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이라는데 때 아닌 눈이 내리더니 날씨는 매우 춥습니다.
최저 기온 영하 6도! 꽃샘추위치고는 너무 추운 날씨입니다.
다시 겨울이 온 느낌입니다.
막 피어나려고 하던 산수유도 눈을 맞고 움츠려 드는 것 같습니다.
때 아닌 춘설이 내리고 추워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춘래불사춘'을 다시 한 번 생각게 하는 봄날입니다.
춘래불사춘
당나라 즉천무후 때 시인 동방규가 지은 이 시는
원래 중국 전한의 궁정화가 모연수에게 뇌물을 주지 않아
초상화를 일부러 잘 못 그림으로써 흉노족의 선우에게 시집을 가야했던
왕소군(王昭君)의 심정을 대변하여 지은 시입니다.
원래 고달픈 인생살이를 비유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마치 요즈음 남북한 상황과 새로 시작되는 어지러운 시국상황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냇물에 손을 담그기에는 아직 시리고,
멀리 가지 않은 겨울바람 때문에 옷매무새를 가다듬어야 하지만
눈으로 보는 봄은 우리 곁에 이미 와 있습니다.
농장이 궁금해 졌습니다
솜털 송송 입고 피어난 버들강아지가
봄 햇살에 뽀송뽀송한 솜털을 말리며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노랑박새가 찾아들었습니다
아마도 둥지를 찾느라 분주하게 돌아다니는가 봅니다
비탈은 아직 잔설이 남아 있지만
기운을 얻은 햇볕은 이미 저수지의 얼음을 모두 거두었고
햇살에 데워진 공기는 봄기운으로 가득 채웠졌습니다.
엊그제 한 해가 시작되었는데 벌써 봄입니다.
봄이 오는 것은 즐겁지만 이제 빠르게 가는 겨울도 아쉽습니다.
구석구석을 살펴봅니다
여기저기 구석마다 새러은 생명이 움트고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그들을 바라봅니다.
저렇게 생명들이 봄을 따라 피어나고 있습니다
작년과 다르지 않은 꽃을 피워줘서 고마울 뿐입니다
이렇게 찾아 줄 농장이 가까운 곳에 있는 것도 고마워할 일입니다.
복수초가 반깁니다
양지쪽은 이미 봄이라고 합창을 하고 있고
눈속으로 머리를 내민 녀석이 애처럽습니다
복수초는 미나리아재비과 식물입니다.
반짝거리는 꽃잎은 미나리아재비 꽃을 연상시킵니다.
우리말로는 눈 속에서 꽃이 핀다는 뜻인 '눈색이꽃' 또는 '얼음새꽃'이라고도 부릅니다.
딱딱한 한자말보다는 우리말 이름이 더 정겹습니다.
꽃이 크고 예쁩니다. 잎은 여러 갈레로 갈기처럼 갈라져있어 깃털처럼도 보입니다.
꽃은 땅바닥에 붙은 키 만큼이나 큽니다.
노란 수술이 바람에 살랑거립니다. 훅 불면 꽃가루가 가득 날릴 것 같습니다
복수초는 한자로 복과 장수를 합한 이름입니다.
꽃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즐거워지는 꽃입니다.
일본에서는 새해에 행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선물로 준다고도 합니다.
복수초의 꽃말은 '영원한 행복'도 되지만 '슬픈 추억'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환한 꽃을 보면서 슬픈 추억을 떠올리는 것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영원한 행복을 주는 꽃으로 마음에 담으렵니다.
수선화가 줄지어 서 있고
식구가 늘어난 상사화가 봄마중을 합니다
얼레지, 산달래, 두메부추, 산자고, 제비꽃
그리고 무스카리, 산마늘, 방풍...
손바닥만 한 이 농장에서 매년 피고 지는 들꽃들만 해도
숫자를 헤아리기가 어렵습니다.
산자고(山慈姑),
이른 봄에 양지바른 산 중턱에 모여 자라는 덩이뿌리 야생화.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자고라는 한자말보다 순수 우리말 이름 까치무릇 이라 불러주면 더욱 정겨움으로 다가옵니다.
잎의 모습이 무릇과 비슷한 모습이고 꽃잎에는 붉은 빛의 무늬가 있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맛은 달지만 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약명으로는 광자고라고 하면서 어혈의 덩어리를 풀어주고 종기를 낫게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목과 관절이 붓고 아플 때 등 여러 증상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활짝 핀 얼굴은 더 기다려야 보여 준답니다
무엇보다 숲 속에서 만난 야생화를 보고 나면
마음이 환하게 밝아오는 것으로 그런 치유에 가장 적합한 것은 역시 들꽃입니다.
야생화야말로 그 자체가 바로 힐링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이곳에 피어나건만 해마다 피어날 시기를 놓치고
이미 한창 때가 지난 후에나 찾게 됩니다.
이번 봄에도 세상사 바쁜 걸음으로 살다보니
봄은 오는데 볼 것을 보지 못하고 살아가고,
보지 않아도 될 것, 못 볼 것만 보고 살았습니다.
그래도 그것이 삶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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