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의 본산 구인사
천태종의 본산 구인사
온달관광지에서 약 3km 떨어진 산자락에는 한국 천태종의 본산 구인사가 있다.
국내 사찰을 통틀어서 손에 꼽을 만큼 큰 절이다.
주차장에서부터 맨 꼭대기까지는 약 1.5km, 일주문에서 시작해도 500m 가까이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한다.
중앙 통로를 중심으로 50여 채의 전각이 소백산 계곡 하나를 통째로 메우고 있는 형국이다.
무려 1만 명이 상주할 수 있는 규모지만, 항공사진이 아니면
전체 모습을 파악하기 어려운 지형에 자리잡았다.
기와와 처마 등 외형은 한옥의 형태를 차용하고 있지만, 기본 골격은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좁은 계곡 양편으로 최고 7층에 이르는 건물들이 빼곡해
전각을 연결한 다리에서 보면 중국 영화나 사극 세트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규모에 비해 치장은 요란하지 않고 수수해 산자락의 아늑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단, 맨 꼭대기 대조사전(大祖師殿)은 예외다.
구인사에서 유일한 목조건물일 뿐만 아니라 웅장하고 화려함도 단연 으뜸이다.
외관은 3층이지만 내부는 천장까지 툭 트인 점도 특이하다.
전체 건축은 신응수 대목장이 지휘했고, 오세필 기와장인이 15년 가까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개발한 은은한 황금기와로 지붕을 장식했다.
전각 내부에 초상을 안치한 상월대조사는 500년 가까이 맥이 끊긴
한국 천태종을 복원하고 1945년 이곳에 처음으로 구인사를 창건한 인물이다.
짧은 기간에 이만한 불사를 이루었으니 일부에선 ‘주식회사’라는 비아냥도 있지만,
구인사는 생활불교 도량으로서의 명성도 높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수행하는 ‘주경야선’을 실천하는 사찰로,
수많은 관광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식사도 직영 농장에서 생산하는 식재료로 충당하고 있다.
특히 50명의 스님이 배추 4만 포기로 5일 동안 김장을 담는 행사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