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장 주민 공동대응
'60년 포성'…중부전선 軍 사격장 피해 주민 뭉친다
강원 철원·경기 포천·연천 공동 대응 가시화

파편을 맞은 나무가 부러져 있다.
최근 포탄 파편이 마을 주변으로 날아든 아찔한 사고를 계기로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강원 철원 주민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 '용화동' 주민 등 10여 개 마을 주민들은
최근 '철원 포 훈련장 피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책위원회 소속 주민 100여 명은 지난 13일 오전 6시부터 5시간 동안 갈말읍 신철원리 삼부연 폭포 앞에서
원인 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개하는 포 사격 훈련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철원 갈말읍 신철원3리에서는 지난달 29일 155㎜ 포탄 1발이 마을 주변에 떨어지면서
수십 개의 파편이 날아드는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시 포탄이 떨어진 지점은 지름 5m 크기의 웅덩이를 남겼고,
마을 곳곳에서 손톱이나 손바닥 크기만 한 포탄 파편 수십 개가 발견됐다.
철원과 경기 북부 군 사격장에서 쏜 포탄이 떨어지는 용화동 피탄지는 수복 직후인 1954년부터 운영됐다.
대책위는 오는 21일에는 철원군 철의삼각전적관에서 마을 대의원과 총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 예정이다.

대책위는 군부대 포 사격장과 관련된 마을별 피해를 분석하고 요구 사항을 폭넓게 수렴할 계획이다.
특히 인근 지역인 경기도 연천, 포천 주민과 함께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책도 가시화되고 있다.
강원 철원군과 인접한 경기 포천시는 사격장 등 군 관련 시설 주변 지역의 피해를 조사하는 합동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두 지방자치단체는 각각 2억 원씩 예산을 들여 2017년 12월까지
군사시설 주변 지역의 소음, 진동, 수질, 토양 오염 등 피해사례를 조사할 계획이다.

포탄 파편에 맞아 잃어버린 오른팔과 다친 배를 보여주고 있다.
또 군부대 사격장이 들어선 이후 발생한 피해액을 산정하고
군부대 사격장 주변과 관련된 종합대책 및 대응 전략을 끌어낼 계획이다.
조사 대상은 포 사격장에서 쏜 포탄이 떨어지는 용화동 피탄지 등 철원군 6곳과
공군·육군의 대규모 기동훈련이 이뤄지는 승진훈련장 등 포천시 군 훈련장 5곳이다.
주민들은 "포 사격장이 안보를 위해 필요한 점은 인정한다"면서
"하지만 접경지역에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발생하는 피해와 관련해 근본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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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소음 많을 때 포탄 사격…끝나면 피해 꼭 확인"
2포병-화천 주민 포사격 업무협약 "민군 상생 기대"
"생활소음이 많은 시간대에 사격을 시행하고, 종료 후에는 현장을 방문해 피해 여부를 꼭 확인하겠습니다."
소음 등 민원이 끊이지 않는 강원 접경지역의 포사격 문제를 둘러싸고
주민과 군부대가 '민군 상생'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육군 2포병여단과 화천군 상서면은 23일 화천군 상서면 사무소에서 포탄 사격 업무협약을 했다.
무엇보다 사격 전 사격 방법을 마을 이장에게 설명하고, 이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로 했다.
또 소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활소음이 많은 시간(오전 8∼9시 이후)을 활용해 사격하기로 했다.
포탄 사격이 끝나면 안내 방송은 물론 현장 방문이나 전화로 피해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군부대 측은 주민에게 약속했다.
아울러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부대 인근의 음식점을 이용해 점심을 먹는
'통통 DAY'를 월 2회에서 주 1회로 확대한다.
대신 주민들은 수피령, 고비목, 신월동, 광불령 사격장 등 화천 일대에서 시행하는 포탄 사격 훈련장 사용을 보장하고,
자체적인 피해 예방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군부대 관계자는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포탄 사격에 따른 주민들의 소음 등 피해가 개선되기를 희망한다"며
"사격 훈련 여건이 보장됨에 따라 화력 전투태세 완비에도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