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나무
고광나무(Philadelphus schrenckii)
봄철에 꽃과 나비나 벌을 한꺼번에 만나려면 고광나무를 찾으면 된다.
은은하게 풍겨 나오는 꽃향기는 숲 속을 지나가는 나그네의 피로를 씻어 주는 향긋한 향수가 되고,
벌이나 나비에게는 새봄 첫 번째로 꿀을 딸 수 있는 고마운 나무다.
고광나무의 흰 꽃은 티 한 점 없이 깨끗한 마음을 보는 듯 순수하다.
요즘처럼 사회가 혼란스럽고 기본 질서가 무너져 버린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꽃이라는 생각이 든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약간 습하거나 얕은 산속 계곡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흰 꽃이 아름다운 고광나무는 꽃이 예뻐서인지
학명에 특별한 의미를 담지 않고 모두 사람 이름에서 기원했다.
속명 ‘Philadelphus’는 이집트의 왕 필라델프스(Philadelphus)를 기념하기 위해 붙인 것이고,
종소명 ‘schrenckii’도 슈렝크(Schrenck)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고광나무라는 우리 이름은 자생지에서 보여 주는 고풍스러운 모습의 꽃과 잎이
주변의 다른 식물에 비해 강하게 튀는 인상을 주므로 옛스럽지만 빛이 나는 나무라는 의미 같다.
잎을 자르면 오이 냄새가 난다고 하여 ‘오이순’이라고도 하고,
지방에서는 전체에 털이 많다고 ‘털고광나무’ 또는 ‘쇠영꽃나무’라고도 부른다.
고광나무속은 전 세계적으로는 70여 분류군이 자라는데 그중 우리나라에는 약 10종류가 분포한다.
잎에 털이 있고 없고 또는 암술대에 붙어 있는 털의 모양 등이
종을 구별하는 데 유용한 특징으로 이용된다.
고광나무의 뿌리는 약용하는데 주로 염증이 심한 치질과 허리나 등이 결리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지방에서는 강아지 등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이
고광나무의 잎이나 꽃을 먹으면 건강에 나쁘다고 구전되는 곳도 있다.
유사종으로
엷은잎고광나무는 고광나무에 비해 잎이 얇고 암술대 아래쪽에 털이 없는 것으로 구별하며,
섬고광나무는 2년 된 가지의 껍질이 벗겨지지 않고 잎 뒤와 잎자루에 털이 많은 차이로 구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