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봉·봉화산

수도권 등산인들의 끊이지 않는 사랑 등산은 물론 MTB에 최근에는 스키장도 들어서

▲ 검봉 북동릉 436m봉 못미처 지난 전망바위에서 동쪽으로 내려다본 북한강과 삼악산(왼쪽)
수도권에서 자동차나 열차로 2시간이 채 안 걸리는 강촌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는 검봉(劒峰·530.2m)과 봉화산(烽火山·510m)은 강원도 춘천시 남면과 남산면 일원에 걸쳐 자리하고 있다. 검봉과 봉화산은 작은 산세에 비해 이웃하고 있는 삼악산 못지않게 사계절 등산인들과 관광객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수도권 외에 중부권에서도 당일치기가 가능할 만큼 가까운 거리에다 교통편이 매우 편리하고, 북한강변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산세를 즐기며 여행한다는 즐거움이 따르는 데다가 강원도 특유의 별미인 먹거리들을 쉽게 맛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검봉과 봉화산이 합작으로 빚어놓은 유명한 구곡폭포가 여름에는 수많은 피서객들을, 겨울에는 빙벽등반을 즐기는 클라이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검봉과 봉화산으로 들어서는 들목인 강촌유원지는 100여 곳이 넘는 식당과 숙박업소를 비롯한 위락시설들이 골고루 자리하고 있어 예전부터 젊은이들의 야유회 장소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검봉과 봉화산은 밖에서 보기에는 제법 험준해 보이지만, 산으로 들어가 보면 등산로가 위험지대를 벗어나 이어져 기본적인 등산장비만 갖추면 노약자나 초심자도 쉽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열차편으로 강촌역을 찾을 경우 예전에는 강촌역에 도착하면 배낭을 맨 등산인들 속에 구곡폭포로 빙벽등반을 하러 가는 클라이머들의 장비와 복장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지금은 스키장비나 스노보드를 어깨에 짊어지고 역전을 빠져나가는 사람들 모습이 낯설지 않다. 최근에 검봉 북서쪽 육계봉 산자락에 스키장(LG강촌리조트)이 새로 개장됐기 때문이다.

검봉과 봉화산 정상에서 사방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들은 북쪽과 서쪽은 북한강, 남쪽은 홍천강, 동쪽은 강촌천에 막혀 그 여맥들을 강물과 계류에 가라앉히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산세는 북쪽 북한강과 남쪽 홍천강 사이 약 14km, 서쪽 북한강에서 동쪽 강촌천까지 약 12km 폭을 이루고 있다.

검봉과 봉화산 줄기가 백두대간에 맥을 대고 있는 지점은 두로봉(1,422m)이다. 두로봉에서 갈라져 나온 산줄기는 오대산(1,563m), 계방산(1,577m), 흥정산(1,277)을 지난 불발현에서 남쪽과 북서쪽으로 갈라진다.

두 능선 중 북서쪽으로 갈라진 능선은 응봉산~백암산~가마봉~매봉(800m)으로 이어진 다음, 남서쪽으로 방향을 바꿔 가리산(1,051m)을 지나 춘천시내 동쪽을 에워싸고 있는 대룡산(899m)을 지나 연엽산(850m)에 이른다.

연엽산에 이른 이 능선은 남쪽으로 구절산(750m)을 분가시키고, 주능선을 서쪽으로 틀어 춘천시 남산면 남쪽 고깔봉(421m)으로 뻗어나간다. 고깔봉을 지난 능선은 남산면과 남면 경계인 추곡고개와 소주고개를 지나 북서쪽으로 뻗어나가다가 490m봉에서 정북으로 방향을 틀어 2km 거리에서 봉화산(烽火山·510m)을 들어올린다.

봉화산에서 주능선은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문배고개를 지나 450m봉에서 두 갈래로 나뉘어진다. 여기에서 북으로 나아가는 능선은 검봉과 육계봉(384m)을 빚어 놓고는 그 여맥을 북한강에다 모두 가라앉힌다.

450m봉에서 남서쪽으로 갈라져 나아가는 능선은 한치고개를 지난 다음, 470m봉에서 또 북과 남으로 갈라진다. 북쪽 능선은 새덕봉(487.5m)을 빚고는 가평 방면 북한강변까지 끌고 가 나머지 여맥을 북한강에 앉힌다. 470m봉에서 남쪽 능선은 슬어니고개를 지나 마지막으로 물갈봉(432m)을 솟구치고 여맥을 남쪽 홍천강과 서쪽 북한강으로 가라앉힌다.

▲ 강촌유원지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강촌역
철도산행의 원조격인 산

검봉은 북으로 북한강과 경춘선 철길을 끼고 있는 산이다. 산세는 북한강 방면은 급경사에 가파른 암벽이 많은 반면 남쪽은 완만한 경사를 이룬 육산을 이루고 있다. 북동릉 끝머리(436m봉) 수십 길 절벽 아래 북한강변에 강촌역이 있다. 이 강촌역 때문에 검봉은 더욱 인기 있다. 역에서 열차를 내리자마자 산행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휴일인 경우 강촌역 앞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접근해야 하는 봉화산에 비해 훨씬 많은 등산객들로 붐빈다. 현재 검봉 북사면 가파른 절벽 아래에는 경춘선 복선화를 위한 터널공사가 한창이다. 이 공사는 2007년 완공될 예정이다.

대표적인 코스는 강촌역에서 5분 거리인 자전거대여점에서 강선사로 올라간 다음, 436m봉~철탑~414m봉을 경유해 정상에 이르는 코스와, 강촌역에서 구곡폭포 방향으로 약 1.5km 거리인 강촌유스호스텔에서 500m 더 들어간 검봉산칡국수집 앞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코스다.

그러나 대부분은 강촌역에서 열차를 내리자마자 가까운 거리인 강선사를 경유하는 코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강선사~436m봉~정상

강촌역에서 구곡폭포 방향으로 약 200m 거리에 이르면 강선사 안내판과 검봉 안내판이 있다. 검봉 안내판 앞에서 오른쪽 민박집인 느티나무집과 ET캠프 사이 골목길로 들어가 10분 가량 올라가면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약 50m 거리로는 강선사가 보인다. 식수 준비는 강선사에서 한다.

삼거리에서 왼쪽 낙엽송숲으로 난 오솔길로 발길을 옮겨 150m 가량 오르면 길은 오른쪽 능선으로 이어진다. 20분 가량 올라가면 V자로 갈라진 급경사 바위협곡 속으로 들어선다. 바위협곡 상단부로 발길을 옮기면 곧이어 구멍바위가 나타난다.

구멍바위를 빠져나와 20m 오르면 천장바위 아래 45도 급경사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쇠줄이 두 곳에 매어져 있다. 쇠줄을 잡고 급경사바위를 올라서면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 앞 작은 바위로 올라서면 검봉의 비경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북동으로는 삼악산이 마주 보이고, 그 오른쪽 아래로는 북한강 양쪽으로 경춘국도와 경춘선 철길이 어우러진 한 폭 그림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멀리로는 금병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안내판 앞에서 왼쪽으로 휘도는 길로 6~7분 더 오르면 남동쪽 아래 강촌리 구곡 마을과 분지를 이룬 창촌리 농촌 일대 풍광이 조망되는 전망바위를 지나간다. 이후로 산길은 완만해진다. 완만한 산길로 약 400m 가량 올라가면 서쪽과 북쪽이 수십 길 절벽을 이룬 436m봉(제3지점)을 밟는다. 바로 이 봉우리 북동릉 절벽 아래가 강촌역이다.

436m봉은 조망이 정상보다도 좋다. 이곳에서는 북쪽 아래로 경춘국도와 북한강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고, 강 건너로는 화악산, 명지산, 북배산, 가덕산, 계관산, 석파령 등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서쪽으로는 약 2km 거리를 두고 있는 검봉 정상이, 정상 오른쪽 아래로는 스키장이 내려다보인다. 남으로는 봉화산 북동릉과 정상이 마주 보이기 시작한다.

▲ 436m봉에서 남서쪽으로 본 검봉 정상
436m봉에서 일단 남쪽 급경사 바위지대로 내려선 다음, 오른쪽으로 휘돌아들면 주능선 길이다. 유의할 점은 무조건 남쪽으로 내려서지 말고 바위지대를 내려서자마자 바로 오른쪽으로 향해야 한다.

주능선 길로 약 6분 거리에 이르면 안내판이 나타나면서 바위지대는 사라지고 완만한 능선길이 시작된다. 이 능선길을 따라 10분 거리에 이르면 414m봉에 닿는다. 왼쪽 아래로 내려서서 송전탑을 지나 굴참나무 아래로 이어지는 능선길로 15분 거리에 이르면 펑퍼짐한 안부를 밟는다.

5분 더 가면 제6지점 삼거리가 나타난다. 이 삼거리에서 남동쪽 갈림길은 검봉산칡국수집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계속 직진해 8~9분 가량 올라가면 검봉 정상이다.

3평 넓이 공터에 삼각점(춘천 25)이 박혀있는 정상에 서면 올라온 방면으로 금병산과 대룡산이 보이고, 금병산 오른쪽으로는 구절산과 연엽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구곡폭포를 품고 있는 골짜기 위로 봉화산과 문배고개를 비롯해서 멀리 용문산과 유명산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쾌청한 경우 치악산도 볼 수 있다.

남서쪽으로는 호명산 너머로 뾰루봉, 화야산을 비롯해서 시계바늘 방향으로 축령산, 서리산, 은두봉 줄기 너머로 운악산, 길매봉, 청계산이, 북서쪽 멀리로는 강씨봉, 국망봉, 개이빨산, 화악산 응봉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청계산 뒤 멀리로는 관음산, 명성산, 광덕산도 가물거린다.

하산은 올라왔던 코스를 역으로 다시 송전탑 못미처 제6지점 삼거리에 이른 다음, 검봉산칡국수집 방면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이용하거나 또는 남릉을 타고 40분 거리인 제9지점에서 문배 마을을 구경하고 구곡폭포 앞을 지나 버스종점이 있는 주차장으로 내려서면 된다.

정상에서 남동릉을 타고 내리는 코스도 있다. 남동릉은 별다른 특색은 없는 코스지만 워낙 등산인들 발길이 뜸한 능선이어서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남동릉으로 40분 내려서면 버스종점 주차장 입구 자전거보관소 앞에 이른다.

강촌역을 기점으로 강선사를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검봉산칡국수집이나 남동릉으로 내려서는 코스 길이는 약 5km로, 3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정상에서 문배 마을을 경유하여 구곡폭포를 경유해 주차장에 이르는 코스는 약 7km에 4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시간 여유가 있고 건각인 경우에는 남릉으로 40분이 조금 더 걸리는 제9지점을 지나자마자 있는 문배 마을 안내판이 있는 사거리 안부에서 서쪽 백양리 문배골로 하산, 경강역쪽으로 빠져나와도 된다.

강선사 방면에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코스로는 창촌중학교 방면에서 구곡폭포로 가는 길로 약 500m 거리인 강촌유스호스텔에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다. 이 등산로는 436m봉 남서쪽 아래 송전탑으로 올라선 다음, 왼쪽 길로 가면 주능선 길과 만나게 된다.

이 송전탑에서 남서쪽으로 내려서는 길도 있다. 그러나 이 코스 하단부 계류를 일부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므로 내려가지 않는 것이 좋다. 아무튼 이 길은 검봉산칡국수집 앞으로 이어진다.

▲ 백양역에서 남동쪽으로 본 검봉 북사면. 왼쪽 멀리 삼악산 일부가 보인다.
백양리 오양골 코스

백양역에서 서쪽 철도 옆길을 따라 약 200m 거리에 이르면 남쪽 계류 옆을 따라 오양골로 들어서게 된다. 오양골 안으로 발길을 옮겨 3분 들어서면 경춘선 복선전철 제7공구 공사현장이 나타난다. 백양 제3터널과 백양 제2터널 공사장 사이를 지나면 민박집인 강촌관광농원이 나타난다.

강촌관광농원을 지나 3~4분 들어서면 기와집을 지나 첫번째 합수점 상단부 삼거리에 닿는다. 오른쪽 능선 위로는 무덤 1기가 보이고, 왼쪽 계곡으로는 산불조심 안내판이 있다. 어느 길로 오르건 두 길은 검봉 정상에서 만나게 된다.

계곡길로 약 100m 거리에 이르면 잣나무숲 아래로 오르는 능선길이 나타난다. 이 잣나무숲길도 무덤 능선길과 약 500m 거리에서 만나게 된다. 잣나무숲길 초입에서 직진하면 곧이어 길 오른쪽에 ‘오양암 창건주 김보덕화 공덕비’라고 쓰인 1m 높이 비석이 나타난다. 비석을 지나 왼쪽으로 계류를 건너면 백양사가 나온다.

백양사를 지나 오른쪽으로 계류를 건너 20분 가량 올라간 오른쪽 지능선 초입부터 산길이 뚜렷하지 않다. 이 흐릿한 지능선 길로 발길을 옮겨 8~9분 오르면 오래된 무덤이 나오고, 곧이어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바위지대 아래에서 왼쪽으로 휘돌아 오르면 뚜렷한 길이 나타난다. 뚜렷하지만 가파른 길로 25분 더 오르면 정상이다.

이 코스는 상단부가 급경사 바위지대여서 겨울에는 통과가 쉽지 않지만 경험 많은 등산인이라면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초심자는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양골 코스는 기와집을 지난 합수점 상단부 삼거리나 삼거리에서 100m 거리인 잣나무숲 아래 능선길이 뚜렷하고 안전하다. 백양역을 기점으로 오양골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남동릉이나 검봉산칡국수집 앞으로 내려서는 산행거리는 7km로, 3시간 안팎이 걸린다.

육계봉~검봉 코스

육계봉은 검봉 정상 남서쪽 주능선으로 약 400m 거리에서 북서쪽으로 길게 가지를 쳐서 굴봉산(屈峰山·308m)으로 이어지는 능선 상에 있는 384m봉이다. 육계봉을 경유해 검봉에 이르려면 열차편으로 가평 다음역인 경강역에서 내리면 된다.

산행기점은 경강역에서 남쪽 도로를 따라 약 4km 거리인 백양2리 뱅골 입구다. 백양2리까지는 춘천시내에서 1일 5회 운행되는 버스편 중 경강역 앞을 오전 9시40분에 지나가는 버스편을 이용하면 시간을 벌 수 있다. 백양2리 종점가게에서 버스를 내린 다음, 다시 경강역쪽으로 도로를 따라 약 200m 거리에 이르러 동쪽 계류 건너 뱅골 입구로 들어서면 된다.

뱅골 안으로 들어가 100m 거리의 낙엽송숲을 지나 20분 거리에 이르면 합수점에 닿는다. 합수점에서 잣나무숲을 지나 왼쪽 길로 들어가 8~9분 거리에 이르면 향나무 2그루와 함께 있는 무덤이 나온다. 이 무덤에서 무덤 뒤로 보이는 지능선 길로 20분 가량 올라가면 육계봉 북서릉 안부에 닿는다.

북서릉 안부에서 계속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위로 제일 높게 보이는 봉이 굴봉산이다. 이 굴봉산 동쪽 아래가 건너골 계곡이다. 굴봉산 동쪽 사면에 강촌CC(골프장)가 있고, 골프장 상류쪽인 234m봉 지능선 일원에 최근 LG강촌리조트 스키장이 개장됐다.

북서릉 안부에서 스키장을 등지고 25분 올라가면 정면으로 검봉 정상이 마주보이는 350m봉에 닿는다. 펑퍼짐한 이 봉을 지나 40분 더 오르면 육계봉 정상이다.

육계봉에서 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의외로 뚜렷하다. 왼쪽으로 시종 검봉 정상이 마주보이는 능선길을 따라 25분 거리에 이르면 검봉 남서릉(주능선)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20분 오르면 헬기장이 나온다. 하늘이 트이고 햇볕이 잘 들어 단체산행객들이 중식장소로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헬기장에서 가파른 능선길로 5분 더 오르면 검봉 정상이다.

백양2리를 기점으로 뱅골~북서릉~350m봉~육계봉~주능선 헬기장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제6지점 3거리를 경유해 검봉산칡국수집이나, 남동릉을 경유해 자전거대여점으로 내려서는 산행거리는 약 7km로, 4시간30분 안팎이 소요된다.

검봉보다 낮지만 맥으로는 형님뻘

봉화산(510m)은 검봉(530.2m)보다 약 20m 낮은 산이지만, 흘러온 산맥으로 보아 검봉의 형님뻘이 된다. 소주고개로부터 이어져 온 능선이 봉화산을 먼저 들어올리고나서 검봉을 빚어 놓았기 때문이다. 봉화산은 정상을 중심으로 북쪽 아래 구곡폭포를 양손으로 끌어안고 있는 산세를 이루고 있다. 소주고개로 이어지는 남릉을 경계로 서쪽에 쟁골계곡과 미나리폭포, 동쪽으로는 마을 주민들이 피난처로 여겨 온 창촌3리 둔일 마을이 있다.

둔일 마을은 풍수지리적으로 마을을 에워싸고 있는 산세가 날 일(日)자형이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화를 막을 수 있는 지형이라 6.25 때에도 다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창촌리의 옛 이름은 둔일, 노일, 박일을 합한 삼일치로 불렀다 한다. 노일은 둔일 북쪽 산 너머 마을이고, 박일은 지금의 면소재지인 창촌리의 옛 이름이다.

구곡폭포 주차장~486.8m봉 코스

구곡폭포 주차장에서 오르려면 주차장 남쪽 임도 입구 오른쪽에 있는 매표소가 시발점이다. 이 임도는 MTB 기착점이기도 하다. 매표소 옆에는 강원도 마운틴바이크 연맹이 세운 ‘마운틴 바이크 도착점’이라 쓰인 안내판도 있다.

MTB 안내판을 지나 임도를 따라 7~8분 거리에 이르면 함석지붕 농가 한 채가 나타난다. 이 농가에서 오른쪽으로 다리를 건너가면 ‘←봉화산 1시간, 문배마을 30분→’이라 쓰인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 앞에서 오른쪽 숲속으로 갈라지는 문배 마을로 가는 산길로 올라가도 봉화산 정상으로 갈 수 있다. 이 산길로 구곡폭포 상단부 능선 삼거리에 이른 다음, 삼거리에서 왼쪽(남쪽) 능선길을 따르면, 안내판 앞에서 봉화산으로 가는 임도와 다시 만나게 된다. 두 길이 만나는 곳에는 통나무 의자가 놓여 있다.

안내판에서 봉화산으로 오르는 임도는 통나무의자 휴식처까지 3배나 된다. 어느 길로 오르건 두 길이 만나는 휴식처에서 계속 임도를 따라 10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으로 장승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임도를 벗어나 장승이 선 작은 지능선 길로 8~9분 올라가면 486.8m봉 북릉 삼거리에 닿는다. 계속 북릉을 타고 15분 가량 올라가면 봉화산 북서릉 상인 486.8m봉에 닿는다. 콘크리트 삼각점(333 FOR)이 있는 이 봉에서 왼쪽 능선을 타고 15분 더 오르면 봉화산 정상이다.

▲ 구곡폭포
산이름에 걸맞게 정상에서 휘둘러보는 조망이 볼 만하다. 북으로는 구곡폭포가 있는 협곡 건너로 검봉이 마주 보이고, 검봉 너머 멀리로는 화악산, 실운현, 응봉, 촉대봉이 하늘금을 이룬다. 촉대봉에서 오른쪽으로는 북배산과 계관산이 멀리 용화산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계관산 오른쪽으로는 북한강 건너 삼악산이 멀리 춘천시내 봉의산과 함께 보인다. 춘천 뒤 더 멀리로는 양구 사명산도 눈에 와 닿는다. 남동으로는 양평군 비슬고개와 도일봉이, 남으로는 폭산, 용문산, 유명산, 서너치고개, 중미산이 장락산과 함께 보인다. 서쪽으로는 물갈봉과 송이재봉 줄기 너머로 축령산과 서리산이, 북서쪽으로는 매봉, 연인산, 명지산, 국망봉이 시원하게 터진다.

하산은 북서릉을 타고 486.8m봉을 지나 문배고개로 내려가 임도를 타고 문배 마을과 구곡폭포를 경유하여 주차장에 이르거나, 또는 486.8m봉에서 북릉을 타고 올라왔던 코스를 역으로 다시 주차장에 이르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주차장을 기점으로 임도~486.6m봉 북릉~북서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486.8m봉~문배고개~문배 마을~구곡폭포를 경유해 주차장에 이르는 산행거리는 약 8km로, 4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정상에서 북동릉을 타고 290m봉~196.8m봉을 경유해 창촌중학교 앞으로 내려서는 코스도 인기 있다. 시종 왼쪽의 구곡폭포 협곡 건너 검봉산 줄기를 마주보며 하산하게 되는 이 코스는 약 5.5km로, 내려서는 데에만 2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임도 입구 매표소 입장료=어른·대학생 1,600원, 중고생·군인 1,000원, 어린이 600원.

북동릉 코스

북동릉은 봉화산을 오르는 능선길 중에서 가장 길다. 창촌중학교 정문 앞에서 남쪽 창촌리 방면 도로를 따라 약 100m 거리에 이르면 민박집인 ‘해뜨는 집’이 있다. 이 민박집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좁은 갈림길이 있다. 이 갈림길로 50m 거리인 바일민박 오른쪽 마당으로 들어서면 간이 농구대가 나온다. 여기에서 화장실을 왼쪽으로 끼고 굽도는 길로 들어가 아름드리 노송 두 그루를 지나 큰 밤나무 앞에 이르면 오른쪽 능선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뚜렷하다. 이곳이 북동릉 등산로 시발점이다.

밤나무 거목을 뒤로하고 능선길로 들어가 20분 올라가면 소삼각점 동판이 있는 196.8m봉을 지나간다. 잡목숲 능선으로 30분 오르면 하늘이 트이며 오른쪽으로 검봉 동릉이 마주보이는 공터가 나타난다.

공터를 뒤로하면 다시 숲터널이다. 능선을 따라 40분 거리에 이르면 급경사 오르막을 지나 290m봉을 지나간다. 290m봉에서는 오른쪽 아래로 구곡폭포 주차장의 모텔 지붕이 내려다보이고, 협곡 건너로는 하늘금을 이룬 검봉 정상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 봉화산 정상. 정상 안내판은 최근에 새로 세워졌다.
이어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10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 갯골 방면 등산로와 만나는 삼거리를 만나고, 35분 더 오르면 봉화산 정상이다.

창촌중학교를 기점으로 북동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하산은 486.8m봉을 지난 문배고개나 임도를 경유해 구곡폭포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길이는 약 9km로, 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갯골~북동릉 코스

갯골 코스는 북동릉 코스 입구에서 약 500m 더 간 곳인 강촌천 안내판과 강촌 갯골마을 관광안내판 앞 삼거리에서 오른쪽 좁은 길로 들어간다. 방곡정미소 앞을 지나 오른쪽으로 휘도는 길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북동릉 상 290m봉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북동릉을 바라보며 25분 거리에 이르면 작은 축구장이 나온다. 곧이어 오른쪽으로 진흙과 통나무로 지은 민박집 마당으로 올라서게 된다. 마당에서 왼쪽 계류를 건너는 합판 다리를 건너 100m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계류를 건너 낙엽송숲으로 이어진다.

100m 더 들어서면 왼쪽 계류를 건너 뚜렷한 계곡길로 들어선다. 이 길은 불과 30m 거리 잣나무숲 아래에 있는 파이프형 철골로 지은 작은 막사 앞에서 왼쪽 급경사 길로 이어진다. 숲터널로 이뤄진 길 주변에 유난히 두릅나무가 많다. 계곡길을 따라 20분 가량 올라가면 북동릉 삼거리다. 삼거리를 뒤로하고 북동릉을 따라 35분 더 오르면 봉화산 정상이다.

둔일~남릉 코스

둔일(屯日) 마을은 남산면 소재지 창촌리에서 소주고개 방면으로 1km인 삼거리에서 서쪽 계곡 안 2km 거리에 있는 마을이다. 둔일 마을 버스종점 삼거리에서 서쪽 큰골 위로 하늘금을 이루는 능선이 봉화산 남릉이다.

버스종점을 뒤로하고 남릉을 바라보며 큰골로 들어서는 농로를 따라 10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으로 계류를 건넌다. 계류를 건너 50m 위에서 오른쪽으로 계류를 건너 5~6분 들어서면 외딴 농가가 나온다. 곧이어 느티나무 앞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직진하는 큰골로 들어가면 200m 거리에서 묵밭지대를 지나 잡목숲으로 들어선다. 15분 가서 잠시 하늘이 트이는 풀밭지대를 지나 다시 잡목숲으로 10분 가량 들어서면 오른쪽 지능선으로 이어진다.

지능선을 따라 20분 올라가면 남릉에 닿는다. 남릉에서 북쪽으로 발길을 옮겨 15분 거리인 470m봉에 이르면 북으로 봉화산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정상 왼쪽 문배고개 너머 멀리로 화악산과 응봉이 보인다. 470m봉에서 25분 더 오르면 봉화산 정상이다.

둔일 마을에서 큰골~남릉을 경유해 정상까지 약 4km로, 2시간이 소요된다.

가정리~쟁골~문배고개 코스

가정리 쟁골은 봉화산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길게 패어 내린 계곡이다. 이 계곡은 봉화산 계곡 중에서는 가장 길고 규모가 크다. 쟁골 입구 가정리는 강촌리에서 약 20km 거리에 위치한 산골이다. 이 마을은 북으로는 봉화산 서릉, 동으로는 봉화산 남릉이 병풍을 두른 듯 에워싸고 있고, 남으로는 홍천강, 서쪽으로는 북한강이 외지와 접근을 어렵게 해서 아직도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버스종점인 가정3리 마을회관 앞에서 한계교를 건너 쟁골로 들어서는 임도를 따라 7~8분 거리에서 쟁골교를 건너가면 오른쪽으로 축사가 나온다. 축사 앞을 지나면 V자로 패어든 쟁골 끝머리로 봉화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봉화산 정상을 바라보며 계류를 두 번 건너면 계류 오른쪽으로 외딴집이 있다. 외딴집을 지나면 ‘30km, 한국마운틴바이크 강원도연맹’이라고 쓰인 안내판을 지나간다. 30km는 이곳에서 문배고개를 넘어가는 임도 끝머리인 구곡폭포 주차장까지의 거리를 뜻한다.

안내판을 뒤로하고 200m 거리인 연못이 있는 별장을 지나 20분 들어서면 왼쪽으로 안경다리를 건너간다. 다리를 건너 묵밭을 지나 오른쪽으로 다리를 건너 15분 가면 합수점 오른쪽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나타난다. 좌우의 기암절벽에는 분재와 같은 소나무들이 어우러져 한 폭 그림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다리를 지나 왼쪽으로 굽돌아드는 임도를 따라 2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 절벽 아래에 숨은 듯 자리한 미나리폭포를 만나게 된다. 미나리폭포는 구곡폭포에 이어 두번째로 큰 폭포다. 높이 12m에 물이 고이는 소(沼) 넓이가 4평 정도에 불과하지만 여름에는 더 없이 좋은 납량장소가 된다.

폭포를 뒤로하고 급경사에다 S자로 굽돌아 오르는 임도를 따라 35분 올라가면 봉화산 북서릉인 문배고개에 닿는다. 문배고개에서 동쪽 가파른 능선길로 8~9분 오르면 486.8m봉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에서 계속 동쪽 능선길로 15분 더 오르면 봉화산 정상이다.

가정3리 버스종점에서 쟁골로 들어가 미나리폭포~문배고개~486.8m봉을 경유해 정상에 이르는 코스는 약 7km로, 3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교통·숙식

서울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15분 간격(06:00~21:20), 서울 상봉동터미널에서 1일 47회(05:40~21:30) 운행하는 춘천행 직행버스 이용. 요금 동서울~춘천 6,400원, 1시간30분 소요. 상봉동~춘천 6,100원, 1시간50분 소요.

부산종합(고속·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10회(07:20~17:50) 운행하는 춘천행 버스 이용. 요금 25,600원. 6시간 소요.

대구 북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원주~횡성~홍천 경유 1일 10회(07:10~17:20) 운행하는 직행버스 및 중앙고속도로 경유 1일 10회(07:30, 08:40, 09:50, 11:00, 12:20, 13:30, 14:40, 15:50, 17:00, 18:20) 운행하는 우등버스 이용. 요금 18,300원. 5시간40분 소요.

열차편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1일 20회(05:45~22:30) 운행하는 경춘선 열차 이용, 강촌역에서 하차. 열차요금=청량리역~강촌역 무궁화호 기본 5,200원, 5% 할인(월·금 18:00 이전) 4,900원, 15% 할인(화·수·목) 4,400원, 통일호 강촌역 2,600원, 1시간33분 소요.

구곡폭포 방면 =강촌역 앞에서 1일 18회(06:30~19:30) 운행하는 50번 좌석과 35, 55, 56, 57번 시내버스 이용. 요금 좌석 1,000원, 일반 700원. 10분 소요.

구곡 발 강촌역 경유 춘천 후평동행 버스 1일 18회(06:30~19:45) 운행.

창촌3리~둔일 방면=강촌역 앞에서 1일 4회(06:20, 08:50, 15:30, 19:50) 운행하는 창촌3리행(57번 대동운수) 이용, 둔일 마을 종점에서 하차. 요금 700원, 15분 소요. 이 버스는 춘천시 8호 광장에서 1일 4회(05:40, 08:10, 14:50, 19:10) 출발, 중앙로~시외버스~강남동~강촌을 경유한다.

또는 강촌역 앞에서 1일 6회(07:25, 07:55, 10:20, 14:00, 17:25, 18:45) 운행하는 가정리행이나, 1일 2회(11:35, 15:45) 운행하는 관천리행 버스를 이용해 창촌3리 입구에서 하차, 둔일 마을까지 약 2km 걸어 들어간다.

강촌리~가정리행 버스편은 춘천시 후평동에서 1일 6회(06:50, 07:20, 09:45, 13:25, 16:50, 18:10) 출발한다. 요금 700원. 강촌역 앞~창촌3리 10분 소요.

창촌3리로 하산한 경우에는 둔일 마을에서 1일 4회(06:40, 09:05, 15:45, 20:20) 운행하는 춘천행 버스, 또는 둔일 종점에서 약 2km 걸어나와 가정3리 종점에서 1일 5회(08:25, 09:15, 11:10, 14:50, 18:30) 운행하는 춘천행 버스를 이용한다.

가정리 방면=강촌역 앞에서 1일 6회 운행하는 가정리행 버스 이용. 봉화산 산행에서 가정리로 하산한 경우에는 가정리에서 1일 5회(08:25, 09:15, 11:10, 14:50, 18:30), 관천리에서 1일 2회(13:00, 17:30) 운행하는 강촌 경유 춘천행 버스 이용.

백양2리 방면=춘천시내 후평동에서 1일 5회(06:20, 09:30, 13:30, 17:30, 20:40) 운행하는 강촌 입구~경강역을 경유하는 백양2리행 버스 이용.

백양2리 종점에서 경강역~강촌 입구 경유 춘천행 버스 1일 5회(06:40, 09:50, 13:50, 17:50, 21:00) 운행.

숙식은 강촌리에서 해결해야 한다. 강촌역에서 강선사 입구 방면 역전상회(033-261-0072), 그린민박(261-0128), 효심민박(262-0024), 영남민박(262-2034), 북청물장수집(261-0020), 귀래민박(262-0031) 등 50여 곳에 달하는 민박집 이용. 민박료 1실 30,000원 안팎, 시즌에는 40,000원을 받는 집도 있다. 스키장이 생겨 요즘은 50,000원 이상 받는 집도 생겼다.

문배 마을에서는 김가네식당(033-262-0881), 신가네식당(261-0929), 장씨네(261-1071), 문배집식당(261-9988), 문배집(261-4002) 등에서 민박과 식사가 된다.

구곡폭포 방면에서 검봉을 구곡폭포를 경유하거나 또는 봉화산을 오르는 경우 입장료를 낸다. 어른 1,600원, 학생·군인 1,000원, 어린이 600원. 구곡폭포 주차료는 소형 1일 1,400원, 대형 4,000원, 이륜 1,000원. 구곡폭포관광지 관리사무소 안내전화 033-261-0088.


※ 명소

강촌유원지

수도권 MT 장소로 첫손 꼽는 곳


강촌유원지는 강촌역 일원 북한강변에서 검봉과 봉화산으로 에워싸여 있는 문배 마을과 구곡폭포에 이르는 계곡 사이를 일컫는다. 나이가 60대 이상 되는 분들도 40여 년 전 이곳을 한두 번 찾아보았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있는 명소다.

강촌유원지는 지금도 계절에 관계없이 젊은이들의 MT장소로, 또는 연인들에게는 평생 기억할 추억을 만드는 장소로, 또는 가족 나들이 코스로 인기 있다. 유원지 내에는 주차장, 유스호스텔, 자전거 전용도로, 번지점프장, 어린이 놀이터, 토속 전통음식점, 특산물 매점 등이 있다.


※ 명소

문배 마을

먹거리촌으로 바뀐 오지 산촌


문배 마을은 구곡폭포 상단부 해발 350m 지점으로 검봉 남서릉과 봉화산 북서릉으로 에워싸여 있는 분지 속 마을이다. 본래 주민들이 천수답을 이용한 농사를 본업으로 했으나 지금은 대부분 농사와 함께 민박과 식당업을 겸업하고 있다. 사계절 이 마을을 찾는 피서객과 미식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자연히 오폐수 처리문제가 생겨 최근 마을 하단부와 구곡폭포 상단부에 오수처리장이 생겼다.

마을 안에는 문배마을, 문배집, 장씨네, 신가네, 김가네 등 상호를 내 건 민박을 겸한 식당들이 자리하고 있다.


※ 명소

LG강촌리조트 스키장

열차 이용 가능한 첫 스키장


LG강촌리조트 스키장은 검봉 지능선인 육계봉에서 북서쪽 굴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동쪽 사면에 위치하고 있어 북한강변의 수려한 경관을 즐기며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시설 특징은 초급자와 중급자를 위한 1km 길이 계곡형 슬로프, 탁 트인 경관을 즐길 수 있는 능선형 슬로프, S자 슬로프 등이 있다.

부대시설로는 스키하우스 2층에 카페테리아가 있다. 면적 282평에 수용인원 326석으로, 성수기에는 한식, 일식, 양식, 면류 등을 판다. 영업시간 성수기 08:00~02:00, 비성수기 12:00~24:00. 스키하우스 1층에는 각종 스키용품을 판매하는 스포츠샵이 있다.

육계봉 능선 방면 슬로프 상단부에는 정상휴게소인 알프하우스가 있다. 알프하우스 실내에서는 벽난로 옆에서 음료수를 즐기며 창유리를 통해 남서쪽으로 검봉산 풍광을 볼 수 있다.

경춘선 열차를 이용하는 스키어들을 위해 스키장과 강촌역 사이를 셔틀버스가 수시로 운행되고 있다. 2007년 경춘선 복선 전철이 완공되면 국내 최초로 스키장 입구에 백양 역사가 신설될 예정이다.


※ 명소

구곡폭포

아홉 물줄기가 각각 다른 소리 내


여름에는 납량장소, 겨울에는 빙벽등반 훈련장소로 인기가 높은 구곡폭포는 높이 47m이다. 폭포수 발원지는 문배 마을. 그래서 예전에는 봄철에 문배 마을에서 천수답에 모심기를 할 때 비가 오는 경우 폭포수가 누런 흙탕물로 변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폭포수 상단부에 오수처리장이 생겨 항상 깨끗한 물줄기를 흘리고 있다.

폭포 이름이 구곡, 또는 구구리폭포로 불리게 된 것은 상층부에서부터 대략 아홉 줄기의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기 때문이며, 아홉 줄기 물줄기가 각기 다른 물소리를 낸다고 전해진다.

개구리, 두꺼비, 뱀과 같이 감각기관을 이용해 먹이를 잡아먹고 사는 파충류들이 이 아홉 가지의 물소리로 인해 곤충을 잡아먹는 데 방해를 받아 폭포 주변에서는 뱀과 개구리 같은 파충류들이 서식하지 못한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폭포까지는 870m 거리로 도보로 15분 거리다.


※ 명소

미나리폭포

쟁골에 숨어 있는 봉화산 제2폭포


높이 12m인 미나리폭포는 가정3리에서 문배고개로 올라가는 쟁골 상단부에 있다. 폭포가 임도 아래쪽으로 숨은 듯 위치해 여름철에는 폭포수 물소리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물이 얼어 붙는 겨울철에는 물소리가 나지 않아 그냥 지나칠 수 있다.

이 폭포는 문배고개와 봉화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로 건기에는 물살이 다소 약해진다. 비록 폭포 높이는 낮지만, 해발 500m에 위치하기 때문에 해발 150m인 구곡폭포보다 얼음이 더 강하게 얼어 간단한 빙벽훈련도 할 수 있다.


※ 명소

의암 유인석 묘역

김구 선생도 칭송한 구한말 의병장


봉화산 남동쪽 가정2리 강원학생교육원에서 2km 들어간 곳인 마을회관 옆 주차장 서쪽에 의암 유인석(毅菴 柳麟錫·1842-1915) 선생 묘역이 있다. 의암 선생은 1895년 일본의 침탈에 항거하는 의병전쟁(일명 을미의병)에 앞장섰던 분이다.

유인석 선생은 의병전쟁을 시작으로 1905년 을사늑약(乙巳勒約)과 연해주에서 별세하기까지 ‘의병을 일으켜 외세를 소탕하자’는 뜻인 거의소청(擧義掃淸)운동에 일생을 바친 분이다.

묘역 주변에는 유물전시관을 비롯해 사당과 연못이 있다. 사당 왼쪽으로 돌아들면 묘소 양쪽으로 향나무가 있고, 묘소 뒤편으로는 절개의 상징이기도 한 곧게 자란 잣나무숲이 울타리를 이루고 있다. 묘소 옆에는 백범 김구 선생께서 유인석 선생을 위해 친필로 썼다는 고유문비(告由文碑)도 있다.

(글·사진 박영래 차장)

 

 

 

자전거족이 온전히 사랑하는 길... 지독히 낭만적이네

 

소양호 둘레길, 추곡약수터에서 박수근미술관까지

 

 수변도로에서 내려다 본 소양호.
ⓒ 성낙선

 


 

 

 

 

 

 

 

 

 

 

 

 

 

 

 

 

 

 

 

 

 

 

 

 

 

 

 

 

 

아침부터 촉촉이 가을비가 내린다. 비가 온 뒤에는 날이 더 추워진단다.

가을이 왔나 싶었는데 어느새 겨울에 대비해야 할 때가 온 것인가?

강원도 대관령에 서리가 내리고, 산간에는 더러 얼음이 얼기도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17일(수), 비는 오전 10시 무렵이 돼서야 잦아들기 시작한다.

예상했던 것보다 한 시간가량 더 늦어지고 있다. 너무 늦어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그나마 다행이다.

가을비는 여름비와 달리 싸늘한 느낌이다. 계속해서 비가 내리면 그 비를 맞으면서 자전거를 타야 할 판이다.


 

 추곡약수터. 철분 성분이 있어 검붉은 색을 띠고 있다.
ⓒ 성낙선

 

 

 

 

 

 

 

 

 

 

 

 

 

 

 

 

 

 

 

 

비가 오는 탓인지, '추곡약수터'엔 사람 그림자 하나 찾아볼 수 없다.

추곡약수터는 오색약수처럼 톡 쏘는 약수 맛에 사람들이 자주 찾아오는 곳이다.

약수터 올라가는 길, 바람이 심하게 분다. 그 바람결에 머리 위로 다 익은 밤송이들이 후두둑 떨어진다.

땅바닥에는 비에 젖은 낙엽과 지나가는 차바퀴에 밟혀 으깨진 알밤이 지천이다.

이제 이런 산밤은 아무도 주워가지 않는 모양이다. 누군가 성한 알밤 몇 개를 길가 담장 위에 올려놨다.

하늘은 여전히 잿빛이다. 비를 머금은 먹구름이 산마루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세상이 온통 검은빛 투성이다. 길도 검고 산도 검다.

그래도 산비탈을 물들이는 가을빛을 모두 감출 수 없었던지 산비탈 위로 여기저기 노랗고 붉은빛이 감도는 걸 볼 수 있다.

여행은 추곡약수터에서 시작해, 소양호 둘레길을 따라 양구 박수근 미술관까지 달려가는 걸로 정했다.

길을 가는 내내, 발아래로 소양호가 내려다보인다. 소양호는 이맘때가 가장 아름답다. 소양호가 가을빛으로 물드는 광경이 장관이다.

 

 



 

 수변도로로 들어서기 전, 갑자기 나타낸 불청객을 근심스런 표정으로 바라보던 개.
ⓒ 성낙선

 


 

 

 

 

 

 

 

 

 

 

 

 

 

 

 

 

 

 

 

 

 

 

 

 

 

 

 

 

 

길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가고 오는 사람만 바뀔 뿐이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빗줄기가 가랑비로 잦아들 무렵, 자전거에 올라탄다.

얼마 안 가 추곡삼거리(말이 삼거리지 그냥 세 갈래로 갈라진 길에 불과하다)에서 왼쪽으로 나 있는 길로 방향을 잡는다.

이 길이 '소양호 수변도로(둘레길)'로 이어진다.

이 길은 수변도로라는 말에 알 수 있듯이, 호숫가를 따라 난 길이다.

그 옛날 춘천에서 양구로 가는 길을 닦는데, 첩첩산중 가로막는 사명산(1199m) 산줄기를 피해 가야 하는 까닭에 호숫가로 길을 낼 수밖에 없었다.

그때만 해도 이 길은 양구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소양호 수변도로, 비에 젖은 길.
ⓒ 성낙선

 


 

 

 

 

 

 

 

 

 

 

 

 

 

 

 

 

 

 

 

 

 

 

 

 

 

 

 

 

 

 

 

길은 호숫가를 따라 이리저리 정신없이 굽어 돈다.

길이 소양호를 따라 얼마나 심하게 굽어 돌던지, 옛날 이 길을 지나가던 사람들 중에 차멀미를 하지 않는 사람이 드물었을 정도다.

겨울엔 도로 곳곳이 얼어붙어 교통사고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수인터널로 들어서기 직전의 46번 국도.
ⓒ 성낙선

 

 

 

 

 

 

 

 

 

 

 

 

 

 

 

 

 

 

 

 

 

 

 

 

 

 

 

 

 

 

 

 

 

 

 

 

 

결국 7여 년 전, 호숫가 사명산 산줄기를 꿰뚫고 지나가는 터널이 뚫렸다.

 이 터널이 뚫리면서 춘천에서 양구를 오가는 시간이 1시간 40분에서 40분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 바람에 이 도로는 지금 차 몇 대 지나다니지 않는 '버려진' 길로 남았다.

터널이 뚫리기 전까지만 해도 이 길을 지나다니는 차들로 호황을 누렸던 상점과 휴게소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완전히 버려진 줄 알았던 이 길이 요즘에 와서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자전거 타기 좋아하고 걷는 일에 심취해 있는 사람들이 이 길이 가진 가치를 재발견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이 길은 주로 자전거족들과 오토바이족들과 등산객들이 이용한다.

그 중에 이 길을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부류가 자전거족들이다.

 

등산객들은 사명산 등산을 위해 이 길을 일부 구간만 이용할 뿐이고,

오토바이족들은 이 길을 자동차들만큼이나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그러니 아무래도 이 길을 온전히 사랑할 줄 아는 부류는 자전거족들이다.

 이 길이 자전거족들을 불러들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아스팔트길에, 호수를 끼고 달리는 산길이 오로지 자전거를 타기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

호숫가 둘레길치고는 언덕도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이 길은 또 지독히 낭만적이다. 굽이 도는 길마다 눈앞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굽잇길이라고 다 같은 풍경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그 옛날 누군가에겐 생각만 해도 속이 다 울렁거리는 '고생길'이었을 이 길이

지금 누군가에게는 보면 볼수록 점점 더 즐겁고 아름다운 '여행길'이 돼 가고 있다.

이 길이 앞으로 또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춘천과 양구 경계선. 앞에 보이는 건물은 지금은 문을 닫은 농특산물판매소.
ⓒ 성낙선

 


 

 

 

 

 

 

 

 

 

 

 

 

 

 

 

 

 

 

 

 

 

 

 

 

 

 

 

 

 

 

 

5년여 만에 다시 열린 물길, 소양호를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

 잡초로 뒤덮이기 시작하는 도로.
ⓒ 성낙선

 

 

 

 

 

 

 

 

 

 

 

 

 

 

 

 

 

 

 

 

 

 

 

 

 

 

차들이 지나다니지 않는 길가에는 잡초가 무성하다.

길가 아스팔트 틈새를 비집고 나온 잡초들이 사람 키만큼이나 높이 솟아 있다.

 이대로 놔두면, 아스팔트 전체가 풀과 나무로 덮여 버릴지도 모른다.

보기에 따라 조금은 삭막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차들이 사라진 길에서는 이 역시 매우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길을 나선 지 얼마 안 돼 날이 개면서 서서히 태양 빛이 비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구름이 걷힌 산 위로 노란빛을 띠고 있던 나뭇잎들이 황금빛으로 반짝인다.

아름다운 광경이다. 눈이 부신 게 그 황금빛 때문이지 태양 빛 때문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심지어 길 아래 소양호 검푸른 물마저 은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도로변 절개지.
ⓒ 성낙선

 


 

 

 

 

 

 

 

 

 

 

 

 

 

 

 

 

 

 

 

 

 

 

 

 

 

 

 

 

 

 

 

소양호 둘레길은 무언가 살아서 기어 다니는 걸 찾아보기 힘든 길이다.

그런 길 위에서 느닷없이 나타난 초록색 뱀 한 마리를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차바퀴에 깔려 바싹 말라버린 뱀 껍질만 보아오던 터에 살아 있는 뱀이라니,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소양호 꼬부랑 옛길에서 보게 되는 조형물.
ⓒ 성낙선

 

 

 

 

 

 

 

 

 

 

 

 

 

 

 

 

 

 

 

 

 

 

 

 

 

이 길은 지나다니는 자동차들이 드문 탓에 사람마저 드물다.

그렇다고 이 길에 사람이 전혀 살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니다.

도로 아래로, 호숫가에 바짝 기대 사는 집들이 꽤 있다.

호숫가에서 밭을 일구거나 물고기를 잡으면서 생계를 꾸려가는 집들이다.

그곳 어디에선가 끊임없이 개 짓는 소리가 들린다.

영업을 그만두기는 했지만, 몇몇 휴게소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다.

그중에 사명산쉼터 한 군데만 아직도 영업하고 있다.

 

사명산쉼터는 그나마 등산객들이 오가는 길목에 자리를 잡고 있어 사람들이 비교적 자주 찾아오는 편이다.

주인 말이, 아직은 살아갈 만하다. 하지만 오가는 사람이 적어 하루하루가 심심한 건 피할 수 없다.

 

 

 

 

 



 

 양구 선착장.
ⓒ 성낙선

 

 

 

 

 

 

 

 

 

 

 

 

 

 

 

 

 

 

 

 

 

 

 

 

소양호 양구 선착장에서 한 무리의 자전거족들과 마주쳤다.

이들은 어제 춘천에서 출발해 화천 평화의댐과 양구 두타연을 거쳐 오늘 이곳 선착장에 도착했단다.

이들은 이곳에서 배를 타고 다시 춘천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이곳 선착장에서는 소양강댐으로 하루 3번(주말엔 4번) 배가 오간다.

 이곳을 오가는 배(이름은 '쾌룡호'다)는 지난 7월초, 4년 6개월 만에 다시 운행을 재개했다.

물길이 무려 27km다. 그 옛날 이 뱃길을 이용한 적이 있는 사람들에겐 추억이 남다를 것 같다.

배가 도착하면서, 잔잔한 소양호만큼이나 조용하던 선착장이 갑자기 활기가 띠기 시작한다.

지금 이곳 선착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여행객들이 대부분이다.

호수 위에서 바라보는 가을 소양호는 또 어떤 풍경으로 다가올지 궁금하다.

 

 

 

 

 

 박수근미술관 앞 주택 담장. 

 


 

 

 


 박수근미술관 자작나무숲 빨래터.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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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호 선착장에서 박수근 미술관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다.

미술관에는 그 사이 못 보던 풍경 하나가 더 늘었다. 자작나무숲이 노랗게 물들어 있다.

'박수근 화백'은 오늘도 그 자리에 앉아 자신의 영혼이 깃든 미술관을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보고 있다.

그 모든 게 그가 그린 그림만큼이나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이다.

추곡약수터에서 박수근미술관까지 40km가 넘는다. 길은 전체적으로 인적이 매우 드물다.

때에 따라 으스스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여행할 때는 여럿이 함께 어울려 가는 것이 좋다.

중간에 웅진교차로 부근에서 호숫가쪽에 붙은 길을 택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터널을 지나가야 하는 불상사를 만날 수 있다.

이 길은 차가 거의 다니지 않지만, 굽이가 심해 사고가 날 위험성이 아주 없는 게 아니다.

이 길에도 자동차 사고 흔적이 남아 있다.

아마 굽잇길을 돌던 차들이 상대방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서로 추돌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이 길은 춘천 지역과 양구 지역을 넘나든다. 양구 지역에서는 이 길을

도보여행길이자 자전거여행길로 만들기 위해 꽤 애를 쓰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양구 지역에서는 여행이 좀 더 편안하고 쾌적한 느낌이다.

양구에서는 이 길을 '소양강 꼬부랑 옛길'이라고 부른다.


 

 박수근미술관 전경.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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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지배자는 인간 아닌 풀과 나무

/안병옥

나무는 옛 신화의 단골손님이다. 고대 유럽 스칸디나비아의〈시(詩) 에다·Poetic Edda>에는 거대한 물푸레나무 위그드라실이 등장한다.
북유럽인들은 이 나무의 가지와 뿌리가 세상을 하늘과 지하 세계로 연결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붙인 이름이 ‘세계수(世界樹)’다. 시베리아 샤머니즘에서도 나무는 샤먼과 초월적 세계의 대화를 돕는 신성한 존재로 숭배되고 있다. 신라의 금관을 장식하고 있는 자작나무 형상은 북방 유목민들의 샤머니즘이 투영된 흔적으로 읽힌다.

알타이족에게 자작나무는 성스러운 나무였다. 개마고원 사람들은 시신을 자작나무 껍질로 싸서 땅속에 파묻었다. 북미의 인디언 부족 믹맥(Mi’kmaq)은 지금도 이와 비슷한 풍속을 갖고 있다. 자작나무 껍질은 기름기가 많아 불이 잘 붙는다. 그래서 양초가 없던 옛날에는 결혼식을 올릴 때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초에 화촉을 밝혔다. 자작나무 껍질은 좀이 슬거나 곰팡이피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고대에는 잘 썩지 않는 성질을 이용해 그림이나 글씨를 새겨 후세에 남겼다. 신라고분에서 발견된 천마도 장니(障泥)도 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것이다. 자작나무는 약재로도 요긴하게 쓰인다. 선조들은 곡우(穀雨) 때 채취한 자작나무 수액을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믿었다.
추운 지방의 자작나무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유명한 아열대 나무로는 유칼립투스와 모링가가 있다. 호주가 원산지인 유칼립투스는 세계에서 가장 높이 자라는 나무다. 잎은 항균작용이 강해 호흡기질환과 열병은 물론 결핵 치료에도 사용된다. 호주 원주민들은 심한 상처 주위를 이 나무의 잎으로 동여맸다. 유칼립투스는 말라리아 퇴치 목적으로 저지대나 늪에 심기도 한다. 워낙 많은 물을 빨아들여 모기 유충이 살아남을 수 없을 만큼 주변 땅이 금세 마르기 때문이다.

1년에 3m 이상 자라는 유칼립투스는 특히 가난한 나라 주민들이 선호하는 경제수목이다. 하지만 자생종들을 몰아내는 침입종으로도 악명이 높다. 이런 우려 때문에 복사용지를 생산하는 태국의 한 기업은 묘목을 논두렁에 심는 조건으로 농민들과 계약을 맺는다. 논 주변은 물도 넉넉할 뿐만 아니라 생태계 파괴 염려도 적어서다. 농민들은 어린 묘목을 우리 돈으로 그루당 600원에 사들여 심은 후 3년이 지나면 6000원에 되판다. 태국 기후와 토질에 맞게 개량한 품종이어서 농약을 치거나 비료를 줄 필요가 없다. 자연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농민들은 연간 세 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다. 유칼립투스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의 ‘효자 나무’인 셈이다.

모링가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생명의 나무 또는 기적의 나무로 불린다. 잎사귀를 날로 먹거나 나물처럼 볶아 먹을 수 있어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나무로 유명하다. 잎 100g에는 비타민A가 당근의 3.5배, 비타민C는 오렌지의 7.3배, 칼슘이 우유의 3.6배, 단백질은 콩의 2배가량 함유돼 있다. 모링가는 아프리카 전통의학에서 써왔던 만병통치약이기도 하다. 모링가 열매는 아프리카의 몇몇 도시들에서 수질정화제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흡착해 바닥으로 가라앉히기 때문이다. 스위스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에 따르면, 모링가 열매를 갈아 만든 분말 0.2g은 오염된 물 약 1ℓ를 깨끗하게 만들 수 있다.

안도현 시인은 ‘자작나무의 입장을 옹호하는 노래’라는 시에서 “저 도시를 활보하는 인간들을 뽑아내고 거기에다 자작나무를 걸어가게 한다면 자작나무의 눈을 닮고, 자작나무의 귀를 닮은 아이를 낳으리”라고 썼다. 나무들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이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시구가 나왔을까 싶다. 시인은 “자작나무를 베어내고 거기에다가 인간을 한 그루씩 옮겨 심는다면 지구가, 푸른 지구가 온통 공동묘지 되고 말겠지”라고 노래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착각은 식물들이 동물보다 열등하다는 믿음이다. 바다보다 거친 육지의 삶에 뿌리를 먼저 내린 것은 식물들이었다. 식물들은 동물들이 잠시도 살 수 없는 극한생태계에서도 번성할 수 있다. 이 세상을 다스리는 진정한 지배자는 우리 인간이 아니라 풀과 나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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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일 한 번에 물 12ℓ 라니… 변기 탱크부터 손봤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리는 물을 마시고, 수돗물로 샤워를 한다. 변기 레버를 한 번 내릴 때 물 12ℓ가 내려간다. 눈에 보이는 물 이외에도, 생활과 산업의 모든 곳에 물이 흐른다. 해마다 물의 날(3월22일)이 있는 3월이면 물을 아끼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물 위기를 우려하는 신문 기사가 실리지만 여전히 물 절약은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다. 3월 착한시민프로젝트 ‘물, 물, 물을 아껴라’ 참가자들은 주변의 물을 돌아보는 데에서부터 시작했다.

현대미술가 이재환씨(31)는 변기탱크 뚜껑부터 열었다. 늘 보면서도 그 구조는 처음 알았다는 변기탱크. 알고보니 그 안에는 물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밸브가 있어서, 물이 적게 쓰이도록 맞춰놓을 수 있었다. 세면과 샤워를 할 때도 간단한 빨랫감을 발 아래 내려놓고, 육군 훈련병 시절 샤워 제한시간이었던 3분에 맞춰 몸을 씻는 도전도 했다. 벽시계에 시한폭탄처럼 타이머가 돌아가는 가운데 하는 샤워가 처음에는 힘들었으나 이내 적응이 됐고, 또 재미있기까지 했다.

직장인 이소연씨(30·여)는 회사에서 마시는 물에 의문을 가졌다. 냉장고의 물과 음료수는 사무실 사람들이 모두 ‘과소비’하고 있었고, 소연씨도 예외가 아니었다. 먹다 남은 물을 버리고 새 생수병을 가져오는 일도 많았다. 컵을 준비해 생수병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마셨다. 회사 동료들에게 착한시민프로젝트 취지를 알리고 설득한 결과 사무실 문화도 바뀌었다. “다들 지금까지는 신경쓴 적이 없대요. 제가 하는 것을 보더니 큰 관심을 보였고, 반응은 모두들 긍정적이었습니다.” 변화를 체감한 소연씨는 샴푸 대신 식초로 머리를 감았다. 샴푸 거품이 섞인 생활폐수를 정화하는 데에는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연씨는 앞으론 친구와 함께 직접 만든 친환경 샴푸와 린스를 써볼 생각이다.

도보여행가 윤재훈씨(52)는 이미 15년째 샴푸는 물론 주방세제조차 퇴출시킨 물절약 실천자다. 재훈씨는 네팔과 인도에서 물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본 뒤 생활습관을 바꿨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거형태가 아파트 위주로 바뀌면서 세숫대야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 “예전 어른들은 대야에 세수를 한 뒤 발을 씻고 그 물은 화단에 줬는데 지금은 그런 게 사라졌잖아요.” 이미 생활폐수는 줄일 만큼 줄였기에, 재훈씨는 이제부터 식습관을 채식 위주로 바꾸는 노력을 하기로 했다. 쌀 1㎏을 생산하는 데는 물 3000ℓ가 들지만 쇠고기 1㎏을 생산하는 데는 5배가 넘는 1만6000ℓ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자의 일상도 많이 달라졌다. 물 사용량을 꼼꼼히 확인하고, 세면을 따로 하던 버릇 대신 샤워를 할 때 함께하고 그릇과 세탁물을 모아 식기세척기·세탁기를 돌리는 횟수를 줄였다. 하루 평균 수돗물 소비량은 약 400ℓ에서 200ℓ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참가자들은 지난달 17일 기후행동변화연구소 안병옥 소장과 만나 그동안의 실천을 평가하고 조언을 얻었다. 안 소장은 “환경운동은 보통 사람이 쉽게 할 수 없다는 편견이 있다”면서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주변 사람들에게 취지를 알리고 동참을 얻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지금처럼 많이 쓰고 많이 버리는 생활을 한다면 지구는 100년 뒤를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 안 소장의 얘기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전기를 더 많이 쓰려고 더 위험한 원전을 지은 대가다. 안 소장은 “물은 식습관, 에너지 소비, 생활양식 등 모든 것과 닿아 있다”며 “원전 사고로 지금 불안감에 떨듯, 물을 아끼지 않으면 어느날 닥치는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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