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을 찬성하는 이들은 화석 연료의 대안으로 효율과 비용의 절감 그리고 친환경 에너지라는 점을 들고 나온다. 

그러나 원전을 반대하는 이들은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다.

연구자와 나라에 따라 방사능의 역치(안전한 방사능 유출량)조차 들쑥날쑥인 현실에서 원전의 안전성을 말하는 것은 그리 녹록지 않다.

그간 원전을 반대하는 책들을 주로 읽었다. 오늘 다룰 이 책은 원전의 기초부터 시작해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 과정과 원자로의 폐로까지 광범위하게 다뤘다.

원자력 발전에 관한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한 책으로,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도해와 그림까지 덧붙여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원자력의 원리와 그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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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력 발전과 방사능>(뉴턴코리아 펴냄 / 2013. 5. / 128쪽 / 1만8000 원)
ⓒ 뉴턴코리아

 

 

 

 

뉴턴코리아가 펴낸 <원자력 발전과 방사능>. 이 책은 먼저 원자력 발전에 대한 기초를 다룬다.

핵연료 만드는 법, 원자력의 막대한 에너지에 관한 메커니즘, 방사성 폐기물 처리방법까지 일러준다.

이어 방사성 물질의 실체를 다룬다. 방사성 물질의 위험성, 재처리 공정, 피폭과 오염 기준 결정 방법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원자력 발전의 사고와 방사능 오염에 대해 다룬다.

세계는 발전량의 약 6% 정도를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이렇게 미미한 수준임에도

원전의 사고는 그 위험성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선 2009년 기준으로 총 발전량의 34.1%를 원전이 차지하고 있다

.(출처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 발표, 책에서는 2007년 기준 35%로 나와 있어 다소 차이가 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전체 전력 설비 중 원전 비중을 현재 26%에서 29%로 높이는 내용의

2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지난 1월 확정해 발표했는데, 이와도 차이가 있다.

 발전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조차 통계가 오락가락하는 게 우리나라 원전의 현실이다.

원전은 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해 전기를 만든다. 화석 연료를 태워 물을 데우는 화력 발전소와 그 원리는 같다.

우라늄은 태우는 게 아니라 핵분열을 일으켜 발생하는 열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연소 방식이 아니라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방사성 폐기물이 생긴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방사성 물질은 5중으로 밀폐하여 안전성을 유지한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보듯 피복관, 강철 압력 용기, 격납 용기, 2m 두께의 철근 콘크리트 등

모든 안전 설비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폭발시켜 방사능을 유출하고 말았다.

원래 천연 우라늄은 핵분열이 잘 안 되는 우라늄 238이다.

농축 작업을 통해 우라늄 235로 만들어 사용한다.

우라늄 235는 원자로에서 핵분열 연쇄반응(임계)을 일으킨다.

원자로는 비등 수형과 가압 수형이 있다. 후쿠시마는 비등 수형이었는데 5중벽이 맥없이 폭발한 것이다.

발전 후 생기는 물질, 피해는 어마어마

우라늄이 핵분열을 하면 플루토늄과 요오드가 발생한다.

이렇게 물질이 바뀌면서 상당한 열을 내기 때문에 냉각수로 냉각을 해야 한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사고로 핵반응이 지속되고 붕괴열이 발생했지만

냉각시스템의 고장으로 결국 노심의 용융까지 일어나고 말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용이 끝난 연료도 계속 방사능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사용이 끝난 연료(보통 3~4년 사용)는 캐스크에 넣어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

사용이 끝난 연료를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꺼내고 이를 영구히 땅 밑에 보관한다.

여기서 나온 우라늄과 플루토늄은 다시 연료로 사용하는데 이를 '플루 서멀'이라고 한다.

플루토늄을 이용한 발전량이 30% 정도 개선되고, 전체적으로 플루 서멀은 50% 정도 개선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일본의 54기 중 4기에서 플루 서멀이 진행 중이었고 후쿠시마 원전도 3호기가 플루 서멀을 사용하고 있었다.

원전에서 사용된 폐기물은 저준위와 고준위 폐기물로 분류된다.

현재는 두 폐기물 모두 원전에 임시 보관하고 있다.

 

경주시 양북면에 건설 중인 방폐장은 저준위 폐기물을 동굴 처분방식으로 처리할 시설이다.

문제는 고준위 폐기물인데, 핵연료로 쓰고 난 재를 말한다.

이는 아직 최종시설에 대해 확정된 게 없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유리 고체화시켜 300m보다 깊은 땅 밑에 영구 매장해야 한다.

스웨덴과 핀란드만이 고준위 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 처리를 위한 부지를 선정해 놓은 상태다.

지층 처리를 해도 땅속에서 자연적으로 방사선이 약해지기를 마냥 기다리는 것이 유일한 처리방법이다.

지층 처리를 무사히 마쳤다고 해도 반감기가 수천만 년이나 되는 방사능 폐기물을

땅속에 묻어 후손에게 물려주고 처리를 맡기는 꼴이 된다. 지진 등 자연재해에 무방비상태인 것도 문제다.

후쿠시마 원전도 폐로... 후세도 괴로운 '원전' 문제

방사선에는 중성자선,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등이 있다.

방사선은 생물에 작용하여 DNA를 파괴하는 물질이어서 위험하다.

 

히로시마 원폭투하 때보다 훨씬 많은 방사능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 방출되었다.

방사능은 외부피폭이든 내부피폭이든 세포를 파괴하고 돌연변이를 일으켜 각종 질병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암이나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지만 직접적 원인을 밝히기가 어려워 찬성론자들의 빌미가 된다.

 방사능은 즉시 영향이 없더라도 요오드, 세슘, 플루토늄 등이 몸속에 남아 악영향을 미친다.

원자로를 폐쇄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원자로를 폐쇄하기로 결정한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도 최장 40년의 장기 계획을 세우고 폐로에 들어갔다.

원자로를 폐쇄하는 동안에도 피폭 가능성에 노출되기에 신중한 처리가 요구된다.

원전은 그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사고로 인한 희생이 너무 크다.

인명 피해는 물론, 각종 질병, 토양 및 대기오염 등이 먼 후세에게까지 연결된다.

건설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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