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에 대한 주의점

 

우선 벌에 대한 습성을 알아 두는 것이 좋다.

먼저 쌍상벌이다.

등검정쌍살벌, 뱀허물쌍살벌, 두눈박이쌍살벌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봄철에 풀이나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여왕벌 한 마리가 집을 짓기 시작해

숫자를 늘려 이 즈음엔 벌집 하나에 수십 마리가 모여 산다.

집 모양은 둥근 타원형으로 눈으로 식별이 가능하다.

 

다음은 왕탱이라 부르던 말벌이다.

어미는 어른 엄지손가락 보다 크다. 벌집은 호박 모양으로 엷은 황토색을 띤다.

보통 큰 나무나 바위 밑에 집을 만들고 입구에 조그만 출입구를 낸다.

쏘였을 경우 통증과 독성이 치명적이다.

 

그러나 가장 무서운 벌은 땅벌이다.

땅을 파고 수백 마리가 군집을 이뤄 사는 이 벌은 크기는 꿀벌 정도의 크기로 작은 편이다.

벌집 입구를 밟거나 건드렸을 경우 한꺼번에 무리가 달려드는 습성을 지녔기 때문에 경계 대상이다.

옛날 어른들이 '물속까지 따라 온다'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집요하게 공격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벌들은 한번 쏘면 죽는다'는 말은 토종벌이나 꿀벌을 일컫는 말이다.

쌍상벌이나 땅벌, 말벌들은 벌침 부위의 근육이 발달해 침이 빠지지 않는다.

한 마리가 수십 번 쏘는 행위를 반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거기에 물고 늘어지는 능력까지 지녔다.

따라서 묘지 금초나 야외 캠핑 전엔 반드시 벌집이 있는지 주변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 필수다.

 

 

 

과민증이라 불리는 아나필락시스

 

대다수의 사람들은 말벌의 공격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쏘인 부분, 국소 부위에만 이상 증상을 나타낸다. 따로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자연치유가 가능하다.

하지만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에게 벌침은 치명적이다.

온 몸이 부어올라 기도가 좁아져 호흡곤란 증세가 발생하고, 더불어 심장마비가 일어나기도 한다.

러다 저혈압으로 인한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라고 부른다.

 

과민증이라고도 하는 아나필락시스는 벌이나 독개미 같은 곤충뿐만 아니라

땅콩이나 새우 같은 음식물을 통해서도 발병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인구 10만 명당 3~4명 정도다.

 

그렇다면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있는 사람이 말벌에 쏘였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벌침을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 벌침은 손이나 핀셋으로 뽑으면 침낭에 담긴 독소가

체내로 주입되므로 카드 같은 모서리가 단단한 물체로 긁어내는 것이 좋다.

통상 1분 안에 벌침 속의 독이 체내로 주입되므로 신속하게 손을 써야 한다.

 

또한 지체 없이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1분 안에 벌침을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안전을 위하여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이때 환자는 구급차 접근이 용이하도록 포장도로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아웃도어 활동이나 제초작업 등은 통상 산 속에서 행해지므로

사고 발생지점에서 머뭇거리고 있으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말벌에 쏘였을 때의 골든타임은 20분에서 60분 사이이다.

이 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한다면 생존 확률은 크게 높아진다.

하지만 그 시간을 놓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주위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일단 환자 옷의 단추나 지퍼 등을 풀어줘야 한다.

이미 환자의 몸은 퉁퉁 부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환자를 똑바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

환자가 정신을 잃고 쓰러질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환자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땅바닥에 드러누우면 호흡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얼음주머니를 대거나 물을 뿌려 환자가 의식을 잃지 않게 계속 일깨워야 한다.

 

벌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지 사전에 파악해야...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벌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를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봉침을 놓는다. 벌침에 있는 봉독(蜂毒)을 정제하여 주사기로 환부에 주입하는데,

봉침은 강력한 항염증 작용이 있어 척추치료에까지 이용된다고 한다.

 

이런 봉침 시술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바로 벌침 알레르기 테스트다.

봉침 시술을 받다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봉침 시술에 필요한 벌침 알레르기 테스트를 통해

자신이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봉침 시술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일부러 한의원에 들러

벌침 알레르기 테스트를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한 의술차원에서 정제된 봉침을 맞는 것과 말벌,

특히 독성의 강도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야생 말벌에 의한 벌침 공격은 그 정도의 차이가 크다.

 

자신이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가지고 있는지 인지하는 가장 최후의 수단은

이전에 벌에 쏘였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복기해 보는 것이다.

꿀벌이든 말벌이든 벌에 쏘였을 때 알레르기 반응이 몸 전체적으로 일어났다면

중증 알레르기 체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벌에 의해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벌에 의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팁들이 있다.

아래를 참고해서 벌에 의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하자.

 

1. 산에 오를 때에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을 쓰지 말자. 진한 향기 때문에 벌들이 몰려올 수 있다.

2. 단맛이 나는 음식물을 곁에 두지 않는다. ''인줄 알고 벌들이 몰려들 수 있다.

 

3. 벌침에 쏘였다면 손으로 잡아 빼지 말고, 교통카드 같은 끝 면이 단단한 물체로 긁어내듯이

제거하자. 손으로 침을 잡아 빼면, 치약이 짜이듯 침낭 안에 있는 독소가 체내로 주입되게 된다.

 

4. 벌침은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

1분 안에 제거해야 침 안에 있는 독소가 우리 신체로 주입되지 않는다.

 

5.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에피네프린(epinephrine) 성분이 있는

'자가 에피네프린 펜' 주사를 휴대하고 다니는 게 좋다.

에피네프린 주사는 처방전이 있어야 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게 흠이다.

전 세계적으로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가진 사람이 드물어 대량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6. 에피네프린 주사를 주입했다고 하더라도 119에 연락을 해야 한다.

주사는 단지 증상을 늦춰줄 뿐,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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