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사계(추동)
농장의 사계(추동)
가을의 대표주자 코스모스가 찾아왔습니다
농장 여기저기에 디카를 들이댑니다
그냥 놔두어도 싹트고 꽃피고..고마운 일입니다
아래로 꼬리를 내려야 하는데 모양이 영 아닙니다
양구에서는 만날수 없는 뱀오이는 방문객들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숲속에는 온갖 버섯으로 가득합니다
식용여부를 몰라 그냥 방치합니다
게으른 농부의 농장 숲속은 밀림입니다
예초기를 조자룡 칼쓰듯 휘두러대도 어림없습니다
정말 이렇게 나오면 제초제 부른다. 뭔 말인지 알제~
알아들었까요
벌중의 제왕입니다.
어느새 근사한 집한채를 매달아 놓고 있습니다
이 녀석이 보이면 농장은 즉시 비상체제로 돌입합니다
지금은 다행이 제가 먼저 보는 바람에 무사했습니다만
저녀석들이 나를 먼저 보게 되면 죽음입니다
도토리가 풍년입니다
산에 다니기가 불편할 정도였으니까요
농장 구석구석 보이는대로 줏어 모았습니다
투구꽃
전쟁준비를 하는지 많은 병사들이 투구를 썻습니다
가을의 대표꽃 입니다
미역취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꽃 입니다
고라니가 들락거리는 통로에 울타리를 세웁니다
며칠동안 비탈끝에 발자욱이 어지러웠다는 거..
하지만 절대로 포기 할 고라니가 아닙니다
어딘가 기회를 보아 쳐들어 올겁니다
바위솔입니다
일제히 머리를 쳐드는 장면은 정말 장관입니다
그 작은 몸통에서 어떻게 저렇게 큰 꽃대를 세울수 있는지 그저 감탄입니다
항암에 좋다고 방송에 출연하는 바람에 인기가 치솟았습니다
자연상태로 키우는 바람에 제멋대로 입니다
꽃이피면 탐스러운 몸매에 꿀벌들이 모여듭니다
가을의 대표주자...용담
낮에는 열고 밤에는 닫고
차가워진 날씨때문에 노숙자들이 이 꽃속에서 밤을 지샙니다
농장의 보배입니다
숲속 한구석에서 숨어있다 갑자기 피어나고 사라져버리는 귀한 우리꽃입니다
우리꽃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물매화
가뭄때문에 겨우 몇개만 명맥을 유지했습니다
이꽃이 필때면 카메라가 몰려옵니다
가을의 미녀 물매화..다시봐도 정말 미인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금강초롱꽃입니다
자꾸 델꼬가려는 사람들 때문에 비밀의 화원에 숨겨있습니다
아쉽게도 가뭄때문에 꽃이 쉽게 말라버리고
겨우 이 녀석만 담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만나기 어려운 꽈리
품걸리 길가에서 담아온 한포기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비닐하우스의 비닐이 찢어지고 하우스만 남았습니다
비닐을 새로 덮었는데 4,5년정도가 수명이랍니다
집은 없어도 꼭 있어야하는 농장의 필수시설 입니다
솔채
가을이면 숲속에서 피어나고 사라지고
만나면 살아있는게 고마울 뿐입니다
지금은 식구를 늘려 나눔도 할 수 있습니다
농장 아무데나 자리를 차지하는 바람에 밉상입니다
그래도 찬서리가 내리면 유아독존입니다
올해는 꼭 국화차를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가을 늦게 양귀비가 피어났습니다
그것도 딱 빨간색만.. 나머지는 어떻게 된건지 궁금합니다
텃밭농사의 필수품. 고구마
일년에 딱한번 가족이 모이도록 해주는 고마운 작물입니다
텃밭에서 고추,고구마,토마토를 3형제라 부르는데
가뭄때문인지 수확이 별로 입니다
도토리가 풍년이니 힘안 들이고 모아들였습니다
농장에서 껍질 비벼 알맹이만 가려내서
방앗간에서 갈아 오고, 자루에 넣어 도토리묵 만드는 과정이 너무 힘듭니다
내년 부턴 안하고 중국산 먹겠습니다
용두암지의 공사 전 후 모습입니다
둑이 위험판정을 받아 새롭게 보수했는데
가뭄 때문에 겨울이 되어서야 물이 채워졌다니깐요
사실 옛모습이 더 좋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먹거리를 가꾸고 있습니다.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은 늘 말합니다.
이제 여유를 가지고 내가 가꾼 채소를 먹는 재미는
돈이나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없다고 합니다.
시장이나 슈퍼마켓에는 잘 가꿔 내놓은 채소가 넘칩니다.
대부분 전문 농가에서 대량으로 가꿔 내놓은 것입니다.
사람들은 텃밭을 가꾸는 것이 힘들고, 수고스럽지만 그것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씨를 뿌리고, 가꾸는 것이 힘들지만 철을 알 수 있고,
시간과 기다림, 자연의 혜택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겨울이 가까워지면
들꽃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겨울울 준비합니다
화려했던 가을을 뒤로하고 쓰러져 가면서도 새 생명을 키워냅니다
힘들게 사느라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대지 아래로는 더 많은 새 식구들이 봄을 기다릴 것입니다
되돌아 본 농장은 나이들어 좋은 친구와 함께 하는 만남의장 입니다
가지 끝으로 겨울바람이 불어옵니다
바람이 흔들때마다 품었던 종자를 날려보냅니다
이제 남은건 딱 한알
어미에게서 떨어져 낙엽뒤에 숨으면 겨울입니다
작은 연못이 얼음이 덮였습니다
그 속으로 생명들을 품고 긴 잠을 자려합니다
지난해는 수많은 생명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기대하는 새봄이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농장의 사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