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구암동산

한산(寒山) 과 습득(拾得)

들연 2017. 2. 1. 18:15

 

 

한산사 한산과 습득 이야기

한산사는 서기 502년에 건립된 고찰로 1.500년이나 된 오래된 사찰이다.

중국의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5차례나 화재가 발생하여 소실되었다가 淸代末에 재건되었다.

중국의 대부분 관광지는 들어가는 문과 나가는 문이 다르다.

 

한산사는 입구로 들어가 대웅전 안으로 들어가면 부처님 뒤를 돌아 밖으로 나가게 되어있다.

우리나라 절과는 틀리게 건축되어있다.

 

 

 

당나라 때에는 일본에서 많은 스님들이 유학을 오기도 하였다.

당대(唐代)의 승려인 한산(寒山)이 이 절에 주지로 근무한 후부터 한산사라고 개명되었다.

 

한산사에서는 한산과 습득(拾得)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우리가 잃어버린 물건을 주웠을때 쓰는 바로 그 습득이다.

 

이 이야기는 사나이들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로 중국에서는 꽤 유명한 이야기다.

이곳 한산사에는 한산과 습득의 상(像)이 있는 한습전(寒拾殿)이라고 있다.

 

  

한산(寒山) 과 습득(拾得)

 

 

한산(寒山)시집에서...

 

靑山見我無言以生(청산견아무언이생)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見我無塵以生(창공견아무진이생)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解脫貪愛解脫塵埃(해탈탐애해탈진애)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如水如風生涯以去(여수여풍생애이거)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한산 과 습득은 당나라 때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전설적인 인물들입니다.

이 두 사람은 풍간 선사라고 하는 도인과 함께 국청사에 살고 있었는데,

세상 사람들은 이들을 국청사에 숨어 사는 세 사람의 성자라는 뜻으로

국청삼은(國凊三隱)이라고 불렀답니다.

 

이 분들은 모두 불보살님들이셨는데 바로

풍간 선사는 아미타부처님,

한산은 문수보살님,

습득은 보현보살님의 나투심 이라고 합니다.

한산은 국청사에서 좀 떨어진 한암 이라는 굴속에 살았기에 붙여진 이름이었습니다.

 

늘 다 떨어진 옷에 뾰족한 모자를 쓰고 커다란 나막신을 신고 다녔으며

때가 되면 국청사에 와서 습득이 대중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모아주면 먹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가끔 절에 와서 거닐기도 하고 때로는 소리를 지르거나

하늘을 쳐다보고 욕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절의 스님들은 그런 그를 작대기로 쫓아내곤 하였는데,

그러면 한산은 손뼉을 치고 큰 소리로 웃으며 가버리는 것 이였습니다.

 

습득은 풍간스님이 길을 가다가 버려진 남자 아기를 주워다 길렀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국청사 주지스님은 습득이 자라자 법당 부처님 앞에 있는 촛대와 향로를 청소하는 일을 맡겼습니다.

 

하루는 스님이 법당 앞을 지나가는데 법당 안에서 말소리가 나는 것 이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습득의 목소리였습니다.

 

부처님, 밥 잡수시오. 안 잡수셔? 그럼, 내가 먹지.”

부처님, 반찬 잡수시오. 안 잡수셔? 그럼, 내가 먹지.”

 

스님이 이상히 여겨 법당 문을 열어보았더니 습득이 부처님 턱 밑에 앉아

공양 올린 밥을 숟가락으로 퍼서 부처님 입에 갖다 대고는 자기가 먹으면서 연신,

 

부처님 밥 잡수시오. 안 잡수셔?

그럼. 내가 먹지.” 그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화가 난 스님은 그를 부엌에서 설거지하는 일을 맡겨버렸습니다.

그는 부엌에서 그릇을 씻거나 불을 때는 일을 하였는데,

 

설거지를 하고 난 뒤에는 남은 밥이나 음식 찌꺼기를 모아 대나무 통에 넣고서는

한산과 어울려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어느 날 습득이가 마당을 쓸고 있는데 주지스님이 지나다가

너 이름이 무엇이며, 어디에 사느냐?하고 물었습니다.

습득은 일을 중지하고 손을 깍지 짓고 섰습니다.

 

주지스님이 그 뜻이 뭔지 모르고 가만히 서 있는데,

그 옆에 寒山이 나타나서 가슴을 밀면서 蒼天蒼天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습득이가 한산에게 도리어 묻기를 내 무어라 했느냐하였습니다.

그러자 한산이가 말하기를 어찌 東家(동가) 사람의 죽음을 모르고 西家 사람이 슬퍼하겠나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울고 웃고 춤추며 주지스님 앞을 지나 밖으로 멀리 뛰어나가 버렸습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국청사에는 절의 외진 곳에

가람신(伽藍神 : 절을 보호하는 신)을 모셔둔 당이 있었는데

별로 돌보는 이가 없어서 문짝이 다 떨어져 나가고 지저분했습니다

 

습득이 청소를 하고 사시 때마다 공양을 올려놓으면

지켜보고 있던 까마귀가 내려와서 마구 쪼아 먹는 것이었습니다

 

하루는 이를 지켜보던 습득이 가람신에게 달려가 지팡이로 마구 때리며

"네 밥도 지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가람을 지켜? 이 못난 놈아!" 하며 꾸짖는 것이었습니다.

 

이 날 저녁 주지스님 꿈에 가람신이 나타나서 말하기를

"보현보살께서 내 밥도 못 지킨다고 저를 마구 때리니 죽을 지경이요.

내 집에 문을 달아 주든지 아니면 공양 올리는 일을

보현보살에게 맡기지 말아주셔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이 이상한 꿈 이야기를 대중에게 하니 모두 똑 같은 꿈을 꾸었다고 소란들이었으며,

더구나 그게 바로 습득인 줄 알고는 더욱 신기해하였습니다.

 

그들은 일없이 하늘을 보고 웃기도 하고, 큰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미친 사람 짓을 하면서도, 입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 불도의 이치에 맞는 말만 하였습니다.

 

어느 날 주지스님이 멀리 가셨다가 산아래 목장을 지나 돌아오시는데,

한산과 습득이 소 떼와 더불어 놀고 있었습니다.

 

한산이 먼저 소 떼를 향하여 말을 했습니다.

이 도반(道伴)들아, 소 노릇하는 기분이 어떠한가,

시주 밥을 먹고 놀기만 하더니 기어코 이 모양이 되었구나.

오늘은 여러 도반들과 함께 법문을 나눌까 하여 왔으니,

이름을 부르는 대로 이쪽으로 나오게.

 

첫 번째, 동화사 경진 율사!” 그 소리에 검은 소 한 마리가 음메~’하며 앞으로 나오더니,

앞발을 꿇고 머리를 땅에 대고 나서는 한산이 가리키는 위치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은 천관사 현관법사!” 이번에는 누런 소가 음메~’하고 대답하더니

절을 하고는 첫 번째 소를 따라 갔습니다. 이렇게 서른 몇 번을 되풀이하였습니다.

 

백여 마리의 소 가운데 서른 마리는 스님들의 환생(還生)인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시주밥만 축내며 공부를 게을리 한 과보로 소가 된 것입니다.

 

몰래 이 광경을 지켜 본 주지 스님은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끼고

마치 쫓기는 사람처럼 절로 올라가며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한산과 습득이 미치광이인줄만 알았더니 성인의 화신임에 틀림없구나.’

 

 

한편 그 고을에는 여구윤이란 사람이 지방관리로 임명되어왔는데 그만 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병은 어떠한 약과 의술로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이를 알게된 풍간 선사가 그의 병을 깨끗이 고쳐 주었고,

이에 여구윤은 크게 사례하며 설법을 청했습니다.

 

하지만 풍간 선사는 나 보다는 문수와 보현께 물어 보시오.”

두 분께서는 어디 계신지요?”

국청사에서 불 떼고 그릇 씻는 한산과 습득이 바로 그분들입니다.”

 

그리하여 자사는 예물을 갖추고 국청사로 한산과 습득을 찾아가니,

한산과 습득은 화로를 끼고 앉아 웃으며 떠들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절을 올리자 한산은 자사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풍간이 실없는 소리를 지껄였군. 풍간이 바로 아미타불인줄 모르고 우리를 찾으면 뭘 하나?”

이 말을 남기고 한산과 습득은 절을 나와 한암굴로 들어 가버렸는데,

 

그들이 굴로 들어가자 입구의 돌문이 저절로 닫기고

그후로 두 사람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합니다.

 

또한 그들은 시에도 능했는데 시를 지어서는 나뭇잎과 바위 등에 써놓았다고 합니다.

한산과 습득의 천진난만한 생활을 알 수 있는 시()가 하나 있습니다.

 

하하하 허허허 웃으며 살자 걱정 않고 웃는 얼굴 번뇌 적도다

이 세상 근심일랑 내 얼굴로 바꾸어라 사람들 근심 걱정 밑도 끝도 없으며

큰 도리는 웃음 속에 꽃 피네

 

나라가 잘 되려면 군신이 화합하고 집안이 좋으려면 부자간에 뜻이 맞고

손발이 맞는 곳에 안 되는 일이 하나 없네 부부간에 웃고 사니

금슬이 좋을시고 주객이 서로 맞아 살맛이 나는 구나

아래 위가 정다우니 기쁨 속에 위엄 있네 하하하 허허허 웃으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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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과 습득의 문답 옛날에 한산이 습득에게 물었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비방하고 업신여기고 욕하고 비웃고 깔보고

천대하고 미워하고 속이니 어떻게 대처(對處) 해야겠는가?

 

습득이 말했다. 참고 양보하고 내버려두고 회피하고 견디어 내고

그를 공경하고 그와 따지지 않으면, 몇 해 후에는 그들이 그대를 보게 되리라 .

 

그런 것을 비켜 갈 비결은 없는가?

내가 언제 미륵보살의 게송을 본 일이 있으니, 들어 보게나.

 

늙은 몸이 누더기 옷 입고 거칠은 밥으로 배를 불리며

해진 옷 기워 몸을 가리니 모든 일에 인연을 따를 뿐이네.

 

어느 사람 나를 꾸짖으면 나는 좋습니다 하고

나를 때리면 나는 쓰러져 눕고 얼굴에 침을 뱉어도 마를 때까지 그냥 두네.

 

내편에선 애쓸 것 없고 저편에선 번뇌가 없으리.

이러한 바라밀이야말로 신묘한 보물이니

이 소식을 알기만 하면 도가 차지 못한다 걱정할 것 없네.

 

사람은 약하나 마음은 약하지 않고

사람은 가난해도 도는 가난하지 않아

한결 같은 마음으로 행을 닦으면 언제나 도에 있으리.

 

세상 사람들 영화를 즐기나 나는 보지도 않고

명예와 재물 모두 비었거늘 탐하는 마음 만족을 모르네.

 

황금이 산처럼 쌓였더라도 덧없는 목숨 살 수 없나니

자공(子貢)은 말을 잘 했고 주공(周公)은 지혜가 빠르고

 

제갈공명 (諸葛孔明)은 계책이 많고 번쾌(樊快)는 임금을 구했으며

한신(韓信)은 공이 크지만 칼을 받고 죽지 않았던가.

 

고금(古今)에 수없는 사람들 지금 얼마나 살아 있는가.

저 사람은 영웅인 체하고 이 사람은 호남자(好男子)라 하지만

 

귀밑에 흰 털이 나게 되면 이마와 얼굴은 쭈그러지고

해와 달은 북 나들 듯 세월은 쏜 살과 같네.

 

그러다가 병이 들게 되면 머리를 숙이고 한탄할 뿐

젊었을 적에 왜 수행하지 않았던가 하네.

 

병 난 뒤에 지난 일 뉘우쳐도 염라대왕은 용서하지 않나니

세 치 되는 목숨 끊어지면 오는 것은 송장뿐, 옳다

 

그르다는 시비도 없고 집안 일 걱정도 않으며

나와 남을 분별함이 없고 좋은 사람 노릇도 아니 하네.

 

꾸짖어도 말이 없고 물어도 벙어리인 양 때려도 성내지 않고

밀면 통채로 구를 뿐이네.

 

남이 웃어도 탓하지 않고 체면을 차리지도 않으며

아들 딸이 통곡하여도 다시는 보지 못하고,

명예와 재물 그렇게 탐하더니 북망산천으로 이웃을 삼네.

 

온 세상 사람들 두 얼이 빠졌으니 그

만이라도 정신 차려서 보리의 도를 닦아 행하라.

 

씩씩한 대장부 되어 한 칼로 두 조각내라.

불구덩 에서 뛰어나 쾌한 사람 되어 보게.

참된 이치를 깨닫게 되면 해와 달로 이웃하리라

 

 

한산 습득 두분의 천진난만한 생활을 알 수 있는 시가 하나 있다.

 

하하하 허허허 웃으며 살자

걱정 않고 웃는 얼굴 번뇌 적도다.

 

이 세상 근심일랑 내 얼굴로 바꾸어라

사람들 근심 걱정 밑도 끝도 없으며

 

대도는 도리어 웃음 속에 꽃피네.

나라가 잘되려면 군신이 화합하고

 

집안이 좋으려면 부자간에 뜻이 맞고

손발이 맞는 곳에 안되는 일이 하나 없네.

 

부부간에 웃고 사니 금슬이 좋을 시고

주객이 서러 맞아 살맛이 나는구나

 

상하가 정다우니 기쁨 속에 위엄있네

하하하 허허허 웃으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