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봉화산

독도를 동쪽 극점으로 하는 국토 정중앙에 솟은 산
정상 초원지대 소양호 조망산행은 한라산 뺨쳐

금강산에서 백두대간을 타고 약 20km 남진하면 매자봉(1,144m)이 있다.

이 봉에서 백두대간은 고성 방면(남동쪽) 향로봉으로 방향을 틀어 이어진다.

매자봉에서 대간을 벗어나 남쪽으로 가지를 치는 산줄기가 도솔지맥이다.

이 지맥은 도솔산(1,148m)을 거쳐 대암산(1,304m)에 이르러 남서향으로 방향을 튼다.

이 능선이 약 20km 거리에 이르러 빚어 놓은 산이 봉화산(烽火山·874.9m)이다.

봉화산을 지난 도솔지맥은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사명산(四明山·1,198.6m)~죽엽산(859m)~

추곡령~종류산(811.1m)~부용산(882m)~오봉산(779m)~수리봉(656m)~우두산(133m)에 이르러

북한강과 소양강 합수점에서 끝을 맺는다.

봉화산은 사명산과 함께 소양호 북단을 에워싸고 있다.

지역을 좁혀 설명하면 양구읍 남쪽 남면에 속한다.

현재의 양구팔경(楊口八景)은 두타연(제1경), 펀치볼(제2경), 사명산(제3경), 광치계곡(제4경),

파서탕(제5경), 파로호(제6경), 후곡약수(제7경), 생태식물원(제8경)으로 정해져 있지만,

6·25 전쟁 전 양구를 대표하는 풍광으로 양남팔경(楊南八景)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봉화낙월(烽火落月)이다. 양구에서 볼 때 서산에 지는 일몰경(日沒景)과 함께

양구 남쪽으로 보이는 봉화산에서 뜨고 지는 달 풍경이 한 폭 그림과 같다는 뜻이다.

봉화산이라는 이름은 이 산 정상에 조선 선조 37년(1604년)에 봉화대가 설치된 데서 유래되었다.

6·25전쟁 이후로 군부대 훈련장(사격장)이 자리해 일반인 출입이 쉽지 않았던 이 산이

2002년 이후 양구군이 설정한 우리나라 국토 정중앙 지점이 생기면서 부분적으로 등산로가 개설되었다.

최근에는 춘천 소양댐 선착장에서 공기부양선인 쾌룡호를 타고

양구 선착장에 하선하자마자 시작하는 등산로도 선보였다.

봉화산 정상 풍광이 일품이다.

정상을 중심으로 서릉으로 약 500m, 북동릉으로 약 200m 구간에는 시원한 초원이 펼쳐진다.

발 아래로 막힘없이 펼쳐지는 소양호반 조망을 즐기며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주민들은 정상 초원지대를 두고 제주도 한라산 축소판이라 말하기도 한다.

정상 초원지대는 가을 억새산행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봉화산은 군사지역인 만큼 평일에는 사격장에서 훈련이 계속된다.

이 때문에 양구군과 관할부대에서는 평일에는 등산을 삼가고, 훈련이 없는 토·일·공휴일에 등산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 정상에서 남서쪽 870m봉(왼쪽) 방면으로 약 500m 길이로 이어지는 초원지대.

코스가이드

봉화산 산행코스는 주능선을 경계로 정상 서쪽, 북사면, 북동릉에 개설되어 있다.

남쪽 사면은 소양호가 가로놓여 있어 등산로가 없다.

서쪽에서는 석현리 양구 선착장~서릉,

북사면에서는 심포리~870m봉 북서릉~서릉, 구암리 월남촌(구암리 4반)~봉화조경농장~북동릉,

도촌리 양구국토중앙천문대~국토 정중앙탑(휘몰이탑)~607.5m봉 북서릉~북동릉,

북동쪽에서는 양구터널(도리지고개 아래·일명 남면 원리터널)~도리지고개(양구터널 위),

두무리~도리지고개~북동릉을 경유해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들이 대표적이다.

이 코스들을 석현리부터 시계방향으로 소개한다.

양구선착장~도솔지맥(서릉)~심포리 갈림길~정상〈약 6km·4시간 안팎 소요〉

구 검문소 위에서 동쪽 계류를 건너간 남서쪽 방면은 소양호 호안길이다.

호안길 오른쪽 아래로는 호수 건너 선착장이 건너다보인다.

호안길이 끝나고 북동쪽 가파른 지그재그 길은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바위지대인 545m봉을 지난 이후로는 아름드리 노송군락 지대로 능선길이 이어진다.

오른쪽 노송군락 사이로는 소양호 건너 계명산이 눈에 들어온다.


▲ 석현리 양구선착장.

심포리 갈림길을 지난 가파른 능선을 오르면 나오는 870m봉을 넘어 첫 번째 헬기장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헬기장에서 정상까지는 완만하다. 길 양쪽으로는 밧줄 난간이 이어진다.

양구선착장-(약 250m)→구 검문소-(약 150m)→봉화산 등산로 안내판(나무다리 건너에 국토 정중앙점9.76km→,

봉화산 정상 5.66km→, 구암리 8.2km→ 푯말)-(푯말 오른쪽〔남쪽〕 사면 길로 13분 후 동쪽으로 꺾어 2분)→

송림 휴식처(통나무벤치 2개)-(동쪽 오르막 사면 길로 4분)→지능선 위 묵묘 1기-(북쪽 사면 길로 7분)→

휴식장소(통나무벤치 2개)-(지그재그 사면 길로 7분)→서릉 위 휴식처(통나무벤치 2개)-(3분)→푯말(↑봉화산 정상 4.78km)-(지그재그 사면 길로 10분)→서릉 휴식처(봉화산 정상 4.54km 푯말)-(12분)→휴식처(통나무벤치 4개)-(11분)→

노송 암봉(↑봉화산 정상 3.94km, 석현리 선착장 1.72km↓ 푯말)-(노송군락 아래 서릉으로 23분)→

푯말(↑봉화산 정상 3.58km, 석현리 선착장 2.08km↓)-(3분)→휴식처(통나무벤치 6개)-(32분)→

626.2m봉(삼각점 양구 464, 2007 복구)-(6분)→사거리 안부(옛 고개 흔적. ↑봉화산 정상 2.16km, 석현리 선착장 3.5km↓

푯말)-(30분)→노송바위지대-(7~8분)→764m봉-(←봉화산 정상 1.44km 푯말)-(7분)→심포리 갈림길

(←심포리 2.24km, ↑봉화산 정상 1.12km, 석현리선착장 4.54km↓ 푯말, 벤치 6개)-(30분)→870m봉-(5분)→

헬기장-(6~7분)→두 번째 헬기장-(6~7분)→봉화산 정상(봉화대).

심포리~870m봉 북서릉~도솔지맥(서릉)~정상〈약 5.5km·3시간30분 안팎 소요〉

심포리는 백마촌으로도 불린다. 1952년 휴전을 앞두고 피아간에 고지쟁탈전이 치열할 때인
5, 6월 필리핀군 19대대 전투단은 철원~평강~금화를 잇는 철의 삼각지대에서 중공군과 맞붙었다.
필리핀군은 철원 인근 갈화골 에리에 고지에서 2개 연대 규모의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
중공군 500여 명을 사살한 후 에리에 고지를 탈환했다고 한다.
당시 이 고지전에는 전 필리핀 대통령을 지낸 라모스도 소대장으로 전투를 참여했었다.
이후 필리핀군 19대대는 1953년 7월 백석산과 크리스마스고지 전투에도 참가했다.
같은 해 7월 휴전 후 이곳 심포리에 주둔하게 된 필리핀군은 1954년 4월까지 주둔 중
폐허가 된 심포리마을 재건에도 참여했다.
당시 필리핀군 19대대 전투단을 기리기 위해 마을이름을 백마촌으로 불렀다고 한다.
현재 마을회관 옆에 당시에 건립된 백마촌 비가 남아 있다.

▲ 1 구 검문소 북쪽 봉화산 등산로 입구 등산로 안내판.

2 심포리 마을회관에서 약 25분 거리인 공터 초원에서 남으로 본 정상 (왼쪽 구름속)과 서릉(오른쪽).

3 870m봉을 지난 헬기장에서 올려다본 정상.

870m봉 북서릉은 전체적으로 완만하다. 하단부는 송림, 상단부는 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상단부에서 서릉으로 이어지는 급경사 지대는 완만한 지그재그 사면길이다.

학조리 사거리-(약 200m)→심포리 마을회관-(6~7분)→필리핀군 전투전적비-(13분)→다리-(약 100m)→

둥근바위(진회색)-(왼쪽 초원지대로 약 40m)→봉화산 종합안내판-(오른쪽 숲속 지능선길〔870m봉 북서릉〕로 15분)→

ㅓ자 삼거리(왼쪽 계류 방면 출입금지)-(10분)→국기게양대(오래된 쇠기둥)-(35분)→군부대 경고판 삼거리-(약 50m)→

오른쪽 사면길 시작-(사면 길로 약 10분)→심포리 갈림길(←봉화산 정상 1.12km, ↓심포리 2.24km, 석현리선착장

4.54km→ 푯말). 이후 왼쪽 서릉(도솔지맥)을 타고 정상으로 향한다.

월남촌~봉화조경농장~북동릉(도솔지맥)~정상〈약 3km·2시간 안팎 소요〉

행정지명이 구암리 4반인 월남촌은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

월남전 참전부대 중 하나인 백마부대가 주둔했던 마을이다.

당시 이 마을에는 참전을 앞둔 하사관 이상 군인들이 집단촌을 이루었다 전해진다.


▲ 1 월남촌(구암리 4반) 등산로 입구 안내푯말.

2 정상 직전 동봉에서 서쪽으로 본 정상(왼쪽).

3 송전탑에서 남으로 본 구암리 갈림길 안부(왼쪽)와 정상(오른쪽).

월남촌 코스는 봉화산 등산로 중 정상까지 거리가 가장 짧다.

중간에 약수터가 있고, 월남촌을 기점으로 정상까지 3시간이면 왕복이 가능하다.

이 지역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이기도 하다.


월남촌(구암리 4반) 삼거리(봉화산 등산로→, 국토정중앙천문대 5.94km→, 석현리 구 검문소 8.2km→

푯말)-(남쪽 오르막길로 12분)→ㅓ자 삼거리(←봉화산 정상 2.54km 푯말·봉화산 종합안내판)-(왼쪽으로 약 100m)→

ㅏ자 삼거리(봉화산 정상 2.38km→ 푯말)-(4~5분)→연못 왼쪽 삼거리(←정상 2.2km 푯말)-(왼쪽 계곡길로 약 150m)→

낮은 지능선 안부(정상 2.06km→ 푯말)-(오른쪽 돌계단 능선길로 약 80m)→Y자 삼거리-(오른쪽 길로 1분)→

통나무다리(지계곡) 건너 오른쪽 사면 길로 3분)→남쪽 방면 지능선 길 진입-(8분)→송전탑-(오른쪽 사면 길로 2분)→

지계곡 삼거리(←정상 1.58km 푯말)-(왼쪽 계곡으로 8~9분)→왼쪽 사면 길 진입-(3~4분)→

지능선 휴식처(통나무벤치 2개)-(지그재그 사면 길로 약 20분)→북동릉(도솔지맥) 구암리 갈림길(←국토 정중앙점

3.44km, ↓구암리 1.88km, 봉화산 정상 0.66km→ 푯말)-(오른쪽 북동릉으로 약 25분)→

정상 전위봉(동봉·바위지대)-(5분)→봉화산 정상(삼각점 인제 25, 1985 재설).

양구 국토정중앙 휘모리탑_독도를 최동단으로 하는 정중앙

풍수지리학자 최창조의〈땅의 눈물 땅의 희망〉이란 책에는 우리나라의 정중앙은

태극적 위치로 봐서 경기도 가평군과 강원도 화천군 경계를 이루는 화악산(1,468m)이라 했다.

화악산은 백두산과 한라산, 중강진과 여수, 삭주와 울산을 있는 3개 선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이 교차지점은 우리나라 경위도 상의 중심으로 인식되고 있는 북위 38°선과 동경 127°30′선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또 가평군에는 옛날 큰 홍수 때 단군이 피난을 왔다가 이곳에 묻혔다는 설화가 전해져

이곳이 한반도의 정중앙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래서 화악산 정상을 우리나라 중앙을 뜻하는 중봉(中峰)이라 부르기도 했다.

양구군은 2002년부터 가장 설득력 있는 조건을 갖춘 우리나라 국토 정중앙지점 찾기에 나섰다.

우리나라 영토의 동서남북 네 극지점을 기준으로 한 중앙위선(38°03′37.5″N)과 중앙경선(128°02′02.5″E)이 교차되는

양구군 남면 도촌리 산 48번지에 국토정중앙점을 찍고, 이를 알리는 표지석과 휘모리탑을 세웠다.


특히 양구군은 2005년 일본이 교활하게 독도 문제를 터뜨리면서 양구군은 우리나라 극동(경북 울릉군 독도

동단·동경 131°52′20″)인 독도를 기준으로 국토정중앙을 설정했다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다.

독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양구군이 설정한 국토정중앙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듯하다.

극동인 독도 동단에서 수직으로 시계방향으로 극남(제주도 서귀포시 마라도 남단·북위 33°06′40″)에서

수평~극서(평북 용천군 용천면 마안도 서단·동경124°11′45″)에서

수직~극북(함북 온성군 유포면 북단·북위 43°00′35″)에서 수평으로 선을 그은

직사각형 안에 포함되는 우리나라 정중앙이 양구군 남면 도촌리가 된다.

국토정중앙을 기리는 탑 이름 휘모리는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면 넘어지는

팽이의 역동성에 미래지향적 상징성을 표현한 작품이다.

또한 이 탑은 음양오행 원리의 상징언어인 팔괘·삼태극과

우리 전통 농악놀이 상모의 생동적 형상을 조형적으로 표출했다.

국토정중앙천문대~국토정중앙탑~북동릉(도솔지맥)~정상 〈약 5.5km·3시간30분 안팎 소요〉

국토정중앙천문대 주차장에서 국토정중앙탑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완만하다.

이 코스는 평일에도 국토정중앙탑을 구경 가는 단체관광객들의 발길이 잦다.

그런데 평일에는 능선 바로 옆 사격장에서 계속 들려오는 사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국토정중앙에서 총소리라니 좋은 인상은 아닌 것 같다.

국토정중앙 휘모리탑을 지난 능선길에서는 마사토 위로 드러난 유탄 잔해들이 자주 보인다.

앞으로 유탄 잔해들도 말끔히 청소가 돼야 할 것이다.

도리지 방면과 만나는 607.5m봉 삼거리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북동릉에서는 송전탑이 있는 안부와

정상 직전 초원지대에 드러난 동봉 바위지대에서는 조망이 된다.


▲ 1 국토정중앙탑을 지난 607.5m봉 북서릉에서 남서쪽으로 본 북동릉과 정상.

2 정상동봉에서 북동으로 본 도솔지맥. 왼쪽 아래로 국토정중앙천문대가 보인다.

3 607.5m봉에서 북서쪽으로 내려다본 도촌리 국토정중앙천문대 일원.

국토정중앙천문대 주차장(국토정중앙 950m→푯말)-(약 200m)→장애인주차장(←국토정중앙 750m, ←봉화산 정상 4.72km, 석현리선착장 10.38km, ←구암리 5.94km 푯말)-(9분)→휴식장소(↑국토정중앙 350m 푯말, 석조 벤치 6개)-(607.5m봉 북서릉 능선길로 5~6분)→국토정중앙 조형물 휘모리탑(↓국토정중앙 천문대 0.95km, 봉화산 정상 4.1km↑ 푯말)-(33분)→

북동릉(607.5m봉 오른쪽 북동릉〔도솔지맥〕삼거리, ←원리 터널 1.66km, 봉화산 정상 3.4km→ 푯말)-(9분)→573m봉-(20분)→675m봉(통나무벤치 3개, ↑봉화산 정상 2.52km 푯말)-(9분)→안부(송전탑)-(5분)→휴식처(소나무 벤치 2개, 봉화산 정상 1.96km 푯말)-(10분)→652m봉 북사면 길 진입-(약 100m)→

휴식처(통나무벤치 3개, ↑봉화산 정상 1.62km 푯말)-(5분)→안부(북으로 흐릿한 길 있음)-(15분)→무명봉(↑정상 1.06km 푯말)-(5분)→715m봉-(5분)→구암리 갈림길 안부(↑봉화산 정상 0.66km, 구암리 1.88km→ 푯말)-(25분)→전위봉(바위지대)-(5분)→봉화산 정상(삼각점 인제 25, 1985 재설).

국토정중앙천문대에서 동쪽 양구군 폐기물종합처리시설(쓰레기 집하장)까지는 승용차 통행이 가능하다.

그 이후 임도는 승용차 통행이 안 된다. 임도는 도리지고개(양구터널 상단부)로 이어진다.

폐기물종합처리시설에서 임도를 따라 10분가량 오르면 545m봉 북릉을 넘는 고갯마루가 나온다.

이곳에서 남쪽 545m봉 북릉을 타고 도솔지맥과 만나는 545m봉에 이른 후,

북동릉 국토정중앙탑 갈림길을 지나 정상으로 향해도 된다.

그러나 폐기물종합시설에 이르면 파리떼와 쓰레기 악취가 진동한다.

국토정중앙에서 북동쪽 직선거리로 1km밖에 안 되는 지점에 쓰레기 집하장이 있다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아무튼 폐기물종합처리시설을 경유하는 등산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양구터널~도리지고개~북동릉~정상〈약 5.8km·3시간30분 안팎 소요〉

남면 소재지에서 남쪽 인제군 신남 방면 46번국도로 약 3km 가면 창리(倉里)3리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왼쪽 길은 두무리 방면이다.

삼거리에서 직진하는 46번도로로 약 2.3km 가면 양구터널 입구 20m 전방 오른쪽 공터가 나온다.

약 300㎡(100여 평) 넓이 공터 입구 왼쪽에는 수준점(해발고도 379m)과 고압변전기 시설이 있다.

수준점과 고압변전기 사이로 등산로가 뚜렷하게 나 있다.


▲ 1 두무리에서 서쪽 봉화산 방면 푯말.

2 양구터널 위 도솔지맥이 지나는 도리지고개. 남쪽 원리계곡과 소양호가 보인다.

양구터널 북단 공터-(10분)→도리지고개 송수신탑 오른쪽(←두무리 5.48km, 국토정중앙 갈림길 5.74km→

봉화산 정상 5.74km→ 푯말)-(남서쪽 30m)→절개지 왼쪽 돌계단 시작(봉화산 정상 5.70km→ 푯말)-(10분)→

545m봉-(왼쪽 북동릉으로 35분)→607.5m봉 국토정중앙 갈림길. 이후 북동릉을 경유해 정상으로 향한다.

두무리~도리지고개~북동릉(도솔지맥)~정상〈약 11,5km·7시간 안팎소요〉

두무리(斗武里)는 양구군 남동쪽 남면에서도 최고 오지마을이다.

이 마을은 남면에서 양구터널로 가기 전 창3리 삼거리에서 동쪽 장막골 안으로 약 3.3km 거리인 두무동고개를 넘어간다.

해발 약 450m인 두무동고개는 도솔지맥이다. 두무동고개에서 남서쪽 도솔지맥이나 이 방면으로 난 임도를 따르면

쉽게 도리지고개에 닿을 수 있다. 그러나 두무리고개 임도 입구에는 입산하지 말라는 경고판이 세워져 있다.

두무동고개에서 남쪽 협곡으로 약 2.5km 내려가면 이 골짜기에서 유일한 펜션형 민박인 두무산장이 있다.

두무산장 북쪽 100m 거리에 서쪽 골짜기로 드는 임도가 시작된다.

임도 안으로 약 100m 들어서면 봉화산 등산안내판과 푯말(←국토정중앙천문대 7.86km, ←봉화산 정상 11.22km,

←석현리 선착장 17km)이 나온다.

답사팀이 두무산장에 이르렀을 때는 늦은 저녁이었다.

여기에다 금년 여름 내내 답사산행을 방해했던 지겨운 빗줄기가 답사산행을 멈추게 했다.

그 대신 이 마을에서 5대째 살아온 두무산장 주인 김한덕씨의 설명으로 위안을 삼았다.

“임도 입구에서 약 800m 올라가면 등산로 푯말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왼쪽 등날로 난 길을 따라 1시간10분 정도면 도리지고개에 닿습니다”

도리지고개 삼거리(송수신탑) 이후로는 545m봉~북동릉을 경유해 정상으로 향한다.

봉화산 정상에는 최근에 축조된 봉화대가 눈길을 끈다. 봉화대는 연기가 잘 올라갈 수 있도록 굴뚝형이다.

불을 지피는 아궁이는 서쪽 방향으로 놓았다. 높이 약 3m 규모인 봉화대는 아래쪽은 넓고 위쪽은 뾰족하다.

이 봉화대에서 사방으로 막힘없는 조망이 펼쳐진다. 북으로는 광활한 분지를 이룬 양구가 펼쳐진다.

양구 오른쪽으로는 대암산(1,304m)에서 봉화산으로 달려오는 도솔지맥이 시원하게 터진다.

동으로는 도솔지맥에서 남쪽으로 가지 친 간무봉(612m) 능선이 멀리 설악산(1,708m), 점봉산(1,426m) 등

백두대간과 함께 눈에 와닿는다.

남동으로는 춘천지맥인 가마봉(1,192m), 소뿔산(1,108m),

남으로는 소양호 건너 춘천지맥을 끌고 나가는 매봉(800m)과 가리산(1,051m),

남서로는 바위산(858m)과 계명산(763m)이 마주보인다.

서쪽으로는 봉화산 서봉(西峰)인 870m봉이 시야를 가린다.

북서로는 듬직한 사명산(1,198m)이 하늘금을 이룬다.

사명산 오른쪽으로는 양구분지 서쪽을 감싸고 있는 공수령과 수리봉(596m) 능선이

멀리 화천호 건너 숫돌봉(507m)과 꽃봉(568m) 등과 함께 펼쳐진다.

교통

서울→양구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홍천~신남~남면 경유 1일 9회 운행(06:30~08:50~19:30, 요금 1만3,000원,

1시간40분 소요), 청평~가평~춘천 경유 1일 4회 운행(06:30~17:00, 요금 1만21,00원, 2시간10분 소요),

상봉터미널에서 홍천~남면~신남 경유 1일 7회 운행(07:50~17:30, 요금 1만3,000원, 3시간30분 소요).

양구→서울

동서울행 직통 13회(07:50~19:20, 1만3,000원), 춘천~가평~청평 경유 3회 운행

(08:30~14:35, 1만2,100원), 신남~홍천 경유 상봉행 1일 7회 운행(07:00~17:20).

서울→춘천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무정차 직통 40회 운행(06:45~22:05 · 요금 6,400원·1시간10분 소요),

대성리~청평~가평~강촌 경유 1일 57회 운행(06:00~24:00·요금 6,400원·1시간40분 소요),

상봉터미널에서 교문리~청평~가평 경유 27회 운행(06:00~21:30·요금 8,700원·1시간50분 소요).

춘천→서울

동서울행 무정차 직통 70회 운행(05:40~23:30), 가평~청평~대성리 경유 직행 34회 운행(05:50~22:00),

가평~청평~교문리 경유 상봉행 27회 운행(05:40~21:30).

경춘선 전철 상봉역→남춘천역

상봉역 발 평일 1일 60회(05:10~23:00), 공휴일 52회(05:40~23:00〔06:00~22:40 사이는 매시 00, 20, 40분 출발〕) 운행.

서울 시내에서 전철 이용, 상봉역 접근은 용산역 발 1일 40회(05:13~23:15), 공휴일 39회(05:55~22:30) 운행하는

용문행 수도권 전철 이용. 이 전철은 용산역(국철 및 1호선 전철 환승)~이촌역(4호선 환승)~옥수역(3호선 환승)~

왕십리역(2, 5호선 환승)~청량리역(국철 환승)~회기역(1호선 환승)~상봉역(7호선 환승)에 닿은 후

중앙선으로 갈라진다.

춘천역→상봉역

평일 1일 61회(05:10~23:00〔상봉까지〕~23:20〔평내호평역까지〕),

공휴일 54회(05:40~23:00〔06:00~22:40 사이는 매시 00, 20, 40분 출발, 막차 23:20발은 평내호평까지〕) 운행.

춘천→양구

오봉산~북산지서~웅진리~추곡터널 경유 1일 19회 운행(07:10~20:30). 요금 6,400원. 1시간10분 소요.

양구→춘천

1일 15회(07:00 · 09:20~17:20까지 매시각 20분 발~19:50) 운행.

양구→구암리 입구·심포리 입구·석현리(양구선착장) 1일 13회(07:30, 08:40, 09:20~17:20 사이 매시 20분발, 18:00, 19:40) 운행. 요금 1,000원.

석현리→양구 1일 13회(08:00~20:20) 운행.

양구→도촌리(국토정중앙천문대)

40분 간격(07:30~21:00)으로 운행하는 남면 용하·팔랑리 방면 버스 이용, 도촌리 국토정중앙 입구 삼거리 하차.

요금 1,000원.

도촌리→양구 남면

용하·팔랑리 방면에서 40분 간격(07:20~21:00)으로 들어오는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나온다.

양구→양구터널 입구·두무리

1일 3회(06:40, 14:00, 18:20) 운행. 이 버스는 창2리 삼거리~양구터널을 지나 원리로 갔다가

원리에서 다시 창2리 삼거리로 나온 후, 두무동고개를 넘어 두무리로 들어간다.

요금 원리 2,020원, 두무리 2,550원(40분 이상 소요, 거리 22.5km).

두무리→양구

1일 3회(07:10, 14:30, 18:40) 운행. 양구시내버스 안내 033-481-2393~4(현대운수).

택시

시외버스로 양구터미널 도착 후 목적지까지 택시 이용이 시간도 절약되고 편하다.

하산지점에서도 택시를 불러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것이 좋다.

등산 후 택시를 부르는 경우 요금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가 출발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양구터미널 기점 석현리 양구 선착장 9,000원, 심포리 입구 6,000원, 구암리 월남촌 6,000원,

국토정중앙천문대 7,000원. 각 지점 하산 시 양구터미널 및 선착장까지 택시를 부를 경우 호출료 1,000원 추가.

양구택시 033-481-2116, 개인택시 010-6440-1154(권용선), 010-3044-4252(김종호) 등 이용.

춘천→소양댐

후평동~교동초교 입구~남춘천역~공지 사거리~춘천중학~사우사거리~소양초교~신북읍사무소~상천초교 경유

운행하는 11번 버스, 남춘천역~춘천중학~춘천역~소양강처녀상~소양중학교~춘천농공고~육림공원~화목원~

신북읍사무소~율문2리~상천초교 경유 12-1번 버스 이용.

소양댐→춘천

11번과 12-1번 버스가 상기 운행방향을 역으로 운행한다.

소양강댐 선착장→양구 선착장

공기부양 쾌속선 쾌룡호 1일 4회(11:00〔양구 선착장 착 11:30 월~금〕, 13:00〔13:30 토~일〕,

15:00〔15:30 월~금〕, 17:00〔17:30 토~일〕) 운행.

양구 선착장→소양강댐 선착장

1일 4회(12:00〔소양강댐 선착장 착 12:30 월~금〕, 14:00〔14:30 토~일〕, 16:00〔16:30 월~금〕,

18:00〔18:30 토~일〕) 운행.

문의 033-242-4832, 단체승객은 011-362-2159(강원흥업 쾌룡호) 사전연락 필수.

숙식 (지역번호 033)

석현리 방면

양구선착장 북쪽 봉화산 안내판에서 북으로 약 500m 거리인 밤나무집식당(481-5559) 이용.

심포리 방면

46번국도변 심포리 입구 학조리 사거리에 위치한 양구재래식손두부(대표 박영춘·482-4475)에서는

두부전골·모두부뚝배기·들기름구이·순두부·모두부·청국장·비지장·감자전·콩국수〔여름〕·만둣국〔겨울〕(각 6,000원) 등

을 판다.

도촌리 방면

국토정중앙천문대 야영장=주차장 옆에 위치. 식수대 및 화장실 완비.

이용요금 1일(당일13:00~다음날 13:00까지)텐트 1동당 3,000원. 문의 480-2586(국토정중앙천문대),

480-2279(양구군청 기획감사실). 도촌 삼거리에서 정중앙천문대 방면으로 국토정중앙민박(481-1675)이 있다.

46번국도 국토정중앙천문대 입구 삼거리인 도촌막국수(481-4627)와 기사식당(민박 겸·481-7459) 등 이용.

양구군 지정 모범음식점인 도촌막국수에서 감자부침(5,000원), 막국수·두부전골·도토리묵(각 6,000원),

편육(1만2,000원) 등을 판다.

두무리 방면

두무산장(주인 김한덕·481-8174) 한 곳뿐이다. 주인 김씨는 유년기부터 봉화산 일원 산행을 백수십 회 계속해 온

토박이 주민이다. 숙박료 20평형(15인 이상 가능) 15만 원, 30평형(25명 이상 가능) 25만 원, 40평형(35명 이상 가능)

30만 원. 두무산장에서 백숙, 도리탕(각 5만 원), 매운탕(4만~5만 원) 등을 판다.

숙박 및 식사는 반드시 미리 전화해야 한다.

/월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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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品보다 이익 많은 아웃도어 제품…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매년 20 ~30%의 고성장세를 구가 중이다.

당연히 이익의 폭도 급증세여서 다른 업계에서 보면 매년 깜짝 놀랄 만큼 많다.

소비자들은 '아웃도어 제품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아우성이지만,

업체들은 매년 새 제품을 내며 가격을 올리는 고가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고가 원단으로 불리는 고어텍스 제품만 해도 마진율이 40%에 달하는데도 경쟁적으로 비싼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킷의 경우 원가가 10분의 1도 안 되는 것도 상당한데

'브랜드' 딱지만 붙으면 가격이 올라간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아웃도어 업체들의 고가 정책은 고급 고객을 유치하고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마케팅 정책일까

아니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상술(商術)인가.

◆높은 수수료도 물고, 배당금의 40%는 해외로….

국내 아웃도어 선두권인 A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총액은 3921억원.

이 중 영업이익만 1077억원을 냈다. 영업이익률만 27%에 달한다.

이 정도 영업이익률이면 '영업 이익이 높다'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보다도 2배 이상 높은 이익률이다.

B브랜드도 매출 2595억원에 영업이익 602억원으로 24%를 기록했다.

명품 업계 1위인 루이비통은 지난해 매출 4273억원에 영업이익 52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2%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패션 업계에선 영업이익률이 10%만 돼도 장사를 무척이나 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며

"전 세계적으로 패션 업계에서 이렇게 높은 수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브랜드를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A사는 지난 5년간 영업이익률이 매년 28~30%에 달했다.

'남는 장사'인데도 가격을 낮추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A사의 경우 매년 높은 수치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 중 40%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누적 배당금만 해도 1719억원.

A사의 지분 비율을 보면 해외 모기업이 40.7%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의 40% 이상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

고가 정책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A사측은 "비슷한 사양의 제품인 경우 국

내 판매 가격과 해외 가격대가 거의 같다"고 해명했다.

◆원가 3만원짜리가 30만원으로 껑충 뛰기도

해외 로열티를 낼 필요가 없는 국내업체들도 가격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계 2위 코오롱스포츠, 3위 K2의 가격은 초고가 제품으로 풀세트를 장만할 경우

코오롱은 332만9000원, K2는 220만4000원에 달한다. 해외 제품인 노스페이스 역시 217만5000원이나 한다.

코오롱스포츠의 경우 홈페이지에 'MD 추천 상품' 코너를 만들어서

초보자·중급 상관없이 주로 고가 라인을 추천하고 있다.

원가 3만원짜리가 '브랜드' 라벨만 붙으면 30만원으로 돌변한다는 지적도 있다.

동대문의 한 전문 판매상은 "바느질 등 가공 비용이 전체 판매가의 10%도 차지하지 않는다"며

"원가 3만원짜리가 마트나 시장에서 팔면 10만~15만원, 백화점에서 팔면 30만원에 팔린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백화점 브랜드, 마트 브랜드 따로 두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다.

예를 들어 블랙야크를 파는 동진레저는 마트용으로

'카리모어'와 '마운티아' 브랜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기술은 별 차이 없는데 몇 가지 기능을 덧붙여 비싸게 판매한다는 것이다.

또 백화점에서 고가로 팔다가 30~50% 이월상품 할인 판매를 하고

또 상설 할인매장에서 소비자가의 최대 90%까지 할인해서 파는 것도 그만큼 마진이 높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비싸야 잘 팔린다'는 상술 때문에 애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마트나 시장 브랜드 제품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도 이젠 합리적 소비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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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유독 지루하다. 화끈하다 못해 무자비하게 퍼붓던 비도 무엇이 아쉬운지 떠나지 못하고 미적거린다. 그렇다 하더라도 더위가 이대로 여름을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짧지만 더 강렬한 더위가 올 지도 모르겠다.

예부터 여름이면 우리 선조들은 계곡에서 탁족을 즐겼다. 산 좋고 물 맑은 곳에 정자 하나쯤 세워두고 피서와 풍류를 한꺼번에 즐겼다. 오늘 소개할 여행지는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으로 비교적 한갓진 곳이다.

각 도별로 최소 한 곳 이상은 선정하였다. 경기도의 포천 영평천 금수정, 강원도 영월 주천강 요선정, 충청도 영동 한천팔경과 괴산 화양구곡 암서재, 경북 영덕 옥계계곡 침수정, 경남의 함양 화림동, 전북의 진안 운일암반일암, 전남의 담양 명옥헌, 전남의 보길도 세연정 등 9곳을 선정해 보았다. 모두 계곡이나 바다를 끼고 있어 정자에 올라 풍류를 즐기고 계곡물에 몸을 담글 만한 곳들이다.





하나. 바다 건너 섬에는 신선의 정원이 있다네. 보길도 부용동 세연정-전남 완도
전남 완도군 보길도는 2008년 휴양하기 좋은 섬 Best 30에 선정될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가진 섬이다. 섬의 지형이 피어나는 연꽃을 닮아 부용동이라 불렀는데 고산 윤선도가 섬 곳곳에 연못을 파고 정자를 지어 자신만의 낙원, 부용동 정원을 가꾸었다.

보길도 부용동 세연정

현재 부용동 정원은 크게 살림집인 낙서재와 산 중턱의 휴식공간인 동천석실, 풍류의 공간인 세연정으로 나눌 수 있다. 보길도 전체를 자신만의 낙원으로 만들기 위해 고산은 섬 전체를 조경하기 시작하였다.

그중 세연정이 그가 가장 공들여 가꾼 곳이다. 우리나라 원림의 백미인 보길도 세연정은 담양의 소쇄원, 영양의 서석지와 더불어 조선 3대 민간정원으로 손꼽힌다.

부용동 인근 예송리 몽돌해수욕장과 해무

☞보길도는 완도 화흥포나 해남 땅끝에서 배를 타고 간다. 천연기념물 제 40호인 상록수림으로 둘러싸인 예송리 해수욕장과 해발 195m의 보족산 아래의 공룡알해변, 우암 송시열이 남겼다는 글씐바위, 낙조가 일품인 망끝 전망대 등이 있다.




둘. 영남 정자 문화의 산실. 화림동계곡-경남 함양
호남을 대표하는 정자문화가 담양에 있다면 영남을 대표하는 정자문화는 함양의 화림동이다. 함양은 예부터 ‘좌 안동 우 함양’이라 하여 안동에 견줄 만큼 학문과 문벌이 번성했던 양반의 고장이다.

화림동 계곡의 동호정

화적떼가 밤낮으로 들끓어 육십 명이 모여야 안심하고 넘을 수 있었다는 육십령을 지나 서하면에 이르면 화림동 계곡에 이르게 된다. 이곳은 골이 넓고 물의 흐름이 완만하며, 물줄기가 때론 못을 이루고, 때론 너럭바위를 타고 흘러 선경을 자아낸다.

남계천(남강천)의 경치 좋은 골짜기인 화림동 계곡은 예로부터 ‘팔담팔정’이라 불리며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였다. 자연과 더불어 사색과 음풍농월을 즐겼던 옛 선비들은 이 빼어난 경관의 화림동에 여덟 정자를 세웠다. 그러나 농월정마저 불타 버린 지금은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만 남아 있다.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경모정과 람천정도 있지만 이 두 정자는 근래에 지어 예스런 맛이 없다.

화림동 계곡의 거연정

☞ 최근 화림동 계곡에는 ‘선비문화탐방로’가 만들어졌다. 거연정에서 황암사까지 6km정도의 계곡길이다. 2시간 남짓으로 어른아이 누구나 걸을 수 있다. 거연정 휴게소에 차를 세워 두고 황암사까지 걸어가서 30분마다 다니는 시외버스를 타고다시 돌아오면 된다.




셋. 명경지수가 감돌며 흐르는 무릉도원, 옥계계곡 침수정-경북 영덕
사람들은 대개 영덕하면 대게를 먼저 떠올리고 바다에 있는 고장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영덕읍에서 34번 국도를 따라가다 달산으로 접어들면 갑자기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게 되고 풍광 빼어난 옥계동에 이르게 된다.


계곡과 수석의 아름다움이 빼어난 옥계계곡의 가장 좋은 곳에 정자가 하나 있다. 경주의 손성을 이라는 사람이 지은 침수정이다.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계곡치고 정자 하나쯤 없는 곳이 없지만 이곳의 풍광은 가히 으뜸이다. 시가 절로 나올 법하고 누구나 문장 하나쯤 뽑아낼 수 있을 듯하다.

침수정은 ‘돌을 베개 삼고 흐르는 물에 양치질을 한다.’는 뜻이다. 번잡한 세상을 버리고 자연에 묻혀 사는 선비의 맑은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다. 옥처럼 맑은 이 계곡물은 포항의 하옥계곡에서 흘러나온 물과 만나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으로 흘러간다.


☞ 침수정에서 옥계계곡을 따라 가면 포항의 하옥계곡과 만나게 된다. 이 길은 수십km에 달하는 깊은 산길로 트레킹하기에도 좋다.




넷. 해와 구름이 감춘 선경. 운일암 반일암-전북 진안
운일암 반일암은 해발 1,125m인 운장산 동북쪽의 계곡으로 대불천, 주자천으로도 불린다. 깎아지른 절벽에 길이 없어 하늘과 돌, 나무만 있을 뿐, 오가는 것은 구름 밖에 없다 하여 운일암이라 하였다고 한다. 옛날 전주와 용담현을 오가는 지름길인 이곳이 너무 험하여 길을 다가기 전에 해가 떨어져 그렇게 불리었다고도 한다.


반일암은 계곡이 깊어 하루 중에 햇빛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반나절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길 하나 없던 이곳도 지금은 계곡 옆으로 포장도로가 반듯하게 놓여 있어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도로 옆 언덕 높은 곳에 도덕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이곳에서 보면 계곡을 가득 메운 집채만 한 바윗돌들과 이곳의 절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운일암 반일암은 유원지로 다소 사람이 붐비는 곳이다. 캠핑장과 펜션 등 숙박할 곳이 많다.




다섯. 충북의 으뜸가는 명승지. 화양구곡 암서재-충북 괴산
옛 사람들이 ‘금강산 남쪽에서 으뜸가는 산수’라 불렀던 화양동계곡은 바위와 숲, 계류가 빚어낸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하얗고 깨끗한 바위들이 하늘로 치솟아 선경을 자아내거나 혹은 바닥에 너럭바위로 누워 옥 같은 물을 흘러 보낸다. 골짜기 양쪽의 소나무들은 학을 불러들이고 계곡의 맑은 물은 이름도 예쁜 달천강으로 흘러 남한강을 따라 서해까지 이른다.

화양구곡 제4곡 금사담과 암서재

원래 화양목이 많아 화양동으로 불리다 효종 때 우암 송시열선생이 이곳에서 주자학을 연구하고 의리사상을 길러 오면서 화양동으로 불려오고 있다. 화양계곡에는 구곡문학이 있다. 자신을 주자에 비유했던 우암 송시열은 주자의 무이구곡을 본떠 화양계곡의 볼 만한 곳 아홉 군데를 골라 이름을 붙이고 화양구곡이라 했다.

화양구곡 제9곡 파천

☞ 암서재 일대는 여름이면 사람들로 엄청 붐빈다. 그러나 암서재에서 계곡을 따라 조금만 위로 가면 한적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화양구곡은 입구에서부터 골짜기를 거슬러 올라 1곡부터 9곡까지 10리(4km)쯤 펼쳐진다. 7곡 와룡암까지는 비교적 가까운 편이나 8곡 학소대와 특히 9곡인 파천까지는 제법 거리가 먼 편이다. 걸음이 빠른 사람이라면 학소대까지(약4km) 1시간 정도면 도달하겠지만 느릿느릿 풍광을 즐기며 가고자하는 이들은 입구에서 9곡 파천까지 왕복 3시간 정도는 걸린다. 길이 평탄하여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길이다.




여섯. 한 폭의 산수화 같은 비경. 한천팔경-충북 영동
영동은 산세가 수려한 고장이다. 특히 '양강'이라고도 불리는 금강을 따라가는 아름다운 강변길과 강선대, 함벽정 등의 양산팔경, 영국사, 도마령, 한천팔경 등의 비경을 곳곳에 감추고 있는 고장이다.


그중 손꼽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 ‘한천팔경’이다. 황간면 중심부에 우뚝 솟은 사군봉의 연봉들이 펼쳐져 있고 아찔한 절벽 아래로 초강천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한천팔경은 사군봉, 월류봉, 산양벽, 용연대, 화헌악, 청학굴, 법존암, 냉천정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2005년에 세운 월류정과 그 주변은 '그림 같다'는 표현만큼 아름답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원천리에 있는 이곳은 1박2일에서 두 번이나 다녀갈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다.


☞ 인근의 전북 무주와 경북 김천, 상주와 연계하여 여름휴가 일정을 잡아도 좋다.




일곱. 신선이 놀고 간 자리. 요선정과요선암-강원 영월
영월군 수주면 무릉리에 있는 요선정은 답사객들이 간혹 찾는 곳이다. 요선정에 오르면 벼랑 아래로는 푸른 주천강이 흐르고 건너편으로 보이는 암벽들이 수려하다. 정자 바로 옆에는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무릉리 마애여래좌상과 요선정

이곳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미륵암이라는 작은 암자 앞마당에서 돌계단을 따라 강가로 내려가면 있는 요선암이다. 조선 중기의 명필 양사헌이 이곳 경치에 반해 ‘신선이 놀고 간 자리’라는 뜻으로 요선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요선암은 기기묘묘한 형상의 거대한 암반지대이다. 구멍이 난 바위, 둥그렇게 돌려 깎여 나간 바위, 물결 모양의 바위 등 수많은 세월동안 바람과 물살이 만들어 낸 자연의 조각품을 이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정선 몰운대

☞ 인근에 법흥사가 있고 캠핑장이 있다. 계곡 또한 물놀이하기에 좋다. 영월의 청령포와 선돌, 선암마을, 장릉 등과 연계하거나 시간이 넉넉하다면 정선까지 포함하여 일정을 잡으면 된다.




여덟. 서울과 가까운 포천의 명소, 영평팔경 금수정-경기 포천
포천抱川. 외부에서 흘러들어오는 물은 없고 나가는 물만 있다고 해서 안을 ‘포’자를 썼다고 한다. 그만큼 포천은 물이 많은 고장으로 많은 내들이 있고 풍부한 수량을 자랑한다.

금수정

영평천 일대는 영평팔경으로 불리는 포천의 명소가 있다. 흔히 ‘영평팔경’ 하면 백로주, 선유담, 와룡암, 창옥병, 청학동, 금수정, 낙귀정지, 화적연을 이른다. 조선 선조 때 영의정을 지냈던 사암 박순 선생이 포천의 빼어난 경치를 여덟 군데로 나누어 영평팔경가를 사암집에 실었다.

영평팔경 중의 하나인 금수정은 양사헌, 한석봉, 이덕형 등 많은 시인묵객들이 즐겨 찾던 곳이다. 척약재 김구용이 이곳을 소요하다가 그 모습이 소머리 형상을 하고 있다고 칭했고 그의 아들인 김명리가 정자를 지으면서 우두정이라 했는데 양사언이 개축하면서 금수정으로 바꾸어 불렀다고 한다.

한탄강

☞ 금수정은 영평천 벼랑에 세워진 정자이다. 영평천은 낚시하는 이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인근 한탄강에 유원지가 있다.



아홉. 백일홍 만발한 옛 정원. 명옥헌-전남 담양
명옥헌이 있는 후산마을은 600여 년 전 순천 박 씨가 처음으로 들어와 살았다. 명옥헌을 조성한 오명중의 아버지 명곡 오희도는 어머니 박씨를 따라 외가인 이곳에 정착하였다. 그 후 명곡의 넷째 아들인 오명중이 아버지가 살던 터의 계류 가에 명옥헌을 짓고 아래위 두 곳에 연못을 파 정원을 꾸몄다. 선친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연못 주위에는 배롱나무를 심었다.


온통 붉은 배롱나무로 덮인 명옥헌 일대를 정자에서 내려다보면 일대 장관이다. 흔히 무릉도원하면 복숭아꽃을 떠올리지만 배롱나무도 사실 선계와 관련이 많다. 배롱나무의 본디 이름은 자미목紫薇木인데, 자미는 도교 선계의 하나인 자미탄과 관련이 있다. 그러하니 배롱나무 꽃들로 가득한 명옥헌은 도교의 선계이자 이상향인 셈이다.


☞ 담양의 정자 문화를 대표하는 소쇄원의 그늘에 가려 있던 명옥헌은 최근에 들어서야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인근의 식영정, 환벽당, 취가정, 독수정, 가사문학관, 지실마을 등과 연계하면 더욱 알찬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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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역 기점 보납산

북한강·가평천 물굽이양 옆으로 조망
보광사 입구~보광사~보납삼거리~정상~보납삼거리~물안산~주을고개 입구 코스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오던 산줄기는 북한강이 앞을 가로막자 한번 휘감아 돌더니, 한북정맥이라는 새로운 줄기를 내놓고 다시 강을 피해서 남으로 내려간다. 한북정맥은 북한강을 따라 서해로 향해 뻗어나간다. 한북정맥도 몇 개의 작은 줄기를 북한강을 향해 하천 사이로 살며시 내려놓는다. 그 중의 하나가 화악지맥이다. 한북정맥 백운산에서 화악산으로 뻗어 내린 화악지맥은 가평천을 앞에 놓고 북한강을 향해서 맹렬히 달려가더니 끝자락 보납산에서 북한강과 마주하자 한껏 기세를 세우던 줄기도 강과 타협해서 강 속으로 사라진다. 백두대간 한북정맥 화악지맥의 마지막 정기를 간직한 곳이 바로 가평 보납산이다.


▲ 보광사 뒤편 동굴 샘물을 보존하기 위해 지은 산신각에서 내려오고 있다.
보납산(寶納山·330m), 유려히 흐르는 북한강과 그 북한강과 합류하기 위해 숨 죽여 흐르는 가평천의 굴곡을 양 옆으로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야트막하지만 암릉과 몇 개의 능선, 동굴 등 여느 산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전부 즐길 수 있는 산이다. 그 보납산이 12월 21일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보납산 들머리 중의 하나인 보광사 방향으로 가평 전철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보납산은 특히 추사 김정희와 쌍벽을 이룬 조선 최고의 서예가 한호(호는 석봉)와 관련된 흔적으로도 유명하다. 한석봉은 선조 32년인 1599년 가평군수로 재직할 때 보납산을 유달리 좋아했다. 한호의 호 석봉(石峯)도 산 전체가 하나의 돌로 이뤄져 석봉이란 별칭으로 부른 보납산에서 따왔다는 일화가 있다. 또 2년 후 가평군수를 떠나면서 보납산에 벼룻돌과 아끼던 보물을 묻어두었다는 이야기가 아직까지 전한다. 그래서 산 이름도 ‘寶納山’이라 했다는 설도 있다.

보광사 쪽으로 보납산 능선 종주를 했다. 보납산에 올라가는 코스는 몇 개 있지만 가장 긴 코스인 가평읍 보광사 입구~보광사~체력단련장(보납삼거리)~보납산 정상~체력단련장~고개삼거리(물안삼거리)~동굴~물안산~주을고개~주을고개 입구까지 총 7.7㎞를 선택했다.

주택가를 지나 보납산 들머리에 들어서자 보납산 등산안내도가 커다랗게 붙어 있다. 3개 코스를 소개하고 있지만 보광사 입구에서 올라가는 등산로가 가장 일반적이다. 등산로는 콘크리트로 포장된 널찍한 길이다. 왼쪽(서쪽)으로는 가파른 경사면에 참나무가 대형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 사이로 보납산 정상으로 바로 질러 올라가는 길과 보광사를 거쳐 완만하게 올라가는 등산로로 나뉜다. 조금 둘러가지만 완만하게 올라가기로 했다.

보광사를 앞에 두고 솔숲 사이 등산로에 보납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란 이정표가 나왔다. 잠시 보광사에 들렀다. 보광사는 1905년 창건한 흔히 볼 수 있는 절이지만, 절 뒤 조그만 산신각 안에 있는 동굴 속의 샘물에 눈길이 갔다.

조선 ‘명필’ 한석봉 자취 서려

동굴 샘물에서도 명필 한석봉의 자취를 전하고 있다. 1599년 한석봉이 가평군수로 부임해 선정을 베풀던 당시 참선하며 기도처로 삼았다는 곳이다. 또 여기서 백성들의 안위와 풍년을 기원하는 천제를 봉행했다는 기록도 야사로 전해 온다.

그 이후 동굴 훼손 방지를 위해 그 앞에 산신각을 건립해 한석봉의 영정을 봉안하고 보존하고 있다. 동굴은 길이가 약 20m 되는 자연동굴이며, 굴 속으로 햇빛이 비치는 신비한 동굴이다. 바위 안에서 솟는 샘물은 명경지수로, 마시면 머리가 총명해진다고 한다. 간혹 부정한 사람이 다녀가는 날이면 샘이 말라버리는 특성을 지닌 신비의 약수라고 전한다.

다시 솔숲 사이로 난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를 따라 올랐다. 솔가리들이 낙엽과 어울려 길을 포근하게 덮고 있다. 마치 담요를 깐 듯 등산로는 푹신푹신했다. 별로 높지 않다고 얕봤지만 능선까지 계속 오르막이다. 숨이 턱밑으로 차올라 거친 숨을 내쉬게 했다.

▲ 1 보납산 정상 직전의 전망대에서 앞에 흐르는 북한강과 우뚝 솟은 봉우리들을 자료와 비교해서 보고 있다. 2 보납산 등산로는 소나무와 참나무가 키 경쟁이라도 하듯 모두 쭉쭉 뻗어 있다. 3 동굴 샘물 내부의 전경. 햇빛이 비치는 날이면 동굴 안에까지 빛이 들어간 다고 한다.
능선에 올라서니 운동기구 몇 개가 설치된 체력단련장이 나왔다. 길은 세 갈래다. 정상 가는 길과 물안산 가는 길로 나뉜다. 정상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와 물안산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정상 가는 길은 가파르고 군데군데 밧줄까지 설치해 놓았다. 야트막하다고 얕봤는데, 영 그게 아니다. 산림은 우거져 있고, 가파른 능선길은 자주 등장했다.

어디선가 “따딱~따딱~” 나무 쪼는 소리가 들려왔다. 출발한 지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은 등산로에서 수차례나 딱따구리 소리가 들렸다. 요즘은 딱따구리를 자주 본다. 아마 자연생태가 그만큼 좋아졌다는 반증일 게다. 이름 모를 새들도 여기저기서 서로 목소리를 뽐내듯 지저귀고 있다. 솔가리와 낙엽으로 어울린 푹신한 등산로와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멀지 않은 곳에 정상 봉우리가 보였다. 정상 조금 못미처 굽이져 흐르는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뿐만 아니라 우뚝 솟아오른 산과 산들의 능선이 보여주는 원근감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했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만끽했다.

보납산 정상비석을 밟고 다시 하산이다. 정상에서는 앞뒤로 북한강과 가평천이 흐르
고 있다. 체력단련장으로 내려와 물안산과 강변산책로 방면으로 향했다. 물안산 방면 등산로는 능선 따라 오르락내리락한다. 산 아래엔 북한강이 흐른다.

조금 전부터 내리던 눈발이 점점 강해졌다. 눈앞을 가리더니 등산로에도 쌓이기 시작했다. 기온도 급격히 내려가 몸단장을 새로이 했다.

북한강을 내려다보며 능선 따라 가는 등산로 주변은 참나무와 소나무들로 우거져 있다. 키가 너무 커서 여름엔 하늘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우거진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그 가지 위에 눈을 하나씩 둘씩 쌓아갔다. 쌓인 눈들은 바람이 불면 다시 새로운 자리를 찾아 이리저리 옮겨 날았다.

북한강 옆 강변도로로 달리는 차들은 “쌩쌩~” 소리를 내며 휙휙 지나갔다. 마침 겨울이라 앙상한 가지 저편으로 북한강이 보인다.

▲ 쭉쭉 뻗은 소나무와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 참나무 사이로 난 등산로는 솔가리와 낙엽들이 어울려 푹신한 느낌을 준다.
야트막하지만 암릉에 밧줄코스 많아

다시 삼거리다. 왼편(서쪽)으로는 ←마루산 1㎞·보납골 입구 2.7㎞, 물안산 1.7㎞·개곡리 3.1㎞ ↑, 보납산 2.2㎞↓ 이정표가 있다. 보납산 정상에서 2.2㎞ 온 셈이다. 물안산·개곡리 방향으로 직진이다. 중간에 빠져나가려면 보납골 입구로 내려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읍내로 진입하는 교통편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삼거리지만 GPS상으로 보납산 정상보다 40m나 높다. 고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능선 타고 오르락내리락 한다. 평소 같으면 걷는 재미가 쏠쏠하겠지만 눈이 쌓인 등산로는 미끄러운 데다 암벽까지 있어 다소 위험했다. 내려간 기온은 손까지 얼게 해 위치체크를 어렵게 했다.

눈 내리는 등산로 중간에 갑자기 수증기 같은 흰 연기가 자욱했다. 뭔가 싶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살폈다. 등산로 저 앞에서 수증기가 솟아나는 곳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갔다. 깊게 파인 동굴 하나가 등산로 바로 옆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그 속에서 무취의 연기가 뭉글뭉글 피어올랐다. 흰 연기는 나오고 있지만 끝이 어딘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었다. 확인할 길이 없다. 가평군에서 어떻게 된 동굴인지 내용을 파악해 이정표를 세우면 좋으련만.

동굴 주변엔 석봉이란 별명 그대로 돌투성이다. 돌 위에 눈이 쌓여 더욱 미끄러웠다.

▲ 1 보납산 정상에 올라서고 있다. 2 보납산 능선 중간쯤에서 연기가 뭉글뭉글 솟아오르는 동굴은 꽤 깊어 보였다. 3 체력단련장이 있는 보납산 삼거리에 올라서고 있다.
그런 중에 ‘추락주의 위험!’이란 이정표가 보인다. 그 앞에는 조그만 낭떠러지다. 조심조심 밧줄을 잡고 암벽 사이로 내려갔다. 곧이어 밧줄 잡고 올라가는 일명 수직바위가 연이어 있다.

능선 위로 올라서서 GPS로 고도를 확인하니 지금까지 온 능선과 봉우리 중에 가장 높은 453m를 가리켰다. 조금 오차가 있다 하더라도 400m는 더 되는 산이다. 아마 백두대간 한북정맥 화악지맥에서 뻗어 내려오다 강을 앞두고 마지막 산의 정기를 뽐내느라 솟구치고 강으로 산화한 것 아닌가 여겨졌다. 바로 밑에는 북한강이다. 내려가는 하산길은 별로 높지도 않은 산이 급경사를 이룬다. 400m 고지에서 바로 100m 이하로 고도를 떨어뜨렸다. 눈 때문에 마치 미끄럼틀 타듯 내려 왔다. 눈이 계속 내려 보납산, 물안산은 어느덧 하얀 산으로 변해 있었다.

가파른 산은 임도로 접속되자 완만한 길로 변했다. 이곳이 바로 주을고개다. 주을고개 입구까지 임도를 따라 눈길 위로 조심조심 걸었다. 이정표는 목적지인 개곡리 1.2㎞, 보납산 정상 4㎞를 가리켰다.

오르락내리락 하는 눈 덮인 길을 걷다 툭 트인 임도를 걸으니 다소 지겨운 느낌이다.

하산길 주변엔 민박이나 펜션은 전혀 없고 민가 한 채에 개들만 열심히 짖어댔다.

주을고개 입구에 도착하기 직전 마지막 이정표가 있다. 보납산 정상 5.3㎞, 계관산이 8.3㎞ 떨어진 곳에 있다고 가리킨다. 해발 330m의 보납산과 438m(지리정보원 기준)가량 되는 야트막한 산이지만 결코 낮지 않은, 암릉과 수직바위, 긴 능선과 능선 상에 나오는 동굴 등 큰 산에서 볼 만한 것들은 다 갖춘 그런 산이었다. 한마디로 얕볼 산이 아니었다. 그러나 북한강을 내려다보면서 걷는 능선길과 우거진 산림은 눈길이었지만 더욱 즐길 만했다.

산행 길잡이 Guide

12월 21일 새로 개통된 경춘선 복선전철 가평역은 남이섬에 가깝다. 가평역 인근 산행 등산객들에게는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어차피 걸을 각오로 등산을 한다면 그리 멀지 않은 길이다. 가평역에서 내려 보납산 보광사 입구까지는 택시로 10분 소요된다. 이 정도 거리면 걸을 만하다. 굳이 승용차를 가지고 간다고 해도 보광사 입구로 가는 게 편리하다. 강변길에서 보광사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맨션 앞으로 널찍한 주차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가평군에서 소개하는 등산코스는 대략 3개다. 첫째는 자라목(보광사 입구)~전망로~보납산 정상~일출능선~체육공원~강변산책로~자라목 하산(거리 2.4㎞) 코스, 둘째는 자라목~보광사~체육공원~보납삼거리~물안능선삼거리~물안산~주을길 하산코스(거리 6.4㎞), 셋째는 평촌~마루산 정상~물안삼거리~보납삼거리~체육공원~보광사~자라목 하산(거리 5.05㎞). 문의 가평군청 산림공원과 031-580-2480 또는 문화관광과 031-580-2066. 가평읍사무소 031-582-3002.

교통

가평역에서 보납산 보광사 입구까지 택시로 기본요금 정도 나오고, 버스는 현재 가평과 남이섬을 하루 왕복 17차례씩 운행하지만 전철 개통 후 버스 운행횟수를 조금 늘리거나 조정할 계획이라고 가평군은 밝혔다. 하지만 개곡리 주을고개로 하산하면 교통은 더 불편해진다. 가평에서 개곡리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현재 하루 5차례뿐이다. 아예 출발할 때 택시 연락처를 미리 준비하면 하산해서 바로 부를 수 있다. 택시 요금에 콜비용 1,000원만 더 내면 된다고 한다. 택시요금은 대개 1만 원선, 콜비용 포함하면 1만1,000원 정도다. 문의 031-582-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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