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Korean pasque flower 꽃 말 / 공경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다년생초.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허리가 굽어지고 하얗게 세 버린 머리를 빗어 곧게 틀어 올리려고 해도 흩어져버리는 할머님의 뒷모습을 보면 '백두옹‘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할미꽃을 한자로는 백두옹(白頭瓮)이라 쓴다. 곧 머리가 하얀 노인이라는 뜻이다. 이는 꽃이 지고 난 뒤의 열매가 흰 수염이 성성한 노인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잘 맞는 우리 꽃 중의 하나로 화단 및 분화용으로 흔히 이용된다. 봄에 개최되는 자생화 분경작품 전시회에 가보면 쉽게 볼 수 있다. 유독성식물이어서 옛날 어른들은 아이들이 만지는 것을 주의시켰으며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한국 전역의 산과 들에 자란다. 키는 40㎝ 정도이고 전체에 흰색의 털이 밀생한다. 잎은 5장의 잔잎으로 이루어진 깃털 모양의 겹잎으로 잎자루는 길다. 적자색의 꽃은 4~5월경 포엽의 중심에서 나온 긴 꽃줄기의 끝에 1송이씩 핀다. 꽃은 갈래꽃이지만 통 모양의 종형이며, 수술은 많고 꽃밥은 황색이며 암술도 많다. 열매는 난형의 수과로 모여 있으며 각각의 씨방에는 깃털처럼 퍼진 털이 밀생하는 암술대가 남아 있다. 할미꽃이 산소 주변에 많은 이유는 할미꽃은 햇볕을 좋아하는데 키가 작기 때문에, 큰 키 식물군들이 있어서 그늘이 지면 종자를 제대로 맺지 못하고, 번식이 어렵다. 그래서 묘지처럼 탁 트인 곳,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게 되고, 잔디와도 친하게 지낸다. 또한 할미꽃은 양분이 많은 곳보다는 척박하지만, 석회성분을 좋아하는 호석회 식물인 까닭에 묘지를 찾는다. 묘지를 만들 때, 봉분을 견고하게 하여 무너짐을 방지하기 위하여, 또는 다른 동물들이 묘지를 파헤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석회가루를 섞는데, 그 때문에, 할미꽃이 묘지 주변에 많은 것이다. 뿌리를 백두옹(白頭翁)이라 하여 한방에서 건위제·소염제·수렴제·지사제·지혈제·진통제로 쓰거나 민간에서는 학질과 신경통에 사용한다. 세계적으로 약 30종이 자생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가는잎할미꽃, 분홍할미꽃, 할미꽃, 산할미꽃, 동강할미꽃 등 5종이 있다. 한국에 자생하는 근연종(種)으로는 북한에 있는 분홍할미꽃(P. davurica)·산할미꽃(P. nivalis), 제주도에 자생하는 가는잎할미꽃(P. cernua) 등이 알려져 있다. 할미꽃의 유래 할미꽃을 백두옹으로 부르게 된 데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한 젊은이가 배가 몹시 아팠다. 젊은이는 급히 의원에게 달려갔으나 마침 의원은 집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지팡이를 짚은 머리가 하얀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머리에 하얗게 털이 난 풀을 가리키면서 ‘이 풀의 뿌리를 캐서 먹으라’고 하였다. 젊은이가 그 식물의 뿌리를 캐서 세 번을 먹으니 복통이 멎었다. 그 뒤로 젊은이는 마을에서 배가 아프고 설사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풀을 캐어 아픈 사람에게 주었다. 과연 배가 아파 고생하던 사람들이 그 풀뿌리를 달인 물을 마시고 모두 나았다. 사람들은 그 젊은이가 어떻게 해서 그 약초를 알게 되었는지 물었다. 젊은이는 백발노인에게 들은 것을 그대로 이야기했다. 젊은이는 그 백발노인을 만나 감사의 인사라도 하고 싶어 처음 노인을 만났던 장소에 가 보았지만 만날 수가 없었다. 그 일대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물어 보았지만 그 노인을 보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젊은이가 실망하여 길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때 눈에 털이 하얗게 달린 풀이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는 것이 보였다. 그 모양은 마치 백발노인 같았다. 그 젊은이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래 그 노인은 신선이야. 내게 약을 가르쳐 주시려고 오신 것이 틀림없어. 여러 사람으로 이것을 기억할 수 있도록 이 약초를 백두옹이라고 하자.” 이렇게 해서 백두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독초 할미꽃의 효능 할미꽃은 복통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두통·부종·이질·심장병·학질·위염 등에 약으로 쓴다. 특히 뇌 질환을 치료하는 데 신통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할미꽃 뿌리를 잘 법제해서 사용하면 뇌종양을 비롯 갖가지 암을 고칠 수 있다. 실제로 할미꽃 뿌리를 주재로 약을 만들어 뇌암·간암·신장암·위암 같은 암을 호전시킨 사례가 있다. 그러나 할미꽃 뿌리는 독이 있으므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절대로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어서는 안 된다. 또, 임산부가 복용하면 낙태할 수가 있다. 옛날에 할미꽃 뿌리를 사약으로 쓰거나 음독자살 할 때 달여 먹기도 했다. 할미꽃 뿌리를 민간에서 약으로 이용하는 방법 - 두통 : 8∼9월에 할미꽃 뿌리를 캐서 햇볕에 말려 두었다가 쓴다. 할미꽃 뿌리 40그램에 물 1리터를 붓고 달여서 절반쯤으로 줄어들면 꿀이나 설탕을 넣어 한번에 15그램씩 하루 세 번 밥 먹기 전에 마신다. 이 방법은 뒷목이 당기고 아프며 뒷목 밑에 군살이 생긴 데에 특효가 있다. - 몸이 붓는 데 : 할미꽃 잎 5백 그램을 물 3리터에 넣고 절반이 되게 달여서 그 달인 물과 찹쌀밥 한 그릇을 단지에 넣고 뚜껑을 덮어 10일쯤 두면 술이 된다. 이 술을 한 번에 한잔씩 하루 세 번 밥 먹기 전에 먹는다. 이 방법은 부종·두통·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데· 설사·위염·위궤양·위암 같은 여러 질병에 두루 좋은 효과가 있다. - 머리가 빠질 때 : 할미꽃 속에 있는 노란 꽃가루를 따서 피마자 기름에 개어 바른다. - 만성위염 : 할미꽃 뿌리를 깨끗이 씻어 잘 말렸다가 가루 내어 한번에 2∼3그램씩 하루 세 번 밥 먹고 나서 먹는다. 15∼20일 동안 먹고 나서 7일쯤 기다렸다가 낫지 않으면 한 번 더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