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이야기 /겨울준비

산동네의 겨울은 빨리 다가 옵니다.

북쪽으로는 대암산, 남쪽으로 봉화산이,

그리고 서북쪽으로는 사명산이 둘러싸인 이곳은 해가 짧습니다.

아침 해가 늦게 뜨고, 봉화산이 바로 지척에 우뚝 서 있어

오후 4시만 되면 해가 산 허리에 걸려 넘어가고

햇빛이 드는 시간이 짧습니다

집 앞에 저수지가 있고, 계곡 물이 흘러서인지 기온은 더 차갑고,

추수가 끝난 들판으로 바람이 불어와 더욱 춥게 느껴집니다.

서리가 내리면,

언제 가야할까 망설이던 들풀들도 부지런히 발길을 재촉합니다.

하루 아니면 이틀만 더 있고 싶어하다가도

서리가 내리면 차마 피우지 못한 꽃이 있어도 그냥 떠나갑니다.

보라색 조차도 사라져 하얗게 비썩 말라버린 용담.

장엄하다고 해야할지 슬프다고 해야할지...

몇 개의 꽃을 피웠던 것일까요?

늦가을에 꽃을 피웠는데, 그만 서리를 맞아 말라버렸습니다.

가을에 나눔 받은 씨앗들이 늦어도 아주 늦게 싹을 틔웠습니다.

서리가 내린다고 경고를 했건만 서로를 의지해서 저렇게 버티고 ,

작은 이파리로 온 몸을 웅크리고라도 기어이 살아있을 것입니다.



서리가 내리니 종자채취가 갑자기 바빠집니다

여름내 잦은 비가 내린데다가, 꿀벌까지도 수가 줄어드는 바람에

열매가 여물지 않아 차일피일 기다리던 터에

10월에 갑자기 찾아온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는 바람에

덜익은 종자가 얼어버려 만지면 툭하고 물이 나옵니다

빈 깍지가 많고 익다만 씨앗이라 부실합니다


구근들도 이제 임무교대를 할 때입니다

봄에 갈무리해 두었던 튤립구근을 꺼내오고

꽃무릇은 포기나눔을 해 심어둡니다

(새로 심을 튤립)

(나눔받은 덩굴식물 입니다)

봄에 심었던 글라디오라스를 캐어내니

두배 정도 수가 늘어나고, 자구도 많아졌습니다

아마도 내년에는 지인들에게 나눔 할 정도로 충분합니다

내년에 심을 종자는 별도로 보관합니다

( 펀드로 구입한 글라디오라스)

(종자용 땅콩)

틈날적마다 인터넷으로 무료나눔 해 받은 씨앗들,

사실 이것도 여간 부지런하지 않으면 나눔순서가 오지 않습니다만...

욕심나는 종자는 다 지나가고 받는 주제에 그져 감사할 뿐입니다

에 파종하는지 가을에 뿌리는지 월동은 되는지

당췌 설명이 없으니 공부도 해야 합니다

봄에 파종할 종자를 제외하고는 가을 파종이 급해집니다

보내준 이의 고마운 이름도 적어놓고

가지 수는 많지만 양이적어 다음주까지 끝내려 합니다

그리고 왕겨, 짚덮기, 감싸주기등 조치를 해야 할 것입니다

종자 파종상을 만들고, 내년 봄 일찍 옮겨심을 자리를 준비하느라

이웃마을에 있는 동생의 트랙터를 불러옵니다

웬 가을에 밭을 가느냐고 의아해 하면서도

왔다갔다 뚝딱 해치우곤 가 버리는군요

이제 퇴비를 뿌리고 상토를 섞어 심기만 하면 되는데

지난 추위에 지레 겁을 먹고 쿨러를 접어두어 물주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산동네는 겨울나기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겨울을 지혜롭게 날 것인가?

야생화들도 말은 하지 못하지만 엄청 추울 것입니다.

어쨌든 우리는 녀석들과 함께 겨울을 나며 생존해야 합니다.

연습삼아 그냥 석부작 하나를 만들어 봤습니다

이 소나무를 바라보며 긴 겨울울 푸르게 이겨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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