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고양산(675.2m) ~ 아미산(960.8m)

0 위치 : 강원 홍천군 서석면

0 코스 : 풍암리 장막~천조단~샘터~고양산~아미산~검산1리

0 일자 : 2009.11.22(일)

0 시간 : 5시간30분 /맑음



중국 3대 성산의 하나인 사천성 아미산에서 유래되었다는 아미산은

홍천 서석이외에도 당진 면천면, 부여 외산면, 보령 미산면, 군위 고로면,

전남 순창등 5개나 있습니다.

오대산 두로봉에서 분기한 한강기맥이 계방산을 지나 서쪽으로 뻗어가다가

불발현과 장곡현 사이에 있는 청량봉에서 북으로 가지를 친 춘천지맥이

하뱃재를 지나 응봉산 직전 각근치에서 남서 방향으로 갈라진 가지에 아미산을 솟구쳐놓고,

고양산을 올려놓은 다음 그 여맥을 내촌천에 내려놓습니다.

한말에는 내촌면 동창마을과 더불어 동학활동이 활발하였던 곳으로

서석면사무소 고갯마루에는 동학혁명위령탑이 있습니다.

고양산은 천조단과 원(元) 글씨가 새겨진 삼각바위

그리고 국내 최대의 무궁화나무가 있습니다.



풍암리 들머리

바로 앞으로 다가서는 고양산은

낙엽송 숲 속으로 처음부터 가파른 길이 이어지며

급경사 길에는 밧줄이 매여 있습니다.

속리산에서 만난 젊은 친구를 또 만났습니다

오늘도 함께 산행을 하기로 합니다

힘들게 산을 오르는 몸짓이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친구를 좋아합니다

그래, 그렇게 살아가는 거란다

숨이 턱에 닿을 즈음 작은 능선 봉우리

천조단에 올라선 당당한 모습입니다

어느새

그 힘든 시간은 잊어버렸나 봅니다

저 멀리로 태기산 능선을 따라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서고

발아래로 한폭의 동양화가 펼쳐지는 풍경에

발걸을 멈춘 채 감동을 맞이합니다

산고래님이 힘들어 할적마다

안부에서 하산하라고 기도도 해 보지만

어림없습니다

어여, 앞장서~ㅋ

오히려 언덕을 오르겠다는 바람에

짐만 하나 더 늘었습니다

친구야 미안하다~

작은것 하나라도 추억을 남기려는

창포님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덕분에 모두가 산행을 다시 뒤돌아 보느라

눈이 즐겁습니다~

이렇게 오붓한 오솔길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그것을 인연으로 다시 만나고

아름다운 이 길을 둘이 걸으며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인연이 되었던 것 처럼

그런 산행이기를 소원합니다.


낙엽이 덮여 미끄러운 참나무 숲도 있고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한 소나무 숲길도 있습니다

마치 세상을 살아가는 인생길처럼 말입니다

이날

늦가을의 향취를 물씬 풍기는

솔 향기 풍기는 노송 사이를 따라

아름다운 능선을 한없이 걸었습니다

호젓해질 수 있는 곳, 마음까지도 씻어줄 수 있는 곳

숲길을 걷노라면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감촉이 매우 편안합니다.

산을 올라가는 등산이야말로

만 가지 운동을 하나로 귀결시키는 방법입니다



겨울나무를 만납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눈보라, 모진 바람에도 꿋꿋이 버티고

틀어지고 휘어지고 넘어져 있지만

구름 속 한 줄기 빛을 기다리며

찬바람 당당히 맞고 서 있는

나목은 추위를 즐기며 바람을 맞이합니다.

모든 겉치레를 걷어내고

욕심과 바램도 온통 비워내고

엄혹한 계절의 시련을 알몸으로 맞서는 당당함입니다.


길안내인

돌보아주는 이가 없어 넘어졌습니다만

쓰러진채로

아직 1시간20분이나 더 가야 한다고 알려 줍니다

다 온줄 알았는데 뭔소리여~




어쩝니까

뒤돌아 갈 수 없는 길이니

겨우 달래서 능선을 하나 넘깁니다

검산리 하산길은

쉬어가기 좋은 안부...

하산길로 내려서고 싶지만

여기까지 지나온 시간이 아쉬워

결코 이 길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누가 알았겠습니까

더 힘들고 험한 삼형제 바윗길이

기다리고 있을줄이야~


제1봉

밧줄이 늘어져 있을 정도로 가파른 암릉 길

하늘을 찌르는 절벽 사이를 올라섭니다

손으로 잡을 만한 나무도 없는

그야말로 신경질 나는 그런 길입니다

매달릴 곳조차 없는 직벽에서

바위사이 틈새를 따라 겨우 내딛는

순간순간이 긴장의 연속..

바윗길은 공포의 대상입니다

어휴, 저걸 어떨게 올라가나

하지만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 조심스레 올라섭니다

누가 이렇게 창포님을 홀로 남게 했습니까

전망바위

힘들게 지나온 시간을 보상 받는 순간입니다

환호를 지릅니다.

온 산하가 발아래 펼쳐지고

걸어온 능선이 S자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바로 저 고지가 가리산 그 옆이 대룡산.... 연엽산

정말 끝내줍니다

오랜만에 창포님의 미소를 만납니다

손자가 생겨 무척이나 즐거운가 봅니다

산에서 만나는 순간의 기쁨으로

글쎄 턱까지 올라간 행복이

제 눈에 들어왔는데

급하다보니 아쉽게도 노출이...ㅠㅠ

제2봉

위험한 암봉, 오른편으로 우회합니다.

아미산은 세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일명 삼형제봉이라고도 하는데,



마지막 제3봉

정상에 올라섰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방을 비워주지 않아서

겨우 사정해 얻은 사진입니다

급하니 사진도 영 맘에 않듭니다

의외로 흙봉우리이고, 나무에 가려 전망은 없습니다.



하산길

이미 지나가 버린 가을길에

퇴색해 버린 잎만 무성합니다

여름내 둥지를 지키던 새들은 어디가고

노오란 노박덩굴이 한창입니다

노란껍질이 벌어지며 붉게 살짝 갈라지는 열매..

잎을 다 떨구어 낸 뒤에야

그 존재를 들어내는 사연을 누가 알까요?


음나무.. 엄나무로 더 잘 알려져 있죠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가지에 커다란 가시들이 있어

귀신을 쫓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귀신나무라고 합니다

김부잣집 머슴인 육손이는

주인집 진이 아가씨를 사모하게 되는데

그런 줄 모르는 철부지 아가씨는 곧잘 육손이를 놀렸답니다.

손이 무겁겠다느니,

병신이라느니,

괴물 같다느니 하면서...

그런 말을 듣는 육손이는 불쑥 튀어나와 있는 여섯 번째 손가락을 볼 때마다

진저리를 치며 칼로 잘라버리고 싶었지요.

건너 마을 박도령과 진이아가씨의 혼담이 오가던 봄날에

육손이는 홀로 괴로워하며 마음만 태우다

엄나무로 피어나서 아가씨를 지키겠다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고 말았지요.

여름이 깊어지자

그 마을엔 걸리기만 하면 죽어 나가는 사공통이라는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진이아가씨도 그 병에 걸려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날 밤

깊은 어둠 속에 아가씨의 영혼을 데려가려고 저승사자가 도착했습니다.

저승사자는 기척 없이 스르르 뒤채로 들어오려다가

엄나무 가시에 도포자락이 걸려 멈추었지요.

엄나무 가지들이 저승사자의 몸에 꼭 달라붙어 발걸음을 묶었습니다.

사자는 곤봉을 휘둘러 가지를 내리치고

잎새를 찢고 떼어내며 길길이 날뛰었지만

여섯 손가락들은 죽어라 그를 잡고 늘어져

새벽닭이 울 때까지 놓아주질 않았답니다.

결국

저승사자는 엄나무 가시에 한 조각 도포자락만 남겨놓고 떠나갔고

아가씨는 살아날 수가 있었답니다.

기력을 회복한 진이아가씨는

네가 진짜 육손이라면

네가 나를 용서한다면

손가락을 하나만 더 내 보여줘--

그때부터 엄나무 잎은 일곱 손가락을 자랑스럽게 피웠답니다.

가시도 씩씩하게 돋구고 손바닥을 쫘악 펼치면서

보란듯이 내밀고 있지요.

지금까지도

엄나무는 나쁜 역귀를 몰아내고

부부금슬을 좋게 하며, 행운을 가져온다는 길상목이랍니다.

엄나무는 음나무라고도 하는 개두릅의 본명이지요.

집 뜰 안에 한 그루 심어 두세요.

/엄나무에 얽힌 전설이었습니다.

주차장

하산후에 만나는 막걸리와의 해후는

모두를 즐겁게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없이 고생하시는

고마운 님들이 있어

우린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외롭게 견딘 겨울로 하여 나무는

더 성숙해진 뿌리와

더욱 강건해진 줄기로

새로 오는 계절을 풍성하게 맞이합니다.

우리가 나무가 될 수야 없겠지만 어쨌든

나무를 거울삼아 정진하는 마음으로

이 겨울을 잘~ 보내십시다.

그래야 봄이 오지요.

함께하신 님들,

그리고 이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님들

아마 복 받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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