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아, 그리움 찰찰 넘치면 또 너를 만나리

금정산 장군봉 사전답사 산행
▲ 금정산 장군봉 정상에서 흐린 날에도 활짝 핀 얼굴들...
ⓒ 등산선교회
장군봉

프롤로그

'내 가슴 속에는/ 햇볕에 푸른 분수가 찰찰 빛나고 있다/ 내 가슴 속에는/ 오동잎에 바스러지는 바람이 있다/ 내 가슴 속에는/ 바람에 사운대는 꽃이파리가 있다/...... / 내 가슴 속에는/ 강물에 조약돌처럼 던져버린 첫사랑이 있다/ 내 가슴 속에는/ 산에 사는 나무와 나무에서 지줄대는 산새가 있다.' (신석정, '내 가슴 속에는')

길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등산. 다시 만나기 위해 산을 등지고 하산하면 바쁜 일상 가운데 뒤로 밀려나 가슴 저 밑바닥에 가라앉는다. 일상이 뻑뻑해지고 건조해질 때면 문득산이 그리워지다 그리움이 찰찰 차올라 정수리 위로 넘실거리면 산을 만나러 간다. 산을 만나 산의 속살 헤집고 몸을 맡긴다. 산은 자신의 가슴팍 안으로 안겨드는 이를 거절하지 않는다. 우린 그 넉넉한 품에 안겨 마음껏 쉼을 누린다. 마음 묵은 때를 씻고 눈을 씻는다.

금정산 장군봉도 만나고 사람도 만나고...

▲ 금정산 장군봉 가는 길 산행 하기 전 기도하는 모습
ⓒ 등산선교회
장군봉

다시 산으로 가는 날. 금정산 장군봉 사전답사 산행엔 몇 명이나 동참할까. 한 번도 답사 산행에 참석하지 않아망설이다 '가자' 하고 나선 길이다. 옆지기도 함께 하니, 날은 흐려도 마음은 가볍다. 교회에 도착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함께 목적지로 향한다.답사 산행에 참가한 사람들이 제법 많다. 모두 14명. 화명역까지 걸어서 이동해 지하철을 타고 호포역에서 내렸다. 호포 지하철역을 빠져 나와보니 어느새 오전 9시 50분. 기도로 마음을 모은 뒤 호포 농원을 지나고 호포마을 희망공원을 지나자 길이 끊기고 산으로 접어든다.

산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고, 마음과 마음 거리를 가깝게 해 준다. 운문산 등산 후 2주 만에 다시 만난 얼굴빛들이 흐린 날씨와 상관없이 환하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틀을벗어나 산에 가니 마음은 활기차고 몸은 날개가 돋아날 듯 가볍다. 길 위에서 주고받는 대화는 이어지다 끊기고 다시 이어지기를 반복한다.

▲ 장군봉 가는 길 힘찬 발걸음...
ⓒ 등산선교회
등산

사람은 무슨 일이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면 생기가 돋는가보다. 에스겔 골짜기에 누워있던 마른 뼈들이 생기를 입고 일어나듯 핏기가 돌고 생기가 돋는다. 캄캄한 어둠 속에 잠겨있던 방에 불이 켜지듯이. 흐린 하늘에 해가 구름 사이로 내비치듯이 그렇게 마음에도 몸에도 불이 켜지나 보다. 생기가 피어나는가보다. 일상에서 여러 가지 일들로 굳어 딱딱해져 있던 얼굴들이 숲 속에서 생기를 입는다. 어린아이들처럼 얼굴에 꽃 같은 웃음이 피어나고 얼굴이 환하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에 보면 조르바란 인물은 과연 놀랍다. 그는 모든 사물을 처음 보듯 대한다. 그가 바라보는 모든 것은 처음 보는 것이고 경이롭다. '저기 저 건너 가슴 뭉클거리게 하는 파란 색깔 저 기적이 무엇이오?' 처음 보듯 놀라고 그가 일에 옴을 빼앗기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일이 되고 석탄이 된다. 그가 산투르(악기)를 연주하면 산투르가 되고 춤을 추면 춤이 되었다. 꽃 한 송이에도 냉수 한 컵에도 처음 대하듯 하였다. 산에 오면 우리들도 어린아이 같고 여린 새순 같은 감성이 깨어나는 기지개를 켜며 깨어나는 것일까.

▲ 장군봉 가는 길 조망 바위에 오르고 있다.
ⓒ 포도원등산선교회
등산

숲은 아직 봄이 오지 않았나 보다. 봄은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그렇게 오고 있다. 서서히 언 땅을 녹이고 나무들은조심스레 기지개를 켜면서 봄을 움 틔우고 있다. 봄의 기미가 감지된다. 흐린 날씨에도 숲길 걷는 사람들 모습은 그 빛깔이 다채롭다. 색을 입은 등산복들의 움직임이 밋밋하고 앙상한 산 빛에 색을 입힌다.

숲에 드니 계곡물 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우리 일행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다 쉬다 반복하며 다시 걷는다. 잠시 앉아 쉬는 동안 가져온 간식들을 꺼내놓고 먹는 즐거움도 크다. 막간을 이용해 자기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갈수록 산길은 점점 가파르고 숨이 차다. 산 조릿대 길로 이어지고 바위를 오른다. 좁은 산죽 길을 오르고 오르다가 싸락눈이 휘날린다. 잔뜩 흐린 하늘에서 내려오는 싸락눈이 머리 위에도 길에서도 머리 위에도 옷에도 길 위에도 내려앉았다.

금정산은 재미있다. 지리산만큼은 고도가 그렇게 높지 않지만 제법 산이 우뚝한 데다 산 들머리도 많고 표정이 풍부해서 다채롭다. 금정산을 수없이 오르내렸건만 언제 와도 좋다. 이 길은 처음 걷는 길이다. 산죽 길 이어지다 높은 조망바위에 다다랐다. 제법 탁 트인 조망에 가슴이 뻥 뚫린 듯 상쾌해진다. 잠시 바위 위에서 망중한, 계속 오르막길 이어진다.

웅산(雄山)은 설레고, 장산(壯山)은 헐떡이고, 육산(肉山)은 숨차고, 악산(惡山)은 어질하고, 고산(高山)은 앙다물려 지고, 야산(野山)은 허둥댄다'지만, 그 어떤 산이건 산은 산, 힘들지 않은 산은 없다. 어느 산이나 더 힘들거나 덜 힘들거나 조금 차이가 있을 뿐 힘들게 오른다. 가끔 맞닥뜨리는 사람들에게 함박웃음과 함께 전도지를 전한다.

▲ 장군봉 정상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비타민도 전달하고 화기애애.
ⓒ 등산선교회

이제 고당봉과 장군봉으로 갈라지는 길 위에 선다. 오른쪽으로는 금정산 고당봉 가는 길이고 왼쪽은 장군봉 가는 길이다. 계획대로 장군봉으로 향한다. 장군봉은 금정산 고당봉과 멀찍이 떨어져 있지만, 금정산 북쪽 끝에 달린 봉우리다.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서 길은 질척거린다. 계속 오르막길로만 이어지다가 능선을 만나고 산책하듯 걷는 산길이 반갑다.

참 많이도 걸었나 보다 뱃속이 허전하다. 산길에서 조금 벗어나 넓은 바위 위에 두런두런 모여앉아 점심을 먹는다. 산행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먹는 즐거움이다. 멸치와 고추장만 있어도 맛난 점심이다. 산에서는 절로 입맛이 돈다. 서로서로 반찬이 오가고 나눠 먹는 즐거움도 크다.

커피까지 알뜰히 마신 후에 다시 출발. 이제 계속 이어지는 길은 그렇게 힘든 길은 없다. 완만한 경사로다. 반갑다! 장군봉 평원. 흐린 하늘 아래 평원은 적당히 아담하고 편안하게 펼쳐져 있다. 장군봉 정상에 도착했다. 양산 다방동을 들머리로 삼아 올라온 사람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전도지와 비타민씨를 전해주자, 힘든 산행에 기쁜 표정이 감돌았다.

우리 일행과 함께 사진도 찍는 적극성을 띤 사람도 있다. 성악을 전공한 김미경 집사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성원을 힘입어 짧은 산상음악회를 방불케 하는 '신 아리랑'을 불러 즐거움을 더한다. 날은 흐리고 싸락눈이 날려도 좋아라. 모든 피로가 씻겨 나가고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화기애애한 시간이다.

쉬어가는 길에 잠깐! 자기 소개시간^^
ⓒ 포도원등산선교회
등산

제법 긴 시간 동안 계속된 오름길 끝나고 장군봉 정상에 오른 기쁨과 망중한을 즐기며 짧은 휴식을 취한 우리는 이제 하산한다. 밀물 때가 있으면 썰물 때가 있듯이 또다시 산에 오르기 위해 내려가야 한다. 그렇게 올라가고 내려가는 일들은 계속되리라.

장군봉에서 내려와 옹달샘 약수터를 거쳐 금정산 고당봉 아래로 해서 북문에 이르러 잠시 휴식하고 금성동 마을로 내려간다. 북문에서 금성동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반은 흙길 반은 시멘트 길인데다 제법 긴 하산길이다. 오름길도 있고 내림 길도 길게 이어져 고달플 텐데 모두 밝은 표정이다. 금성동에서 산성버스를 타고 일상으로 간다. 장군봉아! 다시 만나자. 그날까지 안녕!

에필로그

저녁이 내리는 시간이다. 길은 많은 것 같지만 난마처럼 얽힌 길 위에서 사람들은 오늘도 방황한다. 가끔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멀리서 등산길을 올라 볼 일이다. 멀리서 보면 오히려 가깝고 더 잘 보일 때도 있는 법. 가끔은 일상을 내려놓고 산과 조우 할 일이다.

바쁠수록 쉼표를 찍어볼 일이다. 길이 끝나는 데서 시작된 등산. 다시 오르기 위해 내려왔다. 소중한 오늘을 알뜰히 살며 또 만남을 준비하리라. 이 그리움이 자라고 깊어져 찰찰 넘칠 때쯤이면 또 나는 산을 만나러 가리라. 그리움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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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 헌터들

  • 글·신준범 기자
“100개 산 탔다고 현수막 걸고 잔치하는 거 보면 좀 우습더라”
최다 봉우리 등정 놓고 경쟁 치열… 6,400여 개 오른 문정남씨가 선두

매달 한 번 이상 꾸준히 산에 가는 이들을 등산인,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산에 가는 이들을 등산 마니아, 백두대간을 완주하고 정맥과 기맥을 종주하는 이들을 산꾼이라 부른다면, 봉우리 헌터들은 그 이후 단계인 국가대표급 등산 선수, 혹은 산 중독자에 해당한다. 봉우리 헌터, 말 그대로 봉우리를 사냥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에서 누가 제일 많은 봉우리를 올랐느냐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그러나 언론이나 대중의 관심 밖에 있는 재야 고수들이다.


지리산이나 설악산 같은 명산은 봉우리 헌터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봉우리 개수를 늘려야 하는 이들에게 이런 명산은 10년 전, 혹은 20년 전 이미 올랐던 산일 뿐이다. 중요한 건 산 높이가 100m건, 200m건 가보지 않은 새로운 산을 지도에서 찾아내는 것이다. 선두권에 있는 이들이 3,000개 이상의 봉우리를 탄 걸 감안하면 이들이 가는 산행은 대부분 등산로가 없는 개척산행이다.


전국 방방곡곡의 산을 누비는 이들은 산을 타는 스타일도 일반인과 다르다. 산이 얼마나 좋은가와 상관없이 어떻게 저 봉우리를 최단거리로 안전하게 올라 능선을 접한 다른 봉우리까지 연계해 땅따먹기 하듯 해치우고 빨리 내려오나 하는 것이다. 봉우리 헌터란 별명처럼 산행 스타일이 봉우리를 사냥하는 것과 같다.


▲ 최진무(72) 3200여개 등정 (좌). 김은남(69) 2230개 등정 (우).

이들에게는 기록이 중요하다. 산 이름, 높이, 위치, 산행코스, 날짜, 동행인, 사진 등을 기록으로 남긴다. 봉우리 헌터들에게 오랜 이슈는 어디까지 산으로 볼 것인가다. 가령 지리산이라 통칭하면 종주했을 경우 봉우리를 몇 개를 기록에 넣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사전적으로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주관적인 것이기에 이들 사이에 오랜 논란이 되어 왔다. 봉우리 헌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산과 산행관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세종시 산을 타려고 헌터들이 몰리는 까닭은
심명보(74) 저는 1만2,000산 목록을 만들었다가 포기했습니다.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2만5,000분의 1, 영진ㆍ성지문화사 5만분의 1 도로지도, 성지문화사 10만분의 1 도로지도를 참고해서 찾아낸 봉우리가 1만2,000개였어요. 해발 높이가 나와 있는 건 다 쳤어요. 산, 봉우리, 등, 재를 다 친 거죠. 그런데 <신산경표>를 쓴 박성태 선생을 만나서 기준이 어찌 되냐고 하니 “산과 봉우리만 쳐” 라고 하는 거예요.


오상호(74) 워낙 산을 많이 타다 보니 높은 산은 이미 다 타서 낮은 데로 갈 수 밖에 없게 된 거죠. 1970~1980년대만 해도 500m 이하는 산으로도 안 쳤는데 이젠 높이가 낮은 데로만 다닐 수밖에 없는 지경이에요.


이종훈(77) 봉우리 개수를 세는 데는 산 이름이 있냐 없냐가 중요한데, 등산잡지를 보면 필자들이 임의로 산 이름을 붙여서 나오는 것들이 있어요. 가령 산 아래 탑산마을 이름을 딴 탑산이나, 낙지리를 딴 낙지봉 같은 거죠. 이렇게 이름을 붙이기 시작하면 5만 개도 될 수 있어요. 저는 임의로 산 이름을 붙여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현지 주민들이 잘 알 것 같지만 뒷산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고 골짜기 이름 정도밖에 몰라요.


최진무(72) 맞습니다. 산 이름은 민감하기 때문에 함부로 개인이 지어선 안 된다고 봐요.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에 표기된 걸 우선으로 삼아야 해요.


김홍국(60) 국토지리원 지형도가 완벽한 건 아닙니다. 저는 남편 이재곤씨와 ‘고산자의 후예들’이란 등산지도 전문회사에서 지도 작업을 해요. 국토지리원에서 지형도 작업을 하던 초창기에 한자 표기 실수로 잘못 들어간 게 굉장히 많아요. 요즘은 개인이 산 이름을 붙여서 인터넷에 올리고, 코팅해서 정상 표지로 붙여서 원래의 산 이름인양 굳은 것도 많아요. 제가 등산지도 만드는 일을 하니까 국립지리원에 산 이름을 정확하게 해달라고 항의한 적이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일일이 다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답을 받았어요. 국토지리정보원 지도가 개편되면서 산 이름이 빠진 것이 많았는데 그런 걸 성지ㆍ영진에서 반영해 이름이 남아 있는 게 많아요.


▲ 이종훈(77) 3700여개 등정 (좌). 김홍국(60) (우).

김은남(69) 맞습니다. 옛날에는 측량 기술이 발달되지 않아서 잘못된 게 많아요. 산이름이 대개 아래 마을에서 보고 붙인 게 많은데 막상 산에 올라가면 마을에서는 안 보이지만 더 높은 주인격의 봉우리가 많아요. 그런 봉우리 중에 이름 없는 것이 많고요.


이런 것까지 바로 잡으려면 엄청난 작업이죠. 그런 산세 좋은 무명봉에 적극적으로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산 하나에 여러 개의 봉우리가 있을 때 높이를 기준으로 주봉보다 높은 무명봉이 있으면 문헌을 찾아 새로 이름을 붙여야 합니다. 또 가장 높은 주봉이 아니더라도 조망이 탁월하고 산세 훌륭한 봉우리가 있다면 이름을 새로 붙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름 붙일 때 ‘산’의 경우 산과 산에는 반드시 재가 있어야 해요. 그게 아니면 일정 거리가 떨어져 있거나요. 그것도 아니고 재도 없고 능선이 이어져 있는 가까운 봉우리를 다 산이라고 이름 붙이면 안 된다고 봐요. 기존의 산 이름도 수정할 필요가 있어요. 여러 봉우리가 있을 때 가장 높은 주봉이 따로 있는데 낮은 봉에 ‘산’이라 이름 붙인 건 당연히 고쳐야 해요.


최진무 개인이 산 이름을 왜곡한 사례가 있는데 마바리산과 고부산이 그런 경우지요. <월간山>과 <사람과산>에 연재했던 동일 필자인데, <월간山>에 2008년에 고부산으로 소개한 산을 2009년 <사람과산>에 마바리산으로 이름만 바꿔 소개했죠. 이 분이 10분 만에 정상에 설 수 있는 십자봉을 소개한 거나, 찻길이 산보다 고도가 더 높아서 내려가며 만나는 봉우리인 말미산을 소개한 건 잘못됐다고 봐요.


문정남 저는 개인적으로 지도상의 모든 산을 오르는 게 목표예요. 누가 산 이름을 붙였건 간에 따지지 말았으면 해요. 등산잡지에 나오면 인정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심명보 조순씨가 서울 시장일 때 시청에서 나온 책이 있는데 <서울의 산>이란 책이에요. 지금 그 산을 찾아가 보면 산 흔적이 좀 남아 있는데 공원이고 나머지는 다 아파트고 집이에요. 그래서 충남 연기에 세종시를 조성한다고 발표됐을 때 개발로 산이 없어질까 봐 봉우리 헌터들이 그리로 다 몰렸어요. 사실 조금 있으면 다 없어진다고 보는 게 맞고요. 등산잡지에 연재한 필자가 임의로 이름 붙인 산을 나도 가봐요. 구름이 둥둥 떠 있다고 ‘둥둥산’, 이런 거 보면 어이없지만 결국 산 이름은 있어야 해요.


안종만(73) 저는 1985년부터 산을 타기 시작해서 1990년대 후반에 산악회를 창립하고 본격적으로 산을 탔습니다. 전국등산연합회 회장을 지냈고 산도 2,000개 정도 탔지요. 산을 타다 보면 최고봉에 정상석이 있지 않고 더 낮은 곳에 있는 걸 자주 봅니다. 정상석은 가장 높은 봉우리에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심명보(74) 6300여개 등정 (좌). 안종만(73) 2000여개 등정 (중). 오상호(74) 3000여개 등정 (우).

이종훈 우리가 삼각점 기준으로 산행을 많이 하는데, 반드시 높이로만 따지는 건 합리적이지 않아요. 더 경치 좋은 봉우리에 표지석을 세우는 경우도 많거든요. 꼭 높이로 정상을 따질 게 아니라 종합적인 의미를 따져 정상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김홍국 간혹 사람들이 착각하는데 삼각점이 있다고 다 봉우리는 아니에요. 삼각점은 측량기준점이에요.


문정남 우리 얘기가 너무 원론적으로 가고 있어요. 산과 봉의 정의를 내리기는 정말 어렵잖아요. 중요한 건 우리가 갔느냐 안 갔느냐가 중요한 거죠. 우리 같은 등산인은 정의를 내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탔느냐 안 탔느냐가 중요한 거잖아요.


최진무 3,000봉우리 넘게 탔지만 저는 개수 경쟁을 위해 산을 타진 않았어요. 저는 산행 기준으로 개수를 헤아려요. 가령 민주지산 석기봉만 따로 탔으면 개수를 치지만 능선을 종주해서 지나친 경우에는 석기봉을 헤아리지 않아요. 사람들 몇천 산 탔다고 기록한 걸 묶어서 내놓는 걸 보면 다 자기 과시용 밖에 안 돼요. 산 목록을 봐도 일정한 체계나 기준이 없어서 산을 찾기가 어려워요. 저는 산악회를 운영하니까 회원들을 데리고 산을 탔을 때 어떤 코스로 타면 가장 재미있을까를 생각하며 경치 좋은 곳 위주로 코스를 잡아요. 또 저는 기록에 엄격해서 반드시 정상 사진이 있는 것만 개수로 쳐요. 혼자 산행을 갈 때가 많은데 삼각대에 자동 타이머로 조정해서 찍어요. 봉우리 기준도 관악산에 여러 봉우리가 있지만 딱 관악산, 삼성산만 쳐요.


문정남 최진무 우정산악회장과 저는 스타일도 다르고 목표도 달라요. 최 회장은 산악회장으로서의 목표이고 저는 지도상의 산은 다 오르겠다는 게 목표예요. 그러니 어떻게 하면 이 봉을 가장 짧게 단시간에 오를 수 있을까 하는 걸 생각해요. 정상 사진의 경우 다 찍어서 남기기가 힘들어요. 주로 혼자 산에 많이 가고, 기계를 다루고 정리하는 것도 어렵고요. 자기 양심과의 싸움이라고 봐요. 그렇다고 증빙자료가 없는 건 아니에요. 산행 리스트 안에 산행 소요시간, 코스, 위치 같은 정보를 다 남겨요.


심명보 나는 증빙자료로 표지기를 붙여두는데, 6,000개가 넘는 산에 표지기를 붙였으니 전화번호도 없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알아내서 전화를 해요. 그러면 만나서 술 마시고, 가끔 산 타러 가는 건지 술 마시러 가는 건지 구별이 안 될 때도 있지만 술 냄새 풍기면서도 산에 가요. 그게 내 방식이죠.


이종훈 나는 정상에 늘 이름과 몇 번째 오른 산인지 숫자를 써서 남겨요. 증빙자료도 되고 책임감도 생기죠. 한번은 막상 집에 와서 보니 표지기를 다른 봉우리에 잘못 붙인 거예요. 부끄러워서 다음날 새벽에 가서 바로 뗐어요. 표지기는 1,000개 넘으면서 붙이기 시작했지요. 언제부턴가 늘 보던 표지기가 보이는데, 알려지지 않은 야산에서 그런 표지기를 보면 그 사람의 내공을 알 수 있지. 전국에 2,000산 이상 탄 봉우리 헌터들이 50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김은남 나는 산을 오를 때마다 시조를 써서 남깁니다. <일천산의 시탑>도 그렇게 냈고요. 지금 2,230개 산을 올랐는데 <삼천산의 시탑>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저는 글쓰기 위해서 산을 타요.


김홍국 저는 개수를 헤아리지 않았어요. 지도 제작하는 데 중점을 두다 보니 개수를 헤아리진 않아요.


▲ 문정남(72) 6400여개 등정 (좌). 대담을 위해 한 자리에 모인 봉우리 헌터들. 왼쪽부터 안종만, 심명보, 오상호, 최진무, 문정남, 이종훈 (우).

진정한 1인자는 누구인가
심명보 나는 1990년대 초부터 산을 다녔어요. 20년 탔고 6,300개를 올랐어요. 문정남씨는 2000년부터 산을 탔는데 10년 만에 내 기록을 따라왔어요. 이 양반은 한 달에 25일 산을 가는 사람이에요. 나는 많이 가야 20일인데, 이해가 안 가요. 게다가 암수술을 두 번 받은 ‘종합병원’이잖아요. 이해가 안 가요. 초인간이야.


이종훈 나는 3,700개인데, 좌우지간 여기 있는 사람은 다 산에 미친 사람들이야. 해발 500m 등산로도 없는 산을 올라가려고 몇 시간씩 덤불을 뚫고 가질 않나.


문정남 여기 있는 분들 산행경력으로 따지면 다 선배들인데 어떻게 그렇게 됐네요. 저는 지도상의 산은 다가겠다는 것이 목표고, 목표를 가지고 사는 것이 행복해요. 저는 산과 봉우리를 엄격하게 따지지 않아요. 제 기준은 대체로 높이만 표기된 무명봉은 안 치지만, 부근에 재나 고개 이름이 있을 때는 그 지명을 산 이름으로 붙여서 개수에 포함시켰어요. 저는 죽기 전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산과 봉우리를 오른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한 달에 평균 20~25일 산에 가고, 연중 240일 이상 산에 가고, 1년에 1,000개 정도 봉우리를 올라서 여기까지 왔어요.


최진무 우리는 워낙 산을 많이 타다 보니 어느 산악회에서 100개 산 탔다고 잔치하고 현수막 거는 거 보면 좀 우습기도 해요.


심명보 나 같은 경우는 나이가 점점 먹으면 산행이 힘드니까 여태껏 경기도 산은 많이 아껴뒀어요. 5,000개 이후부터 경기도 산을 쓸어 담기 시작했죠.


문정남 우릴 따라 잡으려고 기를 쓰고 타는 사람들도 있는데, 가까운 데부터 산을 타더라고. 우린 3,000개 산 탈 때까지는 경기도 낮은 산은 안 가고 아껴뒀지요. 산은 내 희망이야. 산이 없었으면 내가 뭐하고 있겠어요. 산을 타면서 암도 낫고 무좀까지 나았어요.


심명보 내가 문정남 다음으로 많이 탔는데, 나는 따라잡는 거 포기했어요. 건강 관리차원에서 문정남씨하고 같이 산에 다녀요. 옆에서 산행하는 걸 보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어요. 암 걸렸던 환자인데도 하루에 10시간씩 등산로 없는 산을 타고, 지방 가면 그 지역 산 쓸어 담을 거라고 며칠씩 타고…. 길 없는 가시덤불을 문정남씨가 앞에서 치고 올라가니까 미안하지. 우리가 100~200m 산 탄다고 우습게 보지만 한번 따라가 보면 두 손 드는 사람 많아요. 문정남씨 산 타는 거 보면 대한민국에 이 사람 따라올 사람 없어요. 나이 일흔둘에 킬리만자로 올랐잖아.


봉우리 헌터들을 보면 모두 60~70대의 기운 넘치는 노장들이다. 어떤 이들은 봉우리 헌터들을 두고 산을 즐기면서 여유롭게 탈 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은 산행이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고, 자기 스타일대로 타는 것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봉우리 헌터들의 산에 대한 집착은 곧 삶에 대한 집착이고 행복이다. 이들은 알고 있다.


“지금 이렇게 열심히 산에 다녀도 몇 년 지나면 죽은 사람들 많아요. 이렇게 열심히 산행하다 산에서 죽은 사람들도 많지요. 우리도 그렇게 되겠죠.”


최진무 회장의 말에 봉우리 헌터 문정남씨가 덧붙인다.


“나는 죽어도 산에서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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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봉화산  (0) 2011.10.24

가리왕산

진저리쳐지는 추위, 숨이 멎는 듯한 정상 조망

  • 글·송철웅 월간산 기획위원
  • 사진·염동우 기자
  • 장구목이~정상~중봉~오장동 갈림길~숙암분교 14km
▲ 가리왕산 주능선에 올라 목도한 풍경은 극도로 비현실적이었다. 운해 위로 솟아오른 중첩된 산악이 농담을 과장되게 표현한 수묵화를 들여다보고 있는 듯하다. 임어당이 그랬던가? 산에는 언제라도 오를 수 있지만 산에 오른다고 언제든 산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날 우리는 산을 보았다.

강원도 내륙 산골의 이른 아침 추위는 진저리가 쳐질 만큼 맹렬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찌르는 듯 엄습하는 냉기에 흠칫 놀라며 등산화 끈을 동여매는 손가락이 얼얼하게 곱아드는 데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각오를 다지듯 깊이 들이마신 들숨에 콧속이 얼어붙자 그만 다 집어치우고 따뜻하게 히터가 켜진 자동차 안으로 도망쳐 들어가고만 싶어진다.


오전 8시. 해는 이미 떠올랐지만 아우라지 정선의 첩첩산악에 볕이 가려 가리왕산의 북쪽 들머리 장구목이는 아직까지 푸르스름한 여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추위에 기가 꺾여 행장을 다 꾸리고도 엉거주춤한 자세로 미적미적 갈피를 못 잡는 내게 김용수씨가 보온병을 꺼내 무럭무럭 김이 나는 커피 한 잔을 건넨다.


이번 가리왕산 종주산행에 길라잡이를 자청한 김용수(50)-이분순(48) 부부는 정선 토박이. 서울에 사는 사람이 오히려 남산을 모르듯 산동네에 사는 주민들은 등산 활동과는 거리가 멀게 마련인데 북평면 나전에서 닭튀김식당을 열고 있는 김씨 부부는 내외가 모두 등산 애호가다. 가리왕산은 물론 두타산, 청옥산, 각희산, 괘병산, 노추산 등 이 지역 산들을 손금 보듯 빤히 꿰고 있는 부부는 안내를 부탁하자 흔쾌히 길동무가 되어주겠다고 함께 나섰다.


하산 예정 지점인 숙암분교에 자동차 한 대를 옮겨둔 뒤 장승 한 쌍이 눈을 부라리며 서 있는 장구목이 입구에서 산행은 시작됐다. 북사면인 장구목이 초입에는 낮은 기온 탓에 습기라고는 전혀 없는 설탕 같은 가루눈이 얇게 쌓여 있을 뿐, 지난 가을 떨어진 낙엽송의 짧은 침엽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 1 장구목이 등산로 초입. 길가에 자동차 서너 대쯤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2 하루 종일 볕이 거의 들지 않아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북사면의 골짜기지만 물이 흐른다. 임도에 도달하기 전 이 골짜기에서 수통에 물을 채우는게 현명하다. 3 흙과 돌이 드러나 팍팍하기만하던 산길은 20여 분 고도를 높이자 제법 많은 적설량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움직인 지 10분쯤 지나 워킹스틱을 잡은 손가락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자 비로소 추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걸음이 가벼워진다. 장구목이를 통해 가리왕산 정상에 오른 뒤 중봉까지 능선길을 타고 중봉과 하봉 사이 오장동 갈림길에서 숙암리의 폐교인 숙암분교로 내려가는 약 14km의 산길이 우리 앞에 있다.


“땀이 안 날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가자고요. 항상 그게 더 빨라요, 안전하고….”


산토끼 같은 가벼운 걸음으로 앞장서 걷던 이분순씨가 뒤를 돌아보며 말한다. 그녀의 얘기엔 산골 사람이 몸으로 체득한 겨울 산행의 지혜가 들어 있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한 속도로 걸으면 체력 안배를 잘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특히 땀을 흘려 체온을 잃을 염려가 없다.


너무 추워서 녹지 않는 눈
고도를 높일수록 눈이 점점 풍부해져 발걸음을 뗄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하는 소리가 음악처럼 듣기 좋다. 산이 높은 만큼 골이 깊어, 계곡의 꽁꽁 언 얼음장 사이로 물이 졸졸 흐른다. 등산로 주변에 제법 굵은 소나무들이 쓰러져 있다.


“지난달에 때 이른 폭설이 왔는데 그때 나무들이 많이 넘어졌어요. 날이 따뜻한 가운데 내리는 눈은 무거워서 약한 나무들이 그 무게를 못 견딘 거죠.”


▲ 주능선에서 500m 아래 지점의 주목 군락지. 천년을 족히 넘었을 것 같은 이 나무는 오랜 세월을 견디느라 이제 속이 텅 비어 있지만 위쪽으로는 여전히 싱싱한 푸른 잎으로 위풍당당하다.

박달 같은 강건한 나무들은 한 그루의 희생도 없이 굳세게 버티지만 소나무처럼 겨울에도 잎을 잃지 않는 침엽수가 특히 폭설에 취약한데, 찬찬히 살펴보니 넘어진 나무는 소나무뿐이 아니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아름드리 주목 한 그루가 부러지는 대신 뿌리째 뽑혀 등산로를 가로막고 있다. 꼿꼿하게 서서 산을 지키던 이 나무는 이제 와불처럼 누운 채 새로운 삶을 시작한 것이다.


수십, 수백 성상을 견디며 산을 지켜온 나무들이 나뒹구는 모습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대자연은 이렇게 약하고 튼실하지 못한 나무들을 도태시키는 방식으로 스스로 간벌을 진행하며 숲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쓰러진 주목 주변에는 또 다른 어린 주목이 푸르고 씩씩하게 자라나고 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될 만큼 건강한 가리왕의 숲은 이렇게 생명과 생명 사이의 끈질기고 오묘한 순환을 단절 없이 이어나가고 있었다.


2시간쯤 걸어 임도 합류지점에 도착하자 눈은 더욱 깊어져 시험 삼아 길을 벗어나 발을 디뎌보자 무릎까지 폭 빠진다. 목이 높은 스패츠를 신고 온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


장구목이 임도 교차점을 지나면서 경사가 다소 가팔라졌다. 행여 엉덩방아를 찧을까, 아이젠을 착용하고 눈길을 오르는데 돌연 머리 위로 빨간색 열매들이 후두둑 떨어진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산새 서너 마리가 마가목 열매를 쪼아 먹느라 분주하다.새들이 떨어뜨린 마가목 빨간 열매는 선명한 색 대비로 흰 눈 위에서 아름다웠다.


▲ 장구목이 삼거리에서 정상인 상봉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길을 오르는 취재팀. 운해가 아름다워 다들 표정이 환하다.

김용수-이분순 부부가 등산을 시작한 것은 몇 년 전 남편 김씨가 혈압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다.


“등산이 약보다 효과가 좋았어요. 등산 시작 한 달여 만에 정상혈압으로 복구됐으니까. 그때부터 시간나면 아내와 함께 산으로 가는 겁니다.”


김씨는 산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숲 속의 초본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덕분에 이제는 심마니 버금가는 눈썰미를 갖게 됐는데 그동안 산삼도 캐봤고, 특히 나물, 약초, 버섯에 도가 텄다.


길을 가던 김씨가 손가락으로 나무를 가리킨다. 그가 가리킨 곳은 신갈나무 높은 우듬지. 거기엔 겨우살이가 수북하게 자라 있었다.


“소형 승용차 사이즈의 겨우살이도 봤지요”
소형 승용차 사이즈의 초대형 겨우살이를 본 적도 있다는 김씨는 기생식물 겨우살이를 나무의 암(癌)인 셈이라고 설명한다. 새들이 겨우살이 씨를 쪼아먹고 다른 나무로 옮겨가 똥을 싸면 거기서 또 다른 겨우살이가 자라는데 겨우살이가 자라면 결국 나무는 죽는다는 것이다. 기세 좋게 자라는 굳센 나무에서는 싹을 틔우지 못하고 뭔가 약한 구석이 있는 나무에서만 자라는 겨우살이는 자연이 주는 귀한 약재인데 그 자체가 나무에는 암적인 존재라니 자연의 섭리는 불가해하다.

▲ 가리왕산 개념도

임도 아래 골짜기에서 물을 떠와야 했으나 깜빡 그냥 지나친지라 주능선 약 500m 못 간 지점의 샘터를 찾아간다. 등산로에서 샘터까지 30여 m의 길엔 눈이 내린 이후 서너 명이 다녀간 발자국이 있었지만 막상 샘터는 깊은 눈 속에 파묻힌 채 물을 뜬 흔적이 없다. 이 발자국의 주인들도 우리처럼 골짜기에서 물을 뜨는 것을 잊고 이곳까지 찾아왔으나 눈 속에 묻힌 샘을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섰던 것으로 추리해 본다.


하지만 우리도 물을 얻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김용수씨가 쌓인 눈을 걷어내 샘을 찾아냈으나 샘물은 대부분 눈이 섞인 슬러시 형태로 수량이 너무 적어 수통에 채우기엔 모자랐던 것이다.


장구목이를 출발한 지 3시간여 만에 주능선의 삼거리에 닿았고, 곧이어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200m 지점의 정상 상봉에 올라선다. 케른과 정상비가 서 있는 해발 1,561m 가리왕산 꼭대기에 오르는 순간, 숨이 멎는 듯한 것은 정상부에 몰아치는 찬바람 때문만은 아니었다. 운해라고 하기엔 연하고, 안개라고 하기엔 짙은 가스가 광활한 남부 강원도의 산악지대의 시야가 닿는 저 끝까지 출렁이는 스펙터클. 능선과 높은 봉우리들만 위로 떠올라 있고 산 아래 골짜기는 모두 연무에 잠긴 뭔가 가슴 서늘한 우리 땅의 모습은 눈을 떼기 힘들었다.


마치 흰 바다 위에 푸른 파도가 치는 것 같은 장엄한 광경을 앞에 두고 운해 위로 둥실 떠 있는 산의 이름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청옥산, 청계산, 천마산, 백암산…, 저 멀리 대화산, 운교산, 마대산…. 백두대간은 현재 내가 서 있는 상봉에서 운해 사이로 흘러 아스라이 떠 있는 소백산을 향해 가물가물 멀어진다.


▲ 1 하봉 방향과 숙암리 방향으로 길이 나뉘는 오장동갈림길. 때마침 매 한 마리가 멋지게 날아가는 것을 바라보느라 시선이 모두 하늘을 향하고 있다. 2 가리왕산의 능선길은 자전거를 타고 가도되겠다 싶을만큼 요철이 적어 부드럽다. 비스듬한 겨울햇살이 능선 위에 수많은 나무그림자를 뿌리고 있다.

펭귄 무리처럼 모여 점심식사 하는 등산객들
경탄스러운 정상 풍경을 뒤로하고 장구목이삼거리로 내려서니 뒤늦게 올라온 등산객들이 점심을 먹느라 삼거리가 붐빈다. 남극의 황제 펭귄이 겨울을 날 때 체온을 나누고 바람을 막기 위해 옹기종기 서로 붙어 서 있듯이 50여 명의 등산객들이 비좁은 안부에 모여 식사를 하는 광경에서 펭귄 떼가 연상되어 슬그머니 미소를 지으며 중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로 내쳐 걷는다.


평탄한 능선길은 러셀이 잘 되어 있는 가운데 눈이 깊어 겨울산의 흥취가 제대로 느껴진다. 능선에 눈이 풍부한 것은 바람이 양지바른 남서쪽 사면에 쌓인 눈을 응달진 북동사면으로 쉴 새 없이 옮기는 과정에서 능선에도 상당량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낮은 기온 때문에 눈이 녹을 일이 없어 등산화의 바닥으로 전해져 오는 보드라운 가루눈의 감촉이 편안하고 아늑하다. 눈밭 곳곳에 간밤에 돌아다닌 노루며 멧돼지, 토끼 발자국이 선명하다.


중봉 못미처 1400고지의 볕 잘 드는 눈밭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다시 길을 나서 오장동 갈림길까지 간 뒤 하산을 시작한다. 오장동 갈림길은 하봉을 거쳐 가리왕산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남쪽코스와 숙암리로 내려가는 북쪽 코스가 주능선상에서 갈라지는 포인트다.


숙암리 방향 하산길에서는 임도를 두 번 횡단하게 되는데, 임도에 서 있는 이정표에 흥미로운 글귀가 적혀 있다.


‘임도를 따라가지 말고 등산로를 따라 하산하세요. 가리왕산 임도는 100km가 넘습니다.’


▲ 1 봉분을 닮은 커다란 케른이 서있는 가리왕산 정상부. 볕이 좋은 날이었지만 바람에 노출된 정상은 역시 추워 5분을 견디기 어려웠다. 2 남편 김용수씨와 명랑 쾌활한 아내 이분순씨. 길라잡이를 자청한 이들은 산행 내내 신혼부부 같은 금슬을 과시했다. 3 장구목이 초입의 우주그린 우드펠릿 공장. 나무를 톱밥 형태로 잘게 부순 뒤 고압으로 성형한 우드펠릿은 캠퍼들의 캠프스토브 연료로 사랑받고 있다. 열량이 매우 높고 타고 나면 고운 재만 남는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아마도 가파른 등산로를 내려오다 시원하게 뻥 뚫린 임도를 만나자 저도 모르게 임도를 따라가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정표에 적혀 있는 경고처럼 가리왕산 임도는 길고도 긴데 중간에 탈출로가 별로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넓고 좋은 길이라 해서 좇아가다가는 하산로를 찾는 데 애를 먹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인 것이다.


오장동임도를 지나 돼지막(옛날에 돼지를 키웠다는데 지금은 비어 있다)을 넘어서자 자작나무 군락지가 나타난다. 종이처럼 얇은 흰색 껍질이 인상적인 자작나무가 30~40m 높이로 쭉쭉 뻗은 자작나무숲을 통과하며 마치 흰색 정복을 입은 근위병들이 도열한 가운데를 지나는 왕이 된 듯한 실없는 착각에도 빠져본다.


두 번째 임도를 횡단한 뒤에는 계속 임도를 내려가면 편한 길을 버리고 숙암리 뒤편 가파른 능선코스를 택했다. 바위로 이뤄진 가파른 능선 곳곳엔 안전 로프가 매달려 있는데 줄을 잡고 움직이는 동작이 그대로 산행 후 정리 운동이 된다.


능선길을 다 내려와 짧은 너덜지대를 건너면 바로 숙암리마을. 짧은 겨울 해는 어느덧 기울었고 숙암분교 옆에 동그마니 자리잡은 아라리식당의 양철 연통에서는 장작난로 연기가 피어올랐다.


▲ 가리왕산휴양림이 있는 회동계곡을 통해 올라온 한 등산객이 운해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산행길잡이


워낙 추워 눈이 녹지 않고 깊이 쌓여…
스패츠 필수


가리왕산 정상인 상봉에 이르는 등산로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가장 짧은 것이 심마니교에서 어은골을 따라 절터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방법으로 5km(2시간 30분)이다.


장구목이 코스는 이보다 1km 더 긴 6km(2시간 30분), 청양골을 타고 올라 중봉을 거치는 루트가 7km(3시간 30분), 숙암리~중봉~상봉코스는 가장 긴 8.6km(3시간 30분)이다. 취재팀은 장구목이로 올라 상봉~중봉 능선을 타고 숙암리로 내려오는 약 14km의 종주 코스를 택해 점심식사와 쉬는 시간을 포함해 약 8시간이 걸렸다. ‘땀이 나지 않는 속도로 걷자’는 약속을 지키며 천천히 걸었어도 꾸준히 움직인 덕분에 이정표가 알려주는 시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셈이다.


장구목이나 숙암 쪽은 모두 북사면이므로 볕이 덜 들어 첫 번째 임도 이상부터는 눈이 많이 쌓여 있다. 따라서 목이 긴 스패츠는 필수 아이템. 등산로에 얼음이 생성되려면 눈이 녹았다 얼어야 하는데 워낙 추운 곳이어서 눈이 녹을 겨를이 없는 덕분에 빙판이 없으므로 아이젠은 그다지 위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 하산길 곳곳 짧은 구간에 등산객들이 엉덩이썰매를 탄 곳은 미끄럽지만 태백산처럼 썰매 탈 만한 곳이 많지 않은 가리왕산인지라 위험할 정도는 아니다.


출발지점인 장구목이에서 하산지점인 숙암리를 잇는 59번지방도는 4km가 조금 넘어 1시간이면 걸어갈 수 있으나 날이 저문 후 가로등도 없고 갓길이 좁은 차도를 걷는 부담 때문에 차량 한 대를 미리 하산지점에 가져다뒀다.


하산지점인 숙암분교는 2009년 별천지 박물관으로 변신했는데 오래된 책걸상, 각종 교과서, 도시락, 가방 등 옛 시골학교의 추억을 이끌어낼 만한 아이템들이 전시되어 있어 흥미롭다. 인근에 구절리 레일바이크가 있으며 유명한 정선 5일장은 2, 7일이다.


숙암, 장구목이 회동 등 산행기점을 순환하는 버스가 1시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 시간은 오후 8시. 정선이나 나전의 콜택시를 부르면 요금이 1만~2만 원이다. 정선읍에서 장구목이행 첫차 08:30 출발.


교통 서울→정선 동서울종합터미널(02-446-8000)에서 1일 10회 운행. 3시간30분 소요. 문의 정선시외버스터미널 033-562-9265.
매월 2, 7, 12, 17, 22, 27일 서는 정선 장날에는 정선까지 바로 가는 열차가 운행된다. 청량리역 오전 8:00 출발. 왕복 3만1,000원, 정선역까지 4시간 소요. 문의 코레일투어서비스 1544-7786. 구절리 레일바이크 포함한 요금 7만9,000원.
정선 시외버스터미널 033-563-9265.
정선 시내버스터미널 033-563-1094.
정선읍 영신택시 033-563-4422.
개인택시 사무실 033-592-5050.


숙박(지역번호 033) 정선역전의 말끔한 숙소인 아라리모텔(562-1554)을 비롯해 동호호텔(562-9000), 하이아트파크(563-5666), 정선장여관(563-0066), 아름장여관(562-8221~2), 대왕장여관(563-0171), 그림장여관(563-0521), 금강여관(563-0335), 개성여관(562-1555), 서울장여관(563-0042) 등의 업소가
정선읍내에 있다.


맛집(지역번호 033) 두메산골(오가피 영양밥 등, 생약초 전문음식점. 563-5108), 춘천황기닭갈비(생약초 전문음식점 562-9945), 정선골식당(황기보쌈 전문점 563-8114), 동광식당(황기족발집 563-3100), 정선황기숯불(황기 양념을 쓴 삼겹살 바비큐 전문점 563-5292), 동박골식당(곤드레 나물밥 전문점 563-2211), 짐포리식당(민물고기 매운탕 전문점 563-2479). 춘천닭갈비집(563-2683)은 뼈를 골라낸 닭갈비와 곤드레나물밥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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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6갑장산806m경북_상주_낙동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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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7갑하산469m대전_유성구_갑동,충남_공주_반포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48강씨봉830m경기_포천_일동면,가평_북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49강천산584m전북_순창_북흥면,전남_담양_용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50개이빨산345m전북_고창_아산면,심원면[한국의 산하]
3051개인산1,341m강원_인제_상남면,홍천_내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52거류산571m경남_고성_거류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53거망산1,184m경남_함양_서상면,안의면,서하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54거문산1,175m강원_평창_대화면,용평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55거문산543m부산_기장_철마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56거칠봉1178전북_무주군_설천면
3057건등산262m강원_원주_문막읍[한국의 산하]
3058건지산411m경기_용인,이천시[한국의 산하]
3059건흥산(거열산)572m경남_거창_거창읍_원상동[한국의 산하]
[산림청]
3060검각산505m강원_영월_남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61검단산650m경기_하남_창우,광주_동부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062검마산1,017m경북_영양_수비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63검봉산(검봉)530m강원_춘천_남산면_강촌[한국의 산하]
[산림청]
3064검산480m전북_완주_구이면,임실_신덕면[한국의 산하]
3065것대산484m충북_청주_상당구_용정동[한국의 산하]
3066격자봉(적자봉)430m전남_완도_보길도[한국의 산하]
[산림청]
3067견치봉1,120m경기_포천_이동면,가평군[한국의 산하]
3068경각산660m전북_완주_구이면,임실_신덕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69경수산444m전북_고창_아산면,심원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70경옥봉461m전북_완주_동상면[한국의 산하]
3071경운산379경남_김해시_구산동
3072계관산736m강원_춘천,경기_가평[한국의 산하]
[산림청]
3073계룡산845m충남_공주_반포_계룡면,논산_두마,상월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74계룡산566m경남_거제_신현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075계명산774m충북_충주_안림동,용탄동[한국의 산하]
[산림청]
3076계명산560m경북_안동_길안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77계방산1,577m강원_홍천_내면,평창_진부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78계방산(괘방산)450m경남_함안_군북면,진양_수지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79계양산394m인천_계양구_계산동[한국의 산하]
3080계족산429m대전_대덕구_연축동,동비래동[한국의 산하]
[산림청]
3081계족산481m전남_순천_서면[한국의 산하]
3082계족산890m강원_영월_영월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083고고산854m강원_영월_영월읍,신동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084고대산832m경기_연천_신서면,강원_철원_철원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085고덕산603m전북_전주_완산구,완주군_구이면.상관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86고동산769m전남_순천_낙안면[한국의 산하]
3087고동산600m경기_가평_설악면,양평_서종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88고두산1,030m강원_평창_대화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89고래산543m경기_양평_지제면,여주_북내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90고려산436m인천_강화군_강화읍,내가면,하점면,송해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91고령산622m경기_파주시_광탄면,양주군[한국의 산하]
[산림청]
3092고루포기산1,238m강원_강릉,평창[한국의 산하]
[산림청]
3093고리봉709m전북_남원_주생면,금지면,대강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94고리봉1,304m전북_남원_운봉읍_주촌리[한국의 산하]
3095고불산310m충남_공주_계룡면[한국의 산하]
3096고산527m전북_고창군_대산면,장성군,전남_영광군[한국의 산하]
3097고성산298m경기_안성_양성면[한국의 산하]
3098고성산546m전남_장성_삼계면,영광군_대마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099고양산1,151m강원_정선_정선읍_북면,임계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00고헌산1,033m울산_울주_두서면,상북면,경북_경주_산내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01곡달산628m경기_가평_설악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02곤방산715경남_곡성군_오곡면
3103곤천산1,032m충북_영동_매곡면[한국의 산하]
3104곧은봉499m강원_춘천_동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05곰넘이봉721m경북_문경_가은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106곰바위봉627m강원_원주[한국의 산하]
[산림청]
3107곰배령1,164m강원_인제_기린면[한국의 산하]
3108곰봉930m강원_영월_하동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09곰봉1015강원_정선군_신동읍
3110공덕산912m경북_문경_산북면,동로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11공룡능선(설악산)1,708m강원_속초_설악동[한국의 산하]
3112공작산887m강원_홍천_화촌면,동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13관룡산740m경남_창녕_창녕읍,고암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14관문산122m경북_경주_회동읍,울산[한국의 산하]
3115관산556m경기_광주_퇴촌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16관악산632m서울_관악,금천,경기_과천,안양[한국의 산하]
[산림청]
3117관음봉433m전북_부안_변산,상서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18관음산733m경기_포천_이동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19관인봉710m경기_포천_관인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20관주산500m전북_장수_장수읍[한국의 산하]
3121광대산1013강원_정선군_동면
3122광교산582m경기_수원시_용인_수지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23광덕산1,046m경기_포천_이동면,강원_철원_서면,화천_사내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24광덕산699m충남_아산_배방_송악면,천안_광덕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25광려산720m경남_함안_여항면,창원_내서면,진북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26괘관산1,252m경남_함양_병곡면,지곡면,서하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27괘령산870m경북_포항_신광면,죽장면[한국의 산하]
3128괘방산339m강원_강릉_강동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29괴음산604경남_남해군_이동면
3130교룡산518m전북_남원[한국의 산하]
[산림청]
3131구곡산434m부산_해운대구_좌동,양산[한국의 산하]
3132구곡산961m경남_산청_시천면,심장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33구나무산858m경기_가평_북면,가평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134구녀산484m충북_청원_북이면_미원면,괴산_증평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135구담봉330m충북_제천_수산면,단양군_단양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136구덕산562m부산_북구,사하구[한국의 산하]
[산림청]
3137구두산618m경남_남해_설천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38구라산(구녀산)484m충북_청원_북이면_미원면,괴산_증평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139구룡산283m서울_서초구_서초동,양재동[한국의 산하]
[산림청]
3140구룡산479m강원_원주_지정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41구룡산675m경북_경산_용성면[한국의 산하]
3142구룡산955m강원_영월_수주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43구름산237m경기_광명시
3144구만산785m경남_밀양_산내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45구미산594m경북_경주_현곡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46구병산876m충북_보은_내속리,외속리_마로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47구봉대산870m강원_영월_수주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48구봉산1,002m전북_진안_주천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49구봉산465m경기_용인,안성[한국의 산하]
[산림청]
3150구봉산441m강원_춘천_동면[산림청]
3151구봉산264m대전_서구_관저동[한국의 산하]
[산림청]
3152구봉산178m인천_옹진군_북도면_신도[한국의 산하]
[산림청]
3153구봉산388m전남_여수_봉강동[한국의 산하]
3154구봉산408m부산_동구_초량,서구_동대신동[한국의 산하]
3155구성산488m전북_김제시_금구면,금산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56구수산351m전남_영광_백수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157구암산807경북_포항시_죽장면
3158구왕봉877m충북_괴산_연풍면,경북_문경_가은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159구월산(윤산)317m부산_금정구_부곡동[한국의 산하]
3160구인산583m경남_산청_오부면[한국의 산하]
3161구재봉767경남_하동군_하동읍
3162구절산750m강원_춘천_동산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63구절산559m경남_고성_동해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64구천산620m경남_밀양_삼랑진[한국의 산하]
[산림청]
3165구천산888m경남_밀양_단장면,산내면[한국의 산하]
3166구학산971m강원_원주_신림면,충북_제천_백운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67구현산581m경남_창녕_창녕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168구황봉298m전북_고창_아산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69국망봉1,421m충북_단양_가곡_영충_대강면,경북_영주[한국의 산하]
[산림청]
3170국망봉1,168m경기_포천_이동면,가평_북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71국망산770m충북_충주_앙성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72국봉628m충북_단양,제천[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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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3국사당산511경북_영덕군_지품면
3174국사봉728m경북_문경_동로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75국사봉230m인천_중구_무의도[한국의 산하]
[산림청]
3176국사봉668m충남_금산
3177국사봉613m전남_영암,장흥[한국의 산하]
[산림청]
3178국사봉464m경남_거제_신현읍[한국의 산하]
[산림청]
3179국사봉688m경남_의령_봉수면,합천_초계면[한국의 산하]
[산림청]
3180국수봉602울산_울주군_범서읍
3181국수산340m경북_울릉군_서면[한국의 산하]
3182국지산626m강원_영월_영월읍[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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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5군자산948m충북_괴산_칠성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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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1금강산1,638m강원_화양,통천,고성,인제군[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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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3금골산193m전남_진도_군내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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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5금단산767m충북_괴산_청천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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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6금당산1,173m강원_평창_대화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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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8금대봉1,418m강원_태백,정선,삼척[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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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9금동산464경남_김해시_상동면
3200금련산415m부산_수영구[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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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1금물산780m강원_횡성_서원면,경기_양평_청운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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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2금박산419m경기_용인_양지면[한국의 산하]
3203금박산432경북_경산시_진량읍
3204금병산652m강원_춘천_신동면,동내면,동산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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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5금병산272경남_김해시_진영읍
3206금봉산(남산)636m충북_충주_호암동[한국의 산하]
3207금봉산834경북_안동시_길안면
3208금산681m경남_남해,이동면_삼동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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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9금성산451m전남_나주_경현동_대호동[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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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0금성산592m경남_합천군_대병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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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1금성산531m경북_의성_금성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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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2금수봉531m대전_유성구_계산동[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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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3금수산1,016m충북_제천_수산면,단양_적성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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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4금오산977m경북_구미,김천_남면,칠곡_북삼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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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5금오산730m경남_밀양_삼랑진,양산_원동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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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6금오산849m경남_하동_진교면,금남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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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7금오산323m전남_여수_돌산읍[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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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8금오산233m충남_예산군_예산읍[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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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9금원산1,353m경남_거창군_위천면,함양_안의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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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0금음산482경남_남해시_고현면
3221금장산848경북_영양군_수비면
3222금적산652m충북_보은_삼승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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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3금전산668m전남_순천_낙안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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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4금정봉408m부산_부산진구_초읍동[한국의 산하]
3225금정산802m부산_북구,동래구,경남_양산_동면[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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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7금학산947m강원_철원_동송읍[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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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4깃다봉328강원_춘천시_남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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