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값 된 김값···분식집서 김밥 사라질판

원초 수급량 급감
K김밥 열풍에 수출량은 늘어
마른김 10장 16% 뛴 1158원
가루·파래김 6~11% 인상
 

#서울 강서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A 씨는 메뉴에서

김밥을 제외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최근 들어 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다 시금치, 계란 등 속재료 가격마저 올랐지만

김밥 가격을 인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72속짜리(100장=1속) 1박스 가격은 지난 1월 10만 원 오른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0만 원이 더 올라 6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A 씨는 “채소 가격도 만만치 않은 데다 김 가격마저 급등해

비용 부담이 크다”라며 “김밥 없는 김밥천국을 운영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마른 김 10장 가격은 1158원으로

1년 전(999원) 대비 15.9% 올랐다. 구운 김도 10장 기준 1727원으로 6.7% 상승했다.

 

대형마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동원 양반김(5gx20봉)’ 가격은

9480원으로 1년 전(8980원)보다 5.6% 비싸졌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신선 및 가공상품 물가가 오른데다 수출에서도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올해 원초가격이 2~3배 인상됐다”고 말했다.

 

김 가격이 오른 것은 기후 변화로 인해 원초(채취한 그대로 가공하지 않은 김)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크다.

최근 1~2년 사이 이상 기후로 인해 수온이 오른 데다 병충해가 확산되며

원초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김의 생산시기는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다.

 

특히 김밥에 사용하는 김밥용 김의 경우 원초 함량이 많아 가격 상승폭이 더 크다.

통상적으로 김 제품의 특성 상 1년 치 원초를 한 번에 수매해 사용하다 보니

연초에 가격 변동이 생기지만 올해는 공급 자체가 줄어 매달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

 

여기에 K김밥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수출이 늘고 있다는 점도

국내 김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마트, 올곧 등 업체들이 해외에서 판매하는 냉동김밥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김 수출량도 증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김 수출 실적은

사상 최대인 7억 7000만 달러(약 1조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김 가격을 올리고 있으며, 이 영향으로

김밥 가게들도 김밥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해농은 지난 달 김밥김, 김가루 등 12종 가격을 인상했다.

 

순수 김밥김(220g)은 8500원에서 9000원으로, 파래김(160g)은 6300원에서 7000원으로

각각 5.9%, 11.1%씩 가격을 올렸다.

 

대천김은 구이 김밥용 김(100장 기준)을 1만 15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인상했고,

통미김은 구운 김밥김(100장)을 1만 8500원에서 1만 9500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달 서울 지역 김밥 가격은 3323원으로 1년 전(3100원) 대비 7.2%가 올랐다.

 

일각에서는 김 가격을 올리는 대신 중량을 줄이는 일종의 ‘슈링크플레이션’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동원F&B는 ‘양반김’ 중량을 기존의 5g에서 4.5g으로 낮췄고,

B업체는 한 봉에 10장이 들어가던 용량을 9장으로 줄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초 수급이 어려워져 생산을 중단한 공장이 꽤 된다”며

“특히 중국에서 대규모로 김을 수입하며 김가루 가격도 두 배 이상 비싸져

일부 식당에서는 만두국 위에 뿌리는 김가루를 생략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국 서예 지킨 ‘초정의 붓길’…중국·일본서도 추앙한 실력

 

초정(艸丁) 권창륜 선생. [사진 초정서예연구원]

 

한국 서단의 대가(大家) 초정 권창륜 선생이 지난 1월 27일 새벽에 작고했다.

오는 15일 선생을 영원히 떠나보내는 49재의 마지막 재를 봉은사에서 올린다.

 

선생은 한국 서단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분일까?

마지막 재에 즈음하여, 지금 한국 서단이 해야 할 일을 직시하고

발전의 길을 찾기 위해 선생의 서예를 되돌아보기로 한다.

 

초정 선생은 광복 후 한국 서단의 1.5세대 서예가인 동시에 명불허전의 대가이다.

선생을 1.5세대라 칭하는 까닭은 나이와 이력 면에서 소전·검여·일중·강암·여초 등 1세대와

취묵헌·학정·하석·소헌·산민 등 2세대 사이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초정은 후배인 2세대들과 함께 1세대를 스승으로 모시는 한편, 2세대들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20세기 말인 1997, 1999, 2000년에 소암, 강암, 원곡 선생이 차례로 세상을 떠나고,

2006, 2007년에 일중, 여초 선생이 떠나면서 한국 서예 1세대의 시대가 마감됐다.

 

이후 초정은 1.5세대로서 한국 서단에 새로운 원로이자 ‘권위’로 자리하게 되었다.

국내는 물론 중국·일본·대만에서도 인정하는 진정한 대가였기 때문에

상응하는 권위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유송암시(柳松庵詩, 2022)’. [사진 초정서예연구원]

 

1세대 서예가들이 활동하던 광복 후로부터 2000년대 새 밀레니엄 전까지는

우리나라 서예가 동아시아 한자문화권 전체 서예계에서 으뜸이었다.

 

중국은 공산주의 체제의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후,

서예를 가장 부르주아적인 예술로 간주하여 핍박했고,

문화혁명 기간에는 사실상 서예를 말살 대상으로 여겼다.

 

일본은 유럽의 엥포르멜(Informel) 미술운동을 서예에 접목해

‘묵상(墨象)’이라는 이름의 전위서예를 실험하면서 한동안 전통서예를 소홀히 했다.

대만은 대륙에서 건너온 서예가들이 있긴 했지만,

대만 자체의 서예 전통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우리나라만 한글 전용이라는 어문정책과 붓 외에도 다양한 필기구가 개발된

필기 문화의 혁명, 컴퓨터 보급으로 인해 쓰는 행위 자체가 소멸해가는 악조건 속에서도

전통 서예를 견지했기 때문에 동아시아 1위가 될 수 있었다.

이 점은 광복 후, 한국 서단 1세대 서예가들이 이룬 큰 공로다.

 

초정은 천부의 자질과 끈질긴 노력을 겸비한 서예가였고,

그런 자질과 노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1위를 지킨 1세대의 서예를 누구보다 정통으로 이어받았다.

이에 1세대 시대가 막을 내리며 자연스럽게 한국 최고이자 동아시아 최고의 대가 자리에 앉게 되었다.

 

‘난득호도(難得糊塗, 2010)’. ‘난득호도’란 ‘바보처럼 보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라는 뜻이다.

운현궁 현판, 청와대 춘추문과 인수문 현판 글씨도 그가 썼다. [사진 초정서예연구원]

 

대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실력이 있어야 대가로 추앙받는다.

초정의 서예는 필획·결구·장법 등 서예 창작과 감상의 3대 요소를 다 충족하는 대가의 면모를 갖췄다.

 

추사 선생이 제시한 살아있는 필획에 대한 비유인

‘금시벽해’(金翅劈海, 전설상의 금시조가 바다를 가르듯 투철한 필획)와 ‘향상도하’(香象渡河,

물살이 센 강을 건너는 코끼리의 발걸음처럼 밀착도가 높은 필획)를 제대로 구현했다.

 

고금의 문자 결구를 면밀히 살피는 연구를 했고, 역대 명필의 장법을 열린 시각으로 고찰했다.

초정은 연마한 필획과 연구한 문자 결구와 고찰한 장법을

자신의 작품에 때로는 조심스럽게 때로는 과감하게 응용했다.

 

그러한 연구와 연마, 응용이 초정 서예의 실력으로 표출됐다.

구상하고 꾸미는 의도적 ‘표현’이 아니라, 안에서 차고 넘쳐 저절로 분출하는

‘표출’은 굳이 말 안 해도 대가의 권위로 드러난다.

 

대한민국 정부도 초정을 서예계의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대가로 인정해

진정한 소통의 창구로 존중했고, 중국·일본·대만의 서예계도 초정을 최고봉의 서예가로 인정했다.

 

초정의 권위는 한국 서단의 ‘자존심’이었고, 서단을 감싸는 ‘수양산 그늘’이었다.

그런데 그 ‘자존심’과 ‘수양산 그늘’이 떠났다.

 

정부가 권위를 인정하던 소통의 창구가 사라졌고, 국제 서예계가 존중하던 대가의 붓이 멈췄다.

한국 서단이 범서단적으로초정의 작고를 애도하고

마지막 재에 즈음하여 함께 손을 모아 추모해야 하는 이유이다.

 

초정 선생 49재의 마지막 재를 마친 후, 행여 선생의 권위를 ‘내가 이어받아

행세를 해보겠다’는 섣부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염려된다.

 

권위는 아무나 갖는 게 아니다. ‘행세’에 앞서 실력을 갖춰야 권위가 생긴다.

실력은 권위를, 권위는 신뢰를 낳으며, 신뢰는 발전의 길을 열어간다.

 

갈수록 사회적 신뢰를 잃어가는 한국 서단의 중흥을 위해

이제 2세대 서예가들이 초정 선생을 떠나보내며 한국 서단의 현실을 직시하는 가운데

새로운 발전을 굳게 다짐해야 한다. ‘대가’ 초정 선생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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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강, 누가 다시 흐르게 했나

 

/김희원 한국일보 논설위원

 

 

조국혁신당 예상 밖 높은 지지율 의미는 검찰 정권에 대한 국민 우려 반영 아닌가

권력, 검찰 이용하고 키우는 악습 끊어야

 

거대 양당 견제를 부르짖던 제3지대의 주도권이 조국혁신당에 넘어갔다.

3월 한국갤럽, 전국지표조사(NBS) 등 여론조사에서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13~15%로, 놀라운 우위다.

 

목표 의석 10석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조국혁신당의 부상은 이준석(개혁신당)·이낙연(새로운미래) 신당을 뒷전으로 밀어냈고,

거대 양당의 문제를 가물거리게 했다.

 

‘범죄자 정당’이란 조롱에도 조국혁신당을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만든 것은 누구인가.

‘비명횡사’ 공천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이탈은 예상됐지만

그들과 중도(무당)층 일부까지 끌어들이는 힘은 무엇인가.

 

정치 신인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든 것이 조국 사태와

그를 감싼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면,

오늘날 정치인 조국을 세운 건 윤 대통령과 검찰이다

 

검찰은 더 이상 국민에게 불공정하게 비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대통령으로부터 충성심을 의심받는 것만 두려운 것 같다.

 

총선을 불과 한두 달 앞두고 전 정권 인사들을 겨냥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재수사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씨를 기소하는 것은,

과거 검찰이라면 공정한 척하기 위해서라도 하지 않았을 일이다.

 

반면 김건희 여사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범들이 기소되고

유죄 판결을 받을 때까지 소환조사 한 번 하지 않은 검찰이

디올 백 수수를 조사할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거슬러 올라가면 검찰 독립성, 중립성에 깊은 상처가 난 것은

검찰총장이 정계에 직행하지 않는다는 금기를 깨고 윤 대통령이 대선에 뛰어든 때부터다.

 

유권자의 선택은 받았지만 윤 대통령은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보다 검찰을 전면에 내세웠다.

집권하자 최측근을 법무부 장관에 기용하고

검찰총장은 임명하지 않은 채 검찰 직할 체제를 구축했다.

 

공직 곳곳을 검사 출신으로 채웠다. 노골적인 선택 수사, ‘반(反)카르텔 정부’가 그렇게 열렸다.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할 대통령 거부권을 배우자를 위해 쓴 대통령의 법치와 상식은 빛이 바랬다.

 

자신이 법정에 세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하고 그를 변호한 유영하·도태우 변호사가

여당 공천으로 대구에 출마하는 자기부정의 현실은 황망하다.

 

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 대사로 빼돌린 수사방해는 몰염치하다.

 

검찰총장 당시 조국 일가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 수사라는 명분으로 이해할 수 있었지만

대통령이라는 권력의 자리에선 변명이 안 되는 원칙 훼손이다.

 

2심까지 실형 선고를 받은 조국 대표에게 몰리는 표심은,

주권 행사를 심판으로 소모하는 우리 정치의 비극적 현실이다.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이나 근로시간 개편, 감세 등 여파를 고민해야 할 총선은

심판의 욕구를 쏟아내는 시간이 됐다. 누가 더 무거운 심판을 받아야 하는지를 놓고 싸운다.

 

이쪽도 잘못이지만 저쪽이 더 큰 문제라는 끝도 없는 늪이다.

그토록 건너려 했던 조국의 강이 다시 우리 앞에 도도하게 흐른다.

 

검찰의 과잉 수사로 무고함을 주장할 수는 없다고 조국 대표를 비판해 온 나는

지금도 그의 정치가 명예회복의 길이 아니라고 믿는다.

 

“검찰독재를 조기에 종식하겠다”는 조 대표의 연설은 현실성 없는 수사라 여긴다.

그러나 조국혁신당 지지에 담긴 검찰 견제 요구는 실재한다.

 

7일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 연례보고서에

한국이 독재화 국가로 분류된 지금은 더욱 그렇다.

 

정치와 행정, 사회 전반에 미치는 검찰의 영향력은 더 막강해졌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더 중요한 문제가 됐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 개혁에 누구보다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실패했다.

적폐 청산 수사에 의존하다가 윤 대통령을 키워 정권을 내주었다.

 

권력자가 자기 정치를 위해 검찰을 이용하면서 권한을 키운 결과가

부메랑으로 돌아온 게 처음도 아니다.

윤 대통령이 가는 길이 같은 길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기자 여러분, 유권자가 알고 싶은 선거정보는 그게 아니에요

 

언론은 유권자와 눈높이를 맞춰라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기자 여러분, 유권자가 알고 싶은 선거정보는 그게 아니에요

 

차가 심하다. 유권자와 언론의 눈높이가 다르다. 평소에도 그랬지만, 선거 때는 그 차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유권자는 정치인을 직접 만나기 어렵기에 대부분 언론을 매개로 만난다. 언론은 유권자와 정치를 잇는다. 유권자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질 높은 정보를 제공해 도와야 한다. 그것이 언론의 사회적 책무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이기도 하다.

2024년 올해는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새해가 밝을 때부터 언론은 선거를 주목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많다 보니 시민 관심도 높다. 내일 당장 투표해서 심판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고, 국정을 잘 운영하도록 여당을 지지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뿐만 아니라 21대 국회를 평가하며 국회부터 물갈이하고 싶다는 유권자도 많다.

유권자와 언론이 선거에 관심이 높은 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 관심이 서로 다르다. 언론은 거대 정당, 이름난 정치인에 관심을 가지고 보도한다. 선거를 준비하는 다양한 세력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늘 해왔던 대로 거대양당 대결 구도, 정당별 계파 갈등을 주요하게 다룬다. 폭발하는 말싸움을 여과 없이 전달하거나 대립 양상 위주로 중계한다.

공천은 정당의 일이다. 유권자가 당원은 아니다. 유권자가 꼭 알아야 할 정보가 있다면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 방식인가,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정당의 변화가 무엇인가, 그리고 결과가 아닐까. 국회는 민의를 대변하기에 군소정당이라도 어떤 가치를 내걸고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지 유권자는 알고 싶다. 빨간 맛, 파란 맛 외에 어떤 정치의 맛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는 76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필자는 1992년 14대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올해 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대다수 유권자처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투표에 참여했다. 그러나 아홉 번의 투표마다 정보 부족에 시달렸다. 언론 모니터를 해왔음에도 유권자에게 주는 정보가 너무 얄팍하고 단순하다고 느꼈다. 언론의 역할에 목말랐다.

얼마 전 <뉴스타파>가 '청년 법안 97%가 실종되는 대한민국 국회'라는 제목으로 국회의 세대 다양성 문제를 조명했다. 21대 국회에서 20~30대 청년 의원은 전체 의원 300명 중 13명(4.3%)에 불과했고, 이는 투표 당시 40세 미만 유권자 비율(33.8%)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라고 분석했다. 아는 청년에게 이 기사를 보여주니 선거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슬로우뉴스>는 '박용진은 삼성의 눈엣가시였다'는 제목으로 박용진 의원이 21대 국회에서 이룬 성과를 짚었다. 2020년 1월 일명 '유치원 3법'을 통과시킨 핵심 활동과 재벌을 향한 감시 활동을 정리했다. 콘텐츠를 함께 본 유권자는 국회의원의 자찬이 아니라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정보라서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국회의원의 역할을 실감하는 정보였다면서.
 
<부산MBC>는 지난해 공공기관에 접수된 민원을 분석해 민심을 살펴보고 정책공약 선거를 촉구하는 취지의 기획보도를 했다. 공개 전자민원 7천 건과 비공개 민원 1만 3천 건 등 2만여 민원자료를 분석해 시민에게 필요한 정책을 제시했다. 지역언론이 시민에게 필요한 정책을 제시하고 공론화한 보도로 유권자에게 도움 주는 기획보도로 평가할 만하다.

여전히 목마르지만 샘물 같은 보도도 있다. 언론이 무엇을 어떻게 다루고 보도하느냐에 따라 유권자의 관심과 결정은 달라질 수 있다. 언론은 양질의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판세나 훈수, 말싸움 중계로 선거 보도를 끝내서는 안 된다.

생애 첫 선거를 준비하는 유권자를 생각하며 기획하고 보도하라. 유권자와 눈높이를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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