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막 만들기
텃밭농사가 주는 기쁨은 날이 갈수록 새록새록 쌓여갑니다.
매일처럼 빛깔을 바꾸며 크고 있는 작물을 바라보는 기쁨이란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은 덥다는 성화에 못이겨 그물막을 만들기로 합니다
그늘막 하면 떠오르는 건 학교 교정이나
회사 쉼터에 빠지지 않는 등나무로 만든 그늘막이죠.
하지만 농장에서는 그런 낭만적인 것이 아닌
여름을 보내는 쉼터가 반드시 필요하게 됩니다
밭에서 일하다가 한낮이 되면 뜨거운 햇살을 피해 쉬기도 하고
손님이라도 찾아오면 먹고 놀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컨테이너 안이 조금 시원하기는 하지만,
농자재가 널려있고 신발벗고 들락거리기가 여간 귀찮은게 아닙니다
비닐하우스형의 그늘막이 좋기는 한데 3m*6m 견적가가 70만원
포기하고 공사용 비계파이프를 이용해 만들기로 결정하고
시내 고물상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규격의 파이프를 골라놓고
차광막은 옥션에서 구입하여 화물차를 이용 현장까지 배송은 하였지만
농사일에 밀려 이제야 작업을 하게 된 것입니다.
클립으로 황태덕장처럼 엮어 튼튼하게 철골조를 세우고
차광막은 콘테이너 지붕까지 덮어 파이프기둥에 고정시켰습니다.
6m 길이의 파이프를 3m 높이의 두 기둥들 사이로
끌어 올려 고정시킨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그늘막 제작비용은 총 13만원 정도.
보기에도 허술해 보이는..
하지만 스스로 만들었다는 작품이기에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고 위안을 합니다
DIY 야외탁자와 평상입니다
이젠 뜨거운 한낮엔 평상에서 잠시 쉬고
탁자에서 식사도하고 차도 마시고...
하지만 야생화 파종이 늦어지는 바람에 걱정만 앞서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농장일에 매달려 하루를 보내는데
일요일이라고 저수지에 낚시꾼이 찾아들었습니다
제법 굵직한 토종붕어, 그리고 우렁이도 잡았다고 자랑을 합니다
귀촌의 문턱에서 내일은 어리연을 심어야 할텐데
정말 나에게도 한가하게 낚시할 시간이 있기는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