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남성’…임금이 내리는 약
천남성과이며,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 15~50cm크기의 외대로 자라고 굵고 육질이고, 줄기는 녹색이고 때로 자주색 반점이 있다.
덩이줄기는 편평한 공모양이며, 주위에 작은 덩이줄기가 2~3개 달리고 윗부분에서 수염뿌리가 사방으로 퍼진다.
열매는 장과로 옥수수처럼 달리고 10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천남성을 먹으면 눈물을 흘리며 후회하기 때문에 인디언들은‘후회의 풀’이라고 한다.
천남성의 덩이줄기는 그 모양이 크고 둥근 덩이줄기 주변에
구형의 곁눈이 있고 범의 발바닥처럼 생겼다고 해서‘호장’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후대에 와서는 ‘천남성’이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곁눈이 없는 경우도 많거니와
천남성의 약성이 극(極暘)에 가까워 하늘에서 가장 양기(暘氣)가 강한
남쪽별을 빗대어 이름을 부르게 된 까닭이다.
천남성은 조선 시대 사약을 만드는 재료이기도 한다.
사약의‘사’는 보통 죽을 ‘死’를 쓴다 생각하기 쉬우나 임금이 내리는 약이란 뜻으로 내릴 ‘賜’를 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먹고 죽는 약 외에도 임금이 아끼는 신하에게 보약을 내려도 ‘사약’이었다.
사약은 임금이 내리는 약이라 먹고 죽는 독약의 경우도 신분에 제약이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사약은 정2품 이상에만 내려졌다 한다.
일본 북해도의 원주민 아이누 족에게는 머루와 천남성에 얽힌 전설이 있다.
아주 옛날에 숲속에서 세력 다툼이 있었는데 식물마다 서로 햇볕도 잘 들고
물도 많은 비옥한 땅을 차지하려고 치열한 싸움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독이 있는 천남성과 신맛이 있는 머루가 남았고 결국 머루가 승리를 하게 되었다.
머루는 기가 살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게 되었고
천남성은 기가 죽어 땅속으로 기어들어갔다는 이야기이다.
천남성의 땅 속 줄기에는 아직도 머루에게 베인 상처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