에는 직장이 있는 곳에서 살아야겠지만 자식들을 결혼시켜 떠나보내고,
직장도 은퇴하고 나면 고향으로 내려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행복과 건강만을 위한 삶을 살겠다고 작정하고
은퇴 10년 전부터 조금씩 준비했었습니다.
터를 장만했습니다. 6ha 임야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곳도 땅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터 마련은 빠를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은퇴 후 귀촌할 때까지 오두막을 지어놓고
주말이면 내려와 마을 분들과 같이 숲을 가꾸면서 친분도 익히고 정보도 주고받았습니다.
집을 내 손으로 2년 동안 정성 들여 지었습니다.
집은 나와 집사람, 그리고 자식들과 손자·손녀들의 안식처가 되어야한다는 생각으로 약간 넉넉하게 지었습니다.
60평 기둥보 방식의 통나무집입니다.
이를 위해 은퇴 전에 휴가를 이용하여 한옥학교, 목조주택 교육, 목공교실을 다녔습니다.
이 때 연장과 장비들을 구입했습니다. 포크레인과 덤프트럭까지 합치면 상당한 금액이 되었지만,
요즈음 집사람이 가끔 "여보 당신 장비 구입비 얼추 빠진 것 같아!"라고 추켜 세웁니다.
60평 규모의 내가 살 집과 40평의 공방을 내가 설계하고 지었습니다.
인테리어와 가구도 집사람과 둘이서 만들었습니다. 건축비의 절반정도는 절약했다고 생각합니다.
연장·장비 구입하는데 돈 낭비한다고 부부싸움 많이 했습니다.
3차원 건축설계 소프트웨어인 Sketch-Up이라는 구글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틈틈이 익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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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화당 설계도 스켓치업으로 설계한 검화당 모습 | |
ⓒ 정부흥 |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를 생각했습니다.
저는 2007년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중풍을 앓았고 후유증으로 반신마비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잘못된 생활습관과 먹는 음식을 원인으로 생각하고 정기적인 등산과 전통음식을 선택했습니다.
건강 식단을 만들고 매일 뒷산 등산을 합니다. 우리의 몸은 관심을 갖고 돌봐주는 만큼 반응합니다.
작년에는 두 달 동안 스페인 모로코를 여행하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모든 것이 정상이다. 여행을 떠나도 좋다'라는 의사의 소견을 받았습니다.
![]() | |
▲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 9세기부터 현재까지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순례길로 불리는 유명한 성지 순례의 목적지이다. [출처] 160521 산티아고에 들어서다(20km, 32일째)|작성자 산아와 들아 | |
ⓒ 정부흥 |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했습니다. 산골생활은 도시에 비해 생활비가 적게 들어갑니다.
다행히 우리 경우는 연금이 지급되고, 우리 산에서 자라는 40년 수령의 고로쇠나무와 편백나무가 있고,
정부지원사업으로 수행한 산마늘 재배사업 수입으로 생활비를 충당합니다.
시골은 정중동(靜中動)생활이기 때문에 쉽게 무료해지고 정신적인 공황(恐惶)에 빠지기 쉽습니다.
혼자서 놀 수 있는 취미 생활도 꼭 필요합니다. 저는 취미생활과 활용을 겸할 수 있는 목공을 선택했으며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귀촌의 어려운 문제
가장 넘기 힘든 고개가 '옆지기의 동의를 구하는 것'입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은퇴 후 고향으로 내려가고 싶어도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귀농·귀촌 말도 꺼내지 못하도록 하지요. 그러나 그에 대한 제 생각은 아래와 같습니다.
시골집은 춥고 불편하다?
과거 우리집들의 아랫목은 엉덩이를 델 정도로 뜨겁고, 윗목에 떠다놓은 물은 꽁꽁 얼어 붙어버린 보온이 안 되는 집이었습니다.
건축자재가 좋아진 지금은 열손실이 제로에 가까우며 아파트에 비해 불편하지 않은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까지 지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안방에서 쇼핑이 가능하고 진료를 위한 병원예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편할 것이다'는 기우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고로쇠 수액이 채취되는 철이면 일가 친척들과 같이 매년 저희집을 방문하는 고창에서 복분자농장을 하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과 같이 온 부인 한 분이 고로쇠 수액을 마신 후 "시골집이 불편한 줄 알았는데 유병언 별장보다 좋은 것 같네,
이렇게만 살 수 있다면 나도 귀촌해야겠네"고 하면서 집을 나섰습니다.
우리가 100년을 사는 동안 암에 걸릴 가능성은 이미 30%를 넘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건강검진으로 사전에 발견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암 발병률의 증가 추세는 건강검진 기술발전 속도보다 빠릅니다.
우리도 모르게 목으로 넘어가는 음식물에 첨가되는 첨가물과 처리 과정 등을 주의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들은 300평의 텃밭에서 생산한 감자와 고구마로 7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아침식사를 하고
저녁은 집에서 배양하는 요구르트와 바나나 한 쪽, 달걀 후라이로 해결합니다.
4월부터 6월까지는 쑥과 현미로 만든 가래떡을 먹습니다.
식사 때가 되기 전에 배가 고프고, 배고픈 상태로 식사를 하다 보면 좋은 입맛의 축복을 절감합니다.
수박, 참외, 딸기를 비롯한 과일과 토마토, 오이, 호박 등 우리에게 필요한 야채를 텃밭에 가꿔먹습니다.
철 따라 산에서 채취할 수 있는 산나물은 밥을 먹기 위한 반찬이 아니라 현미밥과 같이 먹는 밥입니다.
좋은 음식에 의한 면역력 증가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땅의 축복들은 우리들의 고생을 가름하고 남는다는 생각입니다.
구례군의 복지 시설은 도시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집사람은 요가와 단전호흡 나는 단전호흡과 탁구를 일주일에 4일 즐기고 있습니다.
수시로 도서관과 실내 체육관을 이용합니다.
우리와 다정한 이웃이 된 귀촌 2가족이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 오후에는 섬진강 강둑 따라 10km 정도 걷고, 온천에서 목욕을 한 후, 세 집 중 한 곳에서 저녁식사를 합니다.
식후에는 노래도 하고(노래방기계 3집 모두 구비됨), 색소폰,
기타(귀촌가족인 김태제씨는 왕년 템페스트 그룹의 리더였던 프로 음악인) 연주를 듣기도 합니다.
남자들은 장기를 두고 부인들은(요가반 친구) 고스톱을 치면서 12시 가까이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터지는 폭소는 스트레스 날아가는 소리입니다. 행복하고 좋은 시간입니다.
평소에는 일손을 거드는 품앗이 친구들이며 농사일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텃밭을 가꾸며 서로 돕고 살아가는 가족 같은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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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화당 대문 귀촌 이웃들이 모여 검화당 대문공사를 같이한다. | |
ⓒ 정부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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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 친동생은 언니가 사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며 3년 전에 우리 집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
임야(전답포함)1,800평 구입하여 주말마다 오가며 텃밭을 가꾸고 산을 관리하는 일을 합니다.
올해 은퇴하는 동서는 노후생활의 부푼 꿈에 젖어있습니다.
내년에는 살 집을 짓는답니다. 동서는 아파트건설회사에서 평생을 일한 건축사입니다.
사람 사는 곳 어디를 가나 사귈만한 사람을 만나게 마련입니다.
저는 길을 떠날 준비가 되면 길을 나섭니다.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계획
제가 이곳에 정착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하였습니다.
귀촌의 실패로 이어지는 사건·사고는 거의 100% 인재(人災)입니다.
경험을 통해 터득한 사건·사고를 사전에 감지하고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집사람은 집을 지으면서 왼손 약지를 전기 대패에 잘렸고,
전복된 트럭이 큰 나무에 걸려 위험한 순간을 모면하기도 했습니다.
독사에 물려 응급실에 실려 갔고, 벌, 지네, 모기를 비롯한 각종 해충 때문에 당한 고통은 헤아리기 힘듭니다.
저는 석축을 쌓다가 큰 돌에 깔려 발목이 여러 조각으로 골절되어
6개월 정도 깁스를 했고 일 년 반 정도 재활 치료를 했습니다.
포크레인이 전복되어 큰 상처는 없었지만 800만 원 정도의 수리비를 지출하기도 했습니다.
예초기로 벌집을 건드려 벌떼들의 공격에 정신을 잃고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습니다.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귀촌 초기에는 끊이질 않았지만 지금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위험한 일이 줄어든 탓도 있겠지만 요즈음은 조심하고 위험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기 때문입니다.
와서 보고, 부럽다고 느껴 귀촌을 결심하게 되는 귀촌 성공의 모델하우스를 만들 생각입니다.
사람은 원래 하려고 하다가도 누군가 권하면 중단하는 의심이 많은 동물입니다.
반면 포기했다가도 누군가 하는 모습이 부러워 보이면 자기도 따라 하기 마련입니다.
제가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의 나름대로 터득한 방식을 경험하도록
한 달에 두 번, 5가족 정도를 초청하여 이틀 정도 저희 집에서 같이 살면서
행복과 건강만을 위한 삶의 방식을 체험하는 모델하우스를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중산층 귀촌의 활성화에 일조하여 젊은 사람들에겐 희망이 있는 살만한 사회를 만들고
은퇴자들에겐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하는 일을 저의 삶의 목표로 정하고 실천할 생각입니다.
요즈음 저는 몸이 녹아나는 강도 높은 노동으로 봄맞이 준비를 하지만 매일아침 일어나면 만족한 행복감으로 가슴이 벅찹니다.
"난 전생에 무슨 선업(善業)을 많이 쌓아 이렇게 행복한 나날을 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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