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농장과 주말 농업
주말농장이나 텃밭 가꾸기를 일본에서는 주말 농업이라고 합니다.
주말에만 밭에 가서는 농작물이 남아나지 않습니다.
잡초가 자라고 벌레들이 다 먹어 치워버립니다.
사람의 몸은 직위고하나 빈부에 관계없이
생명이 붙어 있는 한 생리적인 활동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 가운데서 먹는 것은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 맛있는 것, 더 영양가 있는 것, 아니 더 안전하고,
더 자연 환경에 친화적인 것을 찾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유기농 안전 식품, 생산자 확인 식품 등등
환경 친화적인 농산물이 상표가 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최근 식품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여러 사건, 사고가 있었는데
그 뒤 사람들은 먹을거리를 상품으로 사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직접 키워서 먹는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주말농장이나 텃밭 가꾸기라는 말로
자주 먹거나 좋아하는 야채로 상치나 무, 배추들을
직접 농사 지어서 먹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주말농업이라는 말이 생겨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주말농업이란 말을 입력하면
사이트나 블러그 15만 건 이상이 나옵니다.
그만큼 농작물을 직접 키워서 먹으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아사히신문>에서도 매주 목요일 석간신문에서는 주말농업이라는 면을 만들어서
농작물 재배 방법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 사진, 체험담, 사례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 화분에 심을 수 있는 야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상자를 활용하는 방법,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벌레를 잡는 법, 벌레가 오지 않게 하는 방법 등
주마다 새로운 기사나 전문가 의견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주말 농장을 하는 사람들은 정년퇴직을 한 노인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아침, 저녁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다가 둘러보고,
아침밥을 먹은 뒤 밭에 와서 하루 종일 여러 가지 야채를 가꿉니다.
아마도 퇴비나 씨앗이나 농기구를 사는데 들이는 돈이
야채를 사는 돈 보다 더 많이 쓰일 정도입니다.
재배하는 농작물로는 감자, 고구마, 오이, 토마토, 무, 배추, 브로콜리,
수박, 딸기, 오크라, 완두콩, 양파 들입니다.
일본의 주말농장은 주말에 한 번씩 가족들이 가서 손질하는 텃밭이 아닙니다.
오히려 주말에나 갈 수 있는 회사원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정년퇴직을 한 노인들이 날마다 하루에 몇 년씩 들러서
씨를 뿌리고, 잡초를 뽑고, 물을 주고, 이웃 밭을 기웃거리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농작물을 주고받는 경로당 같은 곳입니다.
주말 농장이 아니라 정년퇴임 경로당 농장입니다.
일본에는 노인들이 돈을 내고 들어가는 노인 복지 시설은 있지만
한국처럼 마을 노인들이 모여 노는 마을 회관, 노인 복지시설이나 경로당이 없습니다.
아마도 주말 농장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아무리 도시에 살아도 자연의 물과 공기를 마시며 삽니다.
아무리 공장에서 위생적으로 만들어지고 깨끗한 야채와 곡물을 먹는다고 해도
사람은 흙으로 만들어지고 나중에 흙, 자연으로 돌아가는 한 흙냄새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고, 몸의 건강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