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삿갓’의 팔도기행]
춘천, 추억이 물안개처럼 피어나는 호반의 도시

흔히 춘천을 ‘호반의 도시’라 한다. 북한강과 소양강의 물줄기에 만들어진 춘천호·의암호·소양호가 도시를 에워싸고 있기 때문에 얻은 애칭이리라. 도시를 뒤덮은 몽환적인 물안개는 1970~1980년대 이곳을 찾아왔던 청춘들에겐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건만, 21세기인 요즘에도 수많은 청춘이 이 아름다운 도시를 찾아와 물안개를 헤집고 다니며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그래서 예전부터 서울과 춘천을 오가는 경춘가도는 언제나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되돌아갈 걱정 때문이었을까. 안개의 도시 춘천을 편한 마음으로 둘러보긴 조금 어려웠다. 그런데 지난 7월 15일 드디어 서울춘천고속도로가 개통된 것이다.


▲ ‘호반의 도시’ 춘천을 휘감아 도는 소양강에 저녁노을이 지고 있다.

춘천은 그리 넓은 지역이 아니다. 따라서 서울춘천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춘천까지 접근하는 데 1시간 안팎으로 걸리는 수도권에서는 1박2일 정도면 춘천의 명소를 어느 정도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첫날은 춘천시내와 소양호 주변을 돌아보고, 잠자리는 의암호에 떠 있는 중도유원지에서 해결하자. 넓은 캠프장과 펜션형 통나무집이 갖춰져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춘천시내의 야경을 꼭 봐야 한다면 의암호 주변에 숙소를 구하는 것도 괜찮다. 어쨌거나 물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의 호숫가 산책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리고 의암호 주변을 드라이브한 뒤 강촌을 포함한 남부 지역을 둘러보면 흐뭇한 1박2일의 여정이 된다.


만약 춘천 여행을 2박3일로 계획했다면 두 번의 잠자리 중 하루는 산기슭, 나머지 하루는 호숫가에서 해결하는 게 좋겠다. 그렇게 하면 춘천의 산내음과 물내음을 모두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소양대교 근처에 세워져 있는 ‘소양강 처녀’ 동상. 한때 대한민국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던 그 표정으로 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 2009년의 서울춘천고속도로 건설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 도청소재지 중 고속도로가 지나지 않는 곳은 강원도청이 들어서 있는 춘천이 유일했다. 이제 드디어 그 오랜 숙원이 해소된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으로 보면 서울춘천고속도로가 춘천의 경제에 득이 될지, 아니면 ‘빨대효과(Straw Effect)’로 오히려 독이 될지는 전문가마다 견해가 조금씩 다르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외지인들이 춘천의 매력에 빠져들 기회는 훨씬 더 많아졌고 무척 수월해졌다는 사실이다.


서울 강동의 하일동에서 춘천 동산의 조양리까지 이어지는 서울춘천고속도로의 전체 길이는 61.4km. 이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춘천까지 보통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이 무려 40분대로 가까워진다. 게다가 주말이면 극심한 교통 체증으로 시달리던 경춘가도(46번 국도)도 여건이 좋아지면서 춘천을 찾는 여행자들은 노선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맥국의 도읍지였던 춘천


한반도 중부 동쪽에 자리 잡고 있는 강원도는 산이 매우 높고 험한 남한 최고의 산악 지방이다. 그렇지만 내륙 강줄기와 동해안 주변의 비옥한 농토를 중심으로 일찍부터 사람들이 살았다. 강원도에 터를 잡은 최초의 부족국가는 예맥국. 예국은 양양·강릉 등 동해안 지역, 맥국은 춘천·원주·철원 등 내륙 지역에 부족국가를 세웠다. 이 때문에 강원도를 ‘예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춘천은 맥국의 도읍지다.


지리적으로 춘천은 두 개의 커다란 강줄기를 끼고 있다. 하나는 북녘 땅 금강산에서 발원해 휴전선을 넘어온 북한강이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북한강의 가장 큰 지류로서 북녘 땅 무산 부근에서 발원한 소양강이 그것이다. 여기에 1965년 춘천댐, 1967년 의암댐이 북한강 본류에 세워지고, 1973년엔 소양강 물줄기에 소양댐이 들어섬으로써 춘천은 비로소 ‘호반의 도시’라는 애칭을 얻게 됐다. ‘희망이 강물처럼 흐르는 도시 춘천’. 춘천시청 홈페이지에 나오는 이 구호는 강으로 에워싸인 춘천의 지리적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춘천시내를 한눈에 담는 구봉산 전망대


서울춘천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이어 달린 뒤 춘천 나들목으로 나서면 곧바로 46번 국도와 연결된다. 소양댐으로 가기 전에 반드시 구봉산 전망대에서 춘천 시내를 조망하는 일. 춘천 여행의 필수 사항이다.


▲ 오봉산 전망대에서 춘천시내 야경을 감상하고 있는 사람들. 이곳은 춘천시내를 조망하기 가장 좋은 포인트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고려정원인 영지. 구성폭포에서부터 오봉산 정상의 식암에 이르기까지 3km 정도의 산자락이 모두 정원이었다.

호반의 도시를 한눈에 담으려면 이만한 조망처도 없을 성싶다. 물론 양구에서 춘천으로 넘어오다 보면 문득 눈앞에 펼쳐지는 46번 국도의 배후령 고갯길, 중앙고속도로 원창고개에 위치한 춘천휴게소 등이 춘천시내 조망처로 꼽히지만, 그래도 소양강과 북한강이 휘감고 흐르는 도시의 전체적인 균형미를 감상하는 데는 이곳 구봉산 전망대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평가다. 특히 밤에 내려다보는 광경은 춘천8경 중 하나에 속할 정도로 빼어나다.


그래서 이곳은 예전부터 춘천 시민은 물론이요, 관광 온 외지인들에게도 제법 인기 있는 장소였다. 당시엔 공터에 비치파라솔 몇 개, 편의점 한 군데, 카페 한두 군데가 전부였다. 요즘엔 규모가 큰 레스토랑도 여럿 자리하고 있어 아무래도 일반인들의 발길은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인기는 여전하다.


▲ 신숭겸 장군 묘역 가는 길. 왕건을 대신해 목숨을 바친 충절을 상징하듯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대견하다.

앞으로 돌아다닐 춘천시내 풍광을 가슴에 꼭꼭 담았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길을 나서보자. 계속 46번 국도를 따라 소양댐으로 달리는데, 춘천옥이 옷깃을 붙잡는다. 그렇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동면 월곡리의 옥광산을 빼뜨릴 수 없다. 춘천옥은 국내에서 유일한 옥광산이면서, 동시에 세계 유일의 백옥(연옥) 광산으로서 연간 200~300t의 백옥을 캐내고 있다. 아직도 약 30만t이 땅속에 묻혀 있다 하니 앞으로도 1000년 이상 채굴하는 것도 거뜬하겠다.


원래 이곳은 곱돌(납석)광산으로 운영되던 곳인데, 1968년 우연히 옥이 발견된 후 1974년 대일광업(주)이 설립되면서 옥광산으로 변화했다. 이후 1970~1980년대를 거치면서 꾸준히 인기를 얻었고, 1999년 춘천옥 제품이 춘천시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금과 더불어 부귀영화의 상징이던 옥. 몸에 지니고 있으면 옥에서 나오는 기(氣)로 인해 인체의 리듬이 안정되고 피로 회복과 숙면을 취하는 데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는 신비한 광물이다. 게다가 춘천옥은 인체에 필요한 세 가지 광물, 즉 칼슘·철분·마그네슘을 포함해 20여 종의 원소를 함유하고 있다. 그래서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며 고혈압·두통·불면증이나 목·관절·어깨·허리 통증이 가시고 부인병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건강에 좋은 춘천옥의 기운을 받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도 많다. 옥을 채굴하던 150m 길이의 동굴 양편으로 옥 조각들이 긴 터널을 이루고 있는데 그 끝엔 옥마루가 깔려 있다. 그리고 옥정수 한 모금. 지하 420m 옥벽에서 흘러나오는 옥정수는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 알칼리수로 인체 면역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소화를 원활히 도와주고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소문나 있어 특히 여성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맛은 달짝지근하다. 관리인은 “옥정수를 마시고 찜질하면 몸에서 원적외선이 나와 몸이 상쾌해진다”고 자랑한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오봉산 청평사


옥찜질로 몸을 상쾌하게 했다면 이젠 청평사(淸平寺)로 갈 차례다. 청평사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소양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차량으로 46번 국도의 배후령을 넘어 근래에 새로 뚫린 백치고개를 지나 청평사 입구 주차장으로 직접 들어가는 방법이다.


소양댐 선착장에서 배를 탄다. 배는 늦여름 호수의 잔잔한 물살을 가른다. 청평사 선착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10분. 그런데 연령층마다 뱃전에서 즐기는 자세가 다르다. 중년의 사내는 추억에 잠기고,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젊은 연인들의 팔짱은 더욱 견고해진다. 이 뱃길은 한때 사랑을 쌓아가는 연인들에게 큰 인기가 있었다. 소양댐으로 나가는 막배를 놓치면 어쩔 수 없이 민박집 작은 방에서 밤을 꼬박 새워야 했으니 말이다. 지금은 비록 길이 열렸어도 여전히 인기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폭우와 폭염에 시달리던 여름의 기억이 점점 퇴색해가는 청평사 숲은 서서히 가을빛으로 물들 채비를 하고 있다. 아기 다람쥐가 쪼르르 지나가는 길가엔 자그마한 돌로 정성스레 쌓아올린 앙증맞은 돌탑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건강, 사업의 성공 등 여러 소망을 담은 것들도 있고, 사랑을 변함없이 간직하자는 맹세로 쌓은 것들도 있을 것이다. 하긴 청평사는 사랑이란 단어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절집이기도 하다.


청평사 입구의 시설지구에서 큰 길을 따라 오르면 아홉 가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는 전설의 구성폭포가 반긴다. 7m쯤 깎아지른 벼랑에 걸린 이 폭포는 풍광이 단아해 탐승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을 찾은 연인들이 ‘증명사진’을 찍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연인들의 기대와 달리 이 폭포엔 이루지 못한 사랑 탓에 고통을 겪어야 했던 안타까운 전설이 전한다.


▲ 분틀에서 막국수를 뽑고 있는 일본인 어린이. 즐거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중국 당나라 때 공주를 짝사랑하던 총각이 있었다. 하지만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총각은 상사뱀으로 환생해 공주의 몸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점점 야위어간 공주는 결국 이곳 오봉산 청평사까지 찾아오게 되었고, 공주가 이 구성폭포에서 목욕재계하고 법당에서 염불을 하자 드디어 상사뱀이 떨어져 버렸다 한다. 구성폭포 위쪽 바위에 있는 삼층석탑은 당시 공주가 세운 탑이라 하여 ‘공주탑’이라고도 불린다. 이 전설에 대한 표현인 듯 폭포 아래 계곡엔 공주와 뱀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전설의 구성폭포를 지나쳐 잠시만 오르면 오른쪽으로 연못이 나타난다. 이곳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정원(高麗庭園)의 흔적인 영지(影池)다. 영지를 만든 이는 고려 때 학자인 이자현(李資玄·1061~1125년). 973년 창건한 백암선원이 폐허가 되자 그의 부친 이의는 1068년 보현원을 중건하는데, 나중에 그는 암자 이름을 문수원이라 고쳐 머물면서 이 산자락을 대규모 정원으로 경영했다. 고려정원은 구성폭포에서 오봉산 정상 부근의 식암(息庵)까지 3km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다. 그러니까 그는 산 전체를 자연의 정원으로 여기고 정성스레 꾸몄던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최대요, 최고(最古)의 정원이라고 평가 받고 있는데, 일본 교토 사이호사(西芳寺)의 고산수식(枯山水式) 정원보다 200여 년 앞선 것이라 한다.


청평사 경내는 깊은 산중답지 않게 제법 널따랗다. 청평사엔 많은 문화재가 있었다. 그렇지만 국보였던 극락전을 비롯한 수많은 유적이 6·25전쟁 때 불타 버렸고, 사천왕문 역할을 하는 회전문(廻轉門·보물 제164호)만이 절집의 오랜 내력을 설명하고 있다. 이 회전문은 빙글빙글 돌아가는 문이 아니고, 중생들에게 윤회의 전생을 깨우쳐주기 위한 마음의 문이다. 회전문 앞쪽에서 일주문 역할을 하며 쭉쭉 뻗은 두 그루의 잣나무 사이로는 회전문과 오봉산 암봉이 잘 그려진 풍경화로 다가온다.


산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회전문 용마루 너머의 오봉산을 오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겠지만, 본격 산행 채비를 하지 않았다면 이쯤에서 물러서야 한다. 다섯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오봉산은 길도 가파르며 험한 편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쉽게도 오봉산은 청평사를 기점으로 하는 원점회귀 산행이 쉽지 않다. 주 등산로를 제외하곤 길이 많지 않거니와 그나마 있는 길도 희미해 대부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평사에서 회귀 산행을 하려면 정상에 올랐다 되짚어 내려오다가 샛길로 빠져 적멸보궁터와 공주탕에 들르는 수밖에 없다.


▲ 중도유원지의 선사시대 유적지. 중도엔 고인돌을 비롯해 선사시대인들의 주거터도 있다.

청평사 선착장으로 되돌아와 배를 타면 다시 소양댐 주차장. 막국수체험박물관을 들른다면 막국수와 그 재료인 메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서 손수 막국수 빚는 체험도 가능하다. 담당직원의 안내에 따라 반죽~누름~끓임(삶음)~헹굼의 과정을 거치면 막국수 제조 과정이 머릿속에 쏙 들어온다. 박물관 관계자는 국내 가족 단위는 물론 외국인, 특히 일본인들도 자주 찾아와 체험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분틀에서 금방 뽑아낸 막국수를 삶아 헹구는 과정이 끝나면 시식 장소로 이동. 식당은 야외식당까지 갖춰져 있다. 3~4인 한 팀이 체험료 3,000원만 지불하면 한 끼도 덤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보통 남는 장사가 아니다. 때마침 체험하러 이곳을 찾은 일본 관광객들은 “오이시(맛있어요)!” 하며 매우 즐거워한다.



오늘도 하염없이 임을 기다리는 ‘소양강 처녀’


춘천시내에서 소양강 물줄기를 따라 소양대교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한때 대한민국 남성들의 우상이었던 ‘소양강 처녀’를 만날 수 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던 그녀의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은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 같은 자세로 서 있다. 이 소양강 처녀상은 18세 소녀의 청순함과 애틋한 기다림을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한 작품인데, 혹시 ‘아담한’ 시골처녀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2005년 청동으로 제작한 이 동상은 높이가 무려 7m, 무게는 14t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덩치다. 하지만 소양강이 북한강에 몸을 섞는 지점의 널따란 호수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인지 그다지 커 보이지 않고 친근감이 든다.


전국 각지에서 각종 동상이 난립하는 이즈음, 국민동생이던 소양강 처녀의 ‘인기’를 생각해보면 동상 건립은 좀 늦은 감도 없지 않다. 소양강 처녀가 이곳으로 올 당시 치마도 조금 짧고 너무 현대적이지 않느냐는 의견도 적지 않았으나 그래도 이젠 춘천의 또 다른 상징으로 자리 잡은 덕에 제법 방문객이 많다.


이번에 자세히 보니 ‘소양강 처녀’는 정면보다 약간 옆모습이 훨씬 예쁘다. 특히 저녁 노을이 질 무렵에 더욱 아름답다. 그리고 소양강 처녀와 그 너머의 호수를 조망할 때엔 노래 한 곡 듣는 것을 잊지 말자. ‘소양강 처녀’ 동상 앞 기념비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노랫가락이 흘러나온다.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 /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내 순정 / 너마저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 아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처녀~”


이젠 ‘소양강 처녀’ 노래를 흥얼거리며 춘천시내를 돌아볼 차례다. 춘천시내는 자체가 관광지다. 우선 공지천은 춘천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 그리고 1960~1970년대 대한민국 청춘들이 가장 낭만적인 여행지로 꼽았던 춘천에서도 공지천은 많은 추억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이젠 중년의 나이를 훌쩍 넘어선 이들에게 기억의 편린을 끄집어내게끔 만드는 곳은 바로 공지천 에티오피아 참전비 건너편에 터를 잡은 ‘이디오피아의 집’이다. 1968년 개업한 이 집은 원두커피로 유명한 다방으로 춘천의 청춘은 물론 몽환적인 안개에 매혹돼 춘천을 찾은 다른 도시의 청춘들도 추억을 만들던 곳이다. 지금은 커피숍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으나 여기에선 여전히 그윽한 원두커피 향을 맡을 수 있다.


▲ 중도유원지를 찾은 캠퍼들이 나무 그늘 아래 텐트를 쳐놓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6·25전쟁 때 우리나라에 군인을 파견한 인연으로, 2007년 그 맞은편에 들어선 ‘에티오피아 한국참전기념관’에서도 원두커피 냄새가 가득 넘친다. 이처럼 원두커피 향기 그윽한 공지천. 조각공원·물시계관 구경도 좋고, 수변 산책로 걷는 일도 빠뜨릴 수 없으며, 연인이라면 오리보트도 타 보고 싶겠지만 어찌 원두커피 한잔 마시지 않을 수 있으랴. 그래서 중년 사내들의 발길은 저절로 ‘이디오피아의 집’으로 들어서게 마련인데, 에티오피아에서 가져온 커피를 쓰는 에티오피아 한국참전기념관 2층의 자판기 커피 맛도 괜찮다.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에 있는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기원지로서 커피라는 이름은 본래 이 나라의 도시 카파(Kaff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커피는 오랫동안 야생상태로 자라다가 9세기에 처음으로 인간에 의해 경작되었다고 한다. 커피 애호가들은 에티오피아 커피 맛을 정확히 기술하기란 쉽지 않지만 특별한 매력이 넘쳐나는 에티오피아 커피를 높게 평가한다.


춘천시내의 또 다른 명소는 명동이다. 명동은 차 없는 거리라 편하게 걸을 수 있는데,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라 해서 일본이나 대만 관광객들도 자주 찾는다. 뒷골목엔 유명한 춘천 닭갈비 골목이 펼쳐져 있으니 취향에 따라 골라잡아 들어가면 된다. 예전 이곳은 가난한 대학생들의 허기를 채워 주는 곳이었으나 지금은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더 많다.


▲ 경춘선 열차가 강촌역을 지나고 있다. 매년 100만 명 내외의 관광객이 강촌을 찾는다고 한다.

의암호 호반도로 드라이브도 춘천 여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테마다. 대체적으로 호수 동쪽과 서쪽으로 호반도로가 나 있지만, 호젓한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서쪽 호안 도로가 좋다. 이 길은 우리나라 내륙에선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길로 꼽힌다.


춘천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몽환적인 안개의 이미지가 진하게 묻어나는 의암호 호반도로 주변은 볼거리도 많다. 고려의 개국공신 신숭겸 묘역에 들러 충신의 기상처럼 높푸르게 솟은 소나무들 사이를 거닐고, 애니메이션박물관에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동심으로 돌아가다 보면 시간이 짧다.


그렇다고 해도 어찌 서면의 ‘박사마을’을 빼놓을까. 의암호 서쪽에 자리 잡은 서면은 전국에서 박사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장으로 유명하다. 1963년 송병덕 씨가 미국 로마린다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현재까지 114명의 박사가 탄생했고, 이는 해마다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서면은 전체가 1700여 가구이니 어림잡아도 15가구당 1명꼴로 박사가 나온 셈이다. 현 정부의 한승수 국무총리도 박사마을 출신이다. 한 총리는 마을 3호 박사로서 1968년 영국 요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유정 소설의 무대였던 춘천 실레마을


의암댐 아래의 신동면 실레마을은 우리에게 <봄봄> <동백꽃> <만무방> 등으로 잘 알려진 한국의 대표적인 단편소설가 김유정(金裕貞·1908~1937년)의 고향이다. 마을에 김유정 생가를 복원해 김유정문학촌(촌장 전상국)을 꾸며놓았다. 김유정문학관도 갖춰져 있지만, 실제로 김유정이 남긴 원본 자료들은 6·25전쟁 때 대부분 북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남은 게 별로 없다. 마침 학생들을 인솔한 문학답사팀 안내자의 말을 엿들었다.


“김유정은 1908년 이 실레마을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어요.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하고 자주 횟배를 앓았대요. 그리고 말을 심하게 더듬어서 휘문고보 2학년 때 눌언교정소에서 고치긴 했으나 늘 과묵했지요. 이후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결석을 자주 하는 바람에 제적을 당하고 말았어요. 그 무렵 김유정은 당시 명창이던 박녹주(1906~1979년)에게 열렬히 구애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귀향한 뒤 야학운동을 벌였답니다.”


김유정은 이곳 실레마을로 돌아와 금병의숙을 세우고 시골 청소년들을 가르치던 중 해학으로 향토성을 표현한 소설이라고 평가 받는 <봄봄>을 쓰게 되는데, 이는 실제로 있었던 일로 어느 날 동네의 데릴사위와 장인이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우는 모습을 보고 글로 옮긴 것이라 한다. 이 외에도 <동백꽃>과 <만무방> 등 그가 남긴 단편소설 31편 중 실레마을은 작품 12편의 배경이 됐다.


▲ 의암호 수상 스키. 춘천시내와 붙어있는 의암호에선 다양한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늦여름의 푸름이 짙어가는 들판 너머로 그가 세운 학교의 이름이 된 금병산(652m)이 우뚝하다. 이 문학촌을 중심으로 소설 속 실제 지명을 순례할 수 있는 문학산책로와 금병산 등산로가 조성되어 있다. <동백꽃>에서 점순이가 나를 쓰러뜨린 동백숲도 거기에 있다.


잠깐 여기서 귀띔 하나. 이젠 알 만한 이들은 대부분 알고 있겠지만, 김유정의 소설에 등장하는 동백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붉은 꽃의 동백나무가 아니라 노란 꽃을 피워내는 생강나무다. 생강나무는 이른 봄에 꽃이 피는데, 도시인들이 흔히 비슷한 시기에 피는 산수유로 잘못 알고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강원도 사람들은 생강나무를 ‘동백’ 또는 ‘동박’이라고 한다. 김유정 역시 소설에서 ‘알싸한’이라고 표현한 냄새는 바로 생강나무 꽃향기였다. 또한 ‘정선아리랑’의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춘천을 유명하게 한 대중가요 ‘소양강 처녀’ 2절의 “동백꽃 피고 지는 계절이 오면”에 등장하는 ‘동박’ ‘동백꽃’은 모두 생강나무 꽃을 말하는 것이다.



경춘가도 아름다운 물길에 자리한 강촌


김유정 문학의 산실이었던 실레마을을 벗어나면 경춘가도는 물줄기를 따라 강촌으로 이어진다. 북한강을 옆구리에 끼고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넉넉하다. 이제 곧 가을이 오면 강물엔 파란 하늘이 담길 테고, 황금빛 들판엔 투명한 햇살이 마구 쏟아지겠지. 차창을 열고 강바람을 만끽한다.


우리나라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이 영동선의 정동진역이라면 강과 제일 접해 있는 역은 바로 경춘선의 강촌역이 아닐까. 강촌의 옛 지명인 ‘물개(물가)마을’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강촌은 강을 끼고 있는 전형적인 강마을이었다. 그래서 북한강에 출렁다리가 걸려 있던 시절부터 사랑을 만들어가던 젊은이들에게 사랑 받았던 곳이다. 요즘은 옛 추억을 즐기려는 중년들도 적지 않게 강촌을 찾는다.


▲ 의암 류인석 묘역 옆에 조성한 의병마을. 수시로 체험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마침 기차가 멈추고 승객들이 우르르 몰려 내린다. 젊은 연인들은 강촌역을 벗어나자마자 자전거를 빌리러 간다. 강촌은 자전거 천국이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삼삼오오 어울려 자전거를 타러 온 사람들로 붐빈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도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코스도 다양해 하이킹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강이 좋은 사람은 점점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강변을 끼고 돌고, 시골의 정취를 맛보고 싶은 이들은 논두렁이나 들판을 달리며 상쾌한 바람을 가른다.


강촌역에서 남서쪽으로 5km쯤 떨어져 있는 봉화산(487m) 구곡폭포는 강촌을 찾은 사람은 누구나 들르는 곳. 매표소 앞에 마련된 공터에 자전거를 대놓고 아름다운 숲길을 삼림욕하듯 10분쯤 걸으면 구곡폭포에 닿는다. 높이 50m쯤에 달하는 폭포가 아홉 굽이나 돌아간다 하여 구곡폭포라 불리는데, 거대한 바위벽을 타고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가 일으키는 물보라가 장관이다. 겨울엔 물기둥이 장엄한 빙벽으로 얼어붙어 그 빙벽을 보기 위한 관광객, 그리고 빙벽을 오르려는 클라이머들이 줄을 잇기도 한다.


강촌을 둘러본 뒤엔 이젠 남이섬으로 갈 차례인데, 경춘가도를 따르지 않고 403번 지방도를 타고 남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남산면을 지나고, 소주고개 넘어 남면 소재지를 스치면 호젓한 길은 잠깐 홍천강과 맞닿는다. 이어 왕월삼거리에서 북쪽 길을 따르면 이내 왼쪽으로 의암(毅菴) 류인석(柳麟錫·1842∼1915년) 의병장의 묘역이 나타난다.


▲ 의암 류인석 의병장 묘소를 찾은 학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춘천에서 가장 외곽이라고 할 수 있는 남면 가정리. 홍천강에서 불과 1~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 마을이 바로 구한말 기울어가는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떨치고 결연히 일어선 류인석 의병장의 고향인 것이다. 경춘가도에서 깊숙이 들어간 산골이라 방문객이 그리 많지 않지만 조국 의병운동의 중심으로서 춘천 시민들의 자부심으로 살아 숨쉬는 그분의 흔적을 밟아 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지금 영예롭게 살 수 있는 까닭도 류인석 의병장을 비롯한 순국선열들이 흘린 피 덕분이 아니겠는가.



느리게 아주 느리게 걷고 싶은 남이섬 숲길


의암 류인석 묘역에서 슬어니고개를 넘은 뒤 북한강변을 따라 거슬러 오른다. 이어 경춘가도를 다시 만나 경강교를 건너면 남이섬 선착장이 가깝다. 의암호의 중도·위도와 더불어 ‘춘천의 3대 섬’이라 할 수 있는 남이섬은 춘천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이다. 남이섬은 ‘남이나라공화국’이라는 애칭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입국심사(?)를 받아야 한다. 물론 입국심사는 뱃삯이 포함된 입장표로 대신하면 된다.


배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남이섬 선착장에 닿는다. 남이섬은 원래 섬은 아니다. 옛날엔 장마철에만 섬으로 바뀌곤 했는데, 1943년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지금처럼 완전한 섬이 된 것이다. 북한강 위에 반달 모양의 조각배처럼 떠 있는 이 섬의 둘레는 4.7km. 오랜 세월 금빛 강모래가 쌓여 있어 걷기에도 더 없이 좋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걷는다 해도 3시간 정도면 구석구석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 사방 어디로 걷든지 아름다운 산책길을 만날 수 있는 남이섬.

춘천의 다른 섬들이 그렇거니와 남이섬 역시 사시사철 색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다. 남이섬을 찾는 사람 중에는 연인들이 많다. 이들은 팔짱을 끼고 그림자 길게 드리운 채 오솔길을 걸으며 사랑을 쌓아간다. 섬 안엔 아름다운 공원, 공연장, 박물관, 전시관 등 볼거리도 많다.


선착장을 벗어나면 길은 세 갈래로 나뉜다. 고민할 필요 없이 발길 닫는 대로 가면 되겠지만 이 섬의 ‘터줏대감’에게 먼저 인사를 드리는 게 옳지 않은가. ‘남이나라공화국 관광청’이라는 명패를 단 관리사무소 앞에서 가운데 길로 들어서면 왼쪽으로 남이 장군 묘소가 보인다. 남이섬 명패의 주인인 남이(南怡·1441~1468년) 장군은 세조 때인 1467년 이시애의 난을 평정하고 불과 20대에 병조판서에 오르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지만, 예종이 즉위한 후인 1468년 역모를 꾸민다는 죄명을 쓰고 능지처참을 당한 불운한 영웅. 하지만 여기에 있는 묘는 남이 장군의 묘소가 아니다. 기록을 뒤적거려 보면 남이 장군은 잠시 이곳에 유배된 인연이 있을 뿐 실제 묘소는 경기도 화성 비봉면에 있다. 그렇다면 이 묘소는 어떻게 된 일일까.


이곳엔 옛날부터 남이 장군 무덤이라고 전해오는 돌무더기가 있었다고 한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그 돌을 함부로 가져가면 집안에 우환이 생긴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왔는데, 1960년대 후반 섬을 유원지로 개발하면서 돌무더기 위에 흙을 덮고 봉분을 만들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남이섬 ‘터줏대감’에게 인사를 올렸으면 이제 본격적으로 섬을 둘러볼 차례. 남이섬엔 자전거, 전기자동차, 유니세프 나눔열차 등 타고 놀거리가 풍부하다. 그렇지만 가장 좋은 것은 돈도 들지 않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산책이 아니겠는가. 입구를 조금 지나면 메타세쿼이아길이 나온다. ‘겨울연가’를 찍은 곳이기도 하고 그 외에 수많은 드라마에 나온 곳이기도 하고 연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이곳은 그냥 카메라를 갖대 대고 셔터만 누르면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 곳이다. 가을이 되면 숲을 온통 노랗게 물들여 연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은행나무 가로수도 있다. 이어 강둑으로 발길을 돌리면 은사시나무 숲이 반기고….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언제라도 좋지만, 나뭇잎 오색단풍으로 물들고 낙엽 뚝뚝 떨어지는 가을 산책은 그야말로 꿈길일 것이다. 기본 동선은 섬 외곽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지만 중간중간 안쪽으로 이어지는 길도 어여쁘니 빼놓지 말자.


▲ 남이섬 선착장 근처엔 주민들 사이에 남이 장군 묘소로 전해오는 묘가 있다.

남이섬은 이런 분위기 덕분에 영화 촬영장소로 애용되고 있는데, 최인호의 인기소설을 영화화한 ‘겨울나그네’가 1세대의 대표적 작품이다. 사람들은 의대생 민우가 음대생 다혜를 겨울 별장에 두고 사라졌던 앙상한 은사시나무 숲길을 아직도 기억한다. 이후 남이섬은 ‘겨울연가’로 더욱 알려졌고, 요즘엔 일본과 중국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엮인다.


어쨌거나 호수를 끼고 숲길을 걷는 일은 정말 즐겁다. 연인이면 어떻고, 친구 사이면 어떻고, 홀로면 또 어떠랴. 발길 닿는 대로 거닐다가 임자 없는 낡은 의자에 앉아 가을이 오는 숲을 바라보는 일, 정말 상쾌하고 즐겁다. 그러고 보니 춘천은 ‘호반의 도시’이면서 ‘느림의 도시’ 같기도 하다. 중도의 산책길도 그렇게 황홀하더니 남이섬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산책길이 곳곳에 있다니 말이다. 해가 기울도록 숲에 오래오래 홀로 앉아 있는데 문득 숲에서 툭, 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아하, 가을의 첫발자국 소리였구나! ‘호반의 도시’ 춘천을 찾아오는.


춘천 3대 박물관 자유이용권


도시에 10여 개의 박물관·전시관이 있는 춘천은 박물관의 도시이기도 하다. 우선 강원도와 춘천의 문화유산을 보관·전시하는 국립춘천박물관과 강원대중앙박물관·한림대학박물관이 있고, 강원도립화목원에 포함돼 있는 강원도산림박물관, 막국수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춘천 막국수체험박물관, 애니메이션에 대한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박물관을 비롯해 강원 드라마갤러리, 모형항공기박물관, 현암 민속박물관, 강원 경찰박물관…. 이렇게 박물관만 테마로 해서 둘러보아도 춘천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이 중 춘천에서 한 번쯤 꼭 들러봐야 할 필수 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 3개의 박물관(애니메이션박물관, 산림박물관,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에 대해 2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판매하고 있다. 성인은 5,000원. 청소년·어린이는 3,500원만 내면 3개의 박물관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3개의 박물관 입장권을 따로 끊었을 때 성인 요금은 6,000원, 어린이는 4,500원이니 각각 1,000원 정도 할인된 가격이다.



춘천 별미 2선


닭갈비 VS 막국수


‘춘천의 별미’ 하면 누구라도 닭갈비와 막국수를 떠올릴 것이다. 또 호숫가의 매운탕도 명성을 날리고, 송어회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그래도 이들 중에서 춘천 최고의 전통 별미를 꼽으라면 닭갈비가 가장 앞자리에 선다. 어떤 이유로 춘천을 찾았든지 일단 닭갈비를 맛보지 않으면 마치 춘천에서 호수 구경을 못 한 것처럼 무의미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혹 삼국지의 계륵(鷄肋) 고사를 기억하는 이라면 ‘먹을 게 별로 없는 닭갈비로 만든 음식’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춘천 닭갈비는 닭갈비뿐만 아니라 닭의 몸통 전체를 토막 낸 뒤 포를 뜨듯이 도톰하게 펴서 양념에 재워 여러 야채와 함께 숯불에 굽거나 철판에 볶아 먹는 별미다.


닭갈비 요리는 신라시대부터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대식으로 대중화된 것은 1970년대. 춘천 사람들이 정말로 원조라고 생각하는 집은 춘천 중앙로2가에 있는 원조 숯불닭고기집(033-257-5326)이다. 1960년대에 생긴 최초의 닭갈비집으로 이 집은 문을 연 지 40년이 넘도록 숯불에 닭고기를 구워 먹는 방법을 고집하고 있다. 이것이 원래 전통적인 춘천 닭갈비라고 한다. 다른 식당에서는 보통 고춧가루로 맛을 내지만, 이 집은 고추장으로 맛을 낸다.


특이한 것은 이 집은 40년이 넘도록 테이블이 4개밖에 안 되며, 그것도 수십 년 된 낡은 테이블을 아직까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닭갈비 맛은 춘천에서 최고임을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집이다. 아쉽게도 가게가 좁은 편이라 늘 어느 정도 기다려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 1인분 9,000원.


온의동의 명동 우미 닭갈비(033-257-1919)도 원조에 끼는 맛집이다. 춘천엔 우미 닭갈비가 여럿인데, 그 중에서도 명동에 있는 우미 닭갈비가 본점이다. 이곳은 춘천 시민들보다는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일반적으로 양념한 닭갈비에 고구마·야채 등을 잘게 썰어 넣어서 넓은 철판에 볶는 요리법의 원조격이라 한다. 1인분 9,000원.


이 외에도 춘천에 닭갈비 맛집은 많다. 명동 닭갈비 골목엔 복천 닭갈비(033-254-0891), 솔터 닭갈비(033-241-7734), 명동 산골닭갈비(033-254-7042) 등이 제법 알아준다. 소양댐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근처에 있는 통나무집(033-241-5999)은 시내에서 떨어져 있어도 항상 손님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1인분 8,000~9,000원.



강원도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막국수 전문집들


강원도의 대표 음식인 막국수 역시 춘천에서도 대표적인 별미다. 막국수는 전통적으로 메밀가루를 반죽해 국수틀에서 뽑아낸 면을 금방 삶아 김치나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거나 야채와 양념으로 버무려서 식초·겨자·육수를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막’이란 접두사가 붙은 까닭도 조리 과정이 간단하고 별 재료 없이도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국수라는 의미로 보고 있다.


일부 미식가들은 강원도에서 막국수를 맛있게 차리는 식당 3곳을 골라 ‘강원도 3대 막국수집’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주었는데, 춘천의 유포리막국수와 남부막국수, 고성의 백촌막국수가 그곳이다. 이렇게 3대 막국수 집 중에서 2군데가 춘천에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운 일만도 아니다.


유포리막국수(033-242-5168)는 40여 년 전통의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는 순수 전통 메밀막국수 맛이 일품이다. 김과 양념간장만으로 담백하게 단순한 맛을 내고 있어, 전통 막국수 맛에 가장 가까운 편이다. 주문을 하면 뜨거운 면수(국수 삶은 물)가 가득 담긴 주전자와 시원한 동치미가 먼저 나온다. 면발은 질기지 않고 뚝뚝 끊기며 구수한 메밀향이 난다. 그래서인지 춘천의 노인들도 많이 찾는다. 뿐만 아니라 식당은 춘천시내에서 한참 벗어난 외곽의 들판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데도 늘 외지인들의 차량으로 가득 찬다.


춘천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가다가 소양2교를 건너 소양댐 방향으로 직진하다 2군단 입구 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천전교 앞에서 농로를 따라 300m쯤 들어가면 유포리낚시터와 사과 과수원 사이에 위치한 식당이 보인다. 막국수 5,000원, 돼지고기 편육 1만 원.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 154번지


춘천에서 막국수 맛으로 유포리막국수와 쌍벽을 이루는 남부막국수(033-254-7859)는 김치가 들어가 있어 면과 함께 씹히는 맛이 나름 별미다. 조금 달짝지근한 까닭은 입맛을 현대인들에게 맞췄기 때문이라는 평을 받는다. 부침개와 수육도 일품이다. 본점은 춘천 남부시장, 별관은 경찰서 앞에 있다. 1인분 5,000원.


소양댐 아래의 세월교 근처 윗샘막국수촌엔 막국수집이 많다. 그 중에서도 원조샘밭막국수(033-242-1702)는 3대에 걸쳐 전통의 맛을 이어가는 막국수 전문집이다. 막국수 1인분 5,000원, 편육 1만 원.



소양호권 여행수첩


소양호


1973년 소양강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소양강댐은 높이 123m, 댐 길이 530m, 체적 9600만㎥의 사력댐이다. 유역 면적은 2703km2. 소양댐 선착장에서는 청평사 여객선 외에 관광유람선이 운항한다. 청평사 여객선 소양호 배편(소양댐↔청평사 운행시간 09:00~17:30), 뱃삯 어른 5,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3,000원. 왕복이용료 1만 원(50분). 댐 정상엔 식당·커피숍·기념품가게·휴게소 등의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올 8월부터 주차료를 받지 않는다. 소양댐관리소 033-242-2455


옥광산


동면의 금옥동(金玉洞) 골짜기에 자리한 춘천 옥광산은 우리나라 유일의 옥(玉) 광산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옥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연옥(백옥)이다. 옥광산 체험은 찜질방과 연계해 즐길 수 있다. 옥을 채굴하던 광산 입구에서 150m 길이의 동굴 양편으로 옥 조각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으며 굴 끝엔 100평 정도의 옥마루가 놓여 있다. 몸에 좋은 옥정수도 받아 마실 수 있다. 옥광산 체험(찜질방) 이용요금 어른 8,000원, 초등학생 4,000원. 옥광산 앞엔 반지·목걸이·팔지·컵 등 다양한 옥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옥제품전시판매장이 있다. 강원도 춘천시 동면 월곡리, 033-242-1042 www.ocsanga.com


청평사


오봉산 기슭에 자리한 청평사(淸平寺)는 973년(고려 광종 24년)에 영현선사가 백암선원이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사찰이다. 1068년(문종 22년) 강원 영서지방의 행정구역인 춘주도 감찰사였던 이의가 중건하면서 보현원이라 했고, 이자현이 중수할 때 문수원이라 했다. 경내엔 고려정원 영지(影池), 회전문(廻轉門·보물 제164호), 3층석탑 등의 문화유산이 있다. 문화재관람료 일반 1,300원, 학생 800원, 어린이 500원. 종무실 033-244-1095, 매표소 033-243-9252


막국수 체험박물관


강원도 지방 향토음식인 막국수를 테마로 한 박물관으로서 크게 메밀전시관과 막국수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메밀전시관엔 메밀의 유래·분포·효과 메밀과 관련된 전문자료 등이 갖춰져 있고, 막국수관엔 막국수의 종류·제조법·유래 등 막국수에 대한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막국수 체험실(10:00~18:00)에선 메밀을 재료로 직접 막국수를 빚고 시식도 할 수 있다. 하루 7회, 1회당 3팀(팀당 4~5명)이 막국수 체험 가능. 체험료(재료비) 1팀당 3,000원, 체험시간은 시식까지 합쳐 약 40분 소요.


박물관 관람시간 09:00~18:00(매표 마감은 17:00), 1월 1일, 법정 공휴일 다음날 휴관. 관람료 일반 1,000원, 학생 700원, 어린이 500원.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산천리 342-1번지, 033-250-4134~5 www.makguksumuseum.com


조양루


소양강이 내려다보이는 우두산에 세워져 있는 조양루(朝陽樓·강원유형문화재 제2호)는 1646년(인조 24년) 춘천부사 엄황이 문소각을 세울 때 위봉문과 함께 지은 문루다. 1908년(순종 2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였고, 6·25전쟁 때 파손된 것을 1969년 보수하였다. 강원도 춘천시 우두동 산 5번지, 문의 춘천시청 문화예술과 033-250-3076


위봉문


위봉문(강원 유형문화재 제1호)은 1646년(인조 24년)에 춘천부사 엄황이 관청 옆에 문소각이라는 건물을 지으면서 함께 세운 것이다. 1890년(고종 27년) 문소각을 넓히고 고쳐서 이궁(離宮:임금이 여행하는 중에 머무는 임시 궁궐)으로 삼았는데, 위봉문은 이궁의 내삼문(솟을대문)이었다. 강원시 춘천시 중앙로1가. 문의 춘천시청 문화예술과 033-250-3076


추곡약수


소양호 중류에 있는 추곡약수는 200여 년 전 강원보라는 사람이 꿈에서 사명산 산신령의 계시를 받고 발견한 약수라 전한다. 탄산이 주성분이라 진한 사이다 맛이 나고, 철분 냄새가 강해 비위가 약한 사람은 마시기 좀 힘든 편이다. 이 약수를 오래 복용하면 위장병·빈혈·신경통·고혈압 등에 치료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약수터 주변엔 민박을 겸한 식당이 여럿 있다. 이곳 약수로 지은 밥은 별미로 꼽힌다.


모형항공기박물관


2004년 동산면 부사원 고개에 문을 연 모형항공기박물관은 40여 년간 초등학교에 몸담아 온 강대헌 전 교장이 설립한 이색 박물관이다. 130여 종의 모형항공기, 100여 종의 프라모델, 60여 종의 종이비행기를 비롯해 사진·포스터·논문·서적 등 5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는 체코제 글라이더 디스커스Ⅱ를 비롯해 공군참모총장배 모형항공기대회에 여러 차례 출전한 자작글라이더와 사진 자료도 갖추고 있다. 관람시간 09:00~17:00,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 휴관. 관람료 2,000원, 주차는 무료.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 274-1번지, 033-262-5123 www.busawon.co.kr


용화산 자연휴양림


2006년 개장한 용화산 자연휴양림은 산림문화휴양관 2동 8실과 산림복지수련관 1동 5실 등 3개 동과 산림욕장시설·산책로 등을 갖추고 있다. 산림문화휴양관은 36㎡ 규모 13개와 49㎡ 규모 8개 실이 있는데, 이용요금은 36㎡는 성수기 7~8월과 비수기 금·토·공휴일엔 7만 원, 평일은 4만 원이다. 49㎡는 성수기와 비수기 주말에 8만5,000원, 비수기엔 5만5,000원을 받는다. 야영장은 2,000원, 야영데크 4,000원, 몽골데크 1만 원, 오토캠프장 8,000원이다. 주차요금은 중소형 3,000원. 문의 033-243-9261 www.huyang.go.kr


>> 숙박


소양댐 진입로 주변에 로즈파크(033-241-1422), 서울파크모텔(033-241-0390), 리버사이드모텔(033-242-3002), 모텔브리즈(033-242-4471) 등 숙박업소가 많다. 그러나 가족 여행 숙박지로는 마땅치 않다. 근처 민박으로는 춘천장인민박(033-241-1144), 춘천민박(033-241-1232) 등이 있다. 청평사 입구에도 청평산장(033-244-0580), 오봉산장(033-244-6606), 소양강산장(033-244-5457) 등 민박집이 여럿 있다. 대부분 식당을 겸하고 있다.



도심권 여행수첩


국립춘천박물관


2002년 문을 연 국립춘천박물관은 강원도 최초의 국립박물관으로서 강원도를 대표하는 박물관이다. 강원지역의 석기시대, 청동기시대를 비롯해 삼국시대 이후 조선시대까지의 유물과 역사자료 및 민속품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품은 한송사 석조보살좌상(국보 제124호)을 비롯한 국보 1점과 보물 4점을 포함해 모두 1000여 점에 이른다. 관람시간 평일 09:00~18:00(매표 마감 17:00), 토·일요일, 공휴일은 19:00까지 연장 개장(매표 마감 18:00). 입장료는 2009년 12월 31일까지 무료. 매주 월요일 휴관. 강원도 춘천시 석사동 산 27-1번지, 033-260-1500~8 http://chuncheon.museum.go.kr


한송사 석조보살좌상


국립춘천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한송사 석조보살좌상(국보 제124호)은 고려 초기인 10세기에 제작된 보살상이다. 원래 강릉 한송사 절터에 있던 이 불상은 1912년 일본으로 옮겨졌다가 1965년 조인된 ‘한일협정’에 따라 되돌려 받았다. 잘려진 머리 부분을 붙일 때의 흔적, 이마 부분의 백호(白毫)가 떨어져나가면서 입은 손상이 남아 있을 뿐 거의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한국 석불상의 재료가 거의 화강암인 데 비해 이 보살상은 특이하게도 재료가 대리석이다.


강원 드라마갤러리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에 있는 강원 드라마갤러리는 한류(韓流) 드라마를 홍보하고 이를 통하여 내·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2006년 설립한 전시관이다. 한류 붐을 일으킨 ‘겨울연가’를 비롯해 ‘웰컴 투 동막골’ ‘가을동화’ ‘여름향기’ ‘엽기적인 그녀’ 등 강원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에 대한 안내도가 자세히 소개돼 있다. 드라마의 촬영 세트 재현, 드라마의 장면을 배경으로 한 기념사진 촬영장소 등이 눈길을 끈다. 포스터 갤러리에선 강원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의 포스터들을 감상할 수 있다. 개관 시간은 09:00~18:00. 연중무휴, 관람료는 무료. 033-242-0089


강원대 중앙박물관


강원대학교 중앙박물관은 1979년 개설된 이래 강원도 지역의 선사·역사유물과 민속자료를 발굴·수집해오다가 1985년 강원대학교 박물관으로 정식 개관했다. 한말 강원도 지역의 의병활동 관계 자료가 잘 전시돼 있다. 관람시간 10:00~17:00, 관람료 무료. 토·일요일, 공휴일, 강원대 주차장 유료. 강원도 춘천시 효자 2동 192-1, 033-250-8077 http://museum.kangwon.ac.kr


>> 숙박


봉의동에 춘천세종호텔(033-252-1191), 근화동에 테마모텔(033-254-0355)과 리츠모텔(033-241-0797) 등의 숙박업소가 있다. 삼천동 의암호 주변에도 베어스타운관광호텔(033-256-2525), 라데나리조트(033-240-8000)를 비롯해 테라모텔(033-252-5534), 발리모텔(033-257-0711), 플라워파크(033-257-3989) 등 숙박업소가 여럿 있다.



의암호권 여행수첩


의암호


1967년 북한강과 소양강이 합류하는 부근의 협곡을 막아 의암댐을 축조하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의암댐은 연장 224m, 높이 17.5m의 중력식 댐으로서 용량 4만5,000kW, 총 저수량 8000만t에 이른다. 경춘국도변의 인어상과 김유정 문인비, 삼악산의 빼어난 절경과 잘 어우러진다. 춘천시청 관광과 033-250-3068


▲ 1 의암호. 2 중도관광지.

중도관광지


북한강에 의암댐이 건설되면서 의암호 중간에 생긴 중도는 전체 면적이 20여만km2로 상중도·하중도로 이루어져 있다. 하중도엔 9000명의 야영객을 수용할 수 있는 청소년야영장을 비롯해 수영장·보트장·놀이마당·잔디광장 등의 시설이 조성돼 있다. 숲으로 둘러싸인 경관이 빼어나 사계절 야유회·체육대회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또한 선사시대 유적지인 적석총·고인돌 등이 있어 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도 인기 있다.


배편 운항 시간은 09:00~18:00로 30분 간격 운행. 비용(입장료, 도선료)은 어른 5,300원(1,300원, 4,000원), 청소년 4,300원(800원, 3,500원), 어린이 3,400원(400원, 3,000원). 주차료는 승용차 2,000원. 야영료는 일반형(9인 이하) 1,500원, 대형(10인 이상) 3,000원. 중도 유원지 033-242-4881, www.gangwondotour.com


애니메이션박물관


의암호 호숫가에 자리 잡은 애니메이션박물관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자료의 발굴·수집·보관·전시·연구를 위해 2003년 개관한 박물관이다. 1층 전시관은 애니메이션의 기원과 탄생 및 발전, 종류, 제작기법, 제작과정, 애니메이션 관련 기기 발달사를 비롯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공간이다.


주요 소장품으로는 1800년대의 환등기 및 슬라이드, 1960년대 가스 영사기, 최초의 장편애니메이션 ‘홍길동’(1967)을 찍은 카메라, ‘황금박쥐’(1968), ‘태권V’ 시리즈 등 80여 점의 프린트 필름 등 애니메이션 역사에 관련된 중요한 사료가 전시돼 있다. 2층 전시관은 북한관, 춘천관, 미국관, 일본관, 유럽관 등 세계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공간. 입체극장, 소리체험실, 공포스튜디오 등의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관람시간은 10:00~18:00. 공휴일 다음날 휴관. 요금은 어른 4,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3,000원. 춘천시 서면 현암리 367번지, 033-243-3112·3266 www.animationmuseum.com


강원도립화목원


사농동에 있는 강원도립화목원은 강원도에서 설립한 산림 관련 공원이다. 유리온실·전망대 등으로 나뉜 향토꽃나무전시관, 강원도화인 철쭉을 중심으로 18개 시·군화를 심어 놓은 철쭉원, 산림사료 전시실과 특수입체영상관(관람료 일반 2,000원, 학생 1,500원, 어린이 1,000원)이 갖춰져 있는 산림박물관, 그리고 자생화·분재·숯공예품을 생산자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임산물판매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개관시간 10:00~18:00. 입장료 일반 1,000원, 학생 700원, 어린이 500원. 주차료 1,000원. 강원도 춘천시 사농동 218-5번지, 033-243-6012~4, www.koreaplants.go.kr/kangwondo


신숭겸 묘역


927년(고려 태조 10년) 벌어진 고려와 후백제의 대구 공산(公山) 전투에서 고려 태조 왕건이 크게 졌다. 전투 중 왕건의 목숨이 위태롭게 되자 신숭겸(申崇謙·?~927년)은 왕으로 변장하여 김락 장군과 같이 싸우다 전사했다. 왕건은 이를 틈타 장졸로 변장하여 적의 포위망을 뚫고 겨우 탈출했다. 나중에 태조는 신숭겸의 시신을 거두어 묘를 조성했는데, 도굴을 염려해 특이하게도 봉분이 세 개인 1기 3분 형태다. 한국 4대 명당지로 꼽히는 명당이라 한다. 묘소 입구에 영정각, 신도비각, 기념관, 재실 등이 갖춰져 있다. 강원 춘천시 서면 방동리 816-1번지, 문의 춘천시청 문화예술과 033-250-3076


박사마을


의암호 서쪽에 위치한 서면은 1968년 송병덕(의학박사)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14명의 박사를 배출한 고장이다. 면 전체 23개 리 중 박사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은 금산리로 지금까지 22명의 박사가 나왔다. 1999년 금산리 마을엔 박사의 이름을 빼곡하게 새긴 ‘박사마을 선양탑’이 세워져 있다. 탑엔 박사학위를 취득한 순서대로 성명·연도·학위수여 대학·전공·출신지를 새겨놓았다. 탑을 세운 이후 배출된 박사학위 취득자를 기록하기 위해 탑 뒤쪽에 병풍처럼 돌을 세워 공간을 추가로 만들었다. 한편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의암댐에서 춘천댐에 이르는 18.9km 호안도로의 명칭을 ‘박사로(博士路)’라고 정했다. 문의 춘천시청 033-250-3089


춘천호


1965년 북한강에 춘천댐이 완성되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춘천댐의 물로 5만7600kw의 발전기가 돌아간다. 춘천댐은 주변의 경관이 아름답고 교통이 편리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며 춘천~화천 간 5번 국도의 교량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드라이브 코스가 아름답고 댐 서쪽엔 메기매운탕, 쏘가리매운탕 등을 맛볼 수 있는 매운탕골이 형성돼 있다.


집다리골자연휴양림


춘천 근교 화악산 자락의 응봉(1,436m)과 촉대봉(1,125m) 사이에서 발원한 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는 집다리골자연휴양림은 공업용 활석을 캐내던 광산 주변을 정비해 1994년 개장한 계곡형 휴양 공간이다. 제1출렁다리와 제2출렁다리 사이 산책로 옆에 당시 사용하던 갱구가 남아 있다. 휴양객을 위한 숲속의 집, 야영장, 운동시설, 등산로, 산책로(3.3km) 등이 조성돼 있다.


숲속의집 33㎡ 이하(5인 기준)는 방갈로(난방·침구) 성수기(7~8월) 5만 원, 비수기(9~6월) 주말·휴일 4만 원, 비수기 평일 3만 원, 고급(욕실·취사) 7만 원/6만 원/5만 원. 66㎡ 미만(7인 기준)은 고급 9만 원/7만 원/5만 원. 66㎡ 이상(10인 기준)은 고급 13만 원/11만 원/9만 원. 야영장 3,000원/2,500원/2,000원. 주차료 3,000원/2,500원/2,000원. 입장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 산 5번지, 033-243-1443, www.jipdari.com


>> 숙박


중도유원지(033-242-4881, 4761)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펜션, 민박, 야영장이 잘 갖춰져 있다. 숙박료는 민박 평일 2만2,000~3만3,000원, 금·토요일과 공휴일 전날 3만3,000~4만4,000원. 펜션 6평형 4만4,000원/5만5,000원, 9평형 5만5,000원/6만6,000원. 야영료는 텐트 1동당 일반형 1,500원, 대형 3,000원.


의암호 서쪽의 서면엔 산내들펜션(033-243-5559), 마운트레이크펜션(033-244-4211), 우리주말농장(033-243-8249), 강빛노을(033-263-6111) 등의 숙박시설이 괜찮다. 모텔급 숙박업소로는 호반모텔(033-244-6151), VIP모텔(033-251-7785) 등이 있다.



강촌권 여행수첩


강촌 유원지


46번 국도인 경춘가도가 지나가는 북한강 중류의 작은 강마을 강촌 주변에 조성된 유원지다. 주변에 구곡폭포·등선폭포·봉화산·문배마을 등의 관광지가 있어 대학생들의 단골 MT 명소로서 일년 내내 젊음의 열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요즘엔 가족 단위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다. 강변과 시골길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 전용도로를 비롯해 바이킹·범퍼카 등 놀이기구, 그리고 서바이벌게임장·번지점프장·승마장 등의 레포츠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문의 033-252-4464, www.gangchon.net


남이섬


북한강 한가운데 있는 남이섬은 청평댐 건설로 섬이 된 유원지다. 둘레는 약 6km. 선착장 근처엔 이 섬의 이름이 유래된 남이 장군의 묘소라고 전해오는 묘소가 있다. 섬 곳곳에 자작나무, 잣나무, 메타세쿼이아, 밤나무, 포플러 등의 수목이 운치 있는 숲길을 이루고 있다. 텔레비전 드라마였던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 지역에서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 별장·방갈로·수영장 등 오락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남이섬 이용료(입장료, 뱃삯)는 일반 8,000원(5,000원, 3,000원), 청소년·어린이(만 3세~고등학생)와 오후6시 이후 입장객 4,000원(2,500원, 1,500원). 주차료 4,000원. 배편은 매일 10~30분 간격으로 수시(07:30~21:40) 운항한다. 문의 031-580-8114·8151, www.namisum.com


구곡폭포


봉화산(736m) 기슭에 있는 구곡폭포는 높이 약 50m에 이르는 자연 폭포다. 여름철엔 시원한 물보라와 짙은 숲 그늘로 사랑을 받고, 겨울엔 거대한 빙폭으로 변해 등반가들이 많이 찾는다. 매표소에서 구곡폭포까지 10~20분 정도 걸린다. 구곡폭포 매표소~돌탑~구곡폭포~문배마을~구곡폭포 매표소 왕복 7km로 2시간 소요. 입장시간 09:00~18:00(동절기 17:00). 입장료 일반 1,600원, 학생 1,000원, 어린이 600원. 주차료 승용차 2,000원. 관리소 033-250-3569


▲ 1 남이섬. 2 구곡폭포. 3 김유정문학촌. 4 의암 류인석 유적지.

김유정문학촌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우리나라 농촌의 실상과 삶을 탁월한 언어감각과 독특한 해학으로 묘사한 한국 단편소설 대표작가 김유정(1908~1937년)의 고향인 신동면 실레마을에 조성한 문학마을이다. 김유정의 생가를 복원했고 외양간·디딜방앗간 등을 비롯해 김유정의 작품과 일생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도 건립했다. 또한 문학촌을 중심으로 김유정 소설 속 실제 지명을 순례할 수 있는 문학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마을 입구엔 국내 최초로 사람 이름이 기차역의 이름으로 차용돼 화제를 모았던 김유정역이 있다. 개관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 다음날 휴관. 춘천시 신동면 증3리 868-1번지. 033-261-4650, www.kimyoujeong.org


의암 류인석 유적지


남면 가정리에 있는 의암 류인석 유적지는 한말의 의병장인 의암(毅菴) 류인석(1842∼1915년) 선생의 묘역 일대를 말한다. 화서 이항노 학파의 학통을 계승한 화서학파의 유학자인 선생은 1895년(고종 32년) 을미사변과 단발령을 계기로 의병운동을 시작해 활발히 활동했다. 1908년 해외로 망명한 후 1910년 연해주 의병세력의 통합체인 13도의군(十三道義軍)을 결성하였고 도총재로 추대되었다. 그렇지만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한 채 1915년 74세를 일기로 중국 땅에서 세상을 떠났다. 1935년 고향인 가정리로 이장했다.


관람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추석 휴관. 주차료와 입장료는 무료. 강원도 춘천시 남면 가정2리 473번지. 033-250-3989, www.ryuinseok.or.kr


>> 숙박


남이섬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남이섬 본관 스위트룸(8만8,000~12만 원), 갤러리룸(6만6,000~9만9,000원), 콘도별장(10만~20만 원), 오막별장(10만~20만 원), 투투별장(7만~11만 원), 게스트하우스(8만~14만 원). 야영장은 없다. 예약 문의 031-580-8000


강촌 지역엔 강촌이야기(033-262-3399), 강촌프로포즈펜션(033-262-6696), 느티나무마을펜션(033-261-0051), 강촌홀리데이(010-6777-0114), 몽블랑펜션(033-262-4100) 등 펜션과 민박집이 아주 많다.


강촌역과 경강역 사이엔 강촌리조트에서 이름을 바꾼 엘리시안강촌(033-260-2330~2)이 있다. 이 외에 이탈리아풍의 빌라마리펜션(033-263-9235), 스페인풍의 올리브카운티펜션(010-9685-9770), 중세 유럽의 고풍스런 성을 그대로 재현한 헤른버그펜션(033-264-8899), 로젠버그펜션(033-263-0231) 등 이국적인 펜션이 여럿 자리하고 있다.


/ 글·사진 민병준 sanmi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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