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 호미 들고 괭이 메고 /
뻗어가는 메를 캐어 / 엄마 아빠 모셔다가 / 맛있게도 냠냠/

'뻗어가는 메를 캐어' 정말 엄청나게 뻗어간다.

메꽃은 생김새가 깔때기 모양이기 때문에 종종 나팔꽃이라 잘못 불리기도 한다.

식물분류학상, 둘 다 메꽃과(科)임에는 틀림없지만 속(屬, genus)이 다르다.

 

 

뿌리뿐 아니라 꽃은 차로도 이용한다. 혈압과 혈당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된다 하니,

올 여름엔 은은한 메꽃차를 만들어 고운 내 님에게 정갈하게 내어봄도 좋을 듯 싶다.


나팔꽃 속(屬)의 나팔꽃은 주로 보라색으로 피어 은근히 자극적인데 비해,

메꽃 속(屬)의 메꽃은 엷은 분홍색이라 그런지 수수하게 느껴지며,

주로 풀밭에서 기어 다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인다. 잎 모양 역시 다르다.

메꽃의 잎은 좁고 성인의 검지 크기만큼 길쭉한 장타원형이며,

나팔꽃의 잎은 넓은 모양으로 양쪽으로 갈라짐이 있다.

그리고 둘은, 꽃이 피어있는 시간대가 다르다.

 

개화 시간이 열두 시간 정도인 것은 같으나 나팔꽃의 경우, 한밤부터 오전까지 피었다가

한낮이면 오그라들게 되므로 늦게까지 자고 한낮이 되어 활동하는 사람은 볼 수가 없다.

그러나 메꽃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낮 동안 내내 피어 있어 누구나 꽃을 볼 수 있다.

풀밭에 살그머니 피어있는 메꽃은 '고자화'라는 우울한 별명이 있다.

그것은 생식기인 꽃이 그 기능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꽃 속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는 완전화(갖춘꽃)이기는 하지만

다른 개체의 꽃가루를 받아야만 수정이 이루어진다.

이는, 식물의 '이형예현상(異型蕊現象)'으로 이런 식물이 여럿 있다.

개나리도 그렇고 메일, 부레옥잠에서도 볼 수 있다.

어쩌면 메꽃은 땅 밑 뿌리줄기의 왕성한 세력으로 종족 번식에 승부를 걸었는지도 모르겠다.

 

겉으로 보이는 '허우대'의 기능은 허술할지라도, 숨겨진 '아래'의 힘은

그 어느 식물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가히 훌륭한데 '고자화'라니 참 아이러니한 표현이다.
뿌리뿐 아니라 꽃은 차로도 즐긴다. 혈압과 혈당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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