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일기

봄. 추웠던 겨울을 지나고 성큼성큼 다가오는 봄.

항상 오는 봄이지만 마음이 설렘니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모두들 봄이라고 느끼는 건 꽃이 피기 때문입니다.

봄은 노란색입니다

양지꽃, 개나리꽃, 산수유 등

봄은 다른 계절보다 유난히 노란 꽃이 많이 피는 계절입니다.

그것도 겨울을 막 벗어난 이른 봄에 샛노랗게 피어나는 꽃들은

몸과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그냥 보기만 해도 좋은 봄입니다.

올해들어 두번째로 농장에 들렸습니다

겨우내 쌓인 눈은 사라졌지만

계곡에는 아직도 얼음이 남아있고

봉화산은 아직도 흰눈을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못에는 개구리가 봄이 되었다고

구석구석 자리를 차지했더군요

양지꽃이 한창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면 밟아버리기 쉬운

작고 귀여운 노란색이 모두를 기쁘게 합니다


지난 겨울은 몹시 추웠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찾아갔더니

노루귀가보라색 꽃망울을 한껏 뽐내고 있었습니다

주인도 찾아오지 않는 농장에

홀로 긴겨울을 용케도 이겨낸 것입니다

반가움으로 머리를 땅에 대고 디카를 들이 댑니다


노루귀의 솜털을 보면 참 지혜롭습니다.

아직 계곡에는 얼음이 남아있고, 봄바람은 차거운데,

솜털에 둘러쌓인 보온재가 어디 오리털 점퍼보다 못할까요.



연못의 얼음은 녹았지만

아직은 손을 담글 수 없을만큼 시립니다

겨우내 베란다에서 보관해오던

앵무새깃을 새로 심었습니다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니

수련도 새잎을 올리느라 분주합니다



옮겨 심었던 진범이 새잎을 달았습니다

초록빛이 짙어지면 보라색 꽃대를 올릴게 분명합니다


지난 가을 튜립을 심으며 걱정을 맣이 했습니다

과연 영하 20도를 넘는농장에서 살아남을까

짚으로 덮어주고 비닐을 씌우고..

너무 반가웠습니다

의연하게 꽃대를 준비합니다



깽깽이풀이 겨우 싹을 달았습니다

꽃대를 세우지 못하는게 아무래도 실패작입니다

아니면 더 기다려야 할까요


이쁘고 귀여운 빨간 얼굴을 내밀고

작약도 봄을 시작합니다

그사이 식구가 배로 늘어났습니다


꽃무릇은 조금씩 잎이누렇게 변하고

대신 상사화가 피어납니다

가을에 풍성한 꽃대를 기대합니다


그냥 지나칠뻔 했는데

바위 사이로 산마늘이 풍성합니다

새 식구를 달고 나왔군요

올해는 꼭 씨앗을 받아서 나눔할 예정입니다


두메부추입니다

여러포기를 심었는데 겨우 살아 남은거 같군요


매발톱입니다. 그것도 앞에 '하늘'이 붙은.....

매혹적인 보라색 꽃을 보여 줄 것입니다


여기저기서 구해온 두릅을 심느라 땀깨나 흘렸습니다

주로 뿌리를 구해서 묻었는데 살아날런지 모르겠습니다

매실나무를 하늘정원으로 오르는 길옆으로 심고

언덕에는 살구나무와 왕벗나무를,

밭 중앙에는 단풍나무와 산딸나무를 심었는데

유실수를 구하지 못해 현재 고민중입니다

봄따라 오랫만에찾아간 농장

주인을 없었지만 나름대로 긴 겨울을 잘 이겨냈습니다

머지않아농장에는들꽃이 피고지는 꽃동산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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