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꽃이야기

산수유와 생강나무

들연 2016. 3. 26. 21:03

산수유와 생강나무

 

봄기운이 완연해졌다. 마지막 꽃샘추위를 버텨낸 봄꽃이 만발하고 있다.

겨울잠을 깨우며 방울방울 피어난 샛노란 산수유꽃도 꽃너울을 이룬다.

산수유 꽃무더기는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1. 생강나무

 

산동백나무, 동박나무, 동백나무라고도 한다. 산지의 숲 속에서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색 바탕에 버짐 같은 흰색 무늬가 나타나며 둥근 껍질눈이 있다.

암수한그루로 자잘한 노란색 꽃이 모여서 가지에 달라붙은 채로 핀다.

동그란 콩알 모양의 열매는 녹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고 나중에는 검게 익는다.

동백나무처럼 열매에서 기름을 짜서 쓴다.

꽃에서 알싸한 생강 냄새가 진동한다.

꽃뿐만 아니라 잎에서도 같은 향기가 난다.

 

산수유나무와 달리 나무껍질이 벗겨지지 않고 흰색 무늬가 나타나므로 쉽게 구별된다.

꽃자루가 거의 없는 꽃이 다닥다닥 붙어서 피는 점도 다르다.

 

열매가 맺힐 때쯤부터 열매 자루가 길게 자라난다.

잎은 전혀 갈라지지 않고 둥근 것을 둥근잎생강나무라고 하는데 주로 강원도에 분포한다.

 

 

 

 

 

2. 산수유

 

산수유나무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이파리 없이 피어난 꽃이 더 선명하다.

그 꽃이 진 자리에 초록 빛깔의 열매가 달린다. 열매는 가을에 빨갛게 익는다.

씨앗을 빼고 과육만을 술로 담그거나 끓여서 차로 마신다. 약재로도 쓴다.

산수유에는 각종 유기산과 풍부하게 들어있다. 비타민도 푸짐하다. 건강식품이다.

<동의보감>에는 당뇨와 고혈압, 관절염, 부인병, 신장계통을 다스린다고 적혀있다.

원기도 보충해 준다. 소문대로 남자한테 좋다. 여성들의 건강과 미용에도 좋다.

산수유의 꽃말이 영원 불멸의 사랑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산수유꽃과 열매를 연인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변치 않는 사랑을 약속하면서.

 

샛노란 빛깔로 채색된 풍경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아련한 첫사랑 같다.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는 김훈의 글귀가 떠오른다.

'그리워서 눈감으면 산수유꽃 섧게 피는 꽃길 칠십 리'라고 읊은 곽재구의 시 구절도 스친다.

 

 

 

 

 

 

 

 

 

 

 

3. 히어리

 

히어리는 Hamamelidaceae과 Corylosis(히어리)속 꽃피는 관목인데

아시아를 위주로 전세계 29종이 분포되어 있는데 그 중 20종이 중국에 5종이 일본에,

인도에 3종 그리고 단 한종 그것도 일본 자생종의 변종 하나가 우리나라에 자생한다.

 

그런데 이걸 우리나라에만 있는 나무인 양 설명하는데 그렇게 과장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Hamamelidaceae과는 우리는 조록나무과라고 하지만

중국에서는 금루매(金缕梅)과 일본에서는 풍년화(満作 : マンサク)라고 제각기 달리 부른다.

히어리의 속명 Corylosis는 그리스어 Corylus(개암나무)와 opsis(비슷한)의 합성어이다.

잎모양이 위 개암나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우리 자생종 하나와 중국에서 온 히어리 9종 그리고 일본종 원예종 포함 넷 모두 14종이 등록되어 있다.

우리 자생종이라고 하기는 하나 학명을 보면 누구라도 Corylopsis gotoana의 변종임을 알 수 있다.

학명 Corylopsis gotoana일본 원산의 고야수목(高野水木 : Corylopsis gotoana)을 말한다.

종소명 gotoana는 일본의 고토열도(五島列島)라는 뜻이다.

 

중국에서는 두터운 꽃잎을 형상한 납판화(蜡瓣花)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주로 계곡에서 자란다고 XX물나무(水木)이라고 하는 이 나무 이름 히어리는 순수 우리말이다.

 

히어리는 시오리(十五里)마다 보인다고 시오리나무의 시로리에서 히어리로 변했다는 설과

 이른 봄에 꽃이 핀다고 해를 여는 해여리에서 히어리로 변했다는 설이 있다.

 

지리산 일대에서만 발견되어 희귀수종으로 지정되었으나 나중에 경기도 백운산에서도 발견되었고

특히 용인의 한택수목원에서 대량번식에 성공하여 봄에 가면 한택수목원 개울가에 히어리 군락을 볼 수 있으며

어린 묘목을 분양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은 멸종위기 야생식물에서 제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