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봄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감자는 지역의 기후에 맞춰서 2월 중순부터 4월 초순까지 심는다.
'하지감자'라고 부른것은 6월 말의 24절기 하지(夏至) 때 수확을 했었다.
쌀쌀한 바람이 남아있는 건조한 봄에 씨감자를 심고,
장마와 더위가 시작되는 때에 수확하는 감자는 생육환경과 관련이 있다.
감자는 남미 고산지역의 건조하고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되는 작물이다.
강원도에서 많이 재배하는 것도 감자의 생육환경과 연관성이 있다.
비가 적고, 건조한 날씨 속 생존전략으로 감자는 줄기에 많은 수분을 저장한다.
그것으로는 부족했는지 줄기 아래에 여러 개의 물주머니를 만들었고,
그것이 오랫동안 인류의 식량으로 살아남은 이유다.
줄기아래에 물주머니처럼 달린 감자
싹 틔우기
수확한 감자는 일정 기간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휴면상태에 들어간다.
봄에 심는 씨감자는 가을에 수확한 것으로 품종마다 다르지만,
평균 70~90일 정도의 휴면기간을 갖는다.
5℃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 휴면기간을 끝내면 산소호흡을 하면서 싹을 틔운다.
가정에서 보관했던 감자도 싹을 틔우지만, 정상적인 휴면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온도가 아니라서 씨감자로 사용하지 않는다.
휴면이 불량한 감자를 심으면 줄기가 쓰러질 정도로 웃자라고 감자도 탁구공 크기만큼 작다.
감자싹 한두 개 남긴 채 절단하고 그늘에서 3~5일 두면 상처가 아물게 된다
씨감자의 싹을 틔우기 위해서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반그늘이 되는 장소에서
산소호흡이 잘 되도록 흩트려 놓으면 싹이 골고루 잘 나온다.
기온이 내려가는 저녁에는 보온을 위해 따뜻한 곳에 두거나 이불등을 덮어준다.
20일을 전후로 감자에서 3mm 정도의 싹(씨눈)이 자라면
1, 2개의 싹이 붙어있는 여러 조각으로 잘라준다.
잘라낸 감자속이 검은것(흑색심부병)은 불량 씨감자로 심지 않도록 한다.
탁구공 만한 작은 씨감자는 절단하지 않아도 되며,
조각낸 씨감자는 그늘에서 3~5일정도 지나면 절단된 부위의 상처가 아물고 밭에 심으면 된다.
조각낸 씨감자는 싹이 위쪽을 보거나 아래쪽을 보거나 상관없이 심어도 된다.
▲ 싹틔우기 직사광선을 피해서 골고루 펼쳐놓고 그늘망이나 신문지로 덮어준다
감자는 깊게 심는다
씨감자는 20cm 정도로 깊이 심어야 결실이 좋고, 밑거름을 양분으로 성장하므로,
밭을 만들때 거름을 넉넉하게 주는것이 좋다.
흙속에서 올라오는 줄기에 감자가 달리는 덩이줄기 작물이므로 깊이 심어야 수량이 많다.
또한, 햇볕을 향해서 위로 자라는 특성이 있어서
얕게 심으면 흙 밖으로 감자가 나오고 녹색으로 변한다.
씨감자 파종 후에 흙이 건조하면 물을 충분히 주는 것이 뿌리활착에 도움이 된다.
20일을 지나면서 초록의 잎이 밖으로 나오고 빠른 성장을 한다.
뿌리에서 산소호흡을 못할 만큼 물빠짐이 안 좋은 흙에서는 생육이 좋지 않다.
감자를 수확할 때 껍질에 젖은 흙이 묻으면 물빠짐이 좋지 않고,
물빠짐이 좋은 밭의 감자는 흙이 묻지 않고 윤기가 난다.
▲ 수미감자 물빠짐이 좋은 흙에서 적당한 수분유지를 하면 잘 된다.
감자꽃 필 무렵
감자의 줄기가 많을수록 양분은 분산돼 작아지므로
큰 감자를 원한다면 굵은 줄기 1~2개만 남기고 솎아낸다.
한 뼘쯤 크면 솎아낼 줄기는 잘라내거나 손으로 감자 두둑을 눌러주면서
낚아채듯이 뿌리째 뽑아낼 수도 있다.
뿌리째 뽑아낸 줄기는 흙속에 심어서 물을 주고 키우면 감자가 달린다.
감자꽃이 피고지면 방울토마토 크기의 열매가 달렸던 감자.
옛날에는 감자꽃 필 무렵에 꽃봉오리를 잘라내기도 했었다.
꽃이 피고 지면서 방울토마토처럼 생긴 열매가 달렸는데,
양분을 씨앗을 품은 열매로 보냈기 때문이다.
지금의 감자는 품종개량으로 꽃은 피고 열매는 달리지 않지만,
아주 드물게 열매를 볼 수도 있다.
감자꽃 필 무렵은 감자가 굵어지는 시기로, 가뭄이 생기지 않도록 수분유지를 잘 해야 결실이 좋다.
감자재배에서 수분관리가 중요한 것은 감자의 생육환경과 관련이 있음을 위에서 말했다.
씨감자 파종 후 백일쯤 지나면서 잎이 누렇게 변하면 수확할 때가 된 것이다.
물빠짐이 좋은 밭에서는 장마와 여름이 끝난 후에, 또는 초가을에 수확을 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