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잡초
꽃 중에서는 작아서 또는 못생겨서 그저 잡초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작고 못생긴 것은 게을러서 그런 것이 아니라 본래의 모습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꽃들은 자기가 못 생겼다고 성형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자신의 삶을 살아갑니다.
미국의 토양학자 조지프 코캐너는
<잡초는 토양의 수호자이다>(Weeds:Guardians of The Soil)란 책에서
잡초를 땅을 살리는 마법사라고 칭송합니다.
그들을 통해서 생명의 끈질김을 보기도 하고,
그들을 하나 둘 뽑아내면서 사색에 잠기기도 했는데
그들은 우리 인간의 관점에서 못난 것이기에
그렇게 뽑히는 것도 모자라 말라서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끝나지 않았더군요.
한 두 차례 내린 비에 그들이 다시 생기를 얻습니다.
그 못 생긴 것들, 천시당하는 것들에게서 희망의 큰 보따리를 얻습니다.
풀과의 싸움. 그것은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비라도 한 차례 오고 나면 채소만 쑥쑥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뿌리째 뽑아버렸던 잡초들의 씨앗들도 힘을 얻어 여기저기 푸릇푸릇 돋아나고,
조금만 더 지켜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풀밭을 이루곤 합니다.
귀촌한 사람들 대부분 '잡초'가 가장 버거운 상대라고 말합니다.
말끔히 베어내도 2주만 지나면 본래대로 돌아가 버립니다.
두 번째 벌초 때는 회의감이 들고, 세 번째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네 번째 부터는 포기하기 십상입니다.
제초제를 사용하고픈 유혹에 빠지게 되고 '절대불가' 신념이 없으면 넘어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