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곡서예문인화대전 입상작 무더기 '오자'…"수상 취소"
작년에 이어 또다시…"운곡 선생 정신 선양 취지 무색"
고려말 조선초 문인이자 태종 이방원의 스승 운곡 원천석(1330∼?) 선생을 기리고자 마련한
운곡 서예문인화 대전 입상작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다수의 오자를 발견해
수상을 취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단법인 운곡학회는 강원도와 원주시 등의 후원을 받아
'제11회 대한민국 운곡서예문인화대전'을 개최하고
입상작을 18일부터 23일까지 치악예술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운곡 선생의 시만을 서예 작품화해 출품하는 이 대회 입상작에서
다수의 틀린 글자를 발견해 대회 취지를 무색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상작 발표 후 지역 서예가인 A씨는 우수상을 받은 작품 2점과 특우수상을 받은 5점 등
7개 작품에서 모두 7개 글자의 오자를 발견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우수상을 받은 손 모씨의 전서체 작품에서 '소리 음'(音)자가 '말씀 언'(言)자로,
역시 우수상을 받은 홍 모씨의 행서체 작품에서 '매화나무 매'(梅)자가 '다락 루'(樓)자로 잘못 쓰였다는 것이다.
특우수상 수상작품인 김 모씨 작품에서도 '오두막집 여'(廬)가 '밥그릇 로'(盧)로,
조 모씨 작품은 '술 주'(酒)자가 '흩뿌릴 쇄'(삼수변에 서녁 서)로,
박 모씨 작품은 '구슬 옥'(玉)자를 '임금 왕'(王)으로 잘못 쓰였다.
A씨는 "운곡 선생의 정신을 선양하고자 선생의 시만을 서예 작품화해서 출품하는 대회에
틀린 글자로 상을 받는 것은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
실제로 오자로 입상한 작품이 올바른 것으로 오인돼 오자가 확산하는 때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회에서는 종합대상 400만 원, 부분대상 200만 원,
우수상 50만 원, 특우수상 10만 원 등의 상금을 수여했다.
운곡서예문인화대전은 또 전시회 지원금으로 원주시비 2천만 원, 강원도비 950만 원을 지원받았다.
운곡학회는 지난해 10회 때도 대상과 최우수상(한문 부문) 수상작에서 오자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가 취재에 들어가자 운곡학회 서예대전운영위 관계자는 23일
"심사위원장과 검토한 결과 오자가 맞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해당 작품에 준 상을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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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운곡 서예문인화대전 '상 장사' 논란
도·시비 지원받고도 접수비 4만 원, 도록비 5만 원
출품작 66.6%에 특선 이상 상 남발…무더기 오자 소동도
무더기 오자 소동으로 말썽을 빚은 강원 원주의 운곡 서예문인화대전이
지방자치단체 예산 지원을 받으면서도 과다한 참가비용과
상 남발 등으로 '상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아 지난 18~23일 원주 치악예술관에서 수상작을 전시했다.
그러나 거액의 도비와 시비를 지원받은 주최 측이 접수비에다 도록비까지 받아
참가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체 출품작품의 66.6%에 특선 이상의 상을 남발, '상 장사' 논란까지 일고 있다.
운곡학회는 이번 대회에서 접수비 4만 원에 도록비 5만 원, 표구비 6만 원을 받았다.
지역 서예계에 따르면 통상 접수비를 받을 경우 도록비는 따로 받지 않으며,
운곡 서예문인화대전도 초창기에는 한동안 도록비를 받지 않았다.
작년까지 3만 원이던 접수비도 올해 4만 원으로 1만 원 인상했다.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참가자들의 불만도 크다.
이번 대회에 서예작품 2점을 출품한 A 씨는 도록비 5만 원, 접수비 8만 원, 표구비 12만 원 등 모두 25만 원을 냈다.
그는 "서예전에 출품하는데 이렇게 돈이 많이 드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작품 2점을 출품했으니 도록비도 2권을 사야 한다는
주최 측과 언쟁을 벌인 끝에 겨우 1권만 샀다"며 어이없어했다.
여기다 상까지 남발해 "냈다 하면 거의 다 상을 받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모두 670점이 출품된 이번 대회에서 주최 측은 종합대상 1점, 대상 2점, 최우수상 3점, 우수상 12점,
특우수상 19점, 삼체상 183점, 특선 226점, 입선 150점 등으로 시상해 특선 이상 작품이 전체의 66.6%에 달했다.
통상 서예대전에서 특선 이상 작품은 전체 출품작의 20% 안팎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운곡학회 서예대전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작년까지 1명이던 대상을
올해 종합대상 1명에 부분대상 2명으로 늘리면서 총상금이 500만 원 이상 늘었으며,
연세 많으신 참가자들이 많아 상을 더 드리고자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역 서예가 A 씨는 "이 대회는 지난해 지원받은 시비 2천만 원에
올해 도비 950만 원을 새로 지원받았다"면서 운영위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운곡학회 서예대전운영위원회는 최근 올해 수상작을 발표한 뒤 '우수상을 받은 작품 2점과
특우수상을 받은 5점 등 7개 작품에서 모두 7개의 오자가 발견됐다'는 제보를 받은
연합뉴스가 취재에 나서자 오자가 발견된 작품에 대한 수상을 취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운곡학회는 지난해 10회 때도 대상과 최우수상(한문 부문) 수상작에서 오자가 나와 문제가 제기됐으나 이를 묵살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