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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특수도 비껴간 양양공항

들연 2018. 1. 15. 17:42

양양공항, 평창동계올림픽 특수도 비껴간 애물단지

최윤신


평창동계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가까워졌지만 올림픽 관문공항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던

 양양국제공항의 활기를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양양공항은 112억8300만원의 지자체 지원금을 받고도 25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강원도 지역발전을 위해 개발된 공항이 지자체 세금을 갉아먹는 애물단지가 된 것.

앞서 평창올림픽을 통해 양양공항과 강원도지역 관광산업 발전이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지만

이 같은 기대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 올림픽기간 양양공항 취항 국내항공사 전무

 

 

한 도시가 올림픽을 개최하면 해당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은

 ‘관문 공항’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양양공항의 경우 이런 움직임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의 땅이 좁고 육상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기 때문이다.

평창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서울에서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까지 가는 시간 정도면 철도나

육상교통을 통해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 서울-양양고속도로와 KTX 경강선이 개통돼

서울에서 평창까지 이동하는 데는 불과 두시간 남짓 걸린다.

그렇지 않아도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국내선 취항을 꺼리는 항공사들은 양양공항을 아예 외면하고 있다.

 

올림픽 기간 양양공항에 국내선을 띄우는 항공사는 대한항공 뿐이다.

아시아나항공과 6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올림픽기간 양양국제공항 취항 계획이 없다.

 

대한항공의 노선도 자사 환승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환승항공편이다.

국제선을 이용하지 않는 승객은 이 노선을 이용할 수 없다.

 

노선 자체의 수익성보다는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서 고객편의 제공과

 사회공헌 차원에서 공급하는 노선의 성격이 짙다.

 

제주도와 지방에서의 여객 수요도 많지 않다.

양양공항을 모기지로하는 소형비행기 항공사인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가

지방공항발 양양공항 노선을 운항하지만 육로교통 이용을 대체하지는 못하는 현실이다.

 

또 제주도 이동 수요의 경우 대한항공이 매일 한차례 운항하는

제주-원주공항이 강원도 전역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 국제선 노리는 강원도, 플라이양양 아쉬움 커

 

강원도는 국내선에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국제선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올림픽 기간 여러 전세노선 취항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도는 법무부와 협의해 오는 22일부터 4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3개국의 5인 이상 단체관광객은

비자 없이 양양국제공항으로 입국할 수 있도록 했다.

 

양양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이들 관광객은 15일간 강원도와 서울 등을 관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양양공항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올림픽 기간 전세기 취항으로 반짝 성과를 낼 수 있겠지만 지속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전문가들은 “일정규모의 항공편이 지속 공급되고 배후 관광자원 개발이 연계되지 않는 한

양양공항이 자립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강원도 역시 양양공항을 살리기 위해선 이 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항공사를 설립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이 대목에서 최근 면허를 신청했다가 반려된 플라이양양에 대한 아쉬움이 커진다.

플라이양양은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추진됐던 LCC다.

 

플라이양양의 경우 강원도와 협약을 통해 공항 인근 배후 관광지 조성 등

지속 가능한 계획을 수립했지만 국토부는 두차례나 면허를 반려했다.

 

강원도 역시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제출한 사업계획은 면허발급 요건을 충족하고도 남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며

“다시 사업계획서를 면π밀하게 짜고 자본금을 충분히 확보해서 재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슈! 지방공항]

⑥만성적자 허덕이는데…'밑 빠진 독' 이대로 괜찮나

14곳 중 10곳 적자…막대한 시설투자에도 이용객 감소
"수요예측 실패·교통여건 변화…재정 지원은 미봉책"

 

 포화상태로 숨이 막힐 지경인 메이저 공항과는 달리 대부분의 지방공항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해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양양국제공항
양양국제공항[연합뉴스 자료사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영진(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지방공항별 당기순이익' 자료에 따르면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10개 공항이 최근 5년간 적자경영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울산, 청주, 양양, 여수, 사천, 포항, 군산, 원주, 무안공항 등이다.

2017년 기준으로 흑자를 본 공항은 김포, 김해, 제주, 대구공항 등 4곳에 불과했다.

 

김 의원이 발표한 '지방공항별 당기순이익' 자료와 한국공항공사의 공항별 항공통계 자료를 종합해 보면 청주, 무안, 양양, 울산, 여수, 군산공항 등은 적자공항 가운데서도 사정이 더욱 어렵다.

◇ 적자 늪에서 허우적…시름 깊은 '마이너 공항'

1997년 4월 개항한 청주공항은 개항 19년 만인 2016년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2017년 57억6천600만원의 적자를 내면서 다시 적자의 늪에 빠졌다.

적자 발생은 공항시설 투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 발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청주국제공항
청주국제공항[청주국제공항 제공]

지난해는 주차빌딩 신축에 325억원이 투입됐고 올해는 국내선 여객터미널 증축에 464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여객도 2016년 개항 이후 최대치인 273만2천755명을 기록했으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된서리를 맞은 2017년 257만1천551명으로 16만1천204명(5.9%)이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는 245만3천596명으로 11만7천955명(4.6%)이 감소하는 등 중국발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1992년 12월 개항한 군산공항도 개항 이후 해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3년 21억5천900만원이었던 적자는 2017년 27억1천만원으로 늘어났다.

1997년 45만6천926명에 달했던 여객도 2008년에는 9만9천669명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때 잘나갔던 울산공항도 여객이 감소하며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1997년 169만1천279명에 달했던 울산공항 여객은 2014년 45만7천60명까지 떨어진 후 2015년부터 소폭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는 81만7천341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울산공항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전국 14개 공항 가운데 적자공항 1위를 차지했다.

울산공항
울산공항[울산공항 제공]

적자 규모는 2013년 92억3천600만원, 2014년 99억7천300만원, 2015년 114억8천300만원, 2016년 116억5천만원, 2017년 116억1천200만원에 달했다.

무안공항 역시 2017년 139억9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해 전국 14개 공항 중 적자 폭이 가장 컸다

여수공항도 비슷하다.

2013년 88억2천100만원에서 2017년 128억2천500만원 등으로 5년 만에 적자가 38.8%나 증가했다.

여수공항은 KTX 개통으로 이용객 수가 매년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양공항 또한 상황이 심각하다.

영동권 허브공항을 목표로 2002년 개항한 양양공항 건설에는 3천567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이 투입됐다.

하지만 여객감소로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2017년 적자는 118억5천700만원에 달했다.

◇ 지역거점 항공사 설립 추진…자치단체·공항 안간힘

이처럼 지방공항들의 적자가 누적되자 침체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와 공항들의 몸부림도 치열하다.

양양∼다낭 부정기편 취항
양양∼다낭 부정기편 취항[연합뉴스 자료사진]

울산시는 2011년 울산공항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마련한 뒤 2016년부터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울산시는 2016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등 2개 항공사에 운항 손실금 1억8천3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손실금 지원 규모를 2억원으로 늘렸다.

여수와 순천, 광양 등 광양만권 3개 자치단체는 여수공항 활성화를 위한 지역항공사 설립에 필요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기로 했다.

광주광역시와 전남도는 2021년까지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강원도와 충북도는 양양공항과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저비용항공사(LCC) 항공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플라이강원과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에어로K(여객)와 가디언즈항공(화물)은 현재 국토교통부에 항공운송사업면허를 신청한 상태다.

강원도와 충북도는 이들 항공사의 면허가 발급되면 공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온힘을 쏟고 있다.

강원도는 "플라이강원 설립만이 양양공항을 살리는 길"이라며 "면허가 반려되면 그동안 양양공항에 해왔던 모든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원도는 양양공항 개항 이후 지금까지 181개 노선, 2만4천755편을 직접 유치하면서 도비와 군비 등 220억원을 투입했다.

중장거리 vs 지역거점 …신규LCC 도전 3사3색 (CG)
중장거리 vs 지역거점 …신규LCC 도전 3사3색 (CG)[연합뉴스 TV제공]

 

한국공항공사도 공항 주변 지역 자치단체와 손잡고 다양한 여행상품 개발에 나서는 한편 청주와 무안, 양양공항 등 지방공항 활성화와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과 베트남 현지 유명연예인이 한국을 여행하는 영상을 제작해 이를 현지 TV와 SNS 채널을 통해 송출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김효중 가톨릭관동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지방공항들이 적자를 내는 것은 이용객이 없기 때문"이라며 "공항건설 당시 수요예측을 잘못했거나 공항건설 이후 변화한 주변 교통여건이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치단체들이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재정지원 등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는 미봉책일 수 있다"며 "지방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항공사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기존 LCC 등을 중심으로 항공사 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출혈경쟁과 그에 따른 수익성 악화, 신규 사업자의 재무안전성 문제, 수요 확보의 불확실성, 전문 항공인력 부족 등을 들어 새로운 항공사의 시장 진입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토부는 플라이강원과 에어로K, 에어프레미아, 에어필립 등 항공사가 낸 사업계획서를 심사 중이며 올해 1분기 안에 최종 심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