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케어 산업, 농산촌의 대안인가

1. 프롤로그

자연이 선물한 치유의 공간 … 숲,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치유의 삶’ 부각 숲 의존도 높아져
활용 아이디어 다양. 케어산업 확대 전망

생명의 바다, 숲이 깨어난다. 숲에서 희망이 자라고, 씨앗이 움튼다. 분노와 욕망이 잦아들고, 순응과 섭리가 곧추선다. 헐벗고 찢긴 마음이 치유된다. 숲의 유쾌한 반란이다. 그 반란이 진화를 부추겼다. 자연과 사람, 숲의 공생을 유도하는 진화다. 숲 케어 산업도 진화의 결과물이다. 숲 자체 또는 숲이 낳은 부산물을 활용, 치유 프로그램화 하는 일련의 과정을 ‘숲 케어’로 보면, 그 범위는 크고 넓다. 주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산림욕장과 야영지, 휴양림과 휴양시설 , 산채와 약초 재배 및 가공, 이를 활용한 음식, 약재 등이 망라된다. 숲 케어 산업의 성공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본지는 ‘숲 케어 산업, 농산촌의 대안인가?’ 기획을 통해 숲 케어 산업의 △성공 가능성 △지속성 △순환성 등을 집중 조명한다.


숲 왜 치유인가?

숲이 생명을 치유하는 키워드로 떠오르며 현대 문명의 이기에 쫓긴 많은 이들이 숲을 찾고 있다. 숲길을 걷고, 숲에서 생산된 자연 식품을 즐기며 휴식을 갖는다. 이 같은 영향으로 산업화 과정에서 쇠락의 길을 걷던 산촌도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도시가 자연환경 측면에서의 정화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산촌은 도시민들이 큰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치유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도 “산촌의 독특한 자연 문화경관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되거나 활용되고 있다”며 “이는 산촌뿐 아니라 숲의 체계적인 개발과 이용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숲을 활용하는 방법도 체계화 되고 있다. 숲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숲에 대한 현재적 관점은 개발과 보존이라는 양극단이 아닌, ‘공생’이다. 인간과 자연의 공생. 숲 케어 산업의 지향점이다.



숲 생명의 보고

숲은 생명의 보고다. 식물과 동물 등 온갖 생명이 숲을 매개로 삶을 이어간다. 인간도 다르지 않다. 치유의 삶이 부각되며 숲에 대한 의존도도 그 만큼 커졌다. 숲에서 자라는 동식물에 대한 연구 및 활용도도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되고 있다. 숲 자체가 치료제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식물은 여기에 좋고, 저 식물은 어떤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식의 백과사전적 개념이 아닌, ‘숲’ 자체가 거대한 치유제로 화한 이유는 간단하다. 숲이 생명을 키워내기 때문이다.

‘모든 식물은 그 스스로 치유기능을 갖고 있다’는 명제를 곱씹어 보면, “어떤 식물이건 다른 생명체를 보듬을 수 있는 물질 하나는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차원에서 숲은 어떤 의미일까? 강원도 숲의 가치는? 이번 기획이 겨냥한 포인트다.



숲 어떻게 이용되고 있나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숲은 사유림이라 하더라도 이용에 따른 규제가 엄격하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이용은 비교적 활발하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물론 아무리 공공재적 성격이 강해도 자연 보존적 성격이 무시돼서는 곤란하다. 현재 강원도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숲 이용 형태는 △자연휴양림 △산림욕장 △수목원 또는 화목원 △숲체험장 등으로 매년 확장되고 있다. 이용객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숲 활용 아이디어도 다양해지는 추세. 전남 장흥군이 대표적이다. 장흥군은 풍부한 숲 자원을 활용, ‘편백 숲 우드랜드’를 탄생시켰다.

장흥읍 억불산 자락 100만㏊ 규모의 편백숲 속에 지어진 우드랜드에는 한옥과 황토집, 통나무집, 목공예체험장 등 각종 편의시설과 체험공간이 들어섰다. 특히, 비비에코토피아로 명명된 나체촌이 대박을 터뜨리며, 장흥군의 주가가 크게 치솟았다. 당초 의도와 달리 1만㎡ 규모의 나체촌에서는 속옷을 입어야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나체촌’으로 회자된다. 아이디어 하나가 지역의 랜드 마크를 새롭게 탄생시킨 셈이다.

전국 제일의 산림자원을 자랑하는 강원도에도 숲을 활용한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숲 자체가 거대한 치료기관으로 이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숲 자체가 케어상품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식생활과 여가활동이 일반화 되는 상황에서 숲 케어 산업도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병로 선임기자

2. 숲 활용의 현주소

숲 속엔 휴식·치유의 바람이 분다

숲은 어떤 의미일까? 질문은 간단하지만 답은 수 만 갈래로 나뉜다. 숲에 대한 정의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아픈 이에게는 치유와 휴식의 장소로, 경영인에게는 사업 대상지로, 종교 철학자들에게는 명상과 생명의 원천으로 숲이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숲이 인간에게 심리적 안정과 정신적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떤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숲이 가진 불멸의 매력이다. 모든 것의 처음이자 끝인 숲. 그 숲의 이용 실태와 활용 사례를 짚어봤다.

▲ 횡성 자연휴양림 숙소


도내 자연휴양림 24곳ㆍ산림욕장 18곳 운영

자연치유 공간 활용 “대체의학의 주 무대”



숲 이용실태

산림정책을 총괄하는 산림청은 휴양에 따른 숲 이용 실태를 △자연휴양림 △산림욕장 △국민의 숲 등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자연휴양림 등은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조성됐다. 최근에는 숲길 조성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치유의 숲과 산촌생태마을 등도 숲을 이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 자연휴양림

짙은 녹음과 감미로운 향기, 맑고 고운 새소리와 물소리, 고즈넉한 통나무집, 그리고 산책로. 숲과 함께 연상되는 이미지다. 이런 이미지를 구체화 시킨 시설이 자연휴양림이다. 산림청은 “자연휴양림은 국민의 보건휴양과 정서함양, 산림교육 등을 위해 숲속에 숙박 등 편의시설을 설치한 곳”이라며 “산림소유자의 소득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산림청은 특히 “숲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목재생산 등 경제적 부문에서 공기정화와 수원함양 및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휴양처’로 바뀌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에 맞춰 산림정책이 수립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첫 자연휴양림은 대관령자연휴양림으로, 현재 전국적으로 121곳이 운영되고 있다. 국립자연휴양림은 38곳이며, 지자체가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이 69곳으로 가장 많다. 개인이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은 14곳이다.

강원도의 경우, 국립 12곳, 지자체 8곳, 개인 4곳 등 모두 24곳의 자연휴양림이 운영되고 있다.

■ 산림욕장

간편하고 쉽게 찾을 수 있는 숲이 산림욕장이다. 자연휴양림이 ‘멀고 비싸고 까다롭게’ 느껴지는 반면, 도시근교의 숲(5㏊ 규모)에 산책로와 간이 체육시설 등을 곁들여 조성한 삼림욕장은 누구나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조성된 대부분의 산림욕장은 침엽수림이 분포한 계곡 주변부 숲. 산림청은 “산림욕장은 경사가 완만한 산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136개소의 산림욕장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강원도의 경우 전라남도(24개소)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인 18곳에서 삼림욕장이 운영되고 있다.

■ 국민의 숲

나무를 심고, 가꾸고 싶은 꿈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방법이 산림청이 고안한 ‘국민의 숲’이다.

산림청은 “원하는 사람 누구나 나무를 심고, 가꾸게 하기 위해 국유림 일부를 ‘국민의 숲’으로 개방했다”며 국민의 숲은 △단체의 숲 △체험의 숲 △산림레포츠의 숲 △사회 환원의 숲 등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치유의 숲

웰빙 붐이 일면서 각광받기 시작한 숲의 개념이 ‘치유의 숲’이다. 산림청도 ‘치유의 숲’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치유의 숲에 대해 산림청은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산림”이라고 설명한다. 치유의 숲 범주에는 산림욕장과 자연휴양림, 산림레포츠의 숲, 산림공원 등이 포함된다.

산림청은 그러나 “치유의 숲은 치유프로그램 등을 통해 숲을 자연치유의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며 ‘치유의 숲’을 좀 더 구체화 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경기도 양평에 ‘산음 치유의 숲’이 운영되고 있다.

치유의 숲과 관련, 의료계 관계자는 “현대 의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각종 난치병을 치료하거나 질병 자체를 예방하기 위한 대체의학이 주목받고 있다”며 “대체의학의 주 무대가 다름 아닌 숲”이라고 강조했다.

숲 케어 산업도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그 관심이 숲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3. 농·산촌, 숲 케어에 매료되다

치유·체험·교육의 숲… 농산촌 가치를 읽다
귀촌 인구 증가로 농산촌 부각
도내 28개 산촌 생태마을 운영

농 산촌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길이 달라지고, 사람이 바뀐다. 집의 모습도 과거의 ‘그 집’이 아니다. 외지인을 대하는 태도도 ‘전통 그 것’과는 사뭇 다르다. 뭉뚱그려 답하는 애매모호함도 없다. 도시에서 농산촌으로 역류한 ‘바람’ 탓이다. 바람의 진원지는 숲 그리고 사람. 숲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이 농 산촌을 바꾸고 있다. 명료하고, 또렷한 의식의 전환을 통해 농산촌의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그 기저에는 배려가 있다. 숲에 매료된 사람들이 농산촌을 바꾸고, 새로운 꿈을 꾸는…. 그 꿈은 진행형이다. 진화하고 있다.

▲ 숲의 진화. 볼품없던 산촌이 20년 만에 놀랍게 진화했다. 숲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숲은 자신의 모습을 달리한다. 경기도 가평군 아침고요수목원이 단적인 예다. 수목원으로 재탄생하기 전, 이 지역은 그저 그렇고 그런 산촌마을에 불과했다.


숲 에서 희망을 캐다

숲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경쟁이 심화된데 따른 반작용으로 해석된다. 이유야 어쨌든 숲의 순기능적 요소가 강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사람들이 숲에 관심을 갖고, 숲에 의지하는 강도가 세지면서 숲의 경제적 가치도 그 만큼 커졌다.

숲을 매개로 각종 숙박시설과 삼림욕장, 산채 재배단지 등이 들어서고 이를 통한 경제적 기반도 확장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농산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귀촌 귀농인구의 폭발적인 증가.

농식품부는 최근 “2011년에 도시에서 농어촌으로 이사한 가구가 1만503가구, 2만3415명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2010년 4067가구의 2.6배”라고 밝혔다.

특히, 귀농 귀촌의 정착지 가운데 강원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등 교통망이 크게 개선된 강원도의 경우, 2011년 2167가구 3500명이 이주하는 등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전라남도 1802가구, 경상남도 1760가구, 경상북도 1755가구 등이었다.

귀농 귀촌 가구 증가와 관련, 일선 지자체 등은 “6·25 전쟁 직후인 1953년부터 10여년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와 함께 농산촌을 찾고 있다”며 “인구늘리기 차원의 자치단체 정책도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농산촌을 찾은 이유는 다양하다.

건강한 삶을 바라는 이도 있고, 소박한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주민들도 있다. 드물게는 아이들을 위한 인성교육 차원에서 농산촌으로 이주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에 의해 농산촌의 문화가 바뀌고, 경제행위가 달라진다.

이러한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확인된다. 실패와 성공이 교차하기도 하고, 또 반복되기도 한다.

현지 주민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갈등이 표출되기도 하고, 치유책이 제시되기도 한다.

사업영역도 다양화 되고 있다.

민박과 펜션 등 숙박업에서 허브농장산약초 재배 및 가공, 음식업 등이다. 숲 해설사로 활동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귀농 귀촌에 대한 충고도 잇따른다.

성공한 귀농인으로 꼽히는 김태수(춘천 귀농 12년차) 씨는 “농산촌 생활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최소 2~3년을 어떻게 버틸지 고민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환상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촌생태마을의 꿈

귀촌 인구가 늘고, 숲이 각광받으면서 산촌마을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에서 휴양과 체험, 부를 일구는 터전으로 탈바꿈 하고 있는 산촌마을.

산림청은 “산간오지에 위치한 촌락 또는 낙후지역으로 이해됐던 산촌이 소득 수준 향상과 여가활동 증가로 새로운 휴양처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부를 창출하는 진원지로 산촌마을을 소개하고 있다. 놀라운 변화다.

산림청은 변화된 산촌의 역할을 △생산의 장으로서의 산촌 △생활의 장으로서의 산촌 △생태자원으로서의 산촌 △휴양 및 환경교육의 장으로서의 산촌 △문화의 계승 및 학습 교육의 장으로서의 산촌 등으로 구분했다.

산촌을 찾는 사람들은 그러나 산촌의 어느 한 부분을 요구하거나 강조하지 않는다.

멀티형 ‘산촌마을’을 요구하고 있다. ‘먹고 즐기고 쉬는’데 부족함이 없는 산촌마을을 찾고 있는 셈이다.

명예 퇴직 후 춘천 집다리골 휴양림에서 숲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연우 씨는 “숲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범위가 무척 넓어졌다”며 “휴양과 생산, 체험과 휴식, 교육과 탐사 등 멀티형 숲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림청도 이같은 변화에 맞춰 ‘산촌마을의 비전’을 제시했다.

산림청이 적시한 산촌마을의 비전은 △자연순환형 산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공간(자연과 인간, 도시와의 공생) △인성회복을 실현하는 문화공간 등이다.

이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 ‘산촌생태마을’은 전국적으로 180곳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강원지역의 산촌생태마을은 28곳이다.

주요 산촌생태마을은 △강릉 대기리 마을 △영월 내리 산촌마을 △화천 느릅마을 △화천 동촌마을 △인제 미산마을 △횡성 병지방 마을 △양구 월명마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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