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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간지풍이 대형산불 원인

들연 2018. 3. 28. 20:53

 

 

났다 하면 대형산불…원인은 야속한 바람 '양간지풍'

주로 봄철 발생…고온 건조·속도 빨라 '불난 집에 부채질'
산불 현장 순간풍속 초속 11.7m 강풍에 주변 피해 확산

 

지난달 축구장 면적(7천140㎡) 164개에 해당하는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강원 삼척 노곡·도계 산불에 이어 한 달여 만인

28일 고성에서도 큰 산불이 나 화마(火魔)가 산림을 집어삼키고 있다.

 

 

강원도는 잊을만하면 대형산불이 나 '산불 악몽'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날 산불로 오후 2시 현재 축구장 50개와 맞먹는 산림 35㏊가 소실된 것으로 추산됐다.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산불피해 확산 원인으로 '바람'이 지목되고 있다.

 

강원도 내에서 산림보호법에 따라 피해면적 100㏊ 이상 대형산불로 분류된 산불은

건조한 날씨에 강풍이 자주 부는 3∼4월 발생한다. 

 

특히 대형산불이 잦은 동해안 지역은 봄이 되면

양양과 고성 간성,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강한 바람이 부는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는 특이한 기상현상이 나타난다. 

 

양간지풍은 고온 건조한 특성이 있는 데다 속도까지 빠르다.

이 계절풍은 봄철 '남고북저' 형태의 기압배치에서 서풍 기류가 형성될 때 자주 발생한다.

 

봄철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이동해 상층 대기가 불안정하면 바람 세기가 강해진다.

영서 지역 차가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을 때 역전층을 만나 압축되는 동시에 속도도 빨라진다. 

 

이 바람이 경사면을 타고 영동지역으로 내려가면서 강한 바람을 일으킨다.

동해안은 이맘때면 전국에서 가장 건조해 한 번 불이 붙으면

양간지풍은 그야말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다. 

 

강원도는 면적 82%가 산림으로 둘러싸인 '산악도'(山岳道)인 데다

동해안은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 위주 단순림이 많아 산불 발생 시 피해도 크다. 

 

국립기상연구소는 2012년 2월 영동지역에 한번 불이 붙으면 대규모로 번지는 이유가

 '양간지풍'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산불도 동해안에 내려진 강풍 주의보 속에 산불현장에는

순간풍속이 초속 11.7m의 강풍이 불면서 탑동리에서 가진리, 공현진리 등 바닷가로 번졌다.

 

오전 7시께는 초당 순간풍속이 미시령 26.14m, 간성 18.74m, 속초 17.2 등에 이르기도 했다.

고성 산불은 오후 2시 현재 산림 35㏊를 비롯해 주택 3채·사무실 2곳·컨테이너 3동 등 건물 8동이 소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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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한 포기는 커녕 희뿌연 잿가루만 가득

 

강릉 대형산불 피해 1년

 

 


◇강릉 대형산불이 발생한 지 1년이 돼 가는 가운데 27일 강릉시 성산면 대관령 산기슭이

불에 탄 나무가 베어진 채 민둥산으로 변해 황량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다.

 

화마가 휩쓴 자리 민둥산 변해
예산·인력 탓에 복원 지지부진
70도 급경사 장마철 산사태 우려


27일 오후 2시께 강릉시 성산면의 한 야산은 300여일이 지났는데도 화마의 상처는 그대로였다.

산지는 나무 한 그루 없이 휑한 토사만이 가득했고,

곳곳에는 벌목된 나무 수십 그루가 널브러져 있었다. 온전한 풀 한 포기조차 찾기 어려웠다.

잘려 나간 나무의 밑둥은 마치 숯처럼 새까맸고,

표면을 덮고 있던 흙을 들춰내자 희뿌연 재가 풀풀 피어올랐다.

 

이곳은 지난해 5월 산불로 초토화된 곳이지만 아직도 복구되지 않은 채 점점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한순간의 산불이 우리의 자연을 얼마나 철저히 파괴시키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예산과 인력 등의 이유로 복구작업이 늦어지면서 여름철 폭우 시 산사태 발생도 우려됐다.

약 70도의 깎아지를 듯한 급경사에는 나무가 없다 보니

비가 내릴 경우 그대로 도로에 토사가 유출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 지난해 여름 산불 피해 지역 인근 주택가에 흙이 흘러내려 피해를 입기도 했다.

산불이 지나간 또 다른 지역인 홍제동의 한 야산도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다.

3월이면 푸르른 나무들로 울창한 숲을 이뤘겠지만 지금은 `사막'과도 같았다.

강릉시 관계자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강릉IC 인근 등

올림픽 주요 동선에 나무를 신속하게 심었다”며

 “아직 복원하지 못한 곳은 순차적으로 복구작업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해 5월 발생한 동해안 대형산불로 인해

강릉시 성산면과 홍제동 일대의 산림 252㏊가 불에 탔고 8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시 피해금액은 48억7,000만여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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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성 산불 6개 중 4개 동해안 발생…서울 절반가량 잿더미

1996·2000·2005·2017년…총 산림피해면적 2만9천546㏊


"산불 대형화 대응하려면 인력·장비·시스템 투자 늘려야"


 

꺼지지 않는 고성산불

 

 

28일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소중한 산림을 또다시 집어삼키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축구장 면적(7천140㎡)의 56배에 달하는 40㏊가 소실된 것으로 추산됐다.

 

녹색연합 서재철 사무국장은 "1960년부터 반세기 넘게 국민이 땀 흘려 가꿔온 울창한 산림이

산불로 말미암아 잿더미로 변할 때마다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동해안 주민에게 봄은 '악몽의 계절'과 다름없다.

봄철마다 몰아치는 강풍이 산불 발생 위험을 높이는 데다,

 산불이 일단 발생하면 강한 바람을 타고 겉잡을 수 없게 확산하기 때문이다.

 

이번 고성산불 발생 당시에도 동해안에는 강풍 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순간 최대 풍속은 미시령 26.14㎧, 간성 18.74㎧, 속초 17.2㎧를 기록했다.

 

1996년 고성산불, 2000년 동해안산불, 2005년 양양산불, 2017년 강릉·삼척산불 등

과거 동해안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모두 강풍으로 말미암아 엄청난 산림피해가 발생했다.

 

이들 산불은 산림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우리나라의 재난성 산불이다.

우리나라 재난성 산불 6개 중 4개가 강원 동해안에서 발생했다.

 

1996년 고성산불은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산림 3천762㏊를 태웠다.

2000년 4월 발생한 동해안산불은 아흐레간 강원 고성·강릉·동해·삼척은 물론

경북 울진 일대 산림 2만3천794㏊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낙산사를 집어삼켰던 2005년 4월 양양산불 산림피해면적은 973㏊에 달했다.

2017년 5월에는 강릉과 삼척에서 동시에 발생한 산불로 총 1천17㏊에 이르는 산림이 사라졌다.

 

 

 

강풍 타고 번지는 고성산불 

 

 

강풍 타고 번지는 고성산불

 

이들 4번의 산불로 축구장 4만1천380개, 여의도 면적(290㏊)의 102배,

서울시 면적(6만500㏊)의 48.8%로 절반에 육박하는 동해안 녹색지대 2만9천546㏊가 검은 재앙의 땅으로 변했다.

 

산불 발생 당시 최대풍속은 1996년 고성산불 27㎧, 2000년 동해안산불 23.7㎧,

2005년 양양산불 32㎧, 2017년 강릉·삼척산불 23㎧ 등 평균 26㎧를 넘었다.

 

산불 후유증도 심각한 재앙이다.

복구비용은 물론 산림 생태계가 산불 이전 상태로 회복될 때까지 잃어버리는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포함하면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든 엄청난 추가 피해를 동반한다.

 

국내 역사상 최악 산불로 기록된 2000년 동해안산불은 5년 넘게 산불 흔적을 지우고

산림 복구에만 1천억원을 썼지만, 아직도 곳곳에 상처가 남아 있다.

 

서 사무국장은 "산불로 사라진 숲을 회복하려면, 황무지가 숲으로 변한 세월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후변화 등으로 대형화하는 산불에 대응하려면 인력, 장비, 시스템 등 투자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