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손님 없어 걱정인 인천 아시안게임
인천시는 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위해 2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대규모 적자가 나면 그러잖아도 위태로운 인천시 재정을 나락으로 빠뜨릴 수 있다.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해 주경기장으로 사용하라는 정부 권고를 무시하고
주경기장을 새로 짓는 등 16개 경기장을 만드는 데만 1조2800억원을 들였다.
그러면서 재정이 급속히 악화됐다. 예산이 부족해 일부 도로는 지워진 차선조차 못 긋는 형편이다.
인천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35.7%로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광역시·도 중에 제일 높다.
아시안게임 관람객과 관광객을 대거 끌어들여 이들이 경기장과 인천시 곳곳에서
돈을 뿌리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으면 채무비율이 정부가
‘재정위기 지방자치단체’로 지정하는 40%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 스포츠 영웅을 들러리로 만든 개막식
“성대한 체육행사가 한류 콘서트가 됐다. 가차없이 비판하자면 사상 최악의 개막식이다.”(대만 연합보)
“성화는 아름답게 설계됐지만 배우의 점화는 전례를 깨는 것.”(일본 지지통신)
지난 19일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회식에 쏟아진 혹평이다.
대만·일본 등 이웃나라 언론의 뼈아픈 지적에 딱히 대꾸할 말이 없다.
개회식은 한국의 관문이자 아시아의 허브인 인천의 매력을 뽐낼 기회였다.
무려 네 시간에 걸쳐 대한민국의 비전을 아시아 전역에 알릴 수 있었던 이 무대는
아쉽게도 몇몇 한류 스타의 홍보 행사처럼 돼버렸다.
배우 장동건이 굴렁쇠 소녀와 함께 문화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별에서 온 그대’로 유명해진 배우 김수현도 문화 행사에서 주연 노릇을 했다.
개회식 초반에는 엑소, 중반에는 JYJ의 노래 공연이 이어졌고,
싸이가 2년 전 히트한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이후 9년간 대중과 직접 접촉이 없었던
배우 이영애에게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를 맡긴 건 참 이해하기 힘들다.
성화를 최종 점화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개회식장을 이어서 달린
이승엽·박인비·이규혁·박찬숙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영웅들이 한순간에 들러리로 전락했다.
‘최종 점화는 박지성이나 김연아가 맡았어야 한다’
‘이영애를 빼고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가 점화를 했다면 의미가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는 개회식 예산이 230억원 정도로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이해를 구하고 있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으려는 고육책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창의성 대신 한류 스타에 의존하는 손쉬운 방법에 기댔고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2002 월드컵 때 만든 문학경기장을 활용하지 않고,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새로 지어놓고 돈타령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대회 운영도 조마조마하다.
개회식이 끝난 후 선수들과 관중의 동선이 엉키는 바람에
선수들이 두 시간 넘게 숙소로 돌아가지 못해 항의가 빗발쳤다.
배드민턴 경기장에서는 20일 정전 사고가 났고,
21일에는 주경기장 성화가 12분 동안 센서 오작동으로 꺼져버렸다.
인천 아시안게임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예행연습이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적지 않은 인원이 평창올림픽조직위로 자리를 옮길 거라고 한다.
벌써 여기저기서 “인천처럼 하지 않으면 평창은 성공할 것”이라고 수군거린다.
남 탓을 하거나 예산 핑계를 대지 말고 준비 과정이나 조직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인천’의 잘못이 ‘평창’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
인천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4일 폐막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5회 연속 종합 2위라는 목표를 달성했고,
선수들의 땀과 투혼은 국민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2000만달러(약 212억원)를 들여 스포츠 약소국에 인력·장비·훈련을 지원해준 비전 2014 프로그램은
아시아의 이웃 나라들에 훈훈한 우정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아시안게임은 대규모 국제대회가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이번 대회에 들어간 돈은 대회 운영비 4800억원을 포함해 2조5000억원에 이른다.
경기장 16곳 신축 등 대회 관련 시설 건설에만 1조5216억원이 들어갔다.
이게 다 빚이다. 건설 비용을 갚는 데만 앞으로 15년 동안 해마다 600억~1500억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또 대회를 치르고 난 경기장들은 관리 비용으로 해마다 수백억원씩이 추가로 든다.
며칠 화려하게 빛났던 경기장들이 두고두고 천덕꾸러기가 되고 마는 것이다.
국제행사를 치르느라 빚더미에 앉은 게 인천시만이 아니다.
전라남도는 포뮬러원(F1) 그랑프리를 유치한 뒤 2000억원의 적자에 짓눌리고 있다.
감사원이 2008년부터 3년 동안 열린 국제행사 28개를 조사한 결과, 총 8678억원의 적자를 봤다.
실패가 반복되는데도 국제행사는 여전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선전되고 있다.
업적을 과시하려는 정치인과 이익을 챙기려는 건설업자들의 결탁이 주요 원인이다.
대회 유치 당시 3선을 노리던 전임 안상수 시장은 “아시안게임으로 20조원의 부가가치 효과와 27만여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러니 대회를 유치할지는 시민들이 결정해야 한다.
국제행사 실패의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남기 때문이다.
뮌헨이 위치한 바이에른주가 지난 5월 ‘2022년 겨울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들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주
민투표를 실시해 결국 유치 계획을 철회한 게 좋은 사례다.
3년4개월 뒤면 평창 겨울올림픽이다.
운영 예산 2조540억원, 인프라 예산 6조8935억원 등 대규모 비용이 들어간다.
우리 형편에 맞게 알뜰하게 치를 수 없는지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경기장을 조립식으로 건설하는 등의 파격적인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부디 반면교사로 삼아주기 바란다.
AG 열기저하와 체육개혁의 후폭풍
호기롭게 밥사겠다며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그러나 식사한 사람들의 인상이 썩 신통치 않다.
식사가 별로 좋지 않았나 보다. 계산서를 받아보니 더욱 놀랍다. 너무 비쌌다. 돈이 모자라 카드로 그었다.
카드 영수증은 곧 빚이다. 밥 얻어먹은 사람들로부터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다. 밥 사고 욕 먹은 꼴이다.
2014인천아시안게임(AG)이 꼭 이랬다. 큰 돈 들여 대회를 유치하고 미흡한 대회 운영으로 국제적인 망신만 당했다.
한국 선수단의 경기력은 그나마 합격점을 받았다. 5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의 목표는 무난히 달성했다.
그러나 전략종목과 기초종목의 큰 편차라는 한국 스포츠의 고질적인 모순구조는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말 많고 탈 많았던 AG이 막을 내렸지만 체육계에 불어닥칠 변화의 바람과 후폭풍 또한 만만치 않을 조짐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크게 감지됐던 이상기류는 바로 AG에 대한 열기 저하다.
대회 개최지인 인천 뿐만 아니라 그 동안 AG에 열광했던 온 나라가 별로 큰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던 게 주목해볼 대목이다.
스포츠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가 워낙 높아진 탓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AG이 별로 매력적인 스포츠콘텐츠로 다가오지 않았던 게 피부로 느껴졌다.
팬심(心)의 변화는 스포츠 정책과 전략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그 동안 한국 스포츠는 AG과 올림픽은 ‘올인’의 대상으로 삼고 전력투구해왔다.
그러나 팬의 눈높이가 높아져 AG은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는 무대라는 점이 드러났다.
따라서 환경변화에 따른 전략 수정이 필요해졌다. 중국의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인천AG에서 금메달 151개로 후퇴했다. 광저우대회의 199개에 견줘 한참 밀려난 수치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2016리우올림픽을 겨냥한 세대교체의 시험무대로 삼았다.
한국 역시 이제 AG을 ‘올인’의 대상으로 삼기 보다는 올림픽을 겨냥한 세대교체의 무대로 활용하는 편이 낫다.
AG을 올림픽을 겨냥한 세대교체의 시험무대로 삼아야 한다는 게 변화의 바람이라면
향후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정부의 체육개혁 작업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후폭풍이다.
정부는 한국 체육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이미 파악한 상태다.
체육개혁이 시작은 요란하지만 늘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친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특히 그 동안 AG과 올림픽 등 국제종합대회에서 성적만 잘 내면 드러난 치부를 덮어줬던 관행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벌써 몇몇 종목은 시끄럽다.
정부는 선수들의 후원물품을 횡령한 혐의가 있는 역도 국가대표 지도자에 대한 조사에 이어
전국체전 장비를 독점 납품한 경기도 역도연맹 임원에게까지 수사를 확대하는 등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를 통해 확인한
비리 단체와 인사에 대한 중간 발표를 조만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표에는 사격 펜싱 레슬링 등 각 종목을 좌지우지했던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체육계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제 효과 20조’ 허공 속으로…인천시, 남은 건 빚뿐
무리한 투자·흥행 실패로 지역경제 위기 맞아
아시안게임 뒤 부채비율, 재정위기 수준 육박
단체장 ‘업적 쌓기용’ 국제대회 유치가 화 불러
전문가 “시민 의견 적극 반영 장치 마련해야”
2014 인천아시안게임은 14개의 세계신기록과 축구 등 구기 종목의 극적인 승부,
북한 고위급 인사의 폐막식 참석 등으로 역대 대회 못지않은 화제를 남겼다.
하지만 축제가 끝난 뒤 주최 쪽이 받아든 계산서는 참담하다.
“아시안게임으로 한국 제3의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과 20조원의 경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던
인천시의 ‘장밋빛 전망’은 몽상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조원이 넘게 쓰인 이번 대회가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지역 경제 전체가 침체의 늪에 빠질 위기를 맞고 있다.
“아시안게임 뒤 남은 건 빚뿐이다.”
대회가 한창이던 지난달 26일 배국환 인천시 정무부시장은 예산담당 공무원 등 200여명을 소집한 긴급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대회에 들어간 돈은 대회 운영비 4800억원을 포함해 무려 2조5000억원에 이른다.
경기장 16곳 신축 등 대회 관련 시설 건설에만 1조5216억원이 들어갔다.
정부는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하라’고 권고했지만 인천시는 이를 무시하고 주경기장을 새로 지으면서 4673억원을 썼다.
감사원이 경기 시설과 무관하다고 지적한 체육공원 부지 매입 비용 1311억원 등 엉뚱한 곳에 혈세를 쏟아부었다.
대회 조직위는 “대회 운영비가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알뜰한 대회였다’고 주장하지만, 비용 절감의 발단이 주경기장을 비롯한 무리한 시설투자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렇게 쓰인 돈은 고스란히 인천 시민들이 감당해야 할 ‘빚’으로 남았다.
대회 조직위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부 지원금 2007억원, 시 지원금 1282억원을 비롯해
스폰서십(470억원), 방송중계권(245억원), 티켓판매(265억원), 기타수입(290억원)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했다”고 밝혔다.
운영비만 따지면 적자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시설 관련 비용이다.
국고보조금 4677억원 등을 빼고도 1조원이 넘는 돈을 고스란히 세금으로 막아야 한다.
인천시가 내놓은 ‘경기장 건설비 지방채 발행 및 상환계획’을 보면,
경기장 등 건설 비용을 갚는 데만 내년부터 15년간 해마다 600억~1500억원이 들어간다.
치밀한 사후관리계획 없이 만들어진 경기장들은 대회 뒤에도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인천시는 신축 경기장 16곳에서 관리 비용으로 해마다 수백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는 부채 논란에 대해 “주경기장의 경우 위락·쇼핑·문화 시설 등으로 활용해 최대한 적자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의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의 올해 연말 예상 채무액 3조1991억원 가운데 1조원가량이 경기장 등 아시안게임 관련 시설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생겼다.
이번 대회 여파로 인천시의 채무비율(39.5%)은 안전행정부가 지정하는 재정위기 지자체 기준(40.0%)에 육박하고 있다.
재정위기 지자체로 지정되면 지방채 발행과 주요 지역 사업 집행 때마다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게 된다.
아시안게임 여파로 300만 시민이 사는 대형 지자체의 핵심권한인 재정운영권을 잃을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피해는 결국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배국환 정무부시장은 최근 버스 준공영제, 출산 장려금·사회단체 보조금 지급 등을 축소하기 위해
관련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빚 갚을 돈을 마련하기 위해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접 맞닿아 있는 복지 사업을 손대기로 한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은 예고된 실패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인 출신 단체장이 대회의 효과를 크게 부풀려 ‘업적 쌓기용’으로 유치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3선을 노리던 안상수 전 시장은 “아시안게임으로 20조원의 부가가치 효과와 27만여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있다”고 홍보했다.
아시안게임은 종목별, 나라별 경기력 편차가 심한데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영향으로 스포츠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흥행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데도 대회 위상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한 것이다.
몇몇 인기 종목을 제외하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생중계를 외면했고,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와 방송사들의 중계권 협상이 틀어진 것도 흥행 실패에 한몫을 했다.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기업 스폰서와 후원까지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평창겨울올림픽을 겨냥해 중앙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지 않은 것도 큰 타격을 줬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대형 스포츠 대회 유치를 결정할 때 이해 당사자인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는이야기 > 구암동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암물질 아파트 시멘트값, 알면 놀란다 (1) | 2014.10.10 |
---|---|
가리왕산 중봉 활강경기장 본격 건설 (0) | 2014.10.10 |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의장국 자격 없다 (0) | 2014.10.06 |
예비 직장인이 꼭 알아야 할 상식' (0) | 2014.10.06 |
삼척원전 찬반 투표지지 (0) | 2014.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